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두관, 한국정치 3가지 혁신 제안에 논란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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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한국정치 3가지 혁신 제안에 논란 예상
  • 정대민 객원기자
  • 승인 2015.01.18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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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비례대표 개혁, 둘째, 국회의원 증원, 셋째, 예비내각 도입"


[인천in]과 인터뷰를 갖고 있는 김두관 전 장관


"김두관, 한국정치를 일으키다?!!"

김두관 前 행정자치부 장관이 전국강연을 시작했다. 그 첫 강연지가 인천이다. 그런데 제목이 무척 쎄다. 먼저 제목의 강도를 따지기 전에 ‘김두관’이라는 인물에 대한 이력을 간략 정리해보았다. 남해의 이장 출신으로 30대의 나이에 남해군수로 당선되면서 민선 최연소 지방자치단체장 기록 보유자, 당시 MBC <성공시대>에 출연하면서 세간에 알려진 인물, 그 후 참여정부 초기 행정자치부 장관에 전격 임명되면서 파격인사 논란,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 열린우리당 최고위원, 2010년 경남도지사 당선, 2년 만에 사퇴와 함께 민주당 대선경선주자, 문재인 후보와 손학규 후보에 이어 3위로 고배, 홀연히 독일 자유대 1년 유학, 2014년 김포 재보궐선거 출마 및 낙선.

이장 출신으로 장관에 도지사까지 화려하다고 해야 할지 특이하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으나 누구나 가질 수 있는 이력은 아닐 듯싶다. 여하튼 그가 어떤 식으로 한국정치를 일으키겠다는 건지 따져볼 속셈으로 1월16일 저녁 사단법인 자치분권연구소 주최의 강연이 있는 부평구청을 찾았다. 인터뷰는 강연 전에 부평구의회 의회운영위원장실에서 이뤄졌다.

 

- 인천에 특강 오신 걸 환영한다. 먼저 최근 근황은?

지난 해 당과 김포시장님 및 새정치민주연합 시의원님들, 김포 시민사회 요청과 저도 같은 바램으로 7.30 김포 재보궐선거에 출마했지만 제 부족함으로 인해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출마 결정하고 사무실 얻고 이사하고 20여 일 정신없이 선거운동하고 또 낙선되고 나니, 처음에는 아쉬움이 있었지만 제가 김포의 역사와 지리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쩌면 김포시민의 입장에서 저를 선택하지 않은 것이 당연한 것일 수 있습니다. 그래서 6개월간 김포 유적지도 다니고 며칠은 시내를 도보로 두루두루 다니며 시민들을 직접 만나기도 했습니다. 요즘은 여러 모임에서 초청도 해주시고 강연 요청도 해주십니다. 이제 조금씩 김포시민들께서 마음을 열어주시는 것 같습니다.

 

- 낙선되면 김포를 떠날 것이다, 라는 얘기가 퍼지기도 했는데?

저도 많이 들었습니다. ‘김두관’이 당선되면 정치거물이 되어 도망갈 것이고, 낙선되면 미련 없이 경남으로 내려갈 것이다, 라는 말들이 있더군요. 하도 정치인에 대한 불신이 크다보니 그랬던 것 같습니다. 저도 경남도지사를 사퇴함으로써 경남도민들에게 상처를 주었지 않았습니까? 그런 제가 김포시민들에게 또 상처를 줄 수는 없는 것이지요. 저는 당락과 상관없이 중앙정치의 시작과 끝을 김포와 함께 하려고 합니다.

전국 순회강연 첫 강연으로 인천 부평구청을 찾아 강연하고 있는 김두관 전 장관


- 얘기가 나와서인데 왜 경남도지사 사퇴까지 강행하며 대권경쟁을 해야 했나? 비판 또는 비난이 아직도 있는데...

모두 제 불찰입니다. 당시 주변에서 박근혜 후보를 이길 사람은 김두관이라고 말씀하시는 분들이 꽤 많았습니다. 저도 그런 생각을 했고요. 그래서 기회주의적인 모습보다 정권교체를 위해 저의 모든 것을 걸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문재인 후보님과 손학규 후보님에 이어 3위밖에 못했지요. 그만큼 제가 정세분석을 못한 것입니다. 비난과 비판은 당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제 평생의 원죄지요. 하지만 당내 대권경쟁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역으로 흥행을 위해 뛰어들지 않았다고 비판과 비난이 일었을 겁니다. 정치인의 운명이고 정치는 가정할 수 없는 결과로 평가받기에 감수해야겠지요.

- 인천에서 김두관이라는 이름은 알아도 무엇을 했는지 모르는 시민들이 많은데 장관 재임 시 두드러지게 한 일은?

아마 제가 경남에서 활동이 많았기에 충분히 이해합니다. 부끄럽지만 그래도 조금 자랑을 한다면 제가 행정자치부 장관 재임 시 지방자치운동을 일찍이 해왔던 사람으로서 지방분권특별법 도입에 애를 썼고요. 이것이 지금 행정수도복합도시의 기틀이 되었고 국가균형발전특별회계로는 예산확보를 했습니다. 또 직접민주주의인 주민투표법과 주민소환제를 주무장관으로서 발의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문제로 물러난 것도 그 주민투표법 때문이지요. 안면도와 굴업도의 방사성폐기물처리장 문제도 주민투표법을 통해 완벽하진 않지만 해결됐지요. 그리고 전국의 이장님과 통장님 월급을 100% 인상해드렸습니다. 십 만원에서 이십 만원으로 올렸는데 물론 개개인에게는 적은 돈이지만 국가예산으로 보면 크거든요. 반대가 굉장히 많았지만 민의의 바로미터인 그분들이 조금이나마 자긍심을 느낄 수 있도록 월급 인상을 통과시켰습니다.

 

-민주당과 안철수 새정치연합이 통합하여 새정치민주연합으로 6.4지방선거에서 승리를 꾀했는데 사실상 실패했고 여전히 지지율은 오르지 않고 있다. 무엇이 문제라 보는가?

통합은 잘 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통합을 하지 않았다면 6.4지방선거에서 더 참패했을 것입니다. 문제는 모든 면에서 이슈 선점을 못하고 아젠다마저 새누리당에 뺏기고 있기 때문입니다. 정체성도 혼재되어 있습니다. 중도서민을 대변한다면서도 중산층을 잡아야 한다고 말하고 원내외 투쟁도 해야 한다, 말아야 한다 갈팡질팡, 한마디로 중심이 서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청와대와 새누리당이 아무리 잘못해도 반사이익을 얻지 못한 채 그저 발목이나 잡는 정당으로 전락해 있는 것입니다. 민생을 위한 것이라면 선명하게 원내투쟁이든 원외투쟁이든 아니면 원내외를 병행하든 투쟁할 것은 해야 한다고 봅니다. 당 혁신보고서가 4차까지 나온 걸로 압니다. 그러나 실천이 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무슨 생계형 당직자들의 정당이라는 오명까지 쓰고 있습니다. 이번 2.8 전당대회를 통해 누가 지도부가 되든지 신뢰받는 정당, 정책 정당, 수권 정당으로 혁신되길 기대합니다.

 

-올해는 개헌론이 이슈가 될 걸로 예상되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결론부터 말하면 개헌논의에 찬성합니다. 지금의 헌법은 87년 6월 항쟁의 성과물입니다. 그러나 25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새로운 백년을 준비하는 개헌논의가 절대 필요합니다. 경제정의 실현과 사법정의 구현, 통일을 대비하는 헌법이 되어야 합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중소기업과 소상공인보다는 대기업과 재벌위주의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소위 ‘갑질’이 횡행하고 있지 않습니까. 또한 여전히 유전무죄 무전유죄 나라입니다. 돈 있고 힘 있으면 큰 죄를 지어도 풀려나는 세상입니다. 일례로 이번에 인천의 여당 모 국회의원이 큰 죄를 짓고도 집행유예로 나왔지 않습니까. 사법정의 꼭 세워야 합니다. 통일은 두말할 것 없이 민족 운명에 중요한 사안입니다. 나중에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라도 통일에 대한 법적인 정리가 필요합니다. 대통령제도 5년 단임제보다는 4년 중임제가 정치 및 국가발전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봅니다. 4년 중임제를 하면 대통령이 재임을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국민을 위해 노력하지 않겠습니까. 따라서 큰 선거가 없는 올해 진지한 개헌논의를 하는 게 마땅하다고 판단합니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께서는 경제가 어렵다는 이유로 개헌론을 반대하는데 해괴망측한 논리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현 시점에서 한국정치가 어떻게 변해야 한다고 보는가?

그 때문에 전국 순회강연을 시작했습니다. 전 3가지를 강하게 제안하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비례대표 혁신입니다. 현재 기초의원, 광역의원, 국회의원 모두 지역에서 뽑혀 지역을 대변하는 형태이고 그러다 보니 지역민원 해결과 지역행사가 우선시되어 정책개발은 소홀할 수밖에 없는 실정입니다. 그나마 지역이 없는 비례대표가 정책에 치중하는 편이지만 그것도 미약합니다. 따라서 비례대표를 혁신해야 합니다. 당 대표와 안다거나 공천헌금을 낸다거나 그런 식의 비례대표가 아니라 각 직능 및 전문가들 위주로 엄선하여 지자체와 국회 비례대표를 늘임으로써 민생을 위한 정책개발 비중을 높여야 합니다.

두 번째는 국회의원 수를 늘여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국회의원 수가 300명입니다. 400명 정도로 늘여야 합니다. 첫 번째 제안과 연장선입니다만 비례대표를 200명으로 하고 지역대표를 200명 정도 하면 적당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국회의원들 일도 잘 안 하는데 줄여서 세금을 아껴야지 왜 늘리느냐 하실 것입니다. 그래서 300명의 국회의원과 의원실 보좌진에게 지급되는 세비 및 월급 총액은 그대로 동결하고 인원만 늘여 분배하자는 것이지요. 현직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은 수입이 줄어 불만이 생기겠지만 보다 민의를 수렴하고 민의에 맞는 정책을 위해서 감내해야 합니다. 그와 함께 국회의원이 가진 수많은 특권도 모두 없애야 하겠지요. 그리고 조금은 민감한 얘기일 수 있는데요. 현재 여야 정치인들을 보면 법조인과 공중파에서 유명해진 방송인들이 제법 됩니다. 의례히 변호사나 유명 방송인은 나중에 정치인이라는 공식으로 성립되기도 하지요. 특히 법조인 정치인들이 다수인 법사위에서는 각 상임위에서 올라온 법안 심의를 할 때 법조인들에게 불리한 조항은 싹 바꾼다고도 합니다. 이것은 진정한 민의라 할 수 없습니다. 다양한 전문성을 갖춘 이들로 바꿔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세 번째는 셰도우캐비넷 즉, 한국형 예비내각제 도입입니다. 각 당의 대권후보가 서구유럽의 사례처럼 자신과 함께 일할 장관을 미리 공표하여 국민들이 판단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를 한국 현실에 맞게 적용하자는 것이지요. 그래야 책임정치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인터뷰에 감사드린다. 성공적인 전국강연이 되길 바란다.

오히려 지면을 할애해준 [인천in] 독자님들에게 제가 감사드립니다. [인천in]이 정론지로서 우뚝 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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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관..., 한때 야권에서 ‘리틀노무현’이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으며 잠룡으로 통했던 그가 우여곡절을 거쳐 김포에 둥지를 틀었다. 인천하고는 맞닿은 곳이다. 그 가까운 곳에서 그가 여의도정치에 입성할 것인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그의 이력에서 보듯 이장에서 군수로 장관으로 최고위원과 도지사로 쌓아온 흔치않은 경험과 경륜이 한국정치에 조금이나마 이바지되기를 바라는 이들은 꽤 많은 것 같다. 김두관 前장관은 인천을 시작으로 19일 부산 등을 거쳐 전국 광역시·도 순회강연을 통해 계속해서 혁신안을 제안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과연 한국정치에 던지는 그의 3가지 혁신안이 어떤 논란을 통해 발전해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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