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도시공간을 유지 보수, 개선하는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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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도시공간을 유지 보수, 개선하는 작업"
  • 진달래 기자
  • 승인 2015.11.27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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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단 목요문화포럼 53회차 이승지 교수 발제


인천문화재단이 여는 제53회 목요문화포럼이  <도시개발에서 관리 시대로의 변화 속 인천의 도시재생>를 주제로 26일 오후 한국근대문학관 3층 다목적실에서 열렸다. 인천가톨릭대학교 환경디자인학과 이승지 교수가 발표하고 사회는 손도문 인천건축문화제 조직위원장이 맡았다.
 

<인천문화재단 목요포럼 53회차 사진 =진달래 기자>
 

이승지 교수는 발제하면서 한국의 도시 풍경은 어디나 다 비슷비슷한데, 이렇게 획일화된 아파트들이 가득하게 된 것은, 산업화 및 도시화 시기에 인구의 급격한 증가에 따라서 어쩔 수 없이 개발을 받아들이게 된 때문이라고 말했다. 당시 서민들로서는 오히려 ‘교주'적인 개발 마인드는 환영받을 만한 것이었으며, 바다를 매립해서 땅을 늘리는 것은 찬성할 일이었다. 표준화된 설계는 빠른 속도를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지금도 뉴욕과 테헤란로의 야경은 얼핏 보면 서로 구분이 잘 되지 않는다. 그동안 개발 일변도의 도시계획은 계속되었지만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시도는 경시되거나 구호에 그쳤으며, 경관은 획일화되고 가치와 문화가 파괴되었다. 인적, 물적 자원이 부족한 가운데 신속한 산업화 추진 과정에서의 희생이 이뤄졌다.
 

탈산업화와 도시화 과정이 종료되고 저성장시대가 찾아온다. 저성장시대는 도시지역 인구비율이 특정 숫자로 수렴하는 것으로 알 수 있는데, 도시지역 인구비율은 급격한 상승 이후에도 계속 증가하다가 최근 2012년도부터는 90%로 감소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로 인해 질적 성장 패러다임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게 되었다.
 

도시가 이제 해야 할 일은 도시공간을 유지 보수, 개선하는 작업이다. 그를 위해 삶의 질을 위한 가치 회복이 힘을 얻기 시작한다. 계속된 개발로 인해 구도심고 신도시의 개발 차이는 심해져서, 구도심의 경우 기반시설이 신도시보다 상당히 적은 상태다. 이에 따라 도시 재생을 위해서는 낙후된 도시의 시설을 증진시키고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이 과정을 세 종류로 나누면 물리적, 사회적, 경제적 재활성화로 볼 수 있고, 이들은 모두 통합적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재개발, 재건축을 하던 때에는 물리, 환경 이것만 바라보고 있었는데 이제 환경과 사회까지는 고려하게 되었다. 오히려 대규모 개발을 위해 뉴타운 등의 방식으로 재개발을 하기 위해서는 커뮤니티를 만들어 합의를 만들어내야 했기 때문에, 사회적 요소가 많이 고려되기 시작했다. 특히 이번 서울의 새 슬로건은 "따뜻하고 경쟁력 있는 도시 서울”이다. 이런 만큼, 발전할 만큼 이라는 슬로건으로 만들어졌다. 이는 그 만큼 주민참여와 마을만들기를 중시한다는 뜻이다.  


<발제중인 인천가톨릭대 이승지 교수>
 

인천은 개항 이후로 꾸준히 개발되어온 큰 도시이다. 1960년부터 공유수면 매립이 나타났다. 당시 지도를 보면 인천의 원도심 부분만 도시화되어 있었다, 그나마 부평역이 약간 개발되어 있다. 80년대에는 경인고속도로 주변으로 개발이 진행되었고 주안,간석,부평지역이 중심이 되었다. 2000년대에는 시가지가 확장되었으나 인천은 아직도 개발에 기반한 도시이다. 원도심의 쇠퇴를 보면 도시쇠퇴 징후가 시작된 곳, 진행중인 곳들이 나뉘어 있다. 동구, 중구, 남구가 다같이 쇠퇴하고 있지만 요새는 심지어 영종도도 쇠퇴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문화재 주변에서 건물을 세울 때에는 높이나 경관 측면에서 문화재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심의를 받도록 되어 있다. 따라서 문화재 영향 관리구역에 대한 계획을 수립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지붕의 형태, 색채 등을 지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현재 도시재생 정책은 환경 사회 경제의 세가지 측면 중 중 환경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상황이다. 이를테면 인천개항 창조문화도시 사업은 인천의 면모를 특화시킬 수 있는 내용들을 담고 있는데, 문제는 컨텐츠를 어떻게 끌고 갈까의 문제다.
 

중구 도시재생사업에서 가장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이 ‘각국 거리 조성 사업’이다. 중구청 앞에 일본풍 거리 조성 사업이 있었는데 처음 정책은 “원하지 않는 집은 하지 않는다”였다. 이 중에서 한 빌딩이 참여를 하지 않고 있다가 최근엔 결국에는 했다. 중구청에서 밀어붙이는 힘이 상당하다. 차이나타운의 특성이 부각되는 방법이 무엇인가를 고민했고 그 결과가 온통 빨간 색으로 도배된 주민센터다. 이것들이 과연 ‘각국의 분위기’를 중구로 가져오는 힘이 될 수 있을까?
 

송월동 동화마을과 러시아풍 거리 만들기도 마찬가지다. 이게 지난해에도 논란이 돼서 인터뷰를 했었고, 구청 관계자는 어떤 컨텐츠를 채울지 고민해 보겠다고 했다. 하지만 결국 컨텐츠는 없이 러시아풍으로 그려놓은 판넬만 세우려고 했다는 점이 사업을 시행하니 점점 드러났다. 
 

이런 상황은 단지 구청의 문제만은 아니다. 도시재생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인천의 도시계획을 보면 알 수 있다. 변경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10대 핵심 이슈를 잡았는데 그 중 8개가 원도심 재창조를 위해 특화거리 조성이다. 이런 것들이 사실은 도시재생이라는 탈을 쓴 도시개발 사업들이다. 최근에 이슈가 되었던 인천역 민자개발에서, 복합역사를 개발하는데 호텔과 오피스로 발표했다. 이것이 과연 도시 재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의 말에 따르면, 지금 인천 주민들은 주민들은 개발시대 때 아파트를 지어줘서 1억 짜리가 5억이 되면 너무 행복했던 사람들이다. "이제 저성장 시대가 왔으니 아파트 값 오르는 것 말고 화단을 잘 가꾸는 일로 행복하세요” 라는 말을 못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여전히 많다. 최근 마을공동체 만들기 지원조례를 만들고 각 마을에서 마을을 어떻게 재생시킬 것인가에 대한 토론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결론은 리더들이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주민 참여를 하고 마을 공동체를 형성하는 것들이 공공의 힘만으로 될 것도 아니고. 주민들의 힘만으로 될 것도 아니다.  대안을 제시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고. 민간 주민들에게는 비전을 보여줄 수 있는 중간지원 조직들이 결국 희망이다.
 

<사회자 손도문 인천건축문화제 조직위원장>
 

발제를 마치고 손도문 위원장은 "의학이 인간 수명을 늘려주는 데에 기여했을 거라고 하지만, 실제로 늘려준 것은 안전과 위생을 광범위하게 보장해준 토목과 건축이었다. 도시 재생에서도 토목과 건축 기술은 요긴하게 활용될 것인데, 인천에서는 없는 걸 찾아내기보다 개항의 역사를 다듬고 바다를 품고 있다는 장점을 살려 인천시민도 좋아하고 외지인도 인천의 이미지를 보고 올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재생 방안을 고안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에 이 교수는 "제도나 계획이나 이런 것들이 도시를 리드해 나갈 수밖에 없는 공공의 마인드라고 본다. 그런데 모든 계획에서 여전히 송도 신도시나 자유구역 등을 원도심보다 더 부각시키고 있다. 개발이 잘 안되는게 너무 한탄스러운 상황”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또한 "계획에서 가치를 재창조하고 정체성을 만들고 인천의 변화의 원천이라고 이야기를 함에도 불구하고 주민들까지 그 힘을 느끼지 못한다. 뭘 하든 잘해볼 수 있고 여기에서 하니까 너무 자랑스럽고 한데 주민들은 송도에 살고싶은데 돈이 없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으니까 사실 도시로서는 성장에 큰 걸림돌이 된다. 정체성을 결국 찾을 수 있는 건 다른 데에는 없는데 인천만 가지고 있는게 뭔지를 찾으면 된다. 개항지라는 것과 수변이 있다는 것을 벗어나서는 차별화되기 어렵다. 다른 일대의 도시들과 차별화될 수 없어서 워터프론트 사업이나 이런 것도 심혈을 기울여서 잘 해야 된다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도시재생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이 자리해, 활발한 토론을 진행했다. 

 

<질의하는 장회숙 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공동대표>
 

도시자원디자인연구소 장회숙 공동대표는 "동구, 중구에서 나고 자라 일본에서 10년 있다가 돌아왔을 때, 고향이 너무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며 토론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근대산업유산의 보존과 활용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동구 사람들은 왜 자신감이 없는지. 빈집을 도시 자원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중구 동구 남구에 빈집만 3700여채가 있고 동구가 제일 많다. 많아진 원인은 개발이다. 중앙시장에서 개발 지정된게 2005년. 재개발 촉진법에 의해 모두 헐어버리고 아파트만 지어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이곳에 들어온 지 3년 됐는데 저층주거지 작년 재작년 45억원 나왔는데, 100평에 14층짜리 아파트를 짓더라. 60년을 살아온 공동체 사람들을 다 쫓아내고 50%가 쫓겨난 다음에 돌아가셨다. 이런 문제는 하나도 제기를 안하면서 도시공동체를 말하는 것은 우습다. 또한, 저층주거지 지원에서 도배장판을 왜 하나. 곰팡이 슬기 떄문인데. 거꾸로 지붕을 고쳐야 하고 단열이 되면 도배를 다시 할 필요가 없다. 도시가스가 정말 필요한 데 그건 해주지 않고, 매년 도배장판만 하고 예산이 그대로 새는 것이 문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이에 이 교수는 답변으로 "우리는 과도기에 있다. 도시 관리를 이야기하면서 주민들과 원도심을 으쌰으쌰해서 일으켜보자 하는 목소리도 단시간에 이뤄내려고 하는게 있다. 지금은 사업들도 말씀하신 것처럼 도배장판이 필요한지 도시가스인지 공무원들이 모른다.”고 말했다. "전문가들께서 사업을 역으로 제안하려고 하는 자활이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건물이 회색이 되면 허물고 다시 지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그리스 산토리니는 색칠을 다시 하더라. 여러가지 해결 방안과 패러다임이 있을 수 있고 다각도로 고려해야 한다."고 정리했다.
 

이어 여러가지 질문과 발언이 이어졌다. 이승지 교수는 참가자들의 발언을 듣고 "도시라고 하는게 계획한다고 다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사람이 다같이 모여서 바꾸어야 하는게 도시인데 계획을 세워서 바꾸려고 하는게 일반적이고 나도 그런 배경 속에서 일을 해왔다. 교육의 질이 그런걸 바꿀 수 있다는 부분에는 동의한다”고 정리했다. 또한 "마을만들기 지원조례가 수립이 됐을 때. 각 단위에서는 처음에 “마을공동체가 무엇이냐"를 정의내리는 걸 가장 어려워했다. 다들 모여서 머리를 싸매야겠다는 생각은 많이 하는데, 물리적인 재생을 생각하던 사람들이 갑자기 마을 기업 활성화 계획을 제시하라고 하고, 경제적 재생을 대안을 제시하는게 용역이 엔지니어링 업체로 나온다던가 하는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손도문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으로 “도시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변화는 막을 수 없어도 변화를 어떻게 하는지는 바꿀 수 있다”며, 경제논리가 아니더라도 우리가 진보하고 진화할 수 있는 변화를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의 방법이 사람에서 나올 것임을 강조했다. 그러므로 "전문가와 민, 관이 일체가 되어 사람들이 자존심을 가지고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인천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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