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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획연재 |

양진채 소설가의 <소설로 읽는 인천>
코스모스 한들한들 피어 있는 그 곳

(22) 단편소설 <아직, 코스모..

‘징하다’는 말이 문뜩 떠올라 사전을 찾아본다. ‘징그럽다’의 전라도 방언이란다. 올 여름에 붙이고 싶은 말, 참말로 징하요잉. 더워도 너무 더웠다. 아직도 진행중이다.   <양진채의 소설로 읽는 인천>을 24회까지, 만 2년 연재로 기획하고 있다. 지금까지 읽은 인천 소설을 지역별로 살펴본다. 강화군 <보리숭어> 계양구 <2번 종점>, <콜트스트링의 겨울> 남동구 <포구의 황혼>, <바람은 불고 싶은 데로 분다> 동구 <부처산 똥8번지> 미추홀구 <플러싱의 숨 쉬는 돌> 부평구 <거기, 다다구미>, <나팔꽃 담장 아래>, <여우재로1번길> 연수구 <협궤열차>, <허니문 카>, <서킷이 열리면>, <천천히 가끔은 넘어져 가면서> 중구 <중국인거리>, <패루 위의 고래>, <너의 도큐먼트>, <중국어 수업>, <춘자>, <중국인 할머니>, <개항장 사람들> 연수구와 중구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 많다. 서정적이고 사라져간 곳, 낡은 곳이 소설무대로 자주 등장하는 건 어쩔 수 없다. 아쉬운 건 서구와 옹진군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 없다는 것이다. 이왕 인천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다루고 있으니 두 지역을 배경으로 한 소설을 찾아 실을 생각이다. 옹진군이 속한 섬을 배경으로 발표된 작품은 있는데, 아무리 뒤져도 서구를 배경으로 한 소설이 없다. 가좌동, 가정동, 석남동, 검단, 청라 등인데 아무래도 다른 지역과 구별되는 특색이 적고, 매립으로 생긴 지역이라 그럴까. 결국 그런 이유를 변명 삼아 몇 년 전에 발표한 내 소설 <아직, 코스모스>를 읽기로 한다.   <아직, 코스모스>는 매년 열리는 매립지 ‘국화축제’를 위해 한여름 코스모스 모종을 심는 얘기가 주된 소재이다. 악취 나고 더러운 쓰레기를 매립한 곳에 흙을 덮고, 우아하고 탐스럽고 아름다운 꽃들을 심어 축제를 여는 아이러니를 생각하면서 쓰게 된 소설이다. 거기에는 국화 축제이지만 국화보다 많은 코스모스도 한 몫 한다. 어릴 적 학교 다닐 때, 길가에 코스모스가 참 많았다. 꽃을 따 바람개비놀이도 했던 기억이 있다. 웬일인지 주안7동 주택에 살 때, 우리집 대문 양 옆 기둥 쪽에 코스모스를 심고 싶었다. 길가의 모종을 퍼오기도 하고, 가을에 씨를 받아다가 봄에 심기도 했다. 집에 들어가는 문앞이 코스모스 꽃으로 흔들리면 근사할 거라는 생각을 한듯하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환하게 꽃 핀 대문을 들어선 기억은 없다. 코스모스에 대한 미련이 나도 모르게 남아 있던 것일까.   소설 속 나는 갑자기 아저씨의 부름을 받고 허허벌판에 코스모스 심기를 하러 나간다. 코스모스는 어떤 꽃인가. “예전엔 길가에 널린 게 코스모스였는데 이것도 뭔 귀한 꽃이라고 꽃구경 온다고 심는다요?” “그래도 그렇지. 놔두면 알아서 싹이 나고 꽃이 피는 걸 이렇게 모종으로 심는다고 난리를 치니 이거야 원. 덕분에 우리 일거리 생겼으니 좋긴 하지만 서두.” 이런 꽃이다. 귀히 기르는 꽃이 아니라 길가에 알아서 씨가 떨어져 싹이 나고 꽃을 피우는 꽃, 가꿔서 피우는 꽃이 아니다. 그런데 지금은 코스모스 모종을 대량으로 심는 작업을 한다. 꽃 축제를 위해서.   “이 넓은 데가 전부 코스모스라고 생각해봐요. 장관이 따로 없죠. 지금은 모종을 심으니 감이 안 오겠지만 가을에 축제 열릴 때 한 번 와 봐요. 온통 꽃 천지죠. 뉴스에도 나고 관광버스도 몰려들고, 사람들이 꽃에 허기라도 들린 것 마냥 떼로 몰려와서 발 디딜 틈도 없이 꽃을 보겠다고 난리법석이고. 꽃이란 그런 건가봅니다.”   꽃에 허기진 사람들을 위해 꽃에도 질서가 있다.   넓은 평원이 조금씩 코스모스 모종으로 채워지고 있었다. 오전에 심었던 코스모스 모종은 자라서 진노랑 꽃을 피우는 황화코스모스였다. 그 밭은 온통 노란색으로 물결쳐야 해서 노란색이 아닌 꽃을 피우면 뽑아내야 한다고 했다. 꽃에 허기진 사람들을 위해 색을 맞춰줘야 했다. 오후에 심는 코스모스는 흰색 분홍색 보라색의 꽃들이 피어나는, 우리들이 흔히 보는 코스모스였다. 그곳에 노란 코스모스가 피면 꽃 피우기도 전에 뽑힐 것이다. 꽃들도 인간의 눈을 즐겁게 하기 위해 제 자리가 필요했다.   하루종일 꽃모종을 심고 돌아가는 길에서야 나는 그 허허벌판이 쓰레기매립지라는 것을 안다.   “이렇게 넓은 땅이 아직 남아 있는 줄 몰랐네요.” “좋아 보이냐?” “탁 트인 게 시원하게 보기 좋잖아요. 아저씬 안 좋아요?” “이 땅 아래 뭐가 있는 줄 알면 기절할 걸? 우리가 매일 처리하던 냄새나고 더러운 쓰레기가 파묻혀 있는 곳이 여기야. 쓰레기를 매립한 땅이다 그 말씀이지. 겉으로 보기엔 전혀 모르겠지? 꽃이라도 피어봐라. 땅 밑에 수 천 톤의 쓰레기가 깔려 있을 거라고 누가 생각이나 하겠냐? 생각한다고 해도 그게 믿기기나 하겠나.” 아침에 아저씨 차를 타고 올 때 줄지어 지나가던 트럭들이 떠올랐다. 모두 쓰레기를 실은 차량이었다. 땅 밑에 쓰레기가 깔리고 땅 위는 한들한들 흔들리는 질서와 조화가 자란다.   거기다 한 술 더 떠서 코스모스 축제인 줄 알았는데 그것마저 아니었다.   “아저씨, 코스모스 축제는 언제해요?” “코스모스 축제?” 아저씨는 무슨 소리냐는 듯이 불콰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우리가 오늘 하루 종일 심은 그 코스모스가 언제 꽃이 펴서 축젠지 뭔지 하냐구요? 저도 꽃이 필 때 보러가려구요.” 그제야 아저씨는 내 말을 알아들었다는 듯이 빙긋이 웃었다. “얼씨구. 코스모스는 가을에 피지. 근데 그거 코스모스 축제 아냐. 국화축제지. 세상에 오묘한 국화들이 몽땅 모여 향기를 뿜고 자랑을 하지. 코스모스는 곁다리야. 그 넓은 땅에 전부 국화만 심을 수 없으니까 만만한 코스모스 모종을 심어놓은 거지.” “코스모스 축제가 아니라 국화 축제라구요? 국화 모종은 안 심었잖아요? 심지도 않았는데 무슨 국화축제를 해요.” 나는 맥이 빠지는 기분이었다. 코스모스 축제를 위해 하루 종일 코스모스 모종을 심은 것이 아니라 국화축제를 위해 곁다리 장식으로 꾸밀 코스모스를 심었다니. “국화야 귀하신 몸이니 꽃망울이 터질 때, 행사 직전에 대량으로 사다가 땅에 묻거나 장식하거나 하지. 아니면 희귀한 국화를 구해 진열하는 것이고. 그건 우리 소관이 아니야. 우린 코스모스 모종만 심으면 되는 거지.”   아저씨와 나는 한때 같이 쓰레기집하장에서 일을 했다.   인간들만이 쓰레기를 만든다. 그리고 시치미를 떼듯 흙을 덮고, 꽃모종을 심고 축제를 벌인다. 언젠가 아저씨가 말했다. 쓰레기만큼 적나라하게 인간을 드러내 보이는 것도 없다고. 인간은 어둡고 더러운 본성은 쓰레기봉투에 버리고, 이성이 차린 만찬을 매일 즐기고 있는 거라고. 그러니 악취 나는 쓰레기가 매일 넘쳐나는 건 당연한 거라고. 그런 쓰레기를 치우는 우리야말로 본성에 가장 충실한 사람들 아니겠냐고.   한여름 뙤약볕에서 모종을 심고 있는 나는, 방세가 밀려 쫓겨날 처지에, 쓰레기집하장에서 일을 하다가 자신이 가진 것과 똑 같은 ‘마트로시카’를 발견한다. 주인집이 짐을 빼겠다고 한 날이었다. 나는 그 러시안 인형 ‘마트로시카’가 내 것처럼 생각된다. 내 것이, 내 흔적이, 내 삶이 쓰레기봉투에 버려졌다고 생각된다. 그날 여자친구를 만났지만 결국 헤어졌다. 우리는 서로를 잘 아는 것 같지만 실상은 하나도 모른다. 허허벌판 코스모스를 피울 땅이 쓰레기로 매립된 곳인지, 국화축제인 줄 알았는데 실상은 코스모스꽃이 더 많다거나, 커피를 쓰다고 한 건지, 짜다고 한 것인지, 밥을 먹다가 왜 눈물을 흘리는 것인지, 왜 마트로시카 인형을 깨버릴 수밖에 없는 것인지, 왜 땀을 흘리며 코스모스 모종을 심고 있는 것인지.   카오스의 내가 코스모스를 심는다. 우주를 가리키는 코스모스와의 연관을 찾아보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꽃 코스모스를 심는다. 솔잎만큼이나 가늘고 금방이라도 말라버릴 것 같은 여린 잎, 꽃들은 갈대보다 더 쉽게 바람에 흔들린다. 카오스의 내가 반 뼘 길이의 코스모스를 한 뼘 간격으로 줄과 넓이를 맞춰가며 심는 일이 어쩌면 이 세계의 질서를 지켜내는 일은 아닐까, 코스모스 꽃의 여린 잎이 흔들리며 바람의 방향대로 움직이는 일이 조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은 아닐까 제법 엉뚱한 생각도 들었다.   어느 날, 쓰레기봉투 속에서 발견하게 될 내 흔적과 맞닥뜨리지 않기 위해서인지. 혼돈을 뜻하는 카오스와 우주를 뜻하는 코스모스. 소설의 코스모스 심기는 카오스의 나를 흔들리지 않게 뿌리 내리는 일. 어설프게 앉아 저린 다리를 주물러가며 허허벌판을 모종으로 채워나가는 것. 그래서 나는 모종심기를 끝내고 나올 때 종이컵에 모종을 챙겨나는 것.   그나저나 밥 든든히 먹은 뒤 하늘은 높고, 코스모스 흔들리는 흙먼지 날리는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건 나만일까.    
말랑말랑 애덜이야기
대학 강의 평가와 가르칠 수 있는 ..

제58화 - 이태희 / 인천대 기..

    얼마 전 동료 교수들 모임이 있었다. 주요 화제는 강의 평가에 관한 것이었다. 대학별로 약간의 시차가 있지만, 대학에서의 강의평가 실시는 대략 십 수 년이 지나고 있다. 학생들은 학기말이 되면 거의 필수적으로 수강한 강의에 대한 평가에 참여해야 한다. 대부분의 대학이 강의평가와 성적 열람을 연계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물론 자신의 성적을 열람하지 않겠다고 생각하면 강의평가를 수행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런 학생들은 거의 없다. 교수 사회에서 한동안 강의평가에 대한 저항감이 있었지만 지금은 연착륙한 셈이다.   교수들이 강의 평가에 관심을 갖는 가장 큰 이유는, 솔직히 말해, 강의의 질을 어떻게 향상시킬까하는 마음보다는 강의 평가 점수가 얼마 나왔는지, 그것이 어떻게 작동할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물론 강의의 질 향상을 위한 마음이 전혀 없다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강의평가 점수가 자신의 임무와 지위에 강력한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관심사가 된다. 특히, 정년이 보장된 전임 교수들과 달리 매번 계약을 경신해야 하는 이른바 비정규 교수들 - 강의교수, 전임대우교수, 객원교수, 초빙교수 등 이름도 다양하다 - 의 경우엔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한동안 강의 평가 점수를 참조자료 정도로 여겨왔던 대학들이 최근에 와서 강의 평가 점수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시작했다. 비정규 교수들의 계약 갱신은 물론, 전임교수들의 업적평가에도 반영하고 있다. 일정한 점수를 기준으로 강의 배정에 활용하는 것은 물론, 임용 여부의 자료로 활용하기도 한다. 심지어 모 대학에서는 5.0 만점의 강의 평가에서 4.0 이하의 점수를 받으면 퇴출된다고 한다. 이런 환경 속에서 강의 평가를 잘 받기 위한 ‘묘수’들이 등장한다.   어떤 과목의 교수는 강의 시작 10분 전에 강의실에 도착하여,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킨 후 음악을 틀어놓고, 강의실에 들어오는 학생들을 일일이 악수와 환한 미소로 맞이한다고 한다. 강의시간에 5분 늦게 들어와 5분 일찍 나가는 교수가 명교수라는 말은 옛말이다. 강의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는 다양한 주문도 쏟아져 나왔다. 학생들에게 항상 친절하라, 학생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지마라, 과제 많이 내주지 마라, 싫은 소리 하지 마라, 똑같은 질문을 여러 번 받더라고 화내지 말고 웃으면서 답하라 등등. 이 정도면 교수도 거의 감정노동자 수준이다. 더욱 놀라웠던 주문은 “강의 평가 잘 받고 싶으면, 학기말에 피자를 쏘라”는 것이었다. 헐!   과거 대학 교수의 ‘권위’가 살아있던(?) 시절에 비추면 격세지감이다. 교수의 말 한마디에 ‘끽’ 소리도 못 내고 숨죽이며 질문 한번하기 힘들었던 시절에 비하면, 요즘 학생들은 참 다르다. 우선 놀라운 것은, 강의마다 과목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필자가 주로 담당하는 글쓰기 과목의 경우, 필수 교양과목이어선지 강의실에서 자는 학생들을 심심찮게 본다. 강의가 졸려서 ‘조는’ 것이 아니라, 아예 팔베개하고 엎드려 ‘자는’ 모습은 예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장면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자는’ 학생들을 깨워 잔소리(?)를 하곤 했었다. 그러나 요즘에는 거의 깨우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부터 익힌 버릇이려니 하고 내버려 둔다. 한편으로, 과거와 달리 아르바이트에 시달리는 “졸린 청춘”들이 안쓰럽기도 하다.   어디서부터 풀어야할까? 어떤 동료 교수는 요즘 학생들의 풍토에 개탄하기도 한다. 강의의 성패는 강의의 질에 달린 것이지, 학생들을 위한 배려나 비위맞추는 것으로부터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좋은 강의를 해서 좋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러나 10분 먼저 와서 학생들을 배려하는 교수가, 학생들과 교감을 위해 호주머니 털어 피자를 쏘는 교수가 좋은 강의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닐 것이다. 문득 예의 모임에서 어느 동료가 소개하기도 했던 파커 J. 파머의 [가르칠 수 있는 용기]라는 책이 떠올랐다. 아니 그 책 속 한 구절이 떠올랐다.         “가르침의 용기는, 마음이 수용 한도보다 더 수용하도록 요구 당하는 순간에도 마음을 열어 놓는 용기이다.”   나는, 출석을 부르자마자 “자는” 학생들 앞에서, 노트북 떡하니 켜 놓고 ‘다른 것’ 보는 학생들 앞에서, 열심히 가르쳤는데 강의평가는 오히려 야박한 학생들 앞에서, 과연 마음을 열고 있는지, 열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천천히 물어야 할 일이다.  
우리아이를 위한 학교밥상 처방전
속이 편해 체력을 길러주는 채식밥상

(6) 메니에르 증후군, 꾀병 같..

하루 두끼를 학교에서 먹는 아이들. 운동할 시간은 없고, 패스트푸드로 스트레스를 푼다. 성인병과 알러지질환이 늘어나고, 덩치는 크지만 체력은 약해졌다. 학교밥상으로 건강해지게 할 순 없을까? [인천in]이 '우리아이를 위한 학교밥상 처방전'을 주제로 매주 목요일 10회에 걸쳐 우리의 학교밥상을 긴급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1. 고기반찬 편식이 부른 비만, 학교밥상부터 달라져야 2. 우유와 성조숙증, 무슨 관계? 3. 학교밥상에 오르는 발암물질들 4.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학교밥상 5. 과민성대장증후군, 학교에선 똥을 못 눠요. 6. 메니에르 증후군, 꾀병 같지만 만성병 7.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 좋아하는 아이 8. 항생제로 크는 아이들 9. 40년 학교 밥 먹고 고지혈증 걸린 교장선생님 10. 건강한 밥을 먹을 권리 수험생에게 많이 나타나는 증상 가운데 위메니에르 증후군이 있다. 주요 증상으로는 어지럼증, 토하고 싶고, 멀미가 나는 듯한 증상인데, 갑자기 쓰러질 듯 어지럽고 미식미식 거려서 병원에 달려가 진찰을 해 보면,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거나 ‘이석증’으로 진단을 내리기도 한다.   어린 시절 비위가 약했던 나는 학교에서 가끔 미식미식거리고 토할 것만 같은 증상으로 고생을 하곤 했었다. 눈 앞이 어지러워 체육시간에 밖에 나갈 수 없어 선생님께 말씀 드리고 일찍 조퇴를 하여 자주 가던 내과에 가서 진찰을 받아보면, "많이 피곤했나 봐요... 좀 쉬게 해 주시면 나을거예요." 하시면서 돈도 안받고 집으로 돌아오곤 했다. 나는 내가 무슨 큰 병이라도 걸린 것은 아닌지,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백혈병은 아닌지, 머릿 속으로는 온갖 영화를 다 찍으면서 병원에 가는데, 항상 선생님은 아무 이상이 없다고 하셨던 것이다.   억울한 기분으로 집에 돌아와서 자리를 깔고 누워 TV를 보다가, 엄마가 " 좀 어떠니?" 물으실 때가 되면,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나 자신에 대해 놀라기도 했었다. 꾀병이었나???   이런 증상이 바로 메니에르증후군이다 메니에르 증후군이 나타나는 가장 큰 원인은 귓 속에 임파액이나 혈액같은 액체가 몰리기 때문인데, 한방적으로 말할 때는 '습담(濕痰)'이라고 하며, 소화기능이 약하거나 신경을 많이 쓰는 예민한 사람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특히, 요즘 수험생들처럼 한 자리에 지나치게 오래 앉아 공부만 하는 경우, 운동부족과 스트레스로 인해 음식물이 소화되고 흡수되는 과정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고,불필요한 수분과 가스를 생성하여, 장관 내부에 축적 될 경우에는 소화장애와 더불어 어지럼증, 구토, 멀미 등의 증상을 유발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흔한 질병 중 '신경성 소화장애'라는 말이 있는데 신경만 쓰면 속이 쓰리거나, 체하거나, 더부룩 가스가 차거나,식도와 위를 연결하는 부위가 답답하고 목으로 역류를 한다거나... 하는 소화장애가 생기는 증상을 일컫는다. 시험 전 날 혹은 시험기간에는 배가 아파 식사를 못하거나, 체기가 있어 고생하는 아이들이 바로 신경성 소화장애를 앓고 있는 것이다.   이런 친구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입시경쟁이 만들어낸 비극 중 하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들은 어떻게 자신의 몸에 나타나는 당혹스런 통증과 불편함을 다스려야 하는지 전혀 모른다. 그저 약을 복용하거나 아픈 채로 견디는 수 밖에 없다. 그러면서 늦은 시각까지 공부하느라 지쳐 밤 10시가 넘은 시간에 편의점 의자에 빽빽하게 앉아 삼각김밥과 컵라면을 먹는다. 우리 아이들의 건강, 이대로 좋은가?   만성위염과 위메니에르증후군에 시달리며, 생리때만 되면 진통제를 먹지 않으면 떼굴떼굴 구르느라 공부를 할 수 없는 여학생들이 너무 많다. 무월경증도 심각할 정도로 늘어나고 있다. 자기의 몸을 소외시키고, 입시공부에 집착해야 하는 현실 속에서 하루 두 끼 제공되는 학교밥상은 아이들에게 절대적인 영양공급원이자 오장의 건강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보약이다. 특히 수험생들에게 학교밥상은 더욱 절실한 두 끼니이다. 공부 잘하려면 고기를 더 먹여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님들이 계시다면, 제발 생각을 바꿔주십사 부탁하고 싶다. 아이들이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야, 체력이 길러지는 것이고, 먹은 음식들이 소화 흡수되어 에너지로 전환이 되는 법이다. 기분만 좋게할 뿐 실제로는 소화를 잘 못시키는 메뉴 대신, 속도 편하고, 영양도 풍부한 음식들을 먹이자. 그러기 위해 가장 먼저 진행되어야 할 것이 바로 학교밥상 먹거리교육이다. 아이들에게 주어지는 채식밥상이, 영문도 모르는 채 고기를 빼버린 먹을 거 없는 식단이라는 오해 대신, 질병을 치유하고 체력을 길러주면서 동물도 살리고, 지구도 살리는 건강한 식단이라는 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일선에서 부모를 대신하여 아이들에게 건강하고 맛있는 밥상을 제공하느라 고생하시는 모든 영양(교)사 샘들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리며, 그분들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학부모 학생의 인식개선이 선행되기를 진심으로 기도한다. [학교밥상, 이런 메뉴 어때요? ]     여름철 입맛을 돋우면서 위와 장을 튼튼하게 해주는 영양만점 샐러드. 산마는 한방에서 [산약]이라는 이름으로 자주 사용되는 보약류이다. 연근은 빈혈을 예방해주고, 혈관을 튼튼하게 해준다. 신선한 채소를 곁들이면 보기도 먹기도 좋은 요리가 된다. 귤 껍질은 중초의 기순환을 도와 체기와 어지럼증을 다스리고 소화를 돕는다.   산마연근샐러드   재료 : 산마, 연근, 방울토마토, 어린잎채소 소스 : 소금, 사과식초, 귤청 (없으면 유자청),참기름 조금, 통깨 (취향에 따라 마늘을 조금 곁들여도 좋다)   만드는법   연근은 식초물에 1분간 데쳐 준비하고, 나머지 재료는 생으로 준비한다 소스를 만들어 섞는다 예쁘게 접시에 담아 즐긴다    
팩션 인천사
백령도 인당수에서 남북합작 [심청..

(3) 신상옥 영화 [효녀 심청],..

  백령도 심청각 앞 인당수   최근 인천시 자치단체장 선거에서 백령도와 중국 간 직항로 개설 공약이 제시되기도 하는 등 서해 5도 평화수역 개발에 대한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나와 시민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사실 이 정책은 십수 년 전부터 거론되었던 것인데 요즘 조성되기 시작하는 남북 교류 국면에 따라 실현 가능성이 부쩍 커지고 있다. 역사적으로 살펴봐도 황해도 산둥반도 항로는 선사시대 때부터 활발하게 이용된 해양 교통로였다는 게 여러 유적에 의해 밝혀지고 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형상화한 문학 작품으로는 [심청가]가 아마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일 것이다. 심청전의 근원설화가 아시아에 널리 분포되어 있는 것을 보면 고대 사회 한민족의 교류 양상을 짐작할 수 있다. 우리나라 설화로는 눈먼 어머니를 위해 종으로 몸을 판 ‘효녀 지은 설화’와 바다에 희생 재물로 바쳐졌다가 용왕의 딸과 혼인하여 되돌아온 ‘거타지 설화’를 예로 들 수 있다. 일본 설화 ‘소야희 설화’도 재물로 바쳐진 처녀가 살아 돌아와 어머니 눈을 뜨게 한다는 내용으로 대동소이하다. 멀리 인도에도 효행이 지극한 아이가 부처의 은혜를 입어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다는 ‘전동자 설화’가 전해져 내려온다. 근원 설화의 분포 지역을 살펴보면 심청 설화가 불교 문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추측된다. 전남 곡성에 있는 [관음사 사적기(寺跡記)]에 기록된 효녀 ‘원홍장’ 이야기는 심청전과 이야기 구조가 너무 흡사하여 심청전의 근원설화로 평가되고 있는데 ‘원홍장’ 설화는 중국 절강성 지방에서 한반도 남쪽 지방으로 불교가 전파된 것으로 추정케 하는 유적들의 연기설화(緣起說話)와 상당 부분 일치한다. 관음사는 서기 300년경에 창건되었고 사적기로 ‘원홍장’ 설화를 기록하고 있으니 불교가 한반도에 전래되면서 심청 설화도 함께 들어온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설화의 내용은 장님 아버지를 둔 ‘원홍장‘이라는 여인이 중국 상인을 따라 중국 절강성으로 가서 고향을 그리워하며 불상을 하나 고향 마을 관음사로 보내고 맹인 아버지가 관음사에 와서 기쁨에 겨워 눈을 뜨게 된다는 스토리이다. 중국 절강성 녕파(寧波) 부근에는 심청전과 관련이 있을 것으로 추측되는 지명이 여럿 보인다. ’도화도(桃花導)‘, ’심가문(沈家門‘), ’심청원‘ 등이 그 예이다. 곡성의 관음사는 서기 300년경에 축조되었다고 기록되어 있는데 [관음사 사적기]에 언급된 중국 절강성 영파시의 고찰 ’천동사‘도 곡성의 관음사와 비슷한 시기에 지어졌고 이 ’천동사‘에서 백제로 불교가 전파되었다고 한다.   중국 절강성 주산군도 보타도의 ‘심원’   절강성 앞바다에 주산열도가 있는데 그 섬들 중의 하나인 ‘보타도’에 가면 ‘신라초’라고 이름이 붙은 바위가 있다고 한다. 먼 바다 건너에 어떻게 우리 민족의 자취가 남아 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삼국시대 초기 백제가 해양대제국을 이뤘고 중국 동해안 일대가 백제국의 강역이었다는 고대사 학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중국의 사서에 ‘보타도’를 중심으로 한 주산열도에 심씨 가문에 대한 기록이 있어 [관음사 사적기] 기록과 일치한다. 이 기록에 의하면 ‘원홍장’이라는 백제 여인이 이곳으로 와 심가문의 수장에 의해 진(晉)나라 혜제의 황후로 추대되었다고 한다. 심청 설화는 황해문명권 성립 초기인 고조선시대와 삼국시대 초기까지만 해도 한반도 문화가 가장 선진적인 문화였음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중국 당나라 초기의 역사가 이연수의 저서 [진서(晉書)]에 중국 동해안 일대가 백제의 강역이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위촉오 삼국시대 이후 잠시 통일 왕조 진(晉) 나라가 성립되지만 얼마 가지 못하고 오호십육국시대, 남북조시대 분열기를 맞이한다. 분열기 직전의 진(晉) 나라와 직후의 북위 시대에 백제가 중국 대륙의 동부 지역을 지배했다는 기록이 중국 역사서에 많이 남아 있다. 더 거슬러 올라가 선사시대 때부터 한반도 서해안 지역과 중국 동해안 지역은 하나의 문화권이었다고 할 수 있는데 이는 두 지역이 한반도 서해안과 중국 동해안을 순환하는 해류에 의해 뱃길로 연결되었기 때문이었다. 동국대 사학과 ‘윤명철’ 교수는 직접 무동력 뗏목을 만들어 타고 고대 뱃길을 탐사해 고대 황해의 해양 교통로를 증명해냈다.   북태평양 쿠로시오 해류 황해 지류   윤명철 교수가 직접 뗏목을 타고 항해하여 입증했듯이 중국 남쪽 주산열도에서 한반도 남쪽 나주로 이어지는 남단항로, 발해만 깊숙이 들어가는 연안항로와 함께 백령도에서 중국 산둥반도 끝으로 이어지는 서해 직단항로는 고대시대 때부터 활발하게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 항로들은 북태평양 쿠로시오 해류의 흐름을 따라 형성되어 선사시대 때부터 중국 대륙과 한반도를 이어주는 해상 교통로로 활용되었을 것이다. 중국의 전국시대에 대륙 남쪽 한족(漢族)이 전란을 피해 한반도 남해안 지역으로 이주하였다는 사서 기록이 이를 입증한다. 서해 남단 항로가 중국 대륙 남단 해양문화가 한반도로 유입된 경로였다면 백령도 인당수를 건너는 직단항로는 산둥반도 주변의 대륙백제와 한반도 백제를 하나로 이어주는 해상 교통로였을 것이다.   산둥반도 적산 법화원 전경   심청이 공양미 삼백 석에 몸을 바친 인당수는 서해 직단항로를 건너는 한반도 출발지점, 백령도 앞바다로 봐야 한다. 백령도에는 심청전과 관련이 있는 지명이 여럿 있다. 심청이 자란 ‘중화동’은 백령도 ‘연화리’에 소재하고 그 이웃 동네 ‘장촌’은 심청전에서 뺑덕어미가 살았던 마을 이름과 같다. 심청이 용궁에서 돌아올 때 연꽃 속에 실려 왔는데 백령도의 ‘연화리’에는 심청이를 실어온 연꽃이 뭍으로 올라온 곳이라는 설화가 전해진다. ‘일연’의 [삼국유사]에는 백령도가 ‘진성여왕과 거타지’ 설화의 배경으로 기록되어 있다. 삼국시대 말기에는 장보고가 환황해(環黃海) 일대 해상권을 장악했으며 산둥반도에는 그의 유적이 거대하게 남아있다. 여러 설화와 역사 유적을 종합해 보면 중국대륙 동해안과 한반도 서해안은 황해 해류를 따라 조성된 하나의 문화권이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심청전은 그 역사를 반영한 고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심청전은 이본이 많아 내용이 조금씩 다르지만 이야기의 줄기는 대동소이하다. 그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봉사 심학규는 아내 곽씨의 삯바느질로 근근이 살아간다. 살림살이는 어렵기 그지없지만 양주의 품행이 점잖기로는 이웃 사람들 칭송이 자자하다. 다만 아쉬운 게 있다면 슬하에 자식이 없다는 것이다. 천녀가 나타나 품에 안기는 꿈을 꾸고 그토록 바라던 자식을 얻게 되었지만 아내 곽씨는 해산 뒤에 죽고 만다. 심봉사는 젖동냥하여 청이를 키운다. 봉사 아비의 지극정성에 청이는 잘 자라 십여 세 되어서는 어른 못지않을 만큼 철이 들어서 마을 사람들 칭찬이 자자하다. 십오 세가 될 무렵에는 재색(才色)을 겸비하여 인근에 명망이 드높아져 옆 마을 장승상댁이 청이를 불러 양딸 삼으려고 하나 청이는 봉사 아버지 곁을 떠날 수 없다며 한사코 마다한다. 심봉사는 딸을 기다리다가 초조한 마음에 마중을 나갔다가 도중에 개천에 빠지고 만다. 물에 빠져 허우적거리다가 지나가는 스님의 도움으로 구명된다. 스님이 공양미 삼백 석을 시주하면 눈을 뜰 수 있다고 하자 심봉사는 혹하는 마음에 약속을 해버린 후 자신의 경박한 처사를 후회한다.   신상옥 감독 영화 [효녀 심청]   심청이 돌아와 보니 아버지 얼굴에 근심이 가득하여 어쩐 일이냐고 여쭈니 심봉사는 삼백 석 시주 약속을 털어 놓고 눈물을 흘린다. 심청이 그날부터 천지신명께 치성을 드리며 소원을 빈다. 하루는 뱃사람들이 인당수에 바칠 처녀를 구한다는 소문을 전해 듣고 부친께는 쌀 삼백 석에 장승상 댁 수양딸로 가게 되었노라 고하니 심봉사 영문도 모르고 기뻐한다. 심청이 사당에 제사를 지내고 하직할 때 사후 부친의 일이 걱정되어 애를 끓이다가 혼절하고 만다. 심봉사가 딸을 끌어안고 흔들어 깨우는데 정신을 차린 심청이 자신은 인당수에 제물로 바쳐질 것이라 실토를 한다. 심봉사가 통곡을 하며 청이를 붙잡고 놓지 않자 청이는 동네 사람들께 부탁하여 아버지를 떼어 앉히고 눈물을 쏟으며 이별을 고한다. 인당수에 다달아 뱃머리에 서서 아버지를 굽어 살필 것을 하나님께 빌고 치마폭을 뒤집어쓰면서 바다로 뛰어든다. 용왕님의 구제로 환생한 심청이는 중국의 황후로 등극하고 황후의 사연을 들은 황제가 맹인 잔치를 열어 부녀는 상봉하게 된다. 심청전 이야기는 크게 효행, 인신공희(人身供犧), 환생 등의 아이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는 삼국시대에 황해 문화권에서 유교, 불교, 도교의 문화가 융합되어 나가는 시대 상황을 반영하고 있다. 또한 심청이가 중국 황후가 되는 스토리는 중국 대륙과 한반도에 국가 체제가 성립될 무렵의 지정학적 판세를 반영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판소리로 전승되던 심청가가 소설 [심청전]으로 정착되고 여러 설화가 반영되어 다양한 이야기로 재생산된 과정은 곧 동북아시아 정치 문화사를 상징한다고 할 수 있다. 심청 이야기는 현대에 들어와서도 동북아시아 시대사를 반영하여 거듭 새롭게 탄생했다. 채만식 [심(沈) 봉사], 황석영 [심청, 연꽃의 길], 최인훈 [달아 달아 밝은 달아] 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라 하겠다. 황석영은 소설 [심청, 연꽃의 길]으로 판소리계 소설 심청전을 19세기 산업화를 거치면서 소외되는 동아시아 여성의 비극으로 재창조해냈다. 계모 뺑덕어미가 중국 상인에게 팔아 버려서 심청은 중국 남경의 어느 부자 노인의 첩으로 들어간다. 아편전쟁이 일어났을 때 인신매매꾼들에게 끌려가 사창가에 팔려 기녀 생활을 하다가 양인(洋人) ‘제임스’의 눈에 들어 싱가포르로 갔다가 ‘제임스’와 헤어지고 난 뒤에는 일본으로 건너가 류큐에서 요정집을 낸다. 나이가 들어서 고국으로 돌아와 인천 문학산 골짜기에서 ‘연화암’을 지어 살다가 운명한다. 심청은 이렇게 현대 동아시아 시대사를 반영하면서 거듭 새롭게 태어나고 있다.   안숙선 ‘심청가’ 경회루 선상공연 심청은 남북 평화 교류의 매개 텍스트로도 환생하고 있다. 신상옥 감독은 남한에서 1972년에 [효녀 심청] 영화를 만들었는데 1985년에도 북한에서 [심청전] 영화를 제작했다. 2005년 남북 교류가 활발하던 시기에는 남북 합작으로 [왕후 심청]이라는 만화 영화도 만들어지기도 했다. 한동안 중단되었던 남북 교류가 최근 다시 재개되는 분위기 속에서 분단의 상처라 할 수 있는 비무장지대가 동북아시아 교역의 중심지로 부상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서해5도 해역은 중국 대륙의 산둥반도와 지척에 있고 발해만과 연결되어 앞으로 세계 경제의 판세를 좌우할 황해경제구역의 중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 백령도와 산둥반도를 잇는 고속 여객 항로 개설이 논의되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는데 더 나아가 항해도 장산곶과 백령도 사이 인당수에서 남북 합작으로 심청가 선상(船上) 공연도 구상해볼 만하다.   
미술치료 가족의 세상살이
먼 기억, 하얀 샌들

(58) 선택에 대한 존중 - 은옥..

딸네 가족과 같이 밥을 먹은 뒤, 돌돌이 여름옷을 사기로 했다. 아동복 코너는 앙증맞은 옷들이 가득했다. 우선 내 맘에 드는 티셔츠를 몇 개 골라 들었다. “아 이거 멋지다. 이거 어때 돌돌아.” 돌돌이는 복잡한 표정을 짓더니 휙 지나가 버렸다. 마음에 안 든다는 표현이었다. 또 다른 코너에도 내 마음에 드는 것이 있어 권해 보았지만, 여전히 같은 반응이었다. “돌돌아, 어떤 티셔츠 사고 싶어? 말해봐.” “응 할머니, 우주 그림이 있는 것 사고 싶어. 우주선이랑 우주선 발사대랑, 목성이랑, 토성이랑…….” 돌돌이는 요즈음 우주 관측소에 다녀오더니, 꿈이 우주인이 되고 싶다고 한다. 블록으로 우주관측소, 우주정거장, 우주 발사대 등 우주에 관한 것만 만들고 있다. 그림책도 우주가 그려진 것을 사서 열심히 보고 온통 그 주제에 빠져있다. 우리는 아동복 매장 전체를 뒤지며, 우주와 관련된 그림을 찾으려고 애썼다. 내 마음속에는 ‘5살짜리 꼬맹이의 취향을 이렇게까지 들어주어야 하나’라는 약간의 갈등과 짜증이 일어났다. 그러나 자기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절대로 입지 않는 고집을 알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하는 마음으로 발품을 팔았다. 매장 아주머니들이 안쓰러워했다. “아이구, 어쩌나! 우주를 하나 그려 줄 수도 없고…….” 온 가족이 흩어져 찾다가 드디어 우주선이 그려진 티셔츠 2개를 찾아냈다. 돌돌이는 환하게 웃으며 말했다. “이게 제일 좋아. 이것 사주세요. 할머니.”   단번에 승낙을 받은 우리는 큰 보물이라도 발견한 듯 반가워하며 쇼핑을 마무리했다. 돌돌이의 손을 잡고 내려오면서 문득 내 어린 시절의 기억이 떠올랐다. 7살 쯤 되었을 때, 엄마는 내 구두를 사주겠다고 양키시장 신발가게에 갔다. 그 당시는 물자가 귀해서 내 발사이즈에 맞는 구두가 딱 2개 밖에 없었다. 1개는 얄상하고 예쁜 흰색 샌들이었고, 또 하나는 랜드로버 같은 갈색 구두였었다. 나는 흰색 샌들에 보는 순간 마음이 빼앗겨 버렸다. “엄마, 이거 예쁘다. 이것 사 줘.” 엄마는 구두를 찬찬히 보더니 두 말 않고 랜드로버를 샀다. “엄마, 그것 말고 이것 사 줘. 이게 더 예뻐.” 다급하게 호소했지만 엄마는 들은 척도 않고, 자기 마음대로 사서 나에게 선물을 주었다. 흰색 샌들이 눈앞에 아른아른해서 억지로 며칠 신다가 구석에 쳐 박아 두고 신지도 않았다. 지금도 구두의 디자인까지 또렷이 기억이 나는 걸 보면, 내 의견을 무시하는 엄마가 미웠고 사준 구두까지 싫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랜드로버가 실용성이 있어서 사 준 이유가 이해되지만 내 의견이 묵살당하는 거절감을 크게 느꼈던 것 같다. 이어서 또 한 개의 기억이 떠올랐다. 나는 5살 된 딸아이와 부평시장에 구두를 사러갔다. 흰색에 조그만 비즈가 박힌 세련되고 심플한 샌들이 눈에 들어와 그것을 점찍었다. 얼른 가격을 물어보는 동안, 딸은 자기 마음에 든 샌들 한 개를 들고 왔다. “엄마, 이거 예쁘다. 정말 예쁘다.” 아이는 그 신발이 마음에 들어 어쩔 줄 몰라 했다. 그것은 총 천연색으로 된 알록달록한 샌들이었다. “이건 너무 촌스럽다. 하얀 걸로 사자.” 딸은 자기가 고른 샌들을 꼭 잡고 놓지 않았다. “엄마, 이게 좋아. 이것 살래.” 나는 딸이 집은 샌들이 내 마음에 들지 않아, 달래고 달래서 하얀 샌들을 샀다. 딸은 시무룩하게 내가 사 준 신발을 며칠 신더니 결국은 신지 않았다. 그리고는 부평시장 옷가게 옆을 지나갈 때면 눈을 황홀한 듯 반짝이며 층층이 총 천연색으로 만든 피에로 옷 같은 원피스를 사고 싶어 했다. “엄마, 이거 너무 촌스럽다. 이것 사줘.” 아이는 자기 눈에 예쁜 것을 촌스러운 것으로 알아들었는지 학용품도 마음에 들면 감탄사를 연발하며 사 달라고했다. “엄마, 이거 너~무 촌스럽다. 이것 살래.” 나는 내 엄마와 마찬가지로 아이의 선택을 무시하고 있었다. 더구나 그 때 사준 하얀 샌들은 엄마가 나에게 사주지 않았던 그 하얀 샌들과 디자인과 색깔이 딱 일치했다. 내 오래된 좌절된 욕구가 무의식적으로 작용해서 내 눈에 그 하얀 샌들이 딱 마음에 들었고, 나는 내 욕구를 풀었던 셈이었다. ‘무의식적으로 엄마에게 배운 양육방식을 내 자식들에게 사용하고 있었구나.’하고 생각하니 잠깐 미안하기도하고 씁쓸하기도 했다. 부모의 양육방식은 아이들의 뇌리에 깊이 스며들어 학습된 것들을 현실에서 그대로 사용하게 되니, 부모의 양육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실감하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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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월칠석에 만난 남북 은행나무 부부

강화 볼음도서 분단 이후 끊긴 제례 복원

    강화 볼음도와 북한 황해도 연안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있는 부부 은행나무의 평안을 기원하는 제례행사가 칠월칠석(음력 7월 7일)인 17일 볼음도 현지에서 열렸다.   강화 석모도 건너 작은 섬인 볼음도에는 수령 800년으로 추정되는 높이 24m, 둘레 9m의 은행나무가 있다. 이 나무는 황해도 연안군 호남리에 있던 부부 은행나무 중 수나무로 800여년 전 홍수로 뿌리 째 떠내려와 볼음도 어민들이 건져다 심은 나무라고 전해지고 있다.       볼음도와 연안군 주민들은 남북이 분단되기 전까지 서로 연락하며 음력 정월 그믐에 각각 제를 지내왔으나 분단 이후 그 명맥이 끊겼다. 문화재청이 강화군, 한국문화재단, 섬 연구소와 공동으로 끊긴 은행나무 제례를 복원하기로 하고 17일 볼음도에서 복원행사를 열었다. 판소리 춘향가 이수자인 박애리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행사에서는 생일상 복원, 평화의 시 낭송, 마당놀이, 살풀이 등이 펼쳐졌고, 한국화가 신은미씨가 야생산조에 맞춰 연안 암나무를 기리는 수묵화그리기를 했다.         불음도 은행나무 <문화재청 제공>       북한 연안군 은행나무 <문화재청 제공>     현재 볼음도에 있는 수나무는 천연기념물 304호로로 지정돼 있고, 연안에 있는 암나무도 북한 천연기념물 제165호로 지정돼 관리되고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오랜 세월 떨어져 있는 부부 은행나무의 아픔을 달래고, 양쪽 마을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기 위해 은행나무 제례를 복원했다”며 “앞으로 남과 북에서 같은 날 함께 제를 지내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옐로하우스 여성 자활지원 반대청원 '조직적'

미추홀구 입법예고 직후 ‘생식기가 벼슬’ 여혐 표현까지 등장

  숭의동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들의 자활지원을 반대하는 글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계속 올라오고 있다. 13일부터 같은 내용의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데, 기자가 확인한 것만 10개가 넘는다.   미추홀구 숭의동 옐로하우스에서 성매매에 종사하던 여성들의 자활을 위한 지원을 반대하는 청원이 청와대 국민게시판에 계속 올라오고 있다. 그간 관할 미추홀구 역시 같은 내용의 민원을 계속 받았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여혐정서 확대’ 및 ‘공동체 의식 부재’ 등의 문제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 13일부터 현재까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숭의동 옐로하우스 성매매 종사자들의 사회복귀 지원 계획을 반대하는 청원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들 청원을 올린 게시자들은 “그 누구도 성매매를 강요하지 않았고 스스로 쉽게 돈을 얻기 위해 본인들 자의로 성매매를 한 것인데 없어진다고 지원하는데 시민 혈세를 이상한 데로 새게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금 잘 내는 성실납세자의 세금이 왜 이런 데에 쓰이냐”, “정상적으로 돈을 버는 여성들을 모욕하고 무시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른 게시자는 “성매매 여성들이 사회에 나와서 할 수 있는 일 많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13일부터 이러한 청원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어 자활지원을 반대하는 이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이 청원글이 올라오는 시점에 맞춰 ‘오늘의유머’, ‘인벤’, ‘뽐뿌’ 등의 커뮤니티에서 ‘창녀’, ‘생식기가 벼슬이냐’ 등의 제목이 달린 글들이 올라오고 있어 확인한 결과 옐로하우스 성매매 여성의 자활지원을 반대하고 있었다.   남성 위주로 구성됐다는 이 커뮤니티들을 통해 이러한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감안할 때 이전부터도 이들 커뮤니티에서 종종 나타났던 ‘여혐’의 정서가 조직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배경은 지난 13일 미추홀구가 이들의 자활 지원계획을 발표한 것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이날 미추홀구는 옐로하우스 종사자 자활 지원계획을 포함한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 지원 조례 시행규칙’ 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에 따르면 미추홀구는 오는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10명씩 총 40명에게 각각 연간 2,260만 원 범위 안에서 자활 비용을 지급하게 된다. 생계비 월 100만원, 주거지원비 700만원, 직업훈련비 월 30만원 등이 지원 내용이다.   다만 여기엔 전제사항이 붙는다. 향후 성매매를 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탈성매매 확약서’와 자활계획서를 구청에 제출해야 한다. 지원받은 후 성매매 행위가 확인되면 그 즉시 지원받은 금액을 모두 반납해야 한다.   올해 1월 미추홀구의회(당시 남구의회)에서 개최한 탈성매매피해자 자활지원 대책마련 간담회 모습.   이같은 자활지원에 대한 내용은 미추홀구의회에서 옐로하우스 철거 이후 대책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간담회 등에 이어 남구의회에서 조례 제정까지 된 것으로, 이른바 ‘사회적 합의’가 이미 완료된 사항이라는 점이다.   올해 초 미추홀구의회(당시 남구의회)는 성매매 종사에서 벗어나려는 여성의 사회정착을 위해 간담회를 연 바 있다. 간담회 이전 구의원들의 공동발의가 배경에 있었던 이 간담회에는 구의원들과 공무원들은 물론 희희낙락상담소,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단체들이 참여해 실효성 있는 방안 등을 논의하는 자리였다.   이후 구의회가 지난 3월 제231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통해 이같은 자활지원의 내용을 담은 ‘인천시 남구 성매매 피해자 등의 자활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고 여기에 지역사회 전반에서 “이같은 결정을 환영한다. 다만 실효성을 보다 높이라”는 등의 주문도 요구될 정도로 잘한 결정이라는 평가가 높았다.   이미 사회공동체의 협의 하에 진행되고 있는 행정에 대해 남성 커뮤니티에서 갑작스레 여혐 정서를 폭발시키며 청와대 청원게시판까지 이용해 딴죽을 걸고 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지역사회는 대체로 어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그간 이와 관련한 민원들이 계속 들어왔었다”면서 “향후 도시개발이 진행될 이 곳에서 갈 곳이 사라지는 여성들이 나옴에 따라 이들의 건전한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마련된 지원책에까지 딴죽을 걸고 있는 것”이라 말했다.   성매매문제 해결을 위해 움직이는 단체들 역시 “성매매 피해자 자활 지원은 성매매 근절을 위한 여러 대책 중 아주 부분적인 행정에 불과하다”면서 “지난 2004년 성매매특별법 제정 초창기에 성매매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기본적인 오해와 편견이 여전히 편견의 장벽으로 남아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라며 안타까워했다.   숭의동 옐로하우스는 1900년대 초 인천항 주변에서 일본인을 상대로 영업하던 홍등가 부도 유곽을 시초로 형성됐다가 1962년 지금의 숭의동으로 옮겨져 이후 1990년대 말까지 30여 개 업소가 성업을 이뤘다.   이후 2004년 성매매방지특별법 시행과 2006년 숭의동 도시주거환경정비 사업계획 수립 이후 업소가 줄어 현재 16개 업소에서 70여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현재 이 구역에 진행되는 지구정비사업(숭의1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에 따라 이르면 올해 중 사라지게 된다.  

있으나 마나한 인천시의 미분양주택 통계

허위신고와 비공개 요청 만연, 주택정책 왜곡과 소비자 선택의 폭 제약

      인천시가 매달 미분양 주택 현황을 발표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건설업체가 비공개를 요구하면서 시민들이 구체적 내용을 알 수 없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미분양 주택은 1327세대로 전달보다 141세대가 늘어 올 들어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천의 미분양 주택은 ▲1월 1192세대 ▲2월 1246세대 ▲3월 1237세대 ▲4월 1311세대 ▲5월 1186세대다.  6월 말 현재 미분양주택은 ▲전용 60㎡ 이하 251세대 ▲60~85㎡ 704세대 ▲85㎡ 초과 372세대로 집계됐다.  시가 발표하는 미분양 주택 현황은 건설업체가 미분양 물량을 줄여 신고하는 관행으로 인해 신뢰하기 어려운데다 비공개를 요구하는 업체가 늘면서 소비자들은 어느 단지에 어떤 규모의 주택이 미분양으로 남아있는지 알 수 없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6월 말 현재 민간 미분양 주택이 있는 단지는 23곳으로 17곳은 비공개이고 6곳만 공개했다.  중구의 경우 영종 하늘도시를 중심으로 미분양 주택이 있는 8개 단지 모두 비공개를 요청했고 부평구 4, 계양구 2, 동·남동구 각 1개 단지도 모두 비공개다.  서구 5개 단지 중 4곳과 미추홀구 2개 단지 등 6곳만 평형별 미분양 상황을 공개했다.  소비자가 미분양 주택을 분양받으려고 해도 정확한 상황을 알 수 없는 상태로 해당 업체나 부동산중개업소 등이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시는 또 4월까지는 발표했던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통계도 5월부터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건설업체들이 선착순 분양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해 미분양 주택 물량을 줄여 허위 신고하는 일이 관행으로 굳어진데다 비공개 요구까지 만연하면서 부정확한 통계는 정부와 시의 주택정책을 왜곡시키고 소비자의 알 권리를 침해하면서 선택의 폭을 제약하는 등 부작용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다.  하지만 시는 사업시행자가 비공개를 요청하는 경우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에 따라 공개할 수 없고 미분양 물량 허위 신고를 제재할 방법도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미분양 주택 통계는 매달 군·구로부터 취합해 국토교통부에 보고하고 시 홈페이지에 게시하는데 성실신고를 강제하거나 업체의 비공개 요청을 거부할 뚜렷한 법령상의 근거가 없다”며 “문제가 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중앙정부가 나서 법령을 정비해야 할 사항”이라고 말했다.  

“광역버스 폐선 신고, 완전공영제의 기회”

인천공공운수노조, 광역버스 업체 폐선신고 관련 “휘둘리지 말라” 성명

  주차해 있는 인천 광역버스들. ⓒ배영수     인천 광역버스업체들이 “적자폭이 크다”면서 폐선신고를 내 인천시와 갈등 구도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계 일각에서 이를 완전공영제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14일 인천공공운수노조는 ‘시는 버스 완전공영제를 실현할 기회를 놓치지 말길 바란다’라는 제목의 공식 성명을 내고 “경제적 이해를 앞세우는 민간버스 사업주들의 요구에 휘둘리지 말고 수도권 광역교통청이 인천시 광역버스를 운영하는 등의 버스공공성 강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지난 9일 인천과 서울 노선을 운행하는 인천 광역버스 업체 6개(마니교통, 선진여객, 신강교통, 인강여객, 천지교통, 신동아교통)는 “오는 21일부터 운행을 중단하겠다”며 인천시 민원실에 폐선 신고서를 제출했다.   폐선 신고일로부터 한 달여도 남지 않은 시점에 ‘재정지원과 준공영제 도입을 하지 않으면 운행중단을 하겠다’고 밝힌 것이어서, 그간 행정을 시가 잘못해 왔다는 것을 감안해도 조치할 기간이 촉박해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해 박남춘 인천시장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과 지원 근거 없이 임시성의 1회성 지원을 그렇게 쉽게 해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사실상 버스업체들의 손을 들어주지 않고 있다.   인천공공운수노조 측은 “인천시가 재정지원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그 동안 시가 보조한 금액이 얼마였고 투명하게 관리되었는지부터 따져볼 필요가 있고, 시내버스와 같은 (수입금관리형) 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하는 것에 대해서도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버스준공영제에 대해 표준운송원가 과대계상 논란, 표준단가 항목의 전용으로 비용절감 효과 상쇄, 임원인건비 과다지급 등의 도덕적 해이 만연, 버스준공영제의 법적 근거 취약으로 공적개입 약화 등의 여러 가지 문제점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2015년 준공영제 운영 과정에서 운송원가 산정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하고 운송 주체인 버스업체에 맡겼던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인천시가 특감을 통해 뒤늦게 잘못을 시인했고, 이에 인천시가 그간 “버스업체에 질질 끌려 다녔다”며 비판을 받기도 했다.<관련 기사 : [인천in] 2015년 9월3일 보도 “버스 운송원가를 버스업체가 산정... 고양이에게 생선을...”>   공공운수노조도 이날 성명에서 이런 문제를 지적했다. 시는 1천억 원이 소요되는 버스준공영제에 대한 회계감사 권한이 없고(인천시 버스준공영제 이행협약서 제21조에 의하면 각 사업자 동의에 의거 버스조합 주관으로 외부 회계감사를 실시토록 돼 있음), 결국 재정을 지원받는 버스회사가 자신의 주관으로 회계감사를 실시하며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꼴이라는 분석이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심지어 동 협약서 제14조에는 시와 버스조합의 의견 불일치로 표준운송원가가 결정되지 않으면 전 년도 표준운송원가에서 물가상승률을 반영하기로 되어 있다”면서 “버스조합은 인천시가 제시하는 표준운송원가가 맘에 안 들면 동의 안 해주면 그만인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남춘 시장은 후보 시절 관련 정책질의에 대해 인천시 대중교통 준공영제에 연간 1,500억 원이 소요되는데 현재의 제도가 시민 편의, 종사자 권익 실현, 사업주 권익 보호 등의 관점에서 충분한 지에 대해 종합적 검토를 통하여 중장기 발전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답변한 것으로 보면 준공영제에 대한 대대적인 개혁이 필요한 시점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버스준공영제를 도입하자는 주장은 타당하지 않다”고 주장했다.   공공운수노조 측은 “정말로 민간사업주가 버스노선 면허권을 반납한다면 이 기회에 시가 직접 버스를 운영하는 공영제를 도입하여 버스 공공성을 강화하는 방법이 보다 타당하다”며 “오히려 기회가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광역행정구역을 넘나드는 광역버스의 경우 현재 설립이 가시화되고 있는 수도권 광역교통청(국토교통부 산하 수도권 광역교통행정을 담당함)이 운영하게 하는 방법도 추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7월 17일 국토교통부와 수도권 광역지방정부(서울, 경기도, 인천)들은 “국토교통 분야 업무 협력 강화를 위한 합의문”을 공동으로 발표하면서 문재인 정부의 공약이었던 수도권 광역교통청을 설립하는 데에 합의했던 바가 있는데 이를 언급하며 주장하는 것이다. 따라서 인천시가 광역버스 노선면허권을 민간사업주로부터 반납 받아 이를 수도권 광역교통청으로 넘기게 되면 중앙정부 소속 행정기관이 인천시 광역버스를 직접 운영할 수 있게 되는데, 그러면 인천시민들은 민간버스 사업주들의 경제적 이해에서 완전히 벗어나서 안정적으로 광역버스 서비스를 제공받는 효과를 누린다는 것이 공공운수노조 측 설명이다.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민간버스 사업주들 요구에 휘둘릴 이유 없이, 폐선을 하겠다면 오히려 폐선 절차를 제대로 밟아 향후 공영제로 운영하고 재정현황도 투명하게 관리하라는 것으로, 시민들께서도 상당히 설득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공감하실 것”이라 말했다.  

총장후보 2인선출... 재단측 특정후보에 몰표 의혹

인하대 교수회 13일 성명서 "법인 영향력 행사" 의혹 제기

인하대 신임 총장 후보가 양자대결 구도로 압축된 가운데, 교수회가 총장 선출 회의결과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섰다.   인하대 교수회는 13일 성명서를 내고 ”이번 총장추원위원회는 위원장이 이사장의 뜻을 받아 주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그동안 가지고 있던 기대가 우려로 나타난 것에 대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교수회는 ”이번 총추위 표결 결과는 수적 우위에 바탕한 법인이 과거와 다름없이 학교를 지배하기 위해 몰표를 행사하여 후보를 인선한 것으로 인식될 수 밖에 없다“며 ”이는 법인의 의중에 따라 결정될 수밖에 없는 구조적 문제를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후보 등록 마감 당일 법인 측의 추천을 받은 후보자가 뒤늦게 등록하는 과정에서 절차상의 요구사항을 준수했는지에 대한 강력한 의혹 제기가 있었다“며 ”입후보 단계부터 드러낸 법인의 의중이 최종 관철된다면 향후 법인 이사회 개편 및 총장선출제도 개편 투쟁 등으로 갈등이 확산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교수회는 ”총장 선임 절차의 형식적 구성만 맞추고 결국 법인의 실질적 지명으로 총장이 선임될 수 있는 현재의 선출 방식을 거부한다“며 ”학내 구성원과 사회적 요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철저하게 민주적 원칙에 부합하는 합리적인 총장선출 절차를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앞선 지난 10일 총장추천위원회를 열고 1차 예선 통과자 5명 가운데, 최종 2인 후보로 김민배 전 법대학장과 조명우 전 총장 직무대행을 선정했다.   김 교수는 인하대 출신으로 법대학장을 지냈고, 조 교수는 서울대 출신으로 교학부총장을 지냈다.   정석인하학원은 이달 말 이사회를 열고 두 후보의 학교 발전 계획을 심사해 총장을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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