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단어를 곱씹어 고운 시어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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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단어를 곱씹어 고운 시어로...
  • 신은주
  • 승인 2015.09.21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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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회 배다리 시낭송회, 엄태경 시인 초청


제89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엄태경 시인을 초청, 9월 19일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 ’ 책방의 이층 다락방에서 열렸다.
 
엄태경시인은 2000년 ‘믿음의 문학 ’을 통해 등단했다. 시집으로 <그 집이 따뜻하다> <호랑이를 탔다>를 출간했다.
 
엄태경 시인은 우리들이 살아가는 일상속에서 만나는 우연한 순간들, 단어들을 포착하여 그것을 오래 오래 곱씹어서 시로 세상에 내놓는다. 시가 되어 독자와 만날 때는 다른 이의 가슴에도 울림을 주는 보편적인 경험으로 변해 있다.
 
90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10월31일(토) 오후 2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에서 고 박경리 시인을 추모하는 시낭송회로 진행된다.
 
 
 
                                                                                     
 
한밤에 누군가
 
엄 태 경
 
어느 車에선가 도난경보기가 울렸다
두 번 세 번 절박하기도 해라
이마에 대고 있던 잠을 돌려 눕히니
밖 가로등 서넛이 불빛을
꽃처럼 물고 서 있어
꼼짝 않는 나무들과
하얀 선 안에 갇힌 車들을 내려다본다
꿈은 아니였는데 돌아서려니
누군가 지나간다
버뮤다팬츠라나 흰 테두리가 선명한
바지주머니에 양손을 찔러 넣고
다져진 정적을 온몸으로 밀어내며
 그러고 보니 엄니도 지도 꿩도 엄니였네유
엄니도 그 땐 어쩔 수 없었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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