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 회장, 으름장 댓글 논란에 휩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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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한진 회장, 으름장 댓글 논란에 휩싸여
  • 이희환 기자
  • 승인 2015.04.24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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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조양호 회장이 작성했다" 보도, 대한항공은 "누군지 몰라" 부인
으름장 댓글 주인공이 조양호 회장이라고 보도한 MBN 뉴스 화면 캡쳐

지난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회항’ 파문 이후 대한항공이 사내 소통을 강화하겠다며 만든 사내 익명게시판에 조양호 회장이 부적절한 댓글을 게시했다는 의혹에 휩싸여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20일 MBN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소통광장’이라는 사내게시판에 대한항공 주차장과 관련해 불만이 섞인 글이 수차례 올라왔다. 대한항공 주차장을 이용하기 위해 본사 직원은 매달 1만8000원을 지불해야 하지만, 본사 외 직원은 무료로 이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직원끼리 형평성이 맞지 않는다는 내용이었다.
 
‘소통광장’은 지난 3월 대한항공측이 임직원과 직원들간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해 개설한 익명게시판으로 직원들 사이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개진하는 데 사용돼왔다.
 
그런데 주차장 요금과 관련한 직원의 글에 달린 댓글이 문제가 됐다. ‘회사가 주차장을 제공할 의무가 없으며, 말이 많은 OC 주차장은 없앨 계획입니다’는 내용의 댓글이었다.
 
직원들 사이에선 댓글에 대한 논란이 발생했고, 댓글을 단 사람이 누구냐에 대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MBN은 이 댓글을 단 주인공이 조양호 회장으로 밝혀졌다고 보도했다. 직원들은 불만을 쏟아내자 조 회장이 으름장을 놓은 거나 다름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도 보도했다.
 
이러한 보도와 논란에 대해 대한항공은 “익명 게시판인 만큼 누가 글을 쓰고 댓글을 다는지 누구도 알 수 없다”며 MBN의 보도가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항공측은 지난 21일 <시사포커스>와의 인터뷰에서는 “사실 무근의 보도기 때문에 일체 대응(항의, 공식입장 표명 등)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바로 그 다음날인 22일, 사내 익명게시판 '소통광장'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나서 오히려 의혹을 사고 있다. 대한항공은 지난 3월 11일 자사 사내 통신망에 게설된 익명 게시판인 '소통광장'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며, 개설 이후 임직원들이 작성한 게시글은 총 400여건에 달하며, 게시물에 대한 평균 조회수 또한 2000회에 달한다고 홍보했다.
 
대한항공은 또 소통광장에 게시된 직원 건의에 따라 이제까지 약 20여건이 건의사항들을 개선하거나 개선 검토 중에 있다고도 덧붙였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경영층도 직접적인 참여가 이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이 이례적으로 소통광장이 직원간, 직원과 회사 경영진간 소통이 잘 되고 있다고 홍보에 나선 이유는 최근 게시판에 달린 글과 으름장 댓글이 발단이란 게 언론계의 시각이다.
 
박용성 전 중앙대학교 이사장이 지난달 24일 이용구 총장 등 보직교수 20여명에게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들을 "가장 피가 많이 나고 고통스러운 방법으로 내가 (목을) 쳐줄 것"이라는 등의 내용이 담긴 e-메일을 보내 논란이 돼 결국 박 전 이사장은 이사장직과 두산중공업 회장직에서 모두 물러난 바 있다.
 
이처럼 재벌가들의 슈퍼갑질 행태가 사회적 지탄의 대상이 된 상황에서 조현아의 '땅콩회항' 파문을 겪었던 조양호 회장과 관련한 으름장 댓글 뉴스가 온라인을 통해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누리꾼들은 두 회장을 견줘가며 재벌들의 행태를 비판하는 의견을 SNS에 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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