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A, 면접 전 이미 사장직 내정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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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A, 면접 전 이미 사장직 내정했나?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4.10.28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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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후보 A씨가 밝힌 B씨의 사장직 면접 불참 과정 의혹

사장 후보자 B씨, IPA 관계자 및 해수부 직원에게
"면접 나오지 말라", "살려달라" 등의 전화 받았다?
만약 사실로 확인되면 '지역사회 큰 파문' 예상


인천항만공사(이하 IPA)의 사장 후보들에 대한 면접 진행 당시, 이미 사장 후보가 내부적으로 정해져 있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이는 신임사장 자리를 지원했던 한 후보가 [인천in]과의 통화에서 밝힌 내용으로 모두 사실로 밝혀질 경우 큰 논란이 될 전망이다.

IPA는 27일 신임 사장 자리에 유창근 전 현대상선 부회장을 취임시켰다. 그간 지역사회에서는 인천에 연고를 두어 지역에 애향심을 가진 인물이 IPA의 사장을 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번에도 외면당한 것이다.

이에 대해 지역 정/경계 인사들은 청와대가 소위 ‘낙하산 임명’을 통해 유 신임사장을 자리에 앉힌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 가운데 기자는 사장직을 지원했던 한 후보 A씨와의 통화에서 일부 정황을 입수할 수 있었다.

A씨는 “자신 말고 사장 자리에 지원한 또 다른 유력 후보 B씨가 있었다”고 했다. 이 B씨는 인천 출신으로 인천지방해양수산청장도 지냈던 해양행정 전문가로 A씨와도 잘 아는 사이라고 했다. A씨는 지난 21일 저녁 우연히 B씨와 술자리를 하게 됐고 그 사석에서 B씨는 면접 기간 동안 있었던 일을 모두 털어놓았다고 했다.

A씨에 따르면, B씨는 지난 12일 IPA 사장직에 지원하는 내용과 관련해 유정복 인천시장과 통화를 할 기회가 있었다. 당시 유 시장은 “지원서를 내도 괜찮을 것 같은데 기회가 있을 듯하니 한번 지원해 보라”는 답변을 B씨에게 했고 이는 B씨가 본격적인 지원을 결심하게 된 계기였다고. 물론 A씨도 IPA의 사장 자리에 도전할 기회가 생겨 후보로서 지원을 했다고 한다.

A씨와 B씨는 서류 제출 마감일인 13일까지 사장 후보를 위한 서류를 모두 제출했다. 다음날인 14일에는 IPA의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린 예정이었다. 면접 대상자는 원서를 낸 11명이었는데 IPA는 이 8명에게 오후 6시부터 7시 사이에 면접에 응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발송했다. A씨가 이 문자 메시지를 받은 시점은 오후 6시 22분경이었다고 한다. 

면접은 다음날인 15일 오전 9시 30분 경부터 시작됐고, A씨는 이날의 마지막 면접자로 11시 30분경 면접을 보고 일정을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당일 면접에서 최종적으로 B씨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며칠 후인 21일 술자리에서 A씨가 B씨에게 이야기를 들은 바로는, 면접에 나오지 않은 이유가 청와대의 의중 때문이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A씨가 전해들은 B씨의 말에 의하면 모 언론사의 보도처럼 청와대로부터 직접 전화가 걸려오거나 한 것은 아니었고, IPA의 임원추천위원회에 소속된 C씨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었다. 그리고 C씨는 B씨에게 “이미 신임 사장 후보는 1,2,3순위까지 모두 정해져 있고, B씨 본인은 여기 해당되어 있지 않으니 내일 면접에 나오지 말라”는 이야기를 했다는 것이다. B씨와 C씨는 해양수산부에서 함께 일한 적도 있는 동갑내기 친구 사이로 알려져 있다. B씨는 “그럴 리 없다”고 반론했고 그 반론 이후 전화통화를 마쳤다고 한다.

그런데 그 전화 통화 이후, B씨는 해수부에 근무하는 후배 D씨에게서 또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고 말했다. D씨는 B씨와의 전화에서 “제발 살려 달라, 선배가 이 자리 오면 우리 단체로 모두 곤란해진다. 압박이 있을 거고 모두 괴로울 거다”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한다. 자신이 신임사장 자리에 취임할 경우 후배를 힘들게 할 수 있는 상황이 올 것을 직감한 B씨는, 이를 알면서도 사장직에 도전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고 판단해 면접을 포기하자는 결심을 하고, 결국 다음 날 면접에 나가지 않았던 것이라고 전했다.

A씨는 “B씨가 C씨와 D씨에게 걸려온 전화를 받았던 시점은 14일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렸다는 2시 경 이전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B씨가 임원추천위원회가 열리기 두세 시간 전이었던 당일 오전 새누리당 인천시당에 들러 IPA 사장 임명에 대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간 정황을 A씨가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한다. A씨는 “그 내용에 대해 정확히 들은 이야기는 아니지만 그때 이미 면접 포기를 하고 보인 움직임이 아니었나 하는 판단이 섰다”고 말했다.

만약 앞서 언급한 A씨의 주장대로 B씨가 14일 오전 IPA 사장 임명을 포기한 후 행한 움직임이 맞고 C씨와 D씨에게 전화를 받은 시점이 임원추천위원회 시점 이전이라면 IPA는 이미 소위 ‘외부 압력’에 의해 신임사장 자리를 정해놓고 있었다는 말이 된다. 이 주장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새 신임사장 취임은 명백한 ‘낙하산 인사’일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가 성립된다. 의혹이 생길 수밖에 없는 정황인 셈이다. 

더불어 A씨는 B씨가 D씨와의 전화 이후 지역 정치인들과 통화를 했던 정황을 들었다고 했다. 그는 “B씨가 후배 D씨에게서 전화를 받은 이후 시점에서 유 시장에게 한 차례 전화를 했으며, 당시 유 시장은 업무가 바빴는지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했다. B씨는 이후 이학재 국회의원(새누리당, 서구강화갑)과 한 차례 통화를 했는데 이 의원은 B씨와의 통화에서 “서류까지 냈는데 면접은 봐야 하지 않겠느냐, 면접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건의해 보겠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다만, A씨는 “B씨가 이 의원과 통화를 한 시점이 B씨 마음에서 면접을 포기한 시점인지의 여부는 확실치 않다”며, “B씨가 이 의원과는 이후 더 통화를 진행한 부분은 없었다”고 말했다. A씨는 “결국 ‘힘 있는 시장’론이 통하지 않고 중앙정부의 ‘보이지 않는 압박’에 밀린 것 같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인천 출신 인사가 인천항만공사 사장에 임명되야 한다는 인천 지역사회의 목소리가 철저희 외면된 반면에 여러 정황상 공정하지 않은 절차를 거쳐 낙하산 사장이 임명된 정황이 속속 확인됨에 따라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임명을 둘러싼 지역사회 논란과 반발은 앞으로 더욱 뜨겁게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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