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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연재 |

말랑말랑 애덜이야기
선생님, 우리 집 식구들은....

제72화 나의 꿈, 나의 가족, ..

샘물반 아이들 6   <나의 꿈, 나의 가족, 그리고 시인이 되다.>                                                                                  아이들은 매일매일 학습활동을 하고 친구들과 관계를 맺고 놀이를 하면서, 또 학교생활을 하면서 알게 모르게 성장을 한다. 어떻게, 혹은 무엇 때문에 성장을 하게 되는지는 모르지만 말이다. 다만 가끔 아이들의 반응과 결과물들을 슬쩍 엿보다 보면 아이들이 훌쩍 크는 지점을 찾을 때가 있다. 그래서 샘물은 게시판이나 벽면 하나 가득 아이들 작품들을 붙여 놓고는 찬찬히 보면서 아이들 마음들을 읽어보기도 한다. 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은 어떤 꿈을 꿀까? 제각기 자기가 알고 있는 모습들을 상상해 내면서 꿈을 표현한다. 그런데 그 꿈은 ‘별을 좋아하는 사람’이라거나, '여행을 많이 하는 착한 사람‘이라기보다는 바로 ‘직업’을 떠올린다. 그 직업은 참으로 다양하다. 여자 아이들은 주로 화가나 피아니스트, 선생님, 무용수다. 남자 아이들은 과학자나 야구선수 축구선수로 몰려 있다. 때론 식물 과학자나 우주 과학자로 제법 세분화하기도 한다. 독특한 직업도 있다. 쉬는 시간마다 컵타 쌓기를 하는 혜지는 컵타(컵+난타) 선수가 꿈이다. 간혹 비밀친구에게 초콜릿이나 사탕을 만들어 주는 은수의 꿈은 캔디 메이커다. 다른 친구에 비해 조금 어린 동원이는 손을 번쩍 들며 큰소리로 ‘자동차 공학자’라고 자랑스럽게 말한다.   샘물: 와! 멋진 걸. 그게 뭐하는 거지? 동원: ? (글쎄 하는 표정이다) 샘물: (너무 곤란한 질문을 했나보다 생각되어) 자동차 만드는데 관계된 일인가 보다. 그치? 동원: 네.   어떤 친구들은 직업들이 좀 더 구체화 되어 있었다. 자기 꿈을 설명하는 시간에 키가 큰 유리는 모델을 한다고 우아한 드레스를 입고 와서 워킹을 선보이기도 했다. 지은이와 하영이는 아이돌을 한다고 음악에 맞춰 춤을 선보이고는 틈만 나면 춤 연습을 한다. 외과의사, 스케이트 선수에 목사님도 있었다.   샘물: 요셉이는 부모님이 다 하나님을 믿으시나보다. 혹시 아빠가 목사님이시니? 요셉: 아뇨! 샘물: 그으래? 그런데 어떻게 목사님을 하고 싶어? 요셉: 제가 다니는 교회에서 알게 된 목사님인데 제게 책도 주시고 존경스러워요. 샘물: 존경? 와! 그런 말도 알아? 그 책을 목사님이 주셨어? 요셉: 예 목사님이 쓰신 책도 있는데 그건 안 가져 왔어요. 샘물: 요셉이는 그 목사님을 아주 좋아하나보다. 그 목사님을 보니 너도 그렇게 되고 싶은 가보구나. 요셉: 예!   2학년 답지 않게 어리고 해맑기만 한 승원이는 뜻밖에 아쿠아리스트가 꿈이라고 한다. 샘물은 짐짓 어딘가에서 주워들은 말을 하나보다 싶기도 했지만 다른 때와 달리 자신 있게 말하는 승원이 표정을 보니 뭔가 자기 꿈에 대해 잘 알고 있는 듯했다. 샘물: 아쿠아리스트가 뭐하는 거지? 아쿠아맨?(영화 이야기를 해본다) 승원: 아뇨, 아쿠아맨이 아니라 아쿠아리스트예요. 물 속에는 물고기들 종류가 많이 있는데... 상어 종류는 굉장히 많구요.... 샘물: 아, 그러니까 물속에 사는 생물들을 ... 물고기들을 관찰하고 연구하는 걸 말하는 거구나. 승원: (샘물의 말보다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이 많다) 상어 종류는 .... 고래들도..   제법 전문적 지식을 동원하고 있는 승원이는 단순하게 결론 내리는 샘물의 말이 만족스럽지 않았는지 아니면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알려주려는 의도가 강했는지 이 기회를 틈타 쉴 새 없이 이야기를 한다. 맞장구를 쳐주다보니 너무나 시간을 잡아먹었다. 샘물은 더 이상 길게 시간을 할애할 수 없어 “그래그래 승원이가 굉장히 잘 알고 있네~ 다음에 친구들하고 선생님한테도 많이 알려줘! 미래에 아주 멋진 일을 할 것 같애!” 하며 다른 친구에게 말을 건네 화제를 바꾼다. 승원이는 “예” 하고 밝은 표정으로 대답을 하고도 아직도 성이 안 찼는지 자기 짝에게 다시 설명을 시작한다. 늘 조용히만 있던 승원이가 입이 트이고 수다스럽기 시작한 게 아마도 이 일이 있고 나서부터 시작된 것이었을 게다.   요즘은 아이들 일기장 검사를 하기 어렵다. 아이들이 가족들과 어떻게 지내며 어떤 생각을 하는지 그것들을 통해 아이들의 생활을 가늠하고 말을 걸어주고 교감할 수 있는 교육의 긍정적인 면보다는 개인 사생활 침해라는 부정적 부분들이 계속 강조되면서, 샘물은 그동안 소신을 갖고 일일이 코멘트를 달아주었던 일기장으로 소통하는 일을 그만두었다. 교육전문가가 판단하는 일을 비전문가 집단들이 판단해서 어떤 힘을 가진 지침들이 내려올 때, 샘물은 의기소침해진다. 그럼에도 아이들은 ‘그 우려하는 사생활 침해가 되는’ 집과 가족에 대한 단원을 학습하게 된다. 집과 가족을 소개하고 가족과 함께 하는 일, 가족이 좋아하는 것, 가족에게 하고 싶은 말 등등 두 주 내내 집과 가족에 대한 세세한 여러 가지 활동을 하게 되는 단원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샘물은 ‘가족이 하는 일’ 수업을 하면서 엄마가 하는 일, 아빠가 하는 일, 내가 하는 일 등으로 나누어 살펴보게 했다. 요즘은 부모님이 다 있지 않은 가정도 많아, 다양한 가족의 모습을 배우고는 할머니나 삼촌 등 다른 가족들도 다양하게 쓸 수 있게 했다. 그중 엄마 아빠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에 샘물은 웃음이 나왔다. 한수는 “우리 엄마는 바빠요” 하면서 가족들이 하는 일을 썼다.   엄마: 밥한다. 깨운다. 설거지, 빨래, 다림질, 실내화 빨기, 돈 벌기, 동생 옷 입히기, 동생 밥 먹이기, 반찬하기, 시장보기, 은행가기, 나 학원보내기, 학원 선생님하고 전화하기, 동생 씻기기, 재우기, 집 청소하기, 장난감 정리하기, 책 읽어주기 나: 숙제하기, 일어나기, 책읽기, 밥 먹기 아빠: 늦게 오기.   한수는 엄마가 집안 일을 다하고 아빠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나보다. 맨 처음에는 아빠가 한 일이 늦게 오기 하나만 있기에 아빠가 회사 다니시지 않니? 하시는 일이 너무 없는데? 잘 생각해 봐 너도 모르게 하시는 일들이 있지 않을까? 했더니 곰곰이 생각하다가 두 개를 더 썼다. ‘TV보기, 잠자기!’   한수에 비해 영지는 주로 아빠가 일을 많이 하신다고 생각했나보다. 그런데 언니와 사이가 안 좋은 모양이다.   아빠: 돈 벌기, 밥하기, 우리 학교 보내기, 내꺼랑 언니 가방 챙겨주기, 얘기하기 언니: 청소하기, 화내기 나: 언니한테 맞기 엄마: 아무 것도 안함.   아이들은 가끔 시인이 된다. 그런데 샘물은 그 ‘시’라는 걸 알려주기가 어렵다. 그래서 ‘시’ 단원을 가르칠 때에는 긴장이 된다. 교과서에 제시된 ‘겪은 일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이 잘 드러나게 솔직하게 표현한다거나 행을 나눈다든지, 반복되는 말을 사용한다.’ 는 방법들은 참으로 어렵기만 하다. 자칫 도식적으로 틀에 박혀 시를 짓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래서 기존에 있는 시들을 읽어주며 감상을 나눠보거나 시의 일부를 내 경험으로 바꿔 보기도 하고, 반 아이들이 모두 공유할 만한 주제를 선정해서 칠판에 한줄 씩 써 내려 가며 함께 시를 지어 보기도 한다. 공동작품을 만들어 보는 것이다. 그래도 시에 대한 안내는 여전히 부족하기만 하다. 아직 글 읽기도 서툰 친구들에게 ‘시’를 쓴다는 게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마저 들 때가 있다.   샘물: 자, 이젠 각자 자기 경험을 가지고 시를 지어보자. 아이들: ?? 뭘로 해요? 아이1: 가족을 해도 돼요? 샘물: 그러엄. 아이2: 난 경험이 없는데 샘물: 경험한 게 없어? 네가 생각한 거 느낀 거 그런 것도? 아이3: 난 코코(강아지)로 쓸 거야. 아이4: ?? 아이5: 아~ 시는 어려워.   슬쩍 책임을 미뤄놓은 것 같은 개운치 않은 학습 안내에 아이들은 제각기 불만을 토로하며 투덜거리고는 이내 뭔가를 끄적거린다. 샘물은 아이들이 자신의 안내를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마조마 하면서도 열심히, 혹은 서로 정보를 교환하느라 떠들며, 그래도 과제를 수행하는 아이들이 기특하기만 하다. 그런데 아이들 사이로 교실을 돌아다니다 보니 무기력하게 앉아 있는 아이들이 많았다. ‘역시 내 안내가 부족한가보다. 아무 생각 없이 앉아 연필만 굴리는 친구들에게 어떻게 다시 안내를 할까?’ 샘물은 우선 소재를 여러 개 던져 본다. “우리 반 비밀 친구 뽑기는 어때?, 나를 늘 돌봐 주시는 할머니도 생각나고 ~, 우리 지난 번 수학시간에 고무줄로 숫자 만든 것도 좋고... 야외학습 갔을 때에 그 때 우리 못 나갔잖아.... ” 뭔가 아이들이 떠올릴 만한 것들을 주저리 주저리 얘기하다보니, 용케 뭔가를 생각해낸 몇몇이 ‘아하!’ 하며 쓰기 시작한다. 그래도 영 물꼬가 트이지 않는 아이에게 “우리 아빠는 낮잠만 자요....” 한 두 구절 안내를 한다. 샘물의 애씀이 전해졌는지 또 몇몇의 영특한 친구들이 써내려 간다. 이내 얌전한 영현이가 시를 써서 가져온다. 헉! 수작이다! 미소가 지어진다.   <우리 아빠>   우리 아빠는 잠을 좋아한다. 우리 아빠는 술을 좋아한다. 우리 아빠는 운동을 싫어한다. 우리 아빠는 출장을 자주 간다. 우리 아빠는 회사도 싫어한다. 우리 아빠는 담배를 좋아한다.   않(안) 좋은 것은 좋아하고 좋은 것은 않(안) 좋아해서 걱정이다.   영현이는 평소 학습에 대한 참여도가 낮아 학습에 흥미가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 보니 시인이었다. 샘물은 이렇게 의외의 모습을 보이는 아이들에게 늘 감동한다. 그리고 이 아이는 이럴거야 하고 속단해 버리는 자신을 반성했다. 아이들은 때로 무심코 지나쳤던 기억들을 소환 해 내는 데도 탁월하다 얼마 전 미세먼지 때문에 야외학습활동이 취소되었던 걸 냉큼 기억해 냈다.   <날씨> 매일 매일 바뀌는 날씨. 날씨는 제 멋대로   언재는(언제는) 비가 주룩주록 언재는(언제는) 해가 쨍쨍 언재는(언제는) 바람이 쌩쌩   매일 매일 바뀌는 날씨.   <미세먼지> 미세먼지가 슉슉 나쁜 미세먼지 없어져라!! 중국은 나빠나빠 견학도 못 가게 되었네.   샘물은 두 주마다 반 친구들이 서로 고루 친하게 지내도록 하기 위해 비밀 친구, 일명 마니또를 정한다. 어떻게 도와주어야 하는지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려 주었지만 아직 어린 친구에게 ‘배려’란 어렵기만 하다. 그래도 자신이 청소하고 받은 사탕을 몰래 비밀친구 사물함에 넣어주고는 너무나 뿌듯했는지 매일 청소를 하겠다는 친구도 생겼다. 그리고 어떻게 배려하고 좋은 친구가 되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운 내용을 열심히 기억하고 자기 생각으로 표현해 낸 착한 상우의 시에서 보람이란 게 울컥 다가왔다.   <비밀친구> 비밀친구를 뽑을 땐 가슴이 콩닥콩닥 쪽지를 보면 내 짝꿍 뽑았다. 짝꿍에게 무얼 해 주지? 곰곰이 생각하다 같이 놀아줬다. 샘물이 또 한 번 감동한 시가 있다. 한호는 말을 건네면 아예 입을 닫아버리는 아주 얌전하고 말을 전혀 안 하는 친구다. 할 줄 아는 것도 없고 뭘 하는 것도 없이 학교를 다닌다. 급기야는 학교 가서 뭐하냐고 오지 않기도 한다. 그런 친구에게 다그치고 안내하다보면 더 학교가 싫어지고 학교 없는 낙이 없을 듯하여 놀이시간을 확보해 주고 친구와 수다 떨 시간을 주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 아이는 학교생활에 흥미를 갖지 못한 것 같았다. 그러니 글자 쓰기도 서툴고 어눌하다. 그 친구가 그래도 시를 썼다. 우리 반은 다른 반가 달러 진(짐)볼이 있습니다. 우리 반은 화이트보드를 공짜로 주셨습니다. 우리 반은 사탕뽑기가 있습니다. 우리 반은 최고 인지(거) 갔(같)습니다.   비록 제목도 없고 행과 연을 구분하지도 못하고 글자도 많이 틀렸지만 한호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잠시 엿볼 수 있었다.   배움이라는 게 한 두 번의 학습으로 이루어지지 않듯이 아이들의 생각과 문화도 하루아침에 형성되는 건 아니다. 무수히 많은 반복과 무수히 많은 경험들이 몸으로 스며들어 자기 생각을 만들고 성장하는 것이리라. 일상 같은 배움의 시간들 속에서 마음을 키워내는 아이들! 그 아이들 마음을 엿보면서 샘물은 매 순간 어떻게 아이들에게 말을 건넬까 생각해 본다.        
<서유당>과 고전읽기 도전하기
문자 뒤에 남겨진 마음, 의도

(16) '현전'하게 나타내는 시..

〔인천in〕이 송도국제도시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서유당’과 함께 어렵게만 느껴지던 동·서양의 고전 읽기에 도전합니다. 고전을 읽고 함께 대화하는 형식을 통해 고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그 문턱을 넘습니다. ‘서유당’의 고전읽기모임인 ‘하이델베르크모임’에는 김경선(한국교육복지문화진흥재단인천지부장), 김일형(번역가), 김현(사회복지사), 최윤지(도서편집자), 서정혜(의류디자이너)등 각기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고전읽기 연재는 대화체로 서술하였는데요, ‘이스트체’ 효모의 일종으로 ‘고전을 대중에게 부풀린다’는 의미와 동시에 만나고 싶은 학자들의 이름을 따 왔습니다. 김현은 프로이드의 ‘이’, 최윤지는 마르크스의 ‘스’, 김일형은 칸트의 ‘트’, 김경선은 니체의 ‘체’, 서정혜는 프란시스 베이컨의 ‘베’라는 별칭으로 연재하고 있습니다.   시학 17장   “플롯을 구성하고 그것을 언어로 표현함에 있어서 (1) 시인은 될 수 있는 한 그 장면을 눈앞에 현전시켜야 한다. (2) 또 가능한 한 시인은 작중 인물의 거동을 스스로 해 볼 필요가 있다. (3) 그리고 스토리에 관해서 말한다면 이미 있었던 것이든 시인 자신의 창작이든 간에 시인은 그 대체의 윤곽을 소묘한 다음 삽화를 삽입하여 연장시켜야 한다.” 112~113쪽   체: 시인의 탁월한 능력을 요하는 부분인데, 장면을 생생하게 묘사하는 능력은 아무나 할 수 없겠죠.   스: 요즘 고화질 TV는 그 생생함이 상당해서 실물보다 더 진짜 같은 느낌이 들 때도 있어요.   베: TV광고를 보면 화면 속의 상황에 보는 이가 압도되면서 그런 화질을 만날 준비가 되었는지 반문하는 걸 보면 ‘현전’(現前; 바로 눈앞으로 드러냄)이라는 의미가 그 모습이 아닌가 생각이 들어요.   이: 그런데 언어로 표현된 스토리의 한 장면을 현전하게 드러내기란 쉽지 않을 듯 한데요. 체: ‘현전’이라는 말이 주는 어려움이 조금 있는데요. 데리다라는 철학자는 말과 글의 갈등을 플라톤부터 현대 구조주의 소쉬르에 이르기까지, 문자에 대한 말의 우월성을 ‘로고스 중심주의(음성중심주의)라고 비판하면서 문자 뒤에 남겨진 마음, 의도를 파악해야만 한다는 갈등적 상황을 ’해체주의‘라는 이름으로 이론을 전개하고 있어요.   출처: www.youtube.com/jacques-derrida 스: 철학자 나오니까 더욱 어려운데요. ‘현전’이라는 글과 말의 관계가 역전된 건가요?   체: 우리는 현전된 글의 내용 이면을 다시금 파악해야 하며 결국 글을 말에 기생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기존의 인식론에 저항해야 한다는 거죠.   트: 설명이 더 어려운데요. 그러니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겠지요. 호메로스 정도 되어여 하지 않을까요?   체: 최근에 판문점으로 귀순한 ‘오청성’씨가 어떤 프로에 나와서 하는 얘기를 듣는데 빠져 들었어요.     <span style="font-family:;" -0.3px;"="" sans-serif;="" neo",="" gothic="" sd="" "apple="" gulim,="" 굴림,="" dotum,="" 돋움,="" gothic",="" "nanum="" 나눔고딕,="" "malgun="" 고딕",="" 맑은="">출처: JSA를 통해 귀순한 북한 병사 오청성의 귀순 당시 장면이 담긴 CCTV 스틸컷. 매일신문 DB 베: 우리는 영상으로만 봤을 때도 그 긴장감과 긴박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요.   체: 그런데 당사자에게 직접 들으니 영상으로 우리가 추측했던 여러 부분이 사실과 다른 부분도 있었어요. 그 분이 얘기 할 때 영상으로 보이지 않는 부분의 묘사나 그 당시의 심리묘사는 한 편의 첩보영화를 보는 듯 하고 실제 일어난 사건을 더 세밀하게 설명, 묘사함으로써 시나리오 한편을 듣는 것 같았어요.   스: 생생하게 드러내는 언어를 시인이 표현해야 한다고 볼 때 오청성씨는 이미 시인이네요.   체: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가기 전에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인터넷이나 블로그 등을 통해 미리 탐색하잖아요. 유경험자들의 생생한 글과 사진을 보고 가기도 전에 다녀온 듯한 느낌을 받을 때도 있는 것 같아요.   이: 그럼에도불구하고 직접 여행을 하면서 보고 느끼는 그 인상들은 사뭇 다른 것 같아요.   체: 저는 얼마 전에 베트남 다낭을 다녀왔는데요. ‘걸어서 세계속으로’나, 홈쇼핑에서 소개하는 다낭과는 많이 달랐어요.   베: 베트남은 국토가 길어서 지역에 따라 느낌이 다를 것 같아요.   이: 베트남 다낭은 볼 것이 정말 많은데 제 인상에 남았던 ‘바나힐’에 대해 얘기해 보면 높은 산 정상에 유럽의 성을 옮겨 놓은 이색적인 모습이에요.   출처: https://banahills.sunworld. 트: 커다란 손모양의 다리가 있던 곳 아닌가요?   스: 인스타에 많은 사진 올라온 그곳이군요.   체: 프랑스 식민지 시절 침략자들의 휴양처를 산꼭대기에 만들기 위해 베트남 사람들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아름답지만 슬픔이 어려있는 곳입니다.   베: 베트남 다낭을 실제 갔다 온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 해 주세요.   이: 프랑스 식민지의 문화같은 것으로 보이는데 베트남 성인들이 작은 의자에 앉아 먹는 모습이 특이해서 가이드에게 물어 보니 식민지민이 정복자보다 높으면 안된다고 해서 작고 낮은 의자에 앉게 했다고 하더라고요.   스: 그런 문화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니 베트남인들의 심리가 궁금해지네요.   체: 시인은 작중 인물의 거동을 스스로 해봐야 한다고 하는데 이것은 무슨 의미일까요?   스: 작중 인물에게 몰입해서 시인과 작중 인물이 하나가 된 것처럼 표현해야 한다는 뜻 같아요.   베: 그래서 시인은 천재이거나 광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군요.   이: 천재여야 쉽게 그 기분이 될 수 있고 광기가 있어야 쉽게 무아지경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트: 일본 만화 중에는 작가가 등장 인물에 너무 빠져서, 또는 독자들의 열의가 너무 강력해서 스토리의 전개가 누구 한사람에 의해서 결정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것도 있다고 합니다.   체: ‘김영하’ 작가도 말하기를 플롯 전개를 어느 단계부터는 본인이 결정 할 수 없었던 적도 있다고 하던데 이런 경우는 독자의 힘이 강력해서 그랬다고 하더라구요.   베: 우리는 아직 그런 독자수준은 아닌 것 같지만 완전한 작시술을 위한 시인의 능력에 경탄할 뿐입니다.   체: 오늘도 이런 저런 얘기로 나누다 보니 벌써 정리할 시간이네요. 다음 모임을 기약하며 여기서 마칠께요.      정리: 이       참고문헌: 아리스토텔레스, 손명현역(2009). 시학. 고려대학교출판부. 아리스토텔레스, 천병희역(2017). 수사학/시학. 도서출판 숲.   Aristoteles, Manfred Fuhrmann(1982). Poetik, Griechisch/Deutsch, Philipp Reclam    
김인자 작가의 할머니 꼬시기
"팔십만 되도 좋겠네요"

(249) 경비반장 할아버지

"이 짜식도 이제 금방 피겠네요." "이 자식이라니요? 누구요?" "예, 어르신 이거 말입니다. 요기 몽우리진 것 좀 보세요." "아, 이거요? 그르게요. 올망졸망하니 이뿌네요." 심계옥엄니 사랑터 가시는 아침. 아파트 화단 앞에서 긴호수로 화초에 물을 주시는 경비반장 할아버지를 만났다. "어르신 이 꽃 좀 보세요. 어르신이 좋아하시는 빨간색 꽃이네요." "아고 제가 빨강색을 좋아하는지 으트게 아셨어요?" "아침마다 어르신이 유독 빨간 꽃앞에서 '아이구 이뿌다, 참 곱다.' 하셔서 알았지요." "내가 그랬어요? 몰라요. 자꾸 잊어뻐려요." 자꾸 잊어버린다는 심계옥엄니를 말없이 바라다보시던 경비반장 할아버지가 빨갛게 핀 나리꽃을 보며 심계옥엄니에게 가만 가만 물으신다. "어르신, 이 꽃이름이 뭔지 아세요?" "몰라요. 다 까먹었어요." "개나리에요." "개나리요?" 심계옥엄니와 내입에서 동시에 터져나온 개나리. '어 이 꽃은 개나리가 아니라 나리꽃인데.' 하고 말하려는 내 입을  심계옥엄니가 내손을 꼭 그러쥐어 막으셨다. "아, 개나리요? 이렇게 이쁜 빨강 개나리는 제 구십 평생에 처음 봅니다. 봄에 피는 노란 개나리도 색이 참 고운데 이 빨강 개나리도 때깔이 참 곱고 이뿌네요." 그러자 경비반장님 얼굴이 새빨개지셨다. "어이구 어르신 제가 너무 많이 갔네요." 당황하시는 경비반장님과는 달리 심계옥엄니는 빨강 나리꽃을 애잔히 쳐다보시며 말씀을 이어가셨다. "노란 개나리가 강한 햇볕을 많이 받아서 빨갛게 익었나보네요. 가을 고추처럼 새빨간게 색이 아주 고와요." 경비반장님과 심계옥엄니가 하시는 말씀을 들으니 나리가 정말 개나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구 어르신 나리가 맞습니다. 저도 요즘 들어 자꾸만 깜빡 깜빡 합니다." "어느새요? 벌써 그러시믄 안됩니다. 한창 좋은 나이신데요." "좋은 나이는요. 저도 낼 모레면 팔 십인걸요,어르신." "팔 십이믄 젊지요. 팔십만 되도 좋겠네요. 아직도 팔팔한 나인데 어느새 벌써 깜빡깜빡하믄 써요? 잘 잡숫고 잠도 많이 주무시고 하세요." "예, 어르신 잘 알겠습니다." 경비반장 할아버지가 겸연쩍은 얼굴로 빨갛게 웃으신다. 그 모습이 꼭 빨간 나리꽃 같다. "뭐가 그렇게 재밌어요? 우리 경비반장님 오늘 계타셨네요. 어르신 앞이라 그릉가 막힌 말문이 트이셨네, 트셨어." 아파트 청소일을 도와주시는 청소반장님이 웃으며 다가오셨다. "안녕하세요? 어르신" "예, 요즘 그 댁 개는 어떻게 잘 지내는가요? 그 집 할머니랑은 좀 친해졌나요?" "아이고 어르신 우리 슈슈를 기억하세요?" "수순지 보린지 내 이름은 잘 모르겠고요 집에 할무니하고 못 새긴(사귄)개가 있다고 전에 한 번 말했던거 같은데?" "예, 어르신 우리 슈슈 맞아요. 기억력이 참 좋으시네요.어르신" "기억력이 좋긴요. 금방 생각한 것도 바로 까먹는걸요. 그 집 개는 먹는건 잘 먹어요? 우리집 감자는 배탈이 나서 며칠 죽게 고생했는데. 날이 점점 더워지니까 짐승들 멕이는거 조심들 해얄거요." "예. 어르신." "그나저나 그집 개는 할무니하고는 좀 사겼어요?" 심계옥엄니가 좀 전에 물은걸 또 물으신다. 그런데도 청소반장님은 처음 듣는 것처럼 정성스레 또 대답을 해주신다. "요즘은 시므지근해요, 어르신." "둘이서 좀 사이가 나아졌나보네." "나아지긴요.처음 데려왔을땐 시어머니가 '너는 좋겠다' 하구 한 대 쥐어박구 똥싼다고 또 쥐어박구 하더니 이젠 서로한테 별 관심들이 없어요." "관심이 읍어요?" "예, 시어무니도 이제 때리는 것도 귀찮은지 슈슈 안 건드려요. 그렇게 때리고 구박하시더니. 슈슈도 시어무니가 귀찮게 하든지 말든지 심드렁해요.' 나도 이제 귀찮다.나이를 먹으니까'이렇게 생각하는거 같애요. 시어무니도 당신처럼 늙었다고  봐주시는 것 같아요. 요즘은 때리지도 않아요." "때리지 않는다니 그건 참 다행인데 한집에 살믄서 데면데면 한거 그거 안좋은건데." "성격이죠 뭐. 우리 시어무니도 그렇게 곰살맞은 성격이 아니셔서요. 우리가 퇴근해서 집에 들어가도 오면 왔나보다 가면 갔나부다 하세요." "에구 그게 그런게 아닐건데. 하루종일 식구들 오길 눈이 빠지게 기다렸을건데." "누가요? 우리 슈슈요? 슈슈야 우릴 엄청 반기죠. 옷도 벗기도 전에 겅중겅중 뛰고 나가자고 하고." "개 말하는거 아니고 그 집 시어무니 말하는거요. 왠종일 식구들 기다렸을거요." "아, 우리 시어무니요?" "짐승도 쥔을 기다리는데 사람이야 말해 뭐할까. 우리집 개만해도 에미가 어디 나가서 안 들어오면 현관 앞에서 한없이 기다리고 있어요. 기다려도 안오면 문앞에까지 나가 서서 기다리는데 눈 뜨고 봐줄 수가 없어요. 그 속이 오죽해야 기다려. 개도 그렇게 식구들 기다리는데 사람이야 오죽할까. 개처럼 왕왕 짖어야만 기다리나?" "그르실랑가 어쩐가 모르겄네요. 워낙 승질이 남다르셔서여." "개가 아무리 곰살맞게 굴어도 개는 개예요. 어디 사람만 할까. 개가 아주 의뭉스러워. 지집 식구들은 으트게 그렇게 잘 아는지. 나는 밖에 나갔다 들어와도 오면 오나부다 가면 가나부다 하구 마는데 즈이 식구가 오면 왕왕 짖어대고 아주 좋아 죽어요. 개가 보통 영물이 아니예요. 아마 그집 시어무니도 그래서 자꾸 개를 괴롭힐거요. 자길 무시하나 싶어서. 그나저나 이 차가 왜 또 이렇게 늦어? 할망구들이 또 늦게 나왔나부다." 심계옥엄니가 쓸쓸한 얼굴로 말을 돌리신다. 사랑터차가 왔다. 차문이 열리고 요양사선생님 도움을 받아 차에 오르신 심계옥엄니가 의자에 앉아 안전벨트를 매시며 혼잣말을 하신다. '나란히 둘이 앉았으니까 좋갔다.' 나는 엄니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못 알아들었는데 요양사선생님은 얼른 알아들으셨나보다. "어르신도 맨뒤에 앉햐드려요?" 봉고차 맨뒤에 나란히 앉으신 마스크할머니와 꼬맹이 할머니가 좋아보이셨나보다. 우리 심계옥엄니가. 그제서야 눈치 챈 내가 "이런 우리엄니 왕따예요? "농담 처럼 말하니 당황하신 요양사 선생님 "금새 다음 정거장서 우리 심계옥어르신 옆에 유창봉어르신 앉으실텐데요." 하신다. "아 그래요?그러면 선생님 이왕이면 우리 엄니 옆에 아주 잘생긴 할아버지롤 앉혀주세요." "그를까요?" 운전하시는 기사님도 웃고 뒤에 나란히 앉은 마스크할머니랑 꼬맹이할머니가 와~~~하며 웃으신다. 그때였다. 어느새 다가오셨는지 경비반장님이랑 청소반장님이 차안에 계신 심계옥엄니에게 "어르신 잘 댕겨오셔요."하며 깊숙히 허리를 굽혀 인사를 하셨다. 그러자 봉고차 맨 뒤에 앉은 마스크할머니가 빙글빙글 웃으며 심계옥엄니를 콕 찌르며 하시는 말씀 "울 성님 잘생긴 할아부지 필요없으시겄네. 이렇게 인물좋은  젊은 비서가 둘씩이나 나란히 서서 우리 성님 잘 댕겨오시라네." 그말에 빨간 나리꽃처럼 환하게 웃는 우리 심계옥엄니. 다행이다. 나란히 나란히 모두가 함께 빨갛게 웃는 즐거운 아침. 노란 백합과 빨간 나리꽃이 나란히 나란히 경비반장님과 청소반장님이 나란히 나란히 마스크할머니와 꼬맹이 할머니가 나란히 나란히 그리고 청소반장님집에 있는 슈슈와 할머니도 나란히 나란히 오늘 하루 좋아하는 것들과 모두 나란히 나란히~~~~나란히~~~~~   ㅣ
인천작가 사이버갤러리
그곳을 그곳이게 하는 숨은 것들

(8) 김순임(조소) - 그 지역의..

인천in이 ‘인천작가 사이버갤러리’를 격주 연재합니다. 인천을 기반으로 꾸준히 활동하는 청장년 작가들과 그들의 작품을 소개하고 조망합니다. 인천 작가들의 예술세계를 시민, 대중에게 보다 가까이 다가서게 하려는 기획입니다. 작가 추천에는 고제민(화가) 공주형(미술평론가) 구영은(우리미술관 큐레이터) 윤종필(문화기획자) 이탈(화가) 채은영(임시공간 대표) 님이 참여하고, 글 정리는 고제민 작가가 맡습니다. The Space17  여수 장도     김순임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조소전공 졸업, 서울, 2007 이화여자대학교 조형예술대학 미술학부 조소전공 졸업(회화판화, 미술사 연계 부전공), 서울, 2002   [주요 개인전] 2018 8.24-10.28 흐르는 이들의 숲, 상광9갤러리, 보장암국제예술촌 Taipei Taiwan. 2017. 6. 17-7.13, Nomad Nature, 갤러리노마드, 여수 한국 2016 8/26-10/30 땅이 된 바다_굴땅, 인천아트플렛폼 야외, 인천 2012 11/29-12/16‘길이 된 사람들 On the Road’, 소마미술관 드로잉센터,서울 등 21회   [주요 기획전 및 그룹전 ] 2019 Feel Art_예술의섬 장도 개관전, GS칼택스 예울마루 장도미술관, 여수 한국 2019 사이언스월든 과학&예술 융합프로젝트 연구성과전_인천아트플랫폼 B동갤러리, 인천.한국 2018Green Body, 현장레지던시프로젝트_인천목섬과 측도,대안미술공간 소나무,안성 한국 2018 BLack Ships, Civilizstion, Remarks, And__s' Footprints:, 니치도갤러리 타이페이, 대만 2017 구징(고정) 자연과 예술 비엔날레, 구징예술가마을, 광둥 중국 2017 GNAP글로벌노마딕아트프로젝트-독일,프랑스 다름스타드 독일, 도엔앙주 프랑스 2017 미술농장프로젝트-녹색게릴라, 대안미술공간 소나무, 안성 한국 등 2002년 이후 약 190여회   [ 주요 수상 ] 2017 KAP-코리아 아티스트프로젝트 선정, 한국사립미술관협회, 한국 2010 ‘7TH ANNUAL ARTEBA- PETROBRAS VISUAL ARTS PRIZE’, ArteBA’10,부에노스아이레스, 아르헨티나 2009/2010 ‘아르코 영 아트 프론티어’ 수상 한국문화예술위원회   [ 거주 프로그램 ] 20191.3-1.31UNIST_울산과학기술원 Science Walden Project Science Art Residency, 울산 한국 2018. Khuandu Museum of Fine Art, Taitung Museum of Art, Taipei Artist Village, Taiwan, 2016.3.2-2018.1.30 인천아트플렛폼 7기와 8기 입주작가, 인천 한국 외 영은미술관, 프랑스 발로리스, 베이징 Eshu Art House, 마카오 옥스웨어하우스, 뉴욕 ISCP, 서울시립미술관 난지창작스튜디오, 미국 버몬트 스튜디오센터, 등에서 거주프로그램 수행   www.kimsoonim.com      인천시 계양구 계산동 김순임 작가 작업실       < 김순임작가 >   김순임 작가는 서로 다른 지역의 자연환경과 그 속에 거주하는 각각의 사람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각 지역에 배어든 고유의 에너지, 깊게 쌓인 결들을 그곳의 자연과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얼굴에서 찾으려 관찰하고 발견하며 작업에 임한다.   작가는 스스로 작가이자 직조자(weaver) 라고 이야기한다. 발견된 이야기들을 각 지역 특유의 자연 오브제 및 공간과 엮어 설치, 조각, 영상, 사진, 퍼포먼스, 드로잉 등의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작업은 그녀가 거주하는 지역에 기반 해 그곳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성장한다. 거주 하는 곳의 내 외부 환경과 사람들의 이야기를 흡수하여 표현하기 때문이다. 받아들인 이야기와 발견한 현상, 지역의 자연과 환경에 따라 소재를 선택하고 작업의 표현방식을 결정하는 것이다.   작가는 작업이 노동과 그를 둘러싼 자연현상 또는 환경이 어우러지고, 다시 관객의 행위와 반응으로 표현되어야 비로소 완성된다는 생각으로 이를 실현하기 위해 실험을 이어가고 있다. 새로운 곳, 새로운 생각을 찾아 나서며.    <작가의 이야기> ‘인천에서 잠자고 돌아다니면서 작업하는 사람입니다.’ 자신을 소개할 일이 있을 때 인사하며 제가 하는 말 입니다. 결혼하고 인천으로 와, 거주한지 만 14년이 되었고, 이제 다른 도시에서는 저를 ‘인천 댁’이라 부릅니다. 밖에서 인천 댁이라 불리우는 것은 그만큼 밖으로 많이 돌아다니기 때문이지요.   제 작업은 제가 딛고 있는 곳, 지역과 그 지역의 자연, 그 자연에 흡착되어 하나된 사람들, 이를 드러나게 할 자연물들로 표현됩니다. 숲에선 숲의, 바다에선 바다의, 마을에선 마을의, 도시에선 도시의 자연과 그 이야기들을 찾아내고, 그곳을 만드는 사람들을 찾아내고, 그곳을 그 곳 이게 하는 숨은 것을 발견해 최대한 그들이 가진 그대로의 색과 결이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설치, 조각, 드로잉, 퍼포먼스, 영상, 사진 등으로 표현합니다.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표현하게 된 것은 저의 예술행위의 과정에서 부터 이야기를 시작하기 때문입니다. 생각의 시작, 그 생각을 시작하게 한 씨앗에서 부터, 작업에 선택된 오브제와, 작가의 시간, 노동, 자연환경, 표현된 공간에서 태어나고 살고 사라지는 모든 것이 저의 작업에서 모두 중요한 부분이기에 이를 공유할 다양한 방식을 계속 시도하고 있습니다. 처음 보는 곳을 만나고 새로운 생각을 시작하고, 해보지 않은 작업을 하며, 질문하고 궁금해할 때 살아있다는 감정을 느낍니다. 그래서 자꾸만 떠돌게 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머물 곳(작업실)이 없어 시작된 이 유영이 이제 작업의 성격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UNIST의 사이언스 월든 프로젝트에서 과학으로 둘러 쌓인 곳에 저를 두어 생각과 작업의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자연에서 작업해오면서 환경과 에너지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어서 현재 다양한 방식으로 시각적 실험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세계>  비둘기 소년_ Daniel    흐르는 이 들의 숲   춤추는 미생물     365개가 된 한 세계 한이불 홈플러스농장 흐르는 이들의 숲_부분  
인천유람일기
극장의 문턱을 넘어

(06) 경동 애관극장 / 유광식

  애관극장 매표소, 2019ⓒ유광식   내 머리 속에는 항상 숫자들이 난립한다. 그도 그럴 것이 세상이라는 좌표 위를 거닐기 위해서는 이정표가 될 숫자들을 알고 있어야만 길을 잃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숫자는 존재를 대신하기도 한다. 태어난 년도나 나이, 주민번호, 학년과 반의 번호, 번지수, 집의 동 호수, 가격, 거리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일상 속에서 숫자로 엮어진 장우산 하나씩 쓰고 다니는 것 같다는 생각은 누구나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애관극장 후문 골목길. (우측이 1관 스크린 외벽), 2015ⓒ유광식   인천의 구도심인 동인천 지역과의 인연이 시작된 시기는 2011년이었다. 이후 이 지역에 거주하게 되면서 5년을 지지고 볶았던 시절이 있다. 한 눈에 봐도 모텔을 개조해 만든 티가 역력한 연녹색 원룸 건물에 입주하던 날이 기억난다. 유난히도 햇살이 잘 들던 창 넓은 3층 공간이었지만 주변의 숙박업소 및 종교시설에 의해 맘 놓고 창을 개방할 수 없었고, 아쉬운 각설탕 맛처럼 저렴한 월세 탓만 했다. 그래도 나는 집 근처에 애관극장이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자긍심이 있었다. 유서 깊은 극장이기도 했고, 극장이 거주 공간 가까이 있다는 사실이 마냥 좋았다.    스트레스 킬러 300원, 2016ⓒ유광식   가끔 애관극장을 찾아 영화를 본 기억은 있지만 괜찮은 영화 한 편을 가장 넓은 1관에서 보고 싶었다. 그런데 그런 기회는 가까운 거리만큼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2016년 봄, 경동을 떠나면서 생각한 아쉬움이 그 부분이었다. 1관에 대해 뭔지 모를 애착이 깊었는데 그걸 풀지 못하고 떠나는 것 같아 아쉬웠던 기억이 생생하다. 지역뉴스에 간혹 나오는 사진 만으론 성에 차지 않았던 것이다. 2017년 7월 초여름에 영화 <옥자>를 만든 봉준호 감독의 무대인사가 있었다. 바로 애관극장에서 말이다. 그때 봉 감독은 이곳이 신성일, 엄앵란의 약혼식이 있었던 장소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애관극장 1관 2층 좌석에서, 2019ⓒ김주혜   애관극장은 시대의 흐름에 맞춰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변모했다. 여느 프랜차이즈 극장과 대결하지 못하고는 있지만 이곳 만큼 인천사람들에게 추억이 가득한 장소는 드물다. 그래서일까. 아이였을 때 이곳을 드나들던 사람이 아빠가 되어 아이를 데리고 애관극장을 찾기도 하고, 청년이었던 시절을 뒤로하고 연세 드신 분들도 눈에 띈다. 극장 홈페이지에는 100여 년 전통의 극장이라는 문구와 함께 100년 후 경동이 시네마 거리가 될 거라는 선언이 적혀 있다. 지역 영상문화 발전과 다양한 기획행사를 마련한다는 문구가 거짓말이 아니라 실로 힘이 있어 보였다.  로고가 이색적인 애관극장은 표 값이 일단 저렴하다. 성인 7,000원이다. 주말이었음에도 말이다. 9,000원 하던 금액이 7,000원이면 어떤 아름다운 기분이 든다. 1관은 2층 구조이다. 관객들 대다수가 2층 좌석을 원해서인지 2층으로 모두 올라왔다. 스피커 위 먼지도 보이고 옛 극장이다 보니 앞뒤 간격이 좀 좁고 시설이 낡긴 했지만 그런 맛이려니 하며 영화를 본다. 거의 맨 뒤쪽이어서 그랬는지 영사기 돌아가는 소리도 조금은 들렸고 에어컨 소리도 나서 약간의 불편으로 다가왔던 부분이 오히려 애관극장을 떠올리게 되는 장치로 작용하는 건 아닌가 싶다.   부평 대한극장 계단 중간에 전시된 영사기의 영화필름, 2016ⓒ유광식   올해 4월에는 세월호 주간에 애관극장에서 관련 행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상업적인 시각이 아닌, 지역 문화와 사회 문제를 다함께 바라보는 공간으로 기능한 것이다. 애관이 자리한 경동의 영광은 이제 문헌에서만 자주 거론되고 있지만 이곳을 아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은 누가 뭐래도 사실이다. 나는 장소의 생명이 시대의 영광 뿐 아니라 슬픔을 보듬는 의식을 통해서도 지속된다고 믿는다. 가까운 마음이었지만 먼 시간 돌아 다시 찾은 애관극장에서 관람한 영화 한 편. 주말의 시간이 영광이었다.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무섭게 왁자지껄하게 나가는 사람들 사이로 진입해 빗자루로 의자 사이사이 떨어진 팝콘을 매섭게 쓸어 담는 3명의 스텝도 다 애관의 기억이다.  경동이라고 일컬어지는 작은 공간에는 시간이 넘보지 못할 것들이 적잖이 숨어 있다. 프랜차이즈 상점이나 커피숍, 주택, 영화관 들이 있지만 우뚝하니 그 자리에서 사람을 품는 애관극장이 마치 어미닭 같기도 하다. 나는 지난 6월 초 지인과 함께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을 1관 2층에서 관람한 뒤, 흡족함을 안고 귀가할 수 있었다. 인천은 그 안에 사랑할 공간을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도시이다. 꼭 애관극장이 아니더라도 그런 공간으로 느껴지는 곳이 있다면 조만간 그 문턱을 넘어보면 어떨까.   영화가 끝나고, 2019ⓒ김주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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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수 사태는 100% 인재"-환경부장관의 충격 비판

"담당자 처벌 미흡하면 감사원에 감사 청구"

조명래 환경부장관(왼쪽 두번째)이 17일 박남춘 인천시장(왼쪽 첫번째) 등과 공총정수장을 둘러보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장관이 “붉은 수돗물 사태는 100% 인재”라며 인천시의 부실한 행정력을 강도높게 비판해 충격을 던졌다.   조 장관은 18일 세종시에서 가진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인천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해 "담당 공무원들이 사전 대비없이 수계전환을 해 문제가 발생했다"며 "여러 문제점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는데도 무리하게 수계전환을 한 것이어서 거의 100% 인재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통상 수계전환은 10시간 정도 시간을 두고 천천히 해야 하는데 10분 만에 밸브를 열어 수돗물 수압을 2배나 높게 2∼3시간 반대 방향으로 보냈기 때문에 관로의 침적물이 떨어져 나왔다"며 "이후에도 탁도와 부유물질 정도를 보고 문제를 충분히 예측할 수 있었는데 이것도 하지 못해 모든 것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장관이 지방자치단체를 이 정도로 강도높게 비판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로 인천시의 상수도 행정이 얼마나 부실했는지를 시사해준다.   또, 조 장관은 "17일 인천을 방문해 공촌정수장 등을 둘러보면서 시 담당자들이 답을 제대로 못 할 뿐 아니라 숨기고, 나쁜 말로 하면 거짓말하는 것도 느꼈다"며 "인천시가 민원에 대응하느라 본질을 보지 못하고 사태 초기에 10일이나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조 장관은 "인천시에 담당자 처벌을 요구하고 조치가 충분치 않으면 감사원 감사를 요청하겠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수돗물 정상화에 대해서는 "29일까지 배수관, 흡수관 등 청소를 마무리할 예정이지만 그 이후에도 부유물질은 간헐적으로 나올 수 있다“며 완전히 정상화할 때까지는 한 달 정도가 더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번 사태를 기회로 매뉴얼과 관리시스템을 강화하겠지만 인천시 담당자들은 있는 매뉴얼도 지키지 않았다"며 "매뉴얼을 지키지 않았을 때 어떻게 처벌할 것인지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 장관은 18일 정부합동조사반의 조사결과 발표를 앞둔 17일 공촌정수장과 인천시를 방문해 붉은 수돗물 피해상황 등을 살펴봤다.     <관련 기사> 준비없이 수계전환해 적수 사태 발생 인재로 드러난 '적수 사태'-거센 후폭풍 예고  

"늑장 뒷북 행정, 믿을 수 있겠나?"

박 시장 정상화 계획 발표에도 주민들 불신 여전

    '서구수돗물피해주민대책위'가 16일 오후 서구 완정사가리 공원에서 연 집회에 참가한 주민들이 인천시에 대한 요구사항을 외치고 있다. 17일 박남춘 인천시장이 붉은 수돗물 사태에 대해 대응이 안이했다며 대 시민 사과를 하고 6월 말까지 수돗물을 정상화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지만 피해 주민들은 늦어도 너무 늦었고, 믿을 수 있겠느냐며 인천시 행정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고 있다. 특히 아직도 사태가 발생한 원인을 추정할 뿐 명확하게 밝히지 못하고 있어 주민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박 시장은 이날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사태 초기대응이 안이했다고 시인하고 3단계 복구작업을 통해 6월 말까지 수돗물을 정상화시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사태가 발생한지 18일 만에 발표된 대책이어서 늑장대응이란 비판을 사고 있고 원인 규명도 명확하지가 않아 피해지역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박 시장은 사태의 원인에 대해 수도관로에서 떨어져 나온 이물질 때문에 발생한 것이 확실하다고 밝혔으나 이물질이 왜 떨어져나왔고, 어떤 경로로 유입됐는지 등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했다. 서구, 영종, 강화지역 피해 주민들은 박 시장의 발표한 정상화계획에 대해  결국 안이한 대응이 사태를 키운 것아니냐며 인천시의 늑장 행정과 무능력을 비판하고 있다. 검단주민총연합회 관계자는 "사태 발생 후 20일이 다 되서야 대책을 발표하는 것은 늦어도 너무 늦은 것"이라며 "그동안 보여준 시의 무능함에 주민들이 분노가 가시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서구 주민 2천여 명은 전날 서구 마전동 완정사거리 공원에서 집회를 갖고 재해지역 선포 등 8개 항을 인천시에 요구한 바있다. 영종국제도시총연합회 관계자는 "인천시는 영종지역 붉은 수돗물은 이번 사태와 관련이 없다고 발뺌하다가 정부합동조사반의 조사가 시작된 이후 이를 번복했다"며 "불신이 커질대로 커져 있어 인천시 발표를 액면 그대로 믿는 주민들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박 시장의 정상화계획 발표에도 피해 주민들의 불신과 불만이 해소되지 않고 있어 피해보상 및 책임자 문책 등에 대한 주민들의 요구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한편 환경부는 18일 정부합동조사반의 사고원인 조사결과와 함께 붉은 수돗물 정상화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주목되고 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조사결과 발표에 앞서 17일 오후 서구 공촌정수장과 청라배수지 등을 둘러보고 현장 파악을 했다.    <관련기사> "붉은 수돗물 이달 말까지 정상화" 정상화 때까지 상·하수도비 전액 면제  

인천, 스포츠로 핫하다

이강인·류현진 이야기의 중심-어디서나 화제 만발

이강인이 U-20 월드컵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골든볼을 수상한 후 웃고 있다.   <류현진>   요즘 류현진과 이강인 이야기가 전국 어디서나 화제지만 가장 핫한 곳은 단연 인천이다. 류현진, 이강인이 인천 출신이어서 이야기의 중심이 인천이기 때문이다.       동산고 출신인 류현진은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최고의 투수로 역대급 활약을 펼치고 있고, 같은 동산고 출신 최지만은 물오른 방망이를 뽐내며 메이지리그 강타자로 거듭나고 있다.   여기에 석정초교 4학년 때 스페인으로 축구유학을 떠난 이강인이 발군의 기량으로 한국을 U-20 월드컵 결승에 진출시켜 국민적 스타로 떠올랐다.   대표팀은 결승에서 이쉽게 준우승에 그쳤지만 대회 최우수선수로 선정돼 골든볼을 수상한 이강인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은 가히 신드롬으로 불릴 만하다. 경기력은 물론이고 말과 행동까지 SNS를 통해 화제가 돼 ‘막내형’, ‘진짜이강인’, ‘2강in’이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냈다.   매스컴도 연일 이강인 이야기를 쏟아내고 있다. 이강인이 인천유나이티드 프로축구단 유소년축구팀과 석정초등학교 축구클럽에 소속해 있던 어린 시절 이야기까지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KBS가 16일 결승전을 앞두고 14일 밤에 이강인이 7살 때 출연했던 ‘날아라 슛돌이’의 하이라이트를 특별 편성해 방송했을 정도다.   7살 때 KBS2 '달려라 슛돌이'에 출연한 이강인.   정치권까지 이강인의 패스 능력을 끌어다 쓰며 치고 받는 장면을 연출하고 있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가 “국회가 이강인의 패스처럼 적재적소에 타이밍을 맞춰 추경예산을 투입해야 한다”며 추경 처리를 요구하자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자살골 넣는 선수에게 추경패스를 해야하느냐”고 맞받아 쳤다.   이 정도니 류현진과 이강인의 고향 인천이 뜨겁지 않을 수 없다. 사람들이 모이면 류현진, 이강인 이야기가 화제에서 빠지지 않는다. 실력, 기록부터 어릴 때 이야기, 가족 이야기까지 한바탕 돌아간다. 남자들 모임에서는 경기력 평가는 기본이고, 경기 결과에 대한 내기를 걸고, 의견 차이로 논쟁을 벌이기도 한다.   선수 이름을 내건 프로스포츠 구단, 자치단체 등의 마케팅도 활발하다.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 축구단은 15일 홈경기 때 이강인 사인회를 계획했다가 대표팀의 결승 진출로 이강인의 귀국이 미뤄지자 발빠르게 경기장에서 결승전 단체응원전을 펼치기로 계획을 바꿨다. 축구단은 이강인이 인천유나이티드 유소년팀 출신이라는 점을 내세워 시민들의 참여를 홍보해 16일 새벽 인천 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단체응원에는 시민 3,000여 명이 참석했다. 남동구가 마련한 U-20 월드컵 결승전 단체응원전에는 광장을 가득 채울 정도로 많은 주민들이 참석했다. 16일 새벽 인천대에서 열린 시민응원전에 참석한 학생들과 시민들이 대표팀 플레이에 환호하고 있다.     남동구청은 이강인의 고향이 남동구라는 점을 내세워 구청 광장에서 단체응원전을 마련해 주민들이 광장을 가득 채우는 '재미'를 봤다. 계양구청은 자치단체 가운데 가장 빨리 구청 광장에서 거리응원전을 갖는다고 발표하고 경기 전 문화공연을 서둘러 준비해 참석 주민들로 부터 호평을 받았다. 인천대는 U-20 대표팀 골키퍼 이광연을 응원하는 시민응원전을 복지회관 소극장에서 열었다. 인천대가 학교 시설을 개방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광연이 인천대 축구부에서 1년간 활약한 점을 적극 홍보했다.   특히 인천 스포츠 팬들은 더없이 즐겁고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강인 이야기가 즐겁고, 류현진·최지만 이야기가 신나고, 지난해 우승에 이어 올해도 1위를 질주하고 있는 프로야구 SK와이번스 이야기까지 나오면 ‘인천이 한국 스포츠의 중심’이라는 호언을 마다하지 않는다.    <최지만>   따져보면 인천은 늘 한국 스포츠의 중심부에 있었다. 1950~60년대 국민스포츠였던 고교야구를 인천고와 동산고가 제패했고, 70년대 이후 농구 중흥기에는 송도중·고 출신 선수들이 걸출한 활약을 했고, 부평고가 80년대 이후 축구명문으로 도약해 수많은 국가대표를 배출했다.   한국 스포츠에 이름을 남긴 인천출신 스타들 만 봐도 야구는 거명하기 어려을 만큼 많고, 농구는 유희형·김동광·이충희·강동희, 축구는 김남일·노정윤·이천수·이근호 등 즐비하다.   그동안 인천은 한국 스포츠의 중심부에 있었지만 요즘 같이 뜨거운 적은 없었다. 지금 인천은 스포츠로 핫하다.  

'인천e음' 뜨겁다 - 가입자 25만명 돌파

[지역화폐 열풍] ①도입 서두르는 기초단체들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개발한 전자 지역화폐 ‘인천e음 카드’가 인천 시민들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가입자 수가 최근 25만 명을 넘어섰고, 발행액은 644억 원을 돌파했다. 이를 계기로 역외 소비 비율이 50%를 넘는 인천 경제에 선순환 소비구조가 구축될지 주목된다. 반면 각 지역마다 혜택이 차이를 보이면서 지역 불균형 우려와 함께 자칫 세금 퍼주기식 행정이 될 수도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인천in]은 인천e음 카드의 보급 현황과 가능성, 문제점, 개선방안 등을 3차례로 나눠 연재한다. 인천e음 카드. 인천시가 전국 최초로 개발한 선불형 지역 전자화폐 '인천e음 카드' 가입자 수가 최근 25만 명을 넘어서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발행액은 무려 644억 원을 돌파했다. 출시한 지 10개월 만에 이룬 성과다.   인천e음 카드는 역외 소비 비율이 50%를 넘는 인천 경제에 선순환 소비구조를 구축하기 위해 시가 지난해 7월 도입한 모바일 기반의 카드형 지역 화폐다.   사용자가 휴대폰 어플리케이션에서 인천e음 앱을 다운로드 받아 연결 은행을 등록한 뒤, 금액을 충전하고 카드를 발급받아 직불카드처럼 사용할 수 있다.   기간별 가입자 수를 보면 서비스 초기인 2018년 6∼8월 3831명, 9월 1390명, 10월, 2602명, 11월 1505명, 12월 2802명 등으로 집계됐다.   이 수치는 올해 초까지 이어지다 지난 3월 4944명, 4월 4만753명으로 급증했다. 5월 한 달 동안에는 19만6822명을 모으는 데 성공했다. 6월 첫 주에도 6만3432명을 유치했다.   이런 폭발적 상승세로 출시 1년을 맞은 지난달 말까지 가입자 25만9820명, 발행액 644억원, 결제액 495억원 등의 실적을 올렸다.   인천e음 전자상품권 이용실적. 무엇보다 인천e음 카드의 인기는 결제 금액의 6~10% 수준을 현금으로 되돌려주는 '캐시백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인천e음 카드는 일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와 다르게 전월 실적이나 한도 조건 없이 6% 캐시백을 제공하고 있다. 6% 캐시백 중 4%는 정부가 2%는 시가 지원한다. 또 연말정산 할 때 신용카드의 2배인 30% 소득공제를 제공한다. 전통시장에서 사용하면 40%까지도 가능하다. 특히 지난달 1일 시작한 서구 서로e음 카드는 사용자에게 4%를 추가로 지원해 무려 10% 캐시백을 받을 수 있다. 이는 전국 최대 수준의 혜택이다. 소상공인의 카드 수수료도 전액 지원했다.  여기에 지역 내 대부분의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과 편의성도 실제 사용자를 모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사용처는 인천에 사업자 등록을 한 전체 점포의 99.8%, 17만5천여 개소가 해당한다. 백화점,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과 일부 프랜차이즈 직영점을 제외하면 사실상 대부분의 점포에서 사용이 가능한 것이다.   서구 서로e음 카드. 인천e음과 서로e음 카드가 지역에서 거센 바람을 일으키면서 기초자치단체의 참여도 잇따르고 있다. 인천 10개 군구중 2번째로 도입되는 연수구 연수e음 카드는 이달 29일 발행을 앞두고 있다. 캐시백은 서로e음과 같은 10%로 예정됐다. 구는 카드 출시 처음 한 달 간 한정으로 11% 캐시백을 주기로 했다. 미추홀구 미추홀e음도 다음달 1일 발행할 예정이다. 국비 4%, 시비 2%에 구비 2%를 추가 지원해 총 8%의 캐시백 혜택을 누릴 수 있다. 남동구는 오는 17일 시와 협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중 캐시백 7.5%를 적용한 남동e음을 발행한다. 부평구와 계양구는 올 하반기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 위해 준비 중이고, 중구는 다음 달 중 관련 용역을 검토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부터 옹진·강화군을 제외한 인천 전역이 e음 카드 발행에 동참하면 발행액은 더욱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시는 올해 전자상품권 3천억 원 사용을 전제로 국비 120억원을 확보한데 이어 사용액을 7천억 원으로 늘려 국비 160억원 추가 지원을 신청한 상황이다.    미추홀구는 최근 인천시와 코나아이와 미추홀e음 발행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다음달 1일 발행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시는 인천e음 카드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인천학원연합회와 관련 업무를 협약한 데 이어 이달 인천경영자총협회와 ‘인천e음 전자상품권 이용 상생 협력’을 협약했다. 시는 인천경총 회원사의 인천e몰 무료 입점을 통한 우수제품 홍보 등을 지원하고, 경총은 회원사와 사원을 대상으로 인천e음 전자상품권 사용을 권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시는 인천e음 카드 사용자가 늘어남에 따라 인천e음 카드 플랫폼의 부가서비스를 다양하게 확대해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인천e음 카드로 시민들과 소상공인이 이어지고 나아가 인천 경제가 성장할 수 있는 선순환 경제구조를 만들고자 한다"며 "시와 군구가 인천e음 플랫폼을 통해 상생 협력체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8개월째 결론 못낸 바닷모래, '밀고 당기기'

업체·어민 측 3차 협의 불발... 8개안 대부분 합의, 보상대책에 이견

    인천지역 바닷모래 채취가 2년 가까이 중단된 가운데 이해관계가 뚜렷한 골재업체들과 어민 등과의 대치가 지속되고 있다. 양 측의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해사 채취 허가 기관인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협상 테이블만 마련한 채 이렇다할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11일 수협중앙회와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에 따르면 협회 관계자와 어민 대표 6명은 지난 10일 옹진군청에서 3차 협상을 벌였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현재 8개 협의안 중 선박통항안전대책과 채취선 안전운항 상시점검, 해사 채취 3년 뒤 연안해역 제외, 산란기 채취 금지(5~8월)와 공유수면점용료 수산자원 조성 50% 투입 등 대부분의 조항에서 합의를 이뤘다. 하지만 합당한 인근 어민 보상 등 조항을 두고 양측이 이견을 보이면서 합의가 불발됐다. 양측의 4차 협상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어민 측 관계자는 "현장에서 조업을 하고 있는 어민들이 앞으로 입게 될 직·간접적인 피해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과 선보상 약속이 필요하다"며 "선보상이 진행되면 다른 어민들과 협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골재협회측은 당초 11일 해양수산부를 항의 방문한 뒤 바닷모래 채취 선박을 이용해 해상시위와 항로봉쇄 등 극단적인 행동까지 검토했지만, 일단 어민 측과 대화 테이블이 이어짐에 따라 집단 행동은 보류한다는 방침이다.   한국골재협회가 지난 7일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선갑도 해사 채취 승인'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 인천시는 수도권에 골재를 공급하기 위해 2023년 9월까지 5년간 선갑도 앞 바닷모래 1천785만㎥의 채취를 허용하는 '바다 골재 채취 예정지'를 지난해 9월 고시했다.  지정된 바닷모래 채취 예정지는 총 7개 광구로 전체 넓이는 954만3천㎡, 바닷모래 부존량은 2억3천307만㎥이다. 이에 지역 골재업체들은 행정절차를 거쳐 해역이용영향평가 최종보고서를 2017년 8월 접수했다. 해사 채취 허가를 받으려면 인천해수청 해역이용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 인천해수청은 8개월 넘게 결론을 내놓지 않고 있다. 사업 재개와 관련한 각 단체장의 동의 합의서가 빠져 있다는 것이다. 협의대상은 4명의 수협중앙회 관련 단체장과 2명의 지역 어민단체장 등 총 6명이다. 과거에는 인근 해안에서 어업활동 중인 지역주민들에 한해 협의해야 했지만 관련 법령 개정으로 협의대상이 확대됐다.   수협과 어민, 지역 환경단체들은 바다골재 채취 산업에 대해 해양 파괴로 인한 어장고갈을 이유로 해사채취 중단을 요구해 왔다. 그동안 인천 앞바다에서 채취한 모래만 1억8천만㎥ 규모로 앞으로 3년간 1천785만㎥를 채취하려 하는데 뚜렷한 바다환경 보존대책은 전무하다고 이들은 밝히고 있다.   이들 단체는 집회 등에서 “골재업자들이 임의대로 작성한 해역이용 영향평가서는 부실한 현장 조사자료와 미흡한 사업필요성으로 부실하게 작성됐고, 사업의 필요성만 강조하고 있다”며 "2020년까지 총 골재 대비 바다모래 비율을 5%로 낮춘다는 내용의 골재수급 안정화 대책 합의사항을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수협과 지역 어민, 환경단체가 지난해 '선갑도 해사 채취 중단'을 요구하며 집회를 열고 있는 모습. 인천 앞바다 바닷모래 채취가 1년 넘게 중단되면서 바닷모래 채취업체들은 어려움에 처해있다. 협회 소속 15개 회원사와 60여개 협력업체 직원들은 지난 20일부터 인천해수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해사 채취 허가 요구와 생존권 보장 등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7일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 앞에서 추가 집회를 열었다, 한국골재협회 인천지회 관계자는 "인천해수청은 수협과 해수청이 선정한 대표자 6명의 서명이 들어있는 협의서를 제출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며 "애초 동의를 구할 수 없는 협의서 제출은 결국 승인을 지연시키게 하기 위한 전략일 뿐"이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수협 관계자는 "어업인들은 기본적으로 바닷모래 채취에 반대한다는 입장"이라며 "부득이 하게 바닷모래 채취가 필요하다면 바다 환경에 영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업체와 어민들의 세부 조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해수청 관계자는 “협의서 제안은 이해 관계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합의한 사안이며,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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