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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연재 |

인천유람일기
낮밤이 뜨거운 감자밭

(04) 구월동 예술로 / 유광식

구월동 씨티빌딩, 2016ⓒ유광식   1985년, 인천시청이 현재의 중구청 자리에서 남동구 구월동으로 이사를 헸다. 인천시청의 청사 이전으로 구월동은 인천의 문화와 행정, 경제 중심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이 지역은 주막거리에 대한 설(오닭이)이 전해내려 온다. 아니나 다를까? 지나가는 행인에게 잠시 쉬어 가라는 듯 길고 긴 중앙공원이 걸음마다 이어진다. 예술로를 따라서는 굵직굵직한 명패가 즐비하다. 인천시청을 비롯해 시교육청, 중앙도서관, 인천CGV, 홈플러스, 씨티빌딩, 지방경찰청, 인천문화예술회관, 뉴코아아울렛, 롯데백화점, 로데오거리, 종합버스터미널, 농산물도매시장 등 육중한 건물들이 자리하고 있다. 그래서 눈높이를 높여 북에서 남으로 이동해 보았다.   남인천여중 앞 십자횡단보도와 신호등, 2017ⓒ유광식   인천 녹지축 보전을 위해 중앙공원이 자리하지만 절편을 잘라 놓은 듯 도로로 인해 공원이 이어지지 못하고 군데군데 끊어져 있다. 보행로 연속을 위한 장치를 구현한다고 하니 지켜볼 일이다. 예술회관역 옆에는 지난 한국경제 부흥의 단초라 할 수 있는 88서울올림픽을 기념하는 장소가 있다. 산책 중에 우연히 길 옆 화단 내의 기념 표지석 하나를 발견했다. 인천시한약협회에서 올림픽을 앞두고 식목일에 기념수를 심은 모양인데, 나무는 밑동이 잘리고 썩어가는 흔적만 내비치고 있었다. 광장엔 당시 공책에 열심히 따라 그렸던 호돌이가 그 때 그 미소로 서 있다. 그런데 호랑이의 가죽이 청동재료의 어두운 색조라 그런지 까맣게 타들어간 마음을 대신하는 듯이 비쳐진다. 호돌이 친구였던가? 동상 앞은 비둘기들의 아지트인지 많은 비둘기 친구들이 한가롭게 오후를 보내고 있었다.    88서울올림픽 기념지구 내 기념동상 뒤쪽에서, 2019ⓒ유광식 중앙공원 중앙엔 인천문화예술회관이 있다. 겉으로 보기에도 정말 무거워 보이는 화강암으로 외벽을 마감한 문화예술회관. 여전히 공연과 전시가 많이 열리며, 시립문화예술단체가 둥지를 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건물 앞은 때마침 녹색나눔장터가 열리고 있었다. 2년 전 124번 비표를 받아 소소한 물건을 판 적이 있는데 해가 갈수록 그 열기가 더해지는 느낌이다. 물건은 어린이 장난감과 의류가 투톱을 달린다. 회관의 이름은 원래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이었다. ‘종합’이라는 음절을 빼고 개칭했는데 달라진 판세를 반영한 것일 테다. '종합‘은 인천종합버스터미널이 지키게 되었다. 재미로 비유하건대 종합비타민이 모든 사람에게 좋은 것은 아닌 것처럼 말이다. 저마다 체질이 있고 자신의 체질에서 미흡한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이 좋은 효과를 보게 한다. 구월동은 인천의 문화, 행정, 경제의 종합명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너무 한 곳에 집중된 모양새가 부담스러워 보이기도 한다. 인천문화재단 또한 처음 구월동 셋방살이 시절이 있었다. 이후 중구로 옮겨가서는 집을 지었다. 몸에 맞는 비타민을 잘 찾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앞 5월 녹색나눔장터에 나온 시민들, 2019ⓒ유광식   로데오거리는 소비문화의 집약소이다. 젊은 사람들이 많고 대형서점(만남의 장소)도 3곳이나 있다. 말마따나 무엇이든 다 위치해 있다. 길은 좁은데 언덕이 있고 사람도 많으니 복잡함은 애교로 봐줘야 한다. 원래 신세계백화점이 위치한 쇼핑 건물을 롯데가 인수하면서 올해부터는 롯데의 월드가 열리게 되었다. 인천문화예술회관 옆 구)롯데백화점 건물은 최근 매각이 성사되어 어떻게 변모할지 관전 포인트가 될 것 같다. 예술회관역 위에는 퍼런 유리창문의 씨티빌딩이 자리한다. 나는 늘 우유곽 같은 그 건물의 모양새가 재미났는데 중앙공원 양옆의 구월동 구역의 시끌벅적한 벼락 맞음을 흡수해 줄 피뢰침이 되어 줄 거라는 엉뚱한 생각을 해보게 된다.    구월동 로데오거리 광장에 있는 횃불조형물, 2018ⓒ유광식   바람 부는 구월동 로데오거리, 2016ⓒ유광식   해 저물가는 구월동(터미널사거리에서 농산물사거리 방향), 2018ⓒ유광식   구월동 시대는 여전히 유효하다. 묵직하게 움직이는 흐름을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는 조각 작품들이 말해 주는 것도 같다. 주막거리 이야기에 나오는 ‘오닭이’에서의 맹(孟)장군은 서울로 오가는 사람들의 주머니를 노린 사기꾼이었다. 다행히 마지막에 가서는 자신의 행동을 뉘우치고 반성한다. 구월동이 지금 딱 그런 곳이 된 건 아닌가 싶다. 복잡함 속에 나도 모르게 사기를 당하진 않을까 걱정이 생기는 장소이기도 하니 각자 조심할 노릇이다. 오죽했으면 ‘어르신소비생활 지킴이’까지 발족하는 시대가 되었을까 싶다. 신세계백화점은 사라졌지만 디지털 신세계에서 소외되어 허우적거리기 쉬우니 유의할 두통이다. 구월동 감자밭은 더욱 뜨거워질 것이다. 주차가 어렵다면 열 내지 말고 헤매지 말고 문화예술회관 주차장으로 가기를 강추한다.    구 롯데백화점 건물, 2019ⓒ유광식   2019년 신세계백화점이 떠난 후 새롭게 단장된 롯데백화점, 2019ⓒ유광식    구 신세계백화점 외부 조형물과 시민들, 2016ⓒ김주혜    
장봉도에서 아이들과 생활하기
장봉댁의 손님맞이 노하우

(9) 서로에게 쉼이 되는 만남

  5월이 되자마자 방문객이 늘어나고 있다. 이모를 만나러 미국에 다녀오셨던 친정엄마가 돌아오시자 기다렸다는 듯이 시어머니와 함께 장봉도를 찾으셨다. 친정엄마의 방문 주 목적은 ‘쑥 뜯기’. 장봉에 오시자마자 쑥 뜯으러 나가신다. 다른 집 친정 엄마들은 딸네 집에 오면 청소며 빨래며 설거지며 다 해주시고 반찬까지 만들어 주고 가시던데... 우리 엄마는 엄마 만의 놀이에 분주하시다. 바쁜 일과 중에 모시러 나가고 주변에 쑥 뜯을 곳을 알려주고 하느라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그래서 좀 야속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어떠랴! 그만큼 건강하시다는 것이 아닌가!   쑥을 뜯기 위해 장봉도를 두 번이나 방문한 이도 있으니 육지에 살 때, 이웃사촌으로 지내던 두 딸을 둔 젊은 부부다. 아이 둘은 남편에게 맡겨두고 하루 종일 쑥을 뜯었다. 한아름 쑥을 뜯어가며 어찌나 뿌듯해 하던지. 2주를 연이어 찾아 왔는데 한번은 그의 친구 가족도 함께 와서 온 동네가 아이들 천지가 되었다.   하루는 남편의 교회 학교 제자의 가족이 찾아왔다. 신세진 것이 있다며 고기를 먹여주고 싶었는지 고기며 탕이며 다 손질하여 준비해온 가족이다. 남편이 늘 입이 달토록 칭찬하던 제자들 중 하나인데 이제는 아이를 둔 가정을 이루어 이렇게 이웃으로 맞이하게 되는 것이 신기하다. 제자 네 가족이라 그런지 오히려 호스트인 우리를 손 하나 까딱하지 못하게 한다. 때가 꼬질꼬질한 씽크대까지 깨끗하게 만들어 주고 갔다. 우리 가족은 그렇게 하루종일 얻어먹고, 받아먹기만 했다.   최근 방문한 손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손님은 자원봉사자 가족이다. 직장에서 하는 일이 영농 일인데 밭에 일손이 달려 주말이지만 자원봉사자를 요청하여서 받은 가족이다. 토요일 오전, 단아하고 예쁜 엄마와 고등학교 1학년의 남학생을 맞이했다. 이 가족은 하루 종일 밭에 모종을 심고, 비료를 주입하고, 씨앗을 파종해 주었다. 손에 흙 한번 만져보지 못한 듯 한 외모와 말투여서 하실 수 있을지 걱정했는데 장갑을 끼면 일이 더디다며 장갑도 끼지 않고 맨손으로 남은 일을 다 해주고 가셨다.   중간 중간 돌아보며 힘들지 않냐고 묻자, 어머니는 밭을 가꾸며 느낀 사색을 나눠주신다. “이렇게 흙을 만지며 일하니 자연스럽게 깊은 생각을 하게 되어 너무 좋네요. 흙이 좋으면 내가 좀 잘못 심어도, 좀 부족한 씨앗이 날아오더라도 참 잘 자랄 텐데...." 우리 마음 밭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마음 밭이 좋으면 좋은 열매를 맺지 않을까? 마음 밭이 좋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뭐 이런 생각을 하게 되네요.“   살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났지만 이처럼 마음도 손길도 아름다운 사람은 흔치 않다. 귀한 만남이 나의 손님맞이 일거리를 일거리가 아닌 휴식이 되게 해준다.   날이 풀리면서 손님들이 기다렸다는 듯이 들어오기 시작이다. 근무 중이거나 쉬는 날이거나 늘 바쁘기 때문에 손님맞이가 쉬운 일은 아니다. 제대로 대접하기는커녕 아이들과 손님은 아빠와 내보내고 나는 밭에서 일하고 밀린 살림살이를 정돈한다. 되돌아 보면 손님맞이는 별게 없다. 그래도 피곤하다. 하지만 손님맞이가 즐거울 수 있는 방법도 있다. 내가 일방적으로 베풀고 섬기는 손님맞이가 아니라 서로 주고받는 만남이 되면 오는 손님도 매번 반가울 것이다. 이번에 있었던 나눔에는 어떤 것들이 있었나 생각해 본다.   김밥, 오뎅국, 닭강정, 도시락, 과자, 고기, 쌀, 아이스크림, 호떡 그리고 어린 친구들과 돕는 일손, 제일 기억에 남는 깊은 묵상...  나는 이 모든 것들을 장봉의 자연을 안내하는 일, 그리고 내 삶의 모습을 조금 보여주는 일로 나누었다. 정겹고 즐거웠다.   귀농이나 귀촌을 하면 지인들과 친척들이 자주 찾아와 사는 게 힘들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혹 우리도 그럴게 될까 염려를 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번 일을 통해 마음이 좀 홀가분해졌다. 인기 많은 우리 가족은 앞으로도 많은 손님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부담스러워 하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지나치게 배려하거나 섬기지 않을 것이고, 그냥 나눌 수 있는 것을 나눌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야 찾아오고 맞이하는 일이 부담과 수고로움이 아닌 서로에게 쉼이 될 터이니 말이다.  
금요시단
“한 그루 슬픔이”

[금요시단] 전미정 시집 『봄..

작품이 좋고 감동적이어서 명성을 떨치게 되는 시인들도 있다. 그러나 가끔 유명하지 않은 시인들에게서 탁월하고 감동을 안겨주는 시를 발견할 때가 있다. 전미정 시인도 그런 경우다. 몇 해 전 경인교육대학에서 열리는 인문학 강좌에서 시로서 마음의 갈등과 번민을 다스리는 시 치료에 대한 강의를 듣고 처음 전미정 시인을 알게 되었다. 그의 강의를 들은 후 그의 시집 『봄볕 환한 겨울』과 시 치료에 관한 책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를 읽고 감명을 받았다. 이 시집의 장점은 삶의 진실이 진하게 배어 있다는 점이다. 그 진실은 시인의 절실한 체험에서 우러난 진실이며 감동은 인식의 즐거움에서 비롯되는 것이었다. 안개 속에 갇힌 듯 불투명하던 일상에 깨달음을 안겨주기에 충분하다. 슬픔과 절망에서도 헤쳐 나갈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한 그루 슬픔이 / 전미정   나는 슬픈 나무 슬픔을 견딜 수 없을 때마다 가지들을 잘라 내었다 열심히 가지를 잘라내며 몇 해가 지났는지 모른다 모든 슬픔을 털어내었으니 내 몸은 얼마나 가벼워졌겠는가 그렇게 시간이 흐른 어느 날 어디선가 어린 나무들이 하나 둘씩 내 품속을 파고드는 것이 아닌가 가지를 잘라내는 일이 슬픔을 꺾꽂이하고 있었던 것이라니 내가 낳은 슬픔이 거대한 숲으로 부풀고 있었는지도 몰랐으니 한 그루 슬픔을 견디지 못하더니 이제 수천 그루 수만 그루 대가족의 슬픔을 짊어지게 되었으니   삶의 비극은 숙명적인 것인지 모른다. 아무리 슬픔을 없애기 위해 발버둥 쳐도 또 다른 슬픔이 샛길로 다가와 우리를 차지하곤 한다. 우리는 슬픔과 함께 슬픔 속에서 사는 법을 익혀야 하고 슬픔을 삶의 숙명적 동반자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인지 모른다. 해설을 쓴 한명희 교수의 지적대로 슬픔은 털어내는 것이 아니라 남과 나누는 것이라면 반으로 줄어들 수 있을까. 줄어들기는 하겠지만 타인과 슬픔을 나누어도 여전히 슬픔은 남아 다시 나의 것이 되고 나의 곁에서 꺾꽂이되고 있을 것이 분명하다. 시인은 그래서 그 슬픔을 승화시켜 견디는 방법을 찾아 나선 것인지 모른다. 그의 저서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는 슬픔과 고통이 어떻게 시 속에 나타나 있으며 시를 통해 어떻게 해소되는지를 아주 친절하게 안내하고 있다.   겨울 나뭇가지들이 아름다운 것은/전미정   사람들은 대개 겨울 나뭇가지에서 앙상함만을 본다 나뭇잎도 다 떠나가고 민망하게 혼자 남겨진 나뭇가지들 그래도 다음해 햇살과 더 가까이 더 좋은 곳에 나뭇잎들 데려가 주려고 막막한 허공에서 첫 걸음마 떼듯 아찔하게 한 발씩 길 트는 그 앙상한 발끝 그 황홀한 식은땀 겨울 나뭇가지들이 아름다운 것은   나목이 된 앙상한 겨울 나뭇가지에서 희망을 발견해 내고 있다. 겨울 나뭇가지는 세상의 모든 외롭고 쓸쓸한 것들의 대명사인 셈이다. 그것을 외롭고 쓸쓸한 것으로 방치할 때 거기엔 아무런 전망도 미래도 없다. 그 쓸쓸한 풍경 속에서 내년 봄 수많은 잎사귀들을 햇살 가까이 더 좋은 곳으로 데려가 주려는 희망을 발견할 때 그 겨울 나뭇가지는 더 이상 슬픔도 절망도 아니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곳에서 사랑과 희망을 발견해 내는 힘, 그것이 시인의 사명이 아닐까 싶다.   하산길 / 전미정   산행에서 내려오는 길 미끄럽고 가파른 길목마다 어쩌면 기다렸다는 듯이 손을 내미는 오래 된 나뭇등걸이나 나뭇가지들 나보다 앞서 하산한 사람들도 아찔한 한 고비를 매달렸던   반들반들 빛을 발하는 그 나뭇가지들을 붙잡을 때마다 같은 길로 하산한 그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토해내는 참으로 징허고 친숙한 그 느낌 그래서인지 하산길은 늘 따뜻하다   우리는 작고 보잘 것 없는 것들에게 조차도 늘 은혜를 입으며 살고 있다. 산을 오르거나 하산하다 보면 아찔한 비탈길에 반들반들 닳은 나뭇가지나 나뭇등걸이 우리를 부축하여 안전한 등산이나 하산을 돕는 경우를 종종 본다. 수많은 사람들이 그 나뭇등걸에 힘입어 무사히 산행을 마쳤을 것이다. 이 나뭇등걸은 때로는 우리를 위로해 주는 시 한 편, 음악 한 곡으로 대체될 수도 있고 타인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우리 사회의 많은 의인으로 바꿔 볼 수도 있다. 독립운동에 헌신했거나 조국수호에 목숨을 바친 무명의 용사들도 우리의 안전과 행복을 지탱해주고 있는 든든한 버팀목 같은 존재일 것이다. 그분들의 희생과 헌신에 힘입어 우리는 인생이라는 산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다. 우리가 매일 만나는 가족, 친구, 이웃들이 모두 그런 역할을 하고 있을 것이다.   性書 시편·8 / 전미정 ―도서관에서   수십 개로 빼곡이 이어져 있는 골목골목마다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지 잠시라도 자기에게 관심을 가져 달라는 애타는 눈길 이왕이면 이 컴컴한 도서관을 떠나 며칠 동안 당신 집에 동거하면서 당신의 품에 파묻혀 지내고 싶다는 표정들 하지만 순결한 첫인상과 달리 너무 불결하거나 청순한 눈빛을 가지고도 너무 위선적이거나 너무 나약해 보이지만 교활한 경우가 너무 잦아 외모와 첫인상만 보고는 쉽게 결정할 수가 없어 어떤 날은 하루 종일 다리가 빠지도록 진실한 정신의 창녀를 찾아다니다 낭패를 본 적이 얼마나 많은지 몰라   이 시를 읽으면 창녀촌의 풍경과 도서관 서가의 풍경이 동시에 클로즈업 된다. 창녀촌에 가면 거의 유사한 쇼윈도를 갖춘 집들이 일렬로 길게 늘어서 있다. 그 모습이 마치 도서관 서가의 모습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사람들은 창녀촌을 찾기도 하고 도서관을 찾기도 한다. 성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찾아가는 창녀촌과 정신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찾아가는 도서관에서 시인은 욕구충족이라는 동질성을 발견하고 있다. 화자는 결국 낭패를 본다. 욕구충족을 위해 창녀촌을 찾아가지만 그곳에서 얻는 것은 정신의 타락과 환멸과 허무일 뿐 진정한 쾌락은 찾지 못한다. 마찬가지로 도서관 서가에서 발견하는 것도 불결하거나, 위선적이거나 교활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만큼 우리의 정신을 윤택하게 해줄 진실한 정신의 창녀 즉 맞춤형 좋은 서적을 찾지 못한다는 것을 고백하고 있다. 나는 이 시인의 고백을 이해할 것 같다. 이 시인의 저서인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를 읽으며 많은 독자들에게 꼭 집어 추천해주고 싶도록 마음에 와 닿았기 때문이다. 진실한 정신의 창녀를 찾아내고 싶다는 갈증이 그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가 아니었을까 짐작을 해볼 따름이다.   이 시대 시의 독자 여러분께 / 전미정   이 시대 시는 한 마디로 이상기온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희망이 내리지 않아 가물어 죽은 시들 폭설로 미래와 고립된 시들 욕망의 지진으로 산산이 갈라진 시들 폭우에 꿈 다 떠내려간 시들 이런 시의 행간 사이에서 독자 여러분이 일으키는 절망이나 충격 따위는 물론 자살 충동이나 불안증 내지는 두려움 그 어떤 부작용도 보상 받을 수 없습니다 이 시대의 시는 어떤 보험에도 가입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지구의 종말을 보상 받을 수 없듯이 독자 여러분이 시의 행간 사이에서 실종되거나 병들어도 현실 세계로 끝내 복귀하지 못하여도 책임을 질 수 없습니다   이 시는 전미정 시인의 시론에 해당하는 시다. 처절하리만치 이 시대의 시에서 절망을 느끼고 있다. 이상기온에 시달리는 시, 희망이 내리지 않아 가물어 죽은 시, 폭설로 미래와 고립된 시, 폭우에 다 떠내려간 시, 이런 시를 접하다가 독자가 경험하게 될 절망이나 충격, 자살 충동이나 불안증을 보상 받을 수 없다고 일갈한다. 마치 지구의 종말을 보상 받을 수 없듯이 독자가 이 시대의 시를 읽다가 실종되거나 병들어 끝내 현실 세계로 복귀하지 못해도 책임을 질 수 없다는 시인의 진단은 매우 시니컬하다. 그렇다면 시인이 추구하는 시는 어떤 시일까. 시는 어떤 모습으로 독자에게 다가가야 할까. 해설을 쓴 강원대 한명희 교수의 진단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려 한다. “그가 말하는 이 시대 시의 문제점들과 정반대되는 곳에 그가 원하는 시가 놓여 있다. 꿈이 남아 있는 시,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는 시. 현실에 발붙이고 있는 시, 나는 이 시를 전미정 시인이 독자들에게 건네는 약속으로, 또 자기 스로에게 하는 약속으로 읽고 싶다.”   *전미정 시인: 1994년 《현대시학》 등단. 인천대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 대학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고 현재 인천대 교수로 재직 중. 시집으로 『유년의 서가로 가는 길에』 『봄볕 환한 겨울』 기타 저서로 『한국 현대시의 에로티시즘』 『에코토피아의 몸』 『상처가 꽃이 되는 순서』 『들어줄게요, 당신이 괜찮아질 때까지』 등이 있다.  
강화, 작지만 큰 학교 이야기
벚꽃시(詩) 수업 단상

(19) 벚꽃이 저에게 날아와요 ..

“우와! 벚꽃이 피었네.” “선생님, 올해도 시 써요?” “그럴까, 벚꽃 나무 밑에 집합.” “우와와~~”   와글와글 떠들며 몰려 내려간 꽃나무 아래를 2열 종대로 2번 반복해서 걷는다. “하낫, 둘, 하낫, 둘......” 모두 맘에 드는 곳에 앉아서 공책을 편다. 뭐라고 쓸까 고민하는 학생들의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선생님, 여기 벌이 와요. 무서워요. 쏘면 어떡하죠?” “벌은 너희들한테 관심없어. 괜한 걱정 말고 벌소리에 귀를 기울여 봐.“ ”그리고 얘들아. 벌 소리가 참 시원하다. 거의 꽃송이마다 벌이 들어있는 거 같지 않니.“ ”네, 정말 많아요.“ ”벌은 팔자걸음을 걸으면서 친구를 모아 온다지. 그리고 꿀이 모이면 집으로 가져가지.“ ”그리고, **이, 아직도 시상이 떠오르지 않는다고. 이리 내려와라. 선생님하고 같이 벚나무 밑을 한 번 걷자.“ ”아이, 싫은데요.“ ”아냐. 내려 와. 걷자. 어때. 꽃잎이 마치 팝콘이 터진 것 같지. 무슨 생각이 나니.“ ”정말 예뻐요.“ ”그렇지. 벌은 왜 저렇게 많은 거야?“ ”꿀을 가져가려는 거죠.“ 대화를 마친 학생이 자리에서 열심히 시를 쓴다. 자신이 쓴 시를 국어교사인 내가 약간 고쳐주며 시상(詩想)을 정리해 준다.   그래서 만들어진 시를 소개해 본다.        꿀벌의 하루 세상이 온통 분홍빛이다. “와아! 신난다.” 팔자 걸음으로 친구들이랑 놀고 도착한 곳 송이송이 가득 담긴 달콤함. 쭈욱 빨아들인다. 이 꽃 저 꽃 모두 꽃밭이다.   부른 배를 안고 도착한 집 그 곳에 기다리고 있는 어머니벌. 잔뜩 가져온 꿀을 가득 내려놓는다. “오! 멋진 우리 아들.”   칭찬에 더욱 신나 또 떠난다. 꿀을 머금은 아름다운 꽃잎 속으로...... 봄의 맛은 나의 몸과 마음을 노랗게 물들인다.      ”○○아, 너는 무슨 시를 썼니?“ ”네. 저는요. 벚꽃나무 맞은편에 있는 은행나무가 벚꽃나무를 부러워하는 거 같아요. 그런데 가을이 되면 벚꽃나무가 은행나무를 부러워하겠죠.“ ”왜 벚꽃나무를 부러워하는데?“ ”네. 꽃이 예쁘니까, 벌 친구도 놀러 오고, 학생들도 오고, 사람들이 와서 사진도 찍고 환호해 주니까 행복해 보이잖아요. 그래서 맞은편에 있는 은행나무가 부러울 거 같아요. 저는 그 내용으로 시를 써 보고 싶어요.“ ” 정말 참신한 생각이구나!. 나무를 의인화해서 마음을 들여다보는 것 같구나.“ ”네. 그렇게 써 봐도 될까요?“ ”좋지“ ”네“ 그렇게 수업 대화를 하며 시상을 만들고 다듬어가며 만들어진 시들. 교사는 학생들의 생각을 다시 한 번 정리해 주고 정교하게 만든다. 그리고 시적 언어와 표현들로 바꾸어 준다. 학생들은 ”아, 그렇게 하는군요.“ 라는 깨달음을 내뱉으며 아름다운 벚꽃시를 완성해 간다. 해마다 3번 이상 창작시 수업을 하면서 느낀 점은 시 쓰기도 수업을 통해 능력이 키워진다는 점이다. 정말 학생들은 스펀지 같다. 그리고 순수한 감성을 잘 표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 교사는 그 잠재력을 이끌어내는 지원자. 조력자. 코치의 역할을 수행하면 되는 것이다. 벚꽃이 바람 따라 지는 어느 날, 수업을 하던 친구들이 ”어, 벚꽃이 저에게 날아와요.“ ”그게 바로 시다. 떨어지는 꽃잎이 꽃비가 되어 내리는 것을 시로 만들어 보자.“ 이렇게 시쓰기 수업 대화를 이어가다 보면 어느 새 아이들은 작은 시인의 꿈을 키워 간다. 시 창작을 전혀 못하고 있는 1학년 남학생들은 꽃을 보며 떠오르는 시상이 무엇인지 질문하고 교사인 내가 써 준다. 한 행 한 행 써 내려가는 것을 보던 학생들은 마음 속으로 ”유레카“를 외치며 나도 쓸 수 있을 거라는 가느다란 희망을 품는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 학생들 수준에 맞게 시쓰기를 지도하다가 문득 시쓰기에 자신감이 생기는 학생들을 보면 교사로서의 행복감에 젖게 된다. 꽃비가 내 마음에, 아이들의 마음에 분홍빛으로 물드네.  
심형진의 자유여행
생명이 꿈틀대는 인천 무인도

(13) 새들의 고향 -구지도, 동..

<동만도 서식지를 향해 날아가는 저어새>   괭이갈매기는 인천 앞바다에서 흔하게 보는 텃새다. 연안여객터미널이나 영종도 삼목선착장에서 인근 섬으로 떠나는 관광객이 던져주는 새우깡을 받아먹기 위해 떼를 지어 여객선을 쫓아온다. 이 괭이갈매기는 평소에는 흩어져 살다 번식기가 되면 육지에서 떨어진 외딴 섬에 모여 군락을 이룬다. 인천 앞바다에는 번식기에 괭이갈매기가 모이는 섬이 있다. 가까이에는 동만도와 서만도, 조금 멀리에는 구지도가 대표적이다. <둥지에서 알을 품고 있는 암컷 괭이갈매기와 그를 지키고 있는 숫컷> 동만도와 서만도는 장봉도 서남쪽에 위치하고 있으며, 구지도는 대연평도 남쪽 소연평도 북서쪽에 자리하고 있다. 둘 다 무인도로 인간의 간섭이 없다. 이 섬은 괭이갈매기 뿐만 아니라 여름 철새인 멸종위기종 1급인 천연기념물 205-1호 저어새와 천연기념물 361호 노랑부리백로, 멸종위기종 2급인 천연기념물 326호 검은머리물떼새 등이 알을 낳고 새끼를 키우는 서식처이기도 하다. 그만큼 귀중한 섬이기에 환경부가 관리하는 특정도서이다. <새들의 평화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최전선 서해의 외딴섬, 왜가리와 가마우지가 평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괭이갈매기와 천연기념물의 번식처인 두 섬은 바다가 풍요로운 곳이다. 동만도와 서만도는 조선 3대 어장의 하나였던 만도리 어장이, 구지도는 조기파시에 이어 꽃게가 중국 어선의 불법 어로활동을 부르는 연평도 어장에 있다. 최근 들어 이곳 어장들은 인천공항의 건설 등 개발과 남획의 영향으로 어획량이 예전만 못해, 황성 옛터의 영광처럼 쓸쓸함을 자아낼 뿐이다. 하지만 옛터가 있어 황궁이 있었다는 것을 알 듯, 몇 만은 족히 될 괭이갈매기가 사는 섬의 존재가 이곳이 한때 대단한 어장이었음을 웅변한다. 그렇지 않다면 4월 번식기가 되면 모여들어, 알에서 깬 새끼들이 자라서 떠날 8월까지 머물러 있어야 하는데, 보급기지가 부실해서야 어느 누가 대를 잇기 위해 깃들겠는가! <동만도 나뭇가지에 앉아있는 저어새> 괭이갈매기는 침입자가 있으면 일제히 날아올라 접근을 막기 위해 똥을 싼다. 가까이 다가가려면 갈매기들의 똥 세례를 무릅써야 한다. 그러나 특별히 다가갈 이유가 없으면 해안가를 따라 돌며 갈매기의 포란 둥지를 살펴보거나, 산등성이에 자리를 잡고 있는 저어새를 필드스코프나 망원경, 망원렌즈로 살펴보면 그만이다. 괭이갈매기는 짝짓기를 모두 끝냈는지 경계하기 좋은 방향에 자리한 둥지에서 알 품기에 열중이다. 저어새도 마찬가지 암컷들은 둥지에 들어앉아 있다. 검은머리물떼새는 둥지를 만들지 않고 바위틈이나 자갈 사이에 알을 낳는다. 사람 주변에서 ‘삣 삣’하고 울어대면 그 근처에 알이나 새끼가 있다는 징후이다. 새끼에게는 경계신호를 보내고 사람은 다른 곳으로 유도하기 위해 일부러 큰 소리로 울면서 유인비행을 한다. 아직 짝짓기 중 검은머리물떼새가 많아 서로를 탐색하다, 눈이 맞았는지 짝짓기를 한다. <노랑부리백로- 곳곳에 알을 품고 있는 둥지가 보인다.> 구지도에는 동만도에서 찾지 못한 노랑부리백로가 집단으로 서식하고 있다. 몇 년 전까지 이 섬에서 여름을 났던 노랑부리백로가 올 해 되돌아 온 것이다. 이기섭 박사는 이들이 되돌아 온 이유를 구지도에 방사했던 염소를 잡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작년 가을에 염소를 잡으니, 섬에 풀이 제대로 자라 풀에 둥지를 트는 노랑부리백로가 서식할 여건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인간이 방목한 염소에 의해 사라졌던 천연기념물이, 인간이 방해요소를 제거하니 바로 그 자리로 자연이 돌아왔다. <남동유수지 새로 만든 저어새섬에서 서식중인 저어새> 인천 남동구 남동유수지에 있는 저어새섬도 마찬가지다. 인간이 만든 유수지 인공 섬에 찾아온 저어새, 이를 보호하기 위한 인천시민의 노력이 저어새 개체수를 늘리고, 인공 섬이 늘어난 개체수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다시 시민들의 노력으로 또 하나의 인공 섬을 만들었다. 올 해 두 개로 늘어난 섬 중 하나에 너구리가 침입하여 저어새 알을 모두 포식하고 스트레스를 받은 저어새는 알 품기를 포기하고 섬을 떠났다. 인간의 간섭이 자연을 망치게 하는 경우가 더 많지만, 자연을 보호하기 위한 간섭이 필요할 때도 많다. 남동유수지의 인공 섬 한 곳에선 여전히 저어새가 알을 품고 있고, 때가 되어 깨어난 저어새 새끼들을 먹이고 있다. 이 섬이 없었다면 어쨌을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서만도에서 짝짓기를 하는 검은머리물떼새> 동만도를 해안선을 따라 한 바퀴 도는데 멀쩡해 보이는 괭이갈매기들 몇이 날지 못하고 바닥에 누워있다. 특별히 상처를 입은 것처럼 보이지도 않고, 부상을 당한 것 같지도 않는데 움직이지 못한다. 안타까운 마음에 일으켜도 보고 들어도 보지만 제 명이 거기까지 인지 그저 눈만 끔뻑일 뿐이다. 하지만 그 곁에서는 검은머리물떼새가 짝짓기를 하고, 또 다른 괭이갈매기가 알을 품고 있다. 산은 푸름으로, 산괴불주머니는 노랑으로, 개복숭아는 짙은 분홍으로 화사함을 뽐내며 가는 봄을 아쉬워하고 있다. 지금 인천 앞바다 무인도에는 생명이 쑥쑥 자라나고 있다.   2019년 5월 인천 앞바다 섬을 다녀와서. <구지도> <구지도 검은머리물떼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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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 '난항'

사전타당성 조사 발표 3개월 연기, 차량운용·예산확보 등 과제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 노선안. 서울지하철 2호선 청라 연장을 위한 신정차량기지 이전 사업이 추진되는 가운데, 차량 운용과 예산확보 등 문제로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7일 인천시에 따르면 이달 20일로 예정됐던 ‘서울지하철 2호선 광역철도(홍대~원종) 차량기지확보 및 신정차량기지 사전타당성’ 조사 결과 발표가 연기됐다.   시는 최근 부천 대장신도시 신규 발표로 교통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추가적인 조사와 관계기관 간 협의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용역 기간을 3개월 가량 연장해달라고 요청했다.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은 부천 원종~서울 홍대입구 구간(16.3㎞)을 청라까지(32.78㎞) 연장하고 신정동에 있는 차량기지를 청라로 이전하는 사업이다.  중간에 있는 5호선 화곡역과 2호선 차량기지가 있는 까지산역을 직접 연결하고 까치산역 인근에 있는 2호선 차량기지를 청라로 이전해 전체 철로를 연장한다. 사업이 실현되면 청라에서 2호선 홍대입구역까지 1시간대에서 31분으로 단축되고, 2호선 신도림역까진 29분에 닿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지방선거 후보 시절 "2호선이 청라로 이어지면 부천 원종 인근 역에서는 10분대에 서울로 진입할 수 있다"며 10분대 서울 진입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 노선은 신정차량기지 이전이 쟁점이다. 시는 포화상태로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된 신정차량기지를 청라 로봇랜드 인근 27만㎡ 부지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해 왔다. 차량기지를 이전하고 이에 따른 개발이익을 반영해 경제성을 확보한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서울교통공사는 2호선 차량기지 청라 이전이 운행 문제 등으로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차량기지를 인천으로 이전하면 아침 첫 운행 시간을 맞추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막대한 사업비에 따른 예산확보와 재정계획도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 사업은 3조4700억 원의 예산이 필요한데다, 70%의 국비를 지원받아도 1조400억 원이 넘는 재정 부담이 따른다.    차량기지를 이전함에 따라 발생할 인접 주민들과의 갈등도 해결해야 될 과제다. 최근 경기도 광명시는 서울 구로 철도차량기지 광명이전 문제로 극심한 갈등을 겪고 있다. 광명시민들을 대상으로 열릴 예정이던 주민 설명회는 주민들의 집단 반발로 무산되기도 했다.   서울시 등은 서울 2호선 청라 연장으로 인한 운영상 타격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청라 연장이 차량기지 이전을 조건으로 추진됐던 만큼 이전이 무산되면 사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 관계자는 “사업비는 공약 당시 기준으로 변동될 수 있고, 철도 길이에 따라 각 시가 부담할 금액이 나눠진다"며 “청라 이전이 무산될 경우에 대해선 분석이 진행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답변이 어렵다.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나오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용현·학익 1블록 특혜행정, 미추홀구 엄정 감사해야"

인천녹색연합 등 미추홀구 상대로 감사 청구

인천지역 시민단체가 미추홀구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에서 진행중인 오염토양 정화와 관련해 지자체가 대기업에 특혜 행정을 펼치고 있다며 감사를 청구했다. 인천녹색연합 등 지역 환경단체 3곳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인천지부는 15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라 해당 부지 내 오염 토양은 외부에서 정화할 수 없는데도 미추홀구가 이를 승인해 대기업에 대한 특혜행정이 의심된다"며 감사원에 감사를 청구했다.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는 지난해 9월 미추홀구의 명령에 따라 사업자인 DCRE가 오염토양에 대한 정밀조사를 한 결과, 토양오염이 심각한 수준인 사실이 드러나 정화작업이 시작됐다.  현재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부지는 1블록 중 일부 공장부지로, 오염토양을 외부로 반출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미추홀구는 지난해 3∼11월 해당 부지에서 구조물 해체 공사가 진행돼 반출 정화 가능 대상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DCRE가 제출한 오염 토양 반출 정화 계획서를 승인했다. 하지만 지역 환경단체들은 구조물 해체 공사가 진행되기 전 이미 토양 오염이 확인됐고, 해당 부지가 공사 착공 전인 만큼 오염 토양을 사업 부지에서 정화하는게 원칙이라고 주장한다. 실제 해당 부지는 이미 2007년, 2011년 오염이 확인됐다. 이 내용은 DCRE가 2011년 한강유역환경청에 제출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도 명시돼 있다. 이들은 또 2011년 확인된 토양 오염이 법적 기준치를 넘지 않았다는 미추홀구의 주장에도 "지금은 해당 부지가 공장 용지인 3지역이지만 이후 개발이 이뤄지면서 공원이나 유원지 등을 지을 수 있는 1·2지역으로 바뀌면 기준치를 넘는다"고 지적했다.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개발행위 허가를 받은 경우 토양 오염 우려 기준을 정할 때는 향후 변경될 예정인 지목을 기준으로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변 인천지부 김연지 변호사는 “미추홀구의 사무처리는 위법할 뿐만 아니라 토양생태계에 대한 위해를 초래하고 국민건강을 위협하는 등 공익을 현저히 해한다고 판단된다"며 "이를 바로잡기 위해 특혜행정을 펼친 미추홀구를 엄정하고 철저히 감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 시내버스 협상 타결-파업 철회

3년간 임금 20% 인상, 정년 2년 연장-시, 준공영제 예산 170억원 추가 부담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 시내버스가 15일 총파업 예고한 가운데 인천은 노조가 지방정부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노사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됨에 따라 버스대란 위기를 모면했다. 박남춘 인천시장과 김성태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노동조합 위원장은 14일 오후 2시 시장 접견실에서 인천 시내버스 노정 임금인상 합의서에 서명했다. 이 합의를 통해 노정은 인천 시내버스 운수 노동자들의 임금을 올해 8.1%, 2020년 7.7%, 2021년 4.27% 올리는 한편 조합원 정년을 현재 61세에서 63세로 연장하기로 하고, 노조는 15일 전국적으로 예고된 파업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인천 시내버스 노사는 지난 3월부터 임금협상을 시작해 3개월에 걸쳐 5차 노사회의를 열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이날 인천지노동위원회의 2차 쟁의조정을 앞두고 있었다. 노조는 준공영제를 시행하고 있는 특별·광역시 중 최하위 수준인 임금을 현실화하고, 주 52시간제 시행에 따른 임금감소분(약 100만원)을 보전해주어야 한다며 23.8%의 임금 인상을 요구했다. 노조에 따르면, 인천 시내버스 운수 노동자들의 임금은 전국 평균보다 월평균 34만원이 적다. 사용자 측인 인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올해 버스 운수 노동자들의 임금인상률을 공무원 보수 인상수준인 1.8%를 제시하며 팽팽히 맞섰다. 노조는 지노위의 2차 쟁의조정이 결렬되면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전면 파업에 나선다는 계획이었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인천지역 준공영제 노선버스 1천861대의 기사 4천599명이 참여할 예정이었다. 시는 파업에 대비해 200대 이상의 전세버스를 확보하고 지하철 증편 운행 등 비상운송대책을 마련해 놓고 있었다.   박남춘 인천시장이 14일 오후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 노사협상 타결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인천시는 지노위의 2차 쟁의조정을 앞두고 임금 감소 없는 주 52시간제 시행과 3년간 20%의 임금인상안을 노측에 제시했고, 노측이 이 제안을 받아들여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됐다. 시는 일단 버스요금 인상없이 버스 준공영제 예산을 늘려 임금인상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따라 올해 시의 버스 준공영제 예산이 170억원이 늘어 1271억원 규모에 이르고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70억원, 100억원이 추가로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인천 버스 노동자들의 임금이 8.1% 인상되면 기준임금이 382만9천원으로 28만7천원 올라 전국 중위권 수준이 될 것이라고 인천시는 밝혔다. 박남춘 인천시장은 이날 “인천시는 지금까지의 결실들을 밑거름 삼아 준공영제 제도개선과 노선개편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이라며 “버스 준공영제가 시민 세금으로 운영되는 만큼 버스 이용객 편의 증대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는 버스요금 인상도 저울질하고 있다. 오흥석 인천시교통국장은 “버스 요금을 인상한지 5년이 지나 인상 여지는 충분하다”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버스요금 인상 여부를 신중하게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1천억원 들인 '월미바다열차' 언제 달리나

인천교통공사 개통 시점 못정해... "시스템 등 완료되면 하반기 언제든 개통 가능"

시운전중인 월미바다열차. <사진=인천교통공사> 1천억원의 혈세를 투입한 월미바다열차의 개통일이 또 다시 미뤄지며, 시민들의 실망이 이어지고 있다. 다음달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지만, 행정절차 미비로 올 하반기에나 개통될 것으로 보인다. 13일 인천교통공사에 따르면 월미바다열차는 운행 시스템 구축과 준공 승인 등 행정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6월 개통이 연기됐다. 월미바다열차는 중구가 추진하고 인천교통공사에서 운영할 예정인 관광용 모노레일형 궤도운송수단사업이다. 월미도를 한 바퀴 도는 6.1km 구간을 운행하며, 2량 1편성으로 운행하게 된다. 1량 승객 정원은 23명이다.  열차의 평균 차량 속도는 시속 14.4km로, 열차 운행 간격은 약 8분이다. 공사는 차량 10량을 구매해 평소에는 8량 4편성을 운행하고 2량 1편성은 예비차량으로 대기시킬 계획이다.   월미바다열차의 전신인 월미은하레일은 인천도시축전 개막을 앞두고 2009년 7월 개통을 목표로 추진됐다. 하지만 시운전 기간 각종 결함에 따른 사고로 개통이 무기한 연기됐다. 결국 2016년 역사 건물과 교각만 남기고 차량과 선로는 폐기됐다. 그동안 인천시와 공사는 대체사업으로 민간업체와 레일바이크, 8인승 소형 모노레일 사업 등을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공사는 2017년 4월 월미궤도차량이란 이름의 인천시 재정사업으로 전환했고, 올 1월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 공사는 교통안전공단 안전 검사와 중구청 준공 승인 절차를 거쳐 6월 개통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시운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장애 등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운행 시점을 연기했다. 공사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개통은 하반기 중 언제든지 가능하다는 입장이지만, 구체적인 개통 시기도 결정되지 않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를 발표한 것이다. 그동안 월미은하레일에 투입된 비용은 월미은하레일 건설비 853억원, 레일 교체비와 차량 제작비 180억원 등 1천억원이 넘는다. 공사는 이달 중 중구에 준공 승인을 신청하고, 교통안전공단 안전검사를 의뢰할 계획이다. 공사 관계자는 "시스템 구축이 완료되면 개통은 하반기 중 언제든지 가능하다"며 "시와 협의를 거쳐 개통일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인천 시내버스 파업 수순…지노위 1차 조정 결렬

버스노조, 14일 2차 조정 후 찬반투표 거쳐 파업 예고

    @자료 사진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전국 시내버스의 총파업이 예고된 가운데 인천도 파업 수순이 진행되고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우려된다. 한국노총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인천지역본부와 사용자 대표인 인천버스운송사업조합은 10일 인천지방고용노동청에서 인천지방노동위원회 1차 쟁의조정 회의를 열었지만 조정안은 결렬됐다. 임한택 자동차연맹 인천지부 사무처장은 “노측의 요구안과 사측의 제시안의 입장차가 워낙 커서 협의를 진행할 수 없었다”며 “지노위원들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오는 14일 2차 조정안 결과를 두고 파업 찬반 투표를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노조는 지난 달 29일 인천버스운송사업조합과 5차례 임금협상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지노위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현재 노조에는 지역 시내버스 24개 업체(1천702대), 운전기사 3천125명이 가입돼 있다. 노조는 내년부터 주 52시간 근로제가 전면 시행되면 근로시간 단축으로 임금이 줄어들어 이를 보전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또 사측에 특별·광역시 중 최하위권인 인천 버스 운전기사들의 임금 수준을 서울시 수준으로 맞춰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과 서울의 임금 차는 월 30만원 가량이다. 여기에 버스업계는 공무원 봉급 인상률인 1.8%를 제시하며 노조와 맞서고 있다. 노조는 기준임금 인상과 함께 1달 근무일을 기존 23일에서 22일로, 1일 9시간 30분인 근무시간을 9시간으로 줄여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인천시는 표준운송원가를 기준으로 버스 운송사업자의 적자를 보전해주는 준공영제를 시행 중으로 연간 1천억원 이상을 투입하고 있다. 시는 노조의 요구를 그대로 수용할 경우 연간 지원액이 300억원 이상 급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날 지노위 조정안이 결렬되면서 노조는 오는 14일 지노위 중재 결과에 따라 파업 찬반을 묻는 투표를 실시할 예정이다.  찬반 투표가 진행되면 압도적인 찬성률로 가결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적으로 지난 7~9일 찬반 투표를 진행한 부산과 울산, 충남 등 타 지역은 80~90%의 높은 찬성률로 가결됐다. 인천시는 시내버스 노조 파업에 대비해 지하철 연장 운행과 전세버스 투입, 택시 2부제 해제 등 시민불편을 줄이기 위한 비상운송대책을 가동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시 차원에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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