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재 의원, “매립지 FEZ 지정해야” ‘뜬금포’
상태바
이학재 의원, “매립지 FEZ 지정해야” ‘뜬금포’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3.03 18:1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야당 “엉뚱한 얘기에다, 정쟁발언 서슴지 않아” 강력 비판

이학재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3일 시청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새누리당 소속 이학재 국회의원(인천 서구, 강화갑)이 수도권매립지의 사용을 종료하고 경제자유구역(FEZ, Free Economic Zone)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 제안을 하며 이 의원이 민선5기에게 일방적인 책임을 돌리는 발언을 해 야당 일각에서는 “야당과 시민들이 주장하는 매립지 종료를 구실로 정쟁적 발언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보여 차후 논란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3일 인천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공유수면에서 매립을 완료하고 땅으로 바뀐 약 940만㎡ 규모의 수도권매립지를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난 달 27일 (유정복 인천시장이 제안해 구성된) 4자 협의체에서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을 30년 연장하자는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며 “이는 20년 넘도록 매립지로 인해 고통 받은 인천시민을 무시하고 시민 마음에 대못질을 한 잔인한 처사”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매립지 논란에서 시가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것은 그동안 매립지 종료를 위한 대체매립지 조성과 관련해 시가 주도적인 협상을 하지 않고 대체매립지를 만들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종료 준비를 제때에 하지 않은 야당이 시 지방정권을 잃고 입장이 바뀌자 ‘닥치고 매립지 종료’를 외치며, 유 시장을 공격하고 정치 공세를 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지금 서로 잘잘못을 따지기에는 시간이 아까운 상황으로 더 이상 수도권매립지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지 말고 시민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합심해야 한다”면서 “결국 매립지 문제에 대한 공과는 시민들이 판단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4자협의체는 수도권매립지의 연장을 논의하는 기구가 아니라 종료를 위한 협의체라는 것부터 분명히 밝혀야 한다”면서 “매립 완료된 수도권매립지 940만㎡(이 의원은 285만 평으로 말함)을 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매립 종료로 생성된 부지는 면적이 넓고, 주변 지역에 비해 매매가가 싸며, 지리적 입지가 매우 뛰어납니다. 인천공항, 공항철도, KTX, 고속도로(공항고속도로, 경인고속도로, 제2외곽순환고속도로)가 완벽하게 갖춰져 있어 내국인과 외국인이 모두 쉽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앞으로 9호선과 공항철도가 직접 연결되면 서울강남에서 전철로 1시간 내에 도착할 수 있는 곳이 되는 교통의 요지”라고 밝혔다.
 
이어 “최근 정부가 연말까지 2개소 안팎의 지역에 복합리조트 투자사업자를 선정해 2020년까지 완공시킨다는 계획을 발표했는데 많은 전문가들이 수도권매립지를 대규모 테마파크 복합리조트로 일괄 개발하면 효과적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는 만큼 정부가 이를 적극 검토해야 한다”면서 “이것이 검단신도시개발과 가정동 루원시티를 비롯해 로봇랜드, 국제업무타운의 활성화등 청라국제도시개발에도 매우 긍정적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구재용 인천시의원.

그러나 야당은 전반적으로 이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라는 입장이다. 특히 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해서는 민선5기 시절 송영길 전 시장이 서울시 등과 사용 종료를 전제하고 협의 중이었던 것으로 유 시장 체제로 와서 연장된 것을 전임 시장 탓으로 돌린다는 발언은 그것 자체로 ‘정쟁화’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구재용 인천시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기자회견 내용을 듣고 이 의원이 너무나 엉뚱한 이야기를 하고 있구나 싶었다”며 “국회의원이 저렇게 현실성이 없는 얘기를 정쟁적인 입장에서 하고 있다는 것에 안타까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구 의원은 “30cm에서 50cm 단위로 쓰레기를 덮고 흙을 덮는 과정을 반복한 매립지의 현재 쌓인 높이가 내가 알기로 50~80m 정도인데 그곳에 건물을 지을 수 있을지 과연 의문”이라며 “지역 주민들을 호도하는 차원의 이야기로밖에는 간주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구 의원은 “이 의원은 송 시장 시절 대체매립지를 조성하라고 끝없는 주장을 펼쳤던 바 있는데 유 시장으로 바뀌고 나니 대체 매립지 조성에 10년이 걸린다는 말을 했다가, 최근엔 여론을 의식해 2년 반 정도면 조성 가능하다는 발언을 하는 등 상습적으로 ‘말바꾸기’를 일삼는 인물”이라며 “2008년 총선 당시 인천시청을 서구로 옮기겠다고 했고 2012년에는 루원시티는 자신만이 살릴 수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고 다녔는데 사실상 국회의원으로서 지역사회에 기여한 것이 하나도 없어 안 그래도 서구 주민들이 이 의원에게 많은 실망을 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구 의원은 “이 의원의 기자회견 역시 정쟁을 멈추자는 말을 하면서 오히려 정쟁을 부추기는 것으로 의미부여를 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 주민들을 위한 정치를 하려면 한 번이라도 진정성 있는 정치와 실천을 보이길 바란다”며 이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한편 민선5기 시절 부시장을 지냈던 김교흥 전 정무부시장 역시 구 의원과 전반적으로 비슷한 의견을 밝혔다. 김 전 부시장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이학재 의원은 매립종료보다 복합리조트와 테마파크에 관심이 가 있는 사람”이라며 “최근 새누리당 인천시당의 논평을 보니 당시 정무부시장이 뭐했느냐는 내용도 있는데 사실 매립지 문제에 대한 타깃을 내게 겨누고 있는 것”이라며 이 의원을 강력 비판했다.
 
김 전 부시장은 민선5기가 대체 매립지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이 의원의 주장에도 적극 반박했다.
 
김 전 부시장은 “부시장 임명이 된 뒤 대체매립지에 대한 용역을 인천발전연구원에게 맡기고 2013년 10월에 중간 결과를 받았는데, 당시 4개소가 언급돼 있었다”면서 “1개소를 추가하고 직매립이 아닌 소각매립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토록 해 연구 결과를 2014년 6월에 결과를 받도록 돼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그는 “연구 결과가 나온 시점이 지방선거일 직후였는데, 아무래도 우리가 선거에서 져서 그런지는 몰라도 이후 인발연 측이 연구 결과를 우리에게 갖고 오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대체매립지 준비를 안 했다는 이 의원의 주장은 철저히 정쟁에 의한 발언”이라고 일갈했다.
 

김교흥 전 인천시 정무부시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