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뱃값 인상이 아니라 세금 폭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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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이 아니라 세금 폭탄이다
  •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 승인 2014.09.11 17: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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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SNS에선] 전성원 황해문화 편집장
 

 
0. 담뱃값 인상이 아니라 세금 폭탄이다.

담뱃값 인상을 정부는 자꾸만 '금연 프레임'에 가둬놓고 싶어하고, 언론들도 그에 따라 춤을 춘다. 

1. 담배는 돈이다.

담뱃값과 금연률의 상관 관계는 여기저기 말은 많지만, 그렇다고 해서 명확하게 밝혀진 바가 없다. 예전에도 얼핏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는데, '전쟁'과 같은 위난 상황에서 화폐를 대신하는 가장 확실한 '대체제'는 담배였다. 

담배 같은 기호품을 제지하는 모든 공간에서 담배는 언제나 그런 역할을 해왔고, 미군이 진출한 국가는 PX를 통해, 미군이 진출할 수 없었던 국가에선 양담배 밀수로 해당 국가의 지하경제를 좌우하는 물품도 담배였다. 실제로 동구 유럽의 지하 경제를 말아먹은 것은 그 나라 지폐를 대신해 유통되었던 '켄트와 말보로'였다는 이야기도 있다. 

쉽게 예를 들어 동유럽 블랙마킷에서 '리바이스 청바지' 한 벌 가격은 '켄트 한 보루'... 뭐 이런 식이었다는 뜻이다. 담배가 그처럼 화폐를 대신할 수 있었던 까닭은 담배란 제품이 그만큼 환금성이 높기 때문이었다. 담배의 환금성이 높은 까닭은 물론 담배란 녀석의 중독성 때문이고...

2. 담배 값 인상? 왜 지금인가?

담뱃값 인상은 박근혜 정부의 공약 중 하나였다. 그런데 굳이 지금 이 시점에서 정부가 담뱃값을 인상하려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하나는 당분간 선거가 없다. 그러므로 흡연자들이 혹시라도 현 정부의 담뱃값 인상으로 분노해 그로인해 투표를 다른 당에 할 가능성이 추호라도 없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결국 세수 확보다. 표면적으론 건강보험의 누적 적자 이야기를 하고, 흡연자들로 인해 건강보험 누적적자가 커진다면서 수요자 부담 원칙을 주장하지만, 흡연자들에게 거둬들인 세수가 흡연 피해자들을 위해 쓰여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금 담뱃값 인상이라고 하지만, 정확하게는 담뱃세 인상이다. 정부가 세수 확대를 위해 담뱃값을 지금 가격의 두 배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왜 문제인가?

담뱃세는 대표적인 간접세다. 간접세란 무엇인가? 소득과 상관 없이 그 제품을 구매한 이들에게 똑같은 세율이 적용되는 세금이란 뜻이다. 다시 말해 서민들에겐 가혹한 세율도, 부자들에겐 껌값이란 뜻이다. 

금연프레임으로만 보면 서민들의 건강이 증진되는 결과를 나을 것처럼 보이지만, 결과적으로는 서민들의 세금 부담율이 높아진다는 뜻이다. 마치 지난 2008년 이명박 정부 들어 시행되기 시작한 기업의 법인세 인하 혜택을 누린 것은 중소기업이 아니라 재벌기업들이었던 것처럼 말이다.

3. 국민 건강을 위해 담뱃값을 인상한다면서 국민의 정신건강은?

정부는 이번 담뱃세 인상을 국민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으로 선전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정부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서 이런 일을 하는 걸까? 이 시점에서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 담뱃값 인상 뉴스와 거의 동시에 그동안 멈춰있었던 전국의 복권사업 허가를 확대하여 200여 곳 정도를 추가로 복권판매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한다. 

당신들도 이미 알겠지만, 복권은 미래가 암담한 서민들의 일확천금 꿈을 이용해, 정부가 공개적으로 서민 호주머니를 털어가는 대표적인 사업이다. 이외에도 잇따라 카지노사업을 허가해줄 방침이다. 

정부가 국민의 건강을 염려해서가 아니라 부자 감세를 통해 줄어든 세수를 서민들 호주머니를 털어 복구하겠다는 거다. 실제로 지난해 경찰청은 내부적으로 과태료 목표를 9,980억원으로 세웠지만, 이를 초과달성하기도 했다.

4. 세금은 제대로 걷고, 제대로 쓰여야 한다. 

미국이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유, 프랑스 대혁명이 벌어진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자. 결국 세금 때문이었다. 

위대한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dam Smith)는 간접세에 대해 “국왕의 수입에 비해 백성의 피는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이런 징세 방법에 찬성할지도 모른다”고 평했다. 

지금 이 나라 정부는 세금 가지고, 장난 한 번 징하게 친다. MB가 말아먹은 돈은 일단 MB의 사재부터 털어야 맞는 거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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