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서구/강화을 후보들, 방송 토론회서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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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보선 서구/강화을 후보들, 방송 토론회서 설전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4.24 10: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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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청자들도 입장 및 이해관계에 따라 각양각색 반응

 
인천 서구/강화을 재보선 후보자들인 안상수(새누리당), 신동근(새정치민주연합), 박종현(정의당) 후보가 강화군선거관리위원회 주관 방송 토론회에서 공약 발표와 이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OBS 관계자는 “23일 18시 OBS를 통해 방송된 세 후보의 토론회는 22일에 녹화한 것을 편집 없이 방영한 것”이라 전했다.
 
토론회서 안 후보와 신 후보는 인천시장과 부시장을 각각 지냈던 경험에 비추어 검단신도시 개발 실패와 강화~영종 연도교 문제를 두고 책임 공방을 벌였다. 먼저 신동근 후보는 “안 후보가 시장 시절 2조 3,000억 원의 엄청난 돈을 분식회계하며 검단에 투입할 예산을 다른 곳에 썼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검단 발전을 이야기할 자격이 없다”는 메시지를 여러 차례 전달했던 당의 입장과도 상통하는 부분.
 
이에 안 후보는 “시장 막바지 시절은 2010년 4월부터 보상이 시작됐고 이후 2개월 동안 2,000억 원이 넘는 돈이 보상에 투입됐다”고 해명해고 “본인이 시장 직에서 물러나지 않았다면 그 보상은 1년 안에 마무리됐을 것이며 계획도 있었다”고 신 후보 측 주장을 반박했다. 안 후보는 “내 후임 시장이 부채를 악선전해 당선됐으나 부채가 더 늘어나는 등 무능함을 보였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특히 두 후보는 선거에서 낙선했던 경험을 트집 잡기도 했다. 신 후보가 “안 후보는 인천시를 빚더미에 앉힌 분으로 인식되면서 지난 시장 선거에 낙선하지 않았느냐”고 하자 안 후보 역시 “그런 식으로 말씀하시면 신 후보는 선거에서 세 번이나 낙선했으니 이제 그만둘 때도 되지 않았냐”라며 응수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는 새누리당의 실정과 새정연의 무능력을 모두 지적했다. 박 후보는 “대통령이 내걸었던 경제민주화, 사회양극화 노력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졌다”며 안 후보와 새누리당을 비판했다. 새정연에 대해서도 “130명의 국회의원을 지녔으면서도 존재감이 없다”며 “진정 국민을 대변하는 정치, 국민들이 열망하는 정치”를 위해 정의당을 선택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지역 현안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들이 나타났다. 검단지역 주민들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사용 종료에 대해서는 세 후보 모두 2016년 사용 종료라는 점을 전제했다. 다만 사후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은 조금 달랐다.
 
신 후보는 “매립지 종료는 완전 종료까지 아직 3년 이상 정도의 시간이 있는 상황으로 대체 매립지에 대해 시민들과 이야기하고 협의할 시간이 있는 만큼 대책이 가능하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반명 박 후보는 “매립지 사용을 종료하고 검단 주민들과 시민들이 이를 연장할지 말지를 스스로가 결정하게끔 해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았다. 안 후보는 “박 후보가 여러 좋은 구상들이 많다”며 이에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강화~영종을 잇는 연도교 건설에도 세 후보는 동의했지만, 방법에 차이를 보이는 등 확연한 입장차를 보였다. 방법에 대해서는 견해를 달리 했다. 안 후보는 “현 시점에서 이른 시간에 연도교를 국비로 추진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운을 뗀 뒤 “토지주조합 방식과 연도교 통행료를 담보로 자금을 모으면 1조 원 이상을 만들 수 있고, 이렇게 하면 3~4년 안에 완공까지 가능하다”며 “시장 시절 인천대교를 건설했던 나만이 가능한 일”이라 주장했다.
 
반면 신 후보와 박 후보는 국비 확보를 통한 방법을 제안했다. 특히 신 후보의 반박이 주목할 만했다. 신 후보는 “토지주조합 방식은 지주 1명이라도 반대하면 추진이 어렵고, 토지 분양이 안 될 경우 주민들이 빚더미에 앉게 될 텐데 그걸 책임질 수 있는가”라며 “경남 남해군과 전남 신안군에도 모두 다리가 건설됐는데,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국비확보는 국회의원이 해야 하는 일”이라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몇몇 부분에서 박 후보의 준비가 꽤 돋보였다. 다른 후보들도 공감할 만한 내용들을 많이 준비해온 듯한 모습이 보였다. 박 후보는 지하철 2호선 건설 문제에 대해 “반드시 개통이 되어야 한다”면서도 “현재 검토 중인 무인열차운행과 무인역사 운영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협하므로 반드시 열차에 승무원이 탑승하고 역사에도 역무원을 배치해 불시에 닥칠지 모르는 안전사고에 충분히 대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 후보는 충분히 동의했고 안 후보는 “집행력에 의문이 든다”면서도 “좋은 방향으로 박 후보가 생각하고 있는 것 같다”고 부분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중학교 의무급식(무상급식)이나 청년실업 문제 등에 대해서도 박 후보는 비교적 설득력 있는 방향성을 제시했다. 박 후보는 “서울, 경기도와 다르게 인천은 중학교 무상급식이 실시되고 있지 않다”며 중학교 의무급식 도입을 강조했다. 안 후보는 “검토가 필요하다”며 부정적인 입장이었지만 신 후보는 동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박 후보는 신 후보에게 “청년들의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청년고용의무제를 시행해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데 생각이 어떠시냐”고 묻자 신 후보 역시 “이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지지 의사를 밝히면서도, 토론회 자체는 비교적 박 후보가 준비를 잘 해온 것 같다는 의견을 보였다. 다른 두 후보가 당론에 입각해 시장 및 부시장 재임 시절의 공과에 대해 공격하는 입장이었던 것에 비해 비교적 당론에서 자유로웠던 것이 아니었냐는 게 시청자들의 평가. 지역정가 일부에서도 “방송 토론회를 하면 아마 박 후보 측이 좀 더 유리한 위치에서 자유롭게 발언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는데 그와도 일치하는 면이 있었다.
 
시청자들의 여러 반응들을 보자면, 검단지구 거주자인 문정현(38)씨는 “전체적으로 안 후보와 신 후보보다는 박 후보가 공약 전달에 좀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좋아 보였다”고 말했다. 역시 검단지역 거주자인 이승희(37)씨도 “원래 신 후보 지지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박 후보가 의외로 좋은 내용들을 많이 말하다 보니 갈등이 좀 있다”는 의견을 보이기도 했다. 물론 다른 의견도 있었다. 강화지역 거주자인 박모씨(66)의 경우 “아무래도 안 후보는 시장 재임 시절 부채의 장본인이라는 이미지가 있어 토론회에서 불리했을 텐데, 그래도 그만하면 잘 했다”는 의견을 보였고, 검단 거주자인 김모씨(42)는 “매립지 종료를 원하는 사람으로서 매립지 종료에 대해서는 신 후보가 적극적으로 다가가고 있어 신 후보로 마음을 거의 굳히게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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