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동성당 성역화사업'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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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동성당 성역화사업' 어떻게 추진되고 있나?
  • 이재은 기자
  • 승인 2014.08.18 0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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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산확보 어려워 ‘지지부진’, 가톨릭회관 철거, 인천교구청 이전 논란도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방문을 계기로 가톨릭에 대한 관심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인천의 대표 가톨릭 문화유산인 답동성당의 성역화사업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중구청이 최근 논란이 된 '개항 각국거리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답동성당 역사공원 조성사업과 연계한다는 내용의 조감도를 내보이면서 70-80년대 인천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가톨릭회관을 철거할 계획이라는 사실이 알려져, 일부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인천in' 취재 결과, 중구가 추진하는 답동성당 성역화사업(역사공원 조성사업)은 예산문제로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답동성당 성역화 움직임은 2005년부터 있었다. 초기에는 인천교구에서 진행했고, 2009년쯤 중구에 이 사업이 맡겨지면서 역사공원조성사업으로 명칭이 바뀌었다.

2010년 8월 중구청은 답동성당 일대를 천주교 성지와 시민을 위한 공원으로 조성한다며, 인천교구와 인천시가 본격 협의에 들어갔다고 발표했다.

당시 중구청은 이 사업을 “4000여 제곱미터에 공원, 휴게시설, 구와 관내 지역을 알려주는 홍보관, 160여 대 규모의 지하주차장 등으로 꾸며질 계획”이라며 “가톨릭회관을 비롯한 주변 시가지가 공원화 대상이며, 답동성당 자체는 공원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예산은 부지매입비 100여억 원, 시설비 150여억 원 등 모두 250여억 원이 들 것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5월 중구는 문화재청에 신청한 ‘답동성당 역사공원 조성사업’ 심의가 통과했다고 알렸다. 당시 구는 “‘답동성당 역사공원 조성사업’은 주변 건축물을 철거해 성당 일대를 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라며 “총 사업비 300억 원이 들어갈 예정이며, 국비재원 확보에 따라 대략 3~4년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인천in’ 확인 결과 중구는 애초 300억으로 잡은 예산이 자문단과 성당측 의견 반영으로 350억으로 늘어 사업비 조달에 어려움을 겪었다며 일부 계획을 수정했다고 했다. 수정된 기본계획은 ‘100억 규모의 사업’으로 중구 관계자는 “우리가 대안으로 만들어놓은 게(사업계획서가) 있었다”고 언급했다.

중구는 또 다른 사업계획안으로 국토해양부에 ‘도시활력증진 지역개발사업’을 신청했고, 예산확보를 위해 현재 ‘기획재정부’로 사업이 넘어가 있는 상태다. 지속사업으로 몇 년에 걸쳐 49여억원을 요구하는 내용이며, 나머지 50여억원은 중구에서 부담하게 된다.

중구청 문화재팀 담당자는 “가톨릭회관 매입, 철거 등이 기본계획 용역에 나와 있지만 현재는 무엇도 확실하게 말할 수 없다. 예산이 나와 봐야 안다. 행정절차도 많이 남았고, 성당과 재협의도 해야 한다. 예산에 따라 추진 가능 여부를 다시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변경된 기본계획 내용에 관해서도 알려줄 수 없다고 했다.

답동성당 측은 이 상황을 알고 있을까. 인천교구 교무국 관계자는 “성역화사업은 중구에서 담당하고 있으니 ‘사실’적인 것은 중구에 확인하라”고 전제하면서도 “용역 관련, 그동안 우리와 10차례 이상 회의한 것은 모두 약 300억짜리 사업에 관련된 것이었다. 그런데 상반기에 갑자기 한 번도 협의한 적 없는 100억짜리 사업계획서를 보여줬다”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도 의문이 드는 게, 우리에게(성당 측) 보여준 건 300억짜리 사업인데 100억짜리 계획으로 국비 지원을 받아 사업이 시행된다고 해도 그게 우리를 충족시킬 수 있겠냐”면서 “우리도 사업이 빨리 시행되길 바란다. 하지만 현재 명확한 건 아무것도 없다. 국비가 지원되고, 중구청에서 그 사실을 우리 쪽에 전하면 (사업을 할지 말지, 예산에 맞게 어떻게 조율할지) 신부님들이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비지원을 받게 되더라도 당초 답동성당 측과 그린 ‘성역화 사업안’을 실행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해 앞으로 ‘답동성당 역사공원 조성사업’이 실제로 진행될지는 불투명하다.

답동성당 성역화사업은 2012년 지역사회에 커다란 논란이 됐던 박문여중고 송도 이전 문제와도 관련이 깊다. 천주교 인천교구에서 운영하는 박문여중고를 송도국제도시로 이전하면서, 인천교구와 인천교육청은 박문여중고가 사라진 자리에 인천교구청을 이전해 도심공동화를 방지할 것이라고 지역사회에 공언한 바 있다. 그러나 약속한 교구청 이전 움직임은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다.

답동성당은 1896년에 지은 옛 성당을 그대로 두고 외곽을 정면에 3개의 종탑이 있는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확장 개축했다. 순수 자연석이 아닌 철근 콘크리트 구조와 벽돌조를 혼합했으나 로마네스크 건축양식에 충실하게 지었다. 1981년 국가 지정 사적지 제287호로 지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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