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 대규모 이탈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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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종 카지노 복합리조트 사업 대규모 이탈 조짐"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5.11.13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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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외 대규모 투자자들 참여 “없던 일”로... 정부사업 ‘백지화’ 우려도

ⓒ로얄캐리비안크루즈
 
지난 8월 문화체육관광부가 ‘투자활성화’를 위한 명목으로 인천의 영종지구 6곳을 포함해 총 9곳을 ‘카지노 복합리조트 조성 사업’에 대한 후보지를 낙점했지만, 정작 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였던 투자자들이 대거 이탈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당초 미분양 가구 수가 높았던 영종지구가 이 사업의 유치 가능성이 커 향후 부동산 시장에 훈풍을 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던 것이어서, 자칫하면 부동산경기를 비롯한 지역경기가 고꾸라질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13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10일 한국관광공사의 자회사인 ‘그랜드코리아레저(GKL)’가 영종도 카지노 복합리조트에 대한 사업을 포기한다는 의사를 시에 전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영종도에 카지노복합리조트 사업 투자에 대해 MOU까지 체결한 바 있는 홍콩재벌그룹 초우타이푹(周大福)을 비롯해, 투자 참여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중국 신화련(新華聯)그룹과 필리핀 카지노 복합리조트 전문업체인 블룸베리 등이 내부적으로 사업 포기를 결정했거나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이들 투자자들은 ‘국내 및 해외자본의 큰 손’들 중에서도 카지노 복합리조트 유치에 대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였던 업체들이다. 따라서 이들의 이탈은 향후 카지노 복합리조트에 대한 투자계획서(RFP)를 오는 27일까지 제출해야 하는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현재 공항 국제업무단지 내 ‘모히건 선’이나 송도의 ‘밍티엔 그룹’, 미단시티의 ‘임페리얼 퍼시픽 GGAM랑군’ 등이 참여 의사를 거두진 않고 있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앞서 언급한 ‘큰 손’의 규모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 정부 단위로 내건 투자활성화 사업이 자칫 시작도 못해보고 백지화되거나, 되더라도 목표한 활성화 및 대형화 등에는 크게 미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영종지구의 지역경제 비전이 어두워질 수 있는 상황인 셈.
 
이같이 ‘큰 손’들이 영종지구 등의 카지노 사업에 대해 발을 빼고 있는 분위기가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것에, 전문가들은 정부가 투자조건을 너무 과하게 요구하고 있고, 카지노 복합리조트에 대한 배경 및 전문지식이 거의 없는 인천시가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대처를 하지 못한 채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투자계획서의 제출과 관련해 정부가 내건 조건은 다음과 같다. ▲땅값을 제외하고 1조 원 이상의 투자액 보유 ▲1,000실 이상을 소화한 5성급 호텔 건립 ▲2만㎡ 이상 면적의 쇼핑시설 유치 및 건립 ▲국제신용도 BBB등급 이상 ▲국제 수준의 상설공연장 설치 등이다.
 
분명한 것은 이들 조건이 모두 ‘초기 공모’라는 점이다. 잘 모르는 사람이 봐도 초기공모 치고는 너무 과도한 투자액과 자격이 요구된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이에 비해 아직 영종지구의 지역경제 및 유입되는 유커 등 외국인들이 소비하는 규모 등은 이를 소화할 만한 여건으로 올라오지 못했다. 제3연륙교 미설치와 미분양 속출, 도시계획 실패 등으로 지역 발전이 지지부진한 탓이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시의 대처 미숙과 중국 정부의 카지노 규제 및 감사 강화 등도 이러한 ‘차가운 분위기’에 일조했다는 것이 업계와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
 
관내 여행업에 근무하는 한 업자는 “관련업체들에게 이야기를 들어봤는데, 투자자격요건이 너무 높은데 그 자격을 충분히 이행한 후 벌어들인 사업성을 계산해보면 다들 부정적이라는 의견에 투자자들이 공감한다고 한다”면서 “투자계획서 제출 시점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규모 있는 투자자들이 발을 빼면서, 정작 참여한 사업자들은 모두 자격미달로 탈락하게 될 것 같다는 예상도 한다더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카지노 복합리조트의 물거품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이 지역의 부동산 경기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갈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눈에 띄는 정도는 아니지만 영종지구가 근래 약간이나마 부동산 회복세를 보였는데, 이 원인이 카지노 사업의 유치와도 관련이 있었다는 것. 바꿔 말하면 이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못하면 영종지구의 부동산 경기는 악화일로를 걷게 될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영종지구에서 활동하는 한 부동산 업자는 “이 지역이 근래 카지노 사업의 유치 및 후보지 거론 등에 의해 소위 ‘장밋빛 미래’의 가능성이 예상됐고 실제 정부가 조건으로 내건 규모가 꽤 크다는 얘기가 소문을 타서 꽤 기대감이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업자는 “만약 카지노 사업이 제대로 추진되지 않거나 없던 얘기로 마감이 된다면, 비록 신공항청사와 기업유치 활동이 있어 호재가 있다고 해도 이는 분명 악재로 작용하지 않겠느냐”면서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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