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역 인근 4개소에 횡단보도 설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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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 인근 4개소에 횡단보도 설치된다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09.04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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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교통시설 심의위서 결정... 시민 환영 속 지하상권 반발

부평역 광장.

시민 보행권 제한 및 장애인 등 사회약자들에 대한 이동에 심각한 불편함을 겪었던 부평역 인근에 총 4개소의 횡단보도가 설치될 것으로 보인다. 시민들은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지만, 지하상권 관계자들은 경찰에 대응하겠다고 밝혀 여전히 상권 중심의 논리를 펴고 있는 상태다.
 
인천경찰청은 “3일 ‘교통안전시설 심의위원회’를 열어 부평역 인근 보행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는 총 4개소에 횡단보도를 설치하기로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부평대로 지상 520m 이내 횡단보도가 없는 관계로, 장애인이나 노약자 등 교통 약자들이 우회하고 불편하게 다니고 있어 보행권을 훼손하지 말아 달라는 시민들의 민원이 많았다”면서 “경찰이 이를 받아 교통 전문가와 함께 위원회를 열어 이같이 결정하게 된 것”이라 전했다.
 
민원이 많아 경찰 내부에서 검토한 것으로 알려져 설치가 확정된 4개소는 부평대로 ▲K2매장 앞 ▲문화삼거리 ▲제일메디컬센터 앞 ▲부평역 4거리 서쪽이다. 추가로 부평 문화의 거리 인근 쪽 ▲엔제리너스 앞 ▲글래스스토리 앞 ▲부평시장 로터리 남쪽의 3개소가 더 검토 대상에 오르기도 했으나, 이번 심의위에서는 부평대로 측 4곳만 우선 설치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횡단보도 설치 건은 그간 시민들의 보행 이동권을 지키는 차원에서 많은 민원이 있기도 했다. 그러나 지하상가연합회 측이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하고 여기에 반발하는 지상상권 측이 설치를 찬성하는 등 분위기가 전개되며 인권보다 상권을 우선하고 있다는 비난 여론이 쏟아지기에 이르렀다.
 
특히 지난 7월 부평구와 인천시, 경찰청 관계자들과 이들 상권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이 이에 대한 간담회를 열었음에도 상권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이 자신들의 주장만 펼치면서 고성만 오가다 별다른 협의 없이 끝나기도 했다. 이후 지하상가 연합회가 급기야 횡단보도 설치를 주장했던 인천시의회 유제홍 시의원에게 사퇴를 종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구역에 대한 횡단보도 설치에 대해서는 이미 지역 언론들도 힘을 실어줬던 분위기였다. 결국 이후 결국 중앙언론들까지 “보행권이 침해된다”는 보도를 내보내고 시민들이 이에 공감하며, 지하상가 측 주장에 대한 반대 여론이 우세하게 자리했다. 결국 경찰의 이번 결정은 이 여론에 대한 수용인 셈이다.
 

부평역 지하상가 전경.

긴 시간 갈등이 지속된 끝에 횡단보도를 이용하게 된 시민들은 일제히 환영의 뜻을 나타내고 있다. 시민 나모씨(33)는 “지하도를 이용하는 게 나같이 정상인이라도 힘든 부분이 있다”면서 “횡단보도로 시간도 줄일 수 있고 힘들게 계단을 왔다 갔다 할 필요도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달 전 다리를 다쳐 깁스를 하고 있다는 시민 박모씨(38)는 “부평역 인근에서 용무를 많이 보는데, 막상 몸이 불편해지고 보니 이곳을 장애인 분들이 이용하는 데에 얼마나 불편한지를 체감하고 있다”면서 “나야 조금 있으면 깁스를 풀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겠지만, 일생동안 불편함을 달고 살아야 하는 장애인 분들은 얼마나 불편하겠냐”며 횡단보도 설치를 환영하고 있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정윤미 사무국장은 “근자에 동인천 및 신포동 지하상가 쪽에 2개소의 횡단보도가 설치되고 석바위 지하상가 쪽에서 의견이 조율되는 등 시민들과 사회약자들의 이동권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시민사회의 움직임은 환영할 측면이 있다”면서 “사회약자들의 존중과 시민 편익 증대를 위해 배려와 양보가 우선시된다면 이후 이를 기반으로 상권까지 활성화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지하상가 측은 반발의 움직임이 보이고 있다. 횡단보도 설치로 지하를 오가는 유동인구가 줄어들면 상권에 영향이 갈 수밖에 없다는 것다. 지하상가 연합회 측 관계자는 “우리 의견을 묵살한 채 경찰이 횡단보도 설치를 결정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며 “횡단보도 설치를 반대하는 서명 운동을 전개하고 1만 명의 서명부를 경찰에 제출하는 등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시민 이모씨(28)는 “대부분 길을 건너려면 지하상가를 이용해서 계단을 올라야 하는 상황에서 하이힐이라도 신고 오면 불편이 극심하고, 계단 때문에 실제 다친 경험도 있다 보니 그것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기본적으로 이동이 편해야 그 지역에 사람들도 많이 오고, 그래야 상권도 더 활성화되는 게 당연한 이치”라고 말했다.

한편 경찰 관계자는 “실제 부평역 인근의 경우 지하도 이용이 불편하다 보니 노약자 등 시민 분들이 무단횡단을 하다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례도 꽤 있었다”면서 “전국적으로 보행자 중심의 교통문화 조성을 위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고, 내부에서도 앞으로 이러한 지역의 횡단보도 설치는 확대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반적인 입장”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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