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물단지’ 하버파크호텔 어찌할까?
상태바
‘애물단지’ 하버파크호텔 어찌할까?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2.14 17: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인천관광공사 인수해 리모델링하려던 계획, 결국 ‘전면 재검토’

 

조만간 인천관광공사에게 운영권이 이관될 것으로 알려진 하버파크호텔이 시와 유관 기관 모두에게 ‘애물단지’ 같은 취급을 받고 있다. 매년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상황에서 관광공사가 여러 이유로 사실상 운영에 대한 밑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
 
14일 인천시와 인천도시공사 등에 따르면, 오는 3월 말 하버파크호텔은 현재 운영권을 가진 인천도시공사가 운영권을 인천관광공사로 넘기도록 돼 있다. 과거 인천시 소유의 일부 부지를 도시공사에 넘기고 그 대가로 하버파크호텔을 넘겨받아 관광공사에 출자하는 절차에 따른 것이다.
 
지난 2009년 문을 열었던 하버파크호텔은 최근 1~2년 사이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와 호텔업계 등을 통해 리모델링의 필요성이 제기되어 왔던 터. 실제 최근 하버파크호텔을 이용했다는 고객들의 SNS 등 후기에서 시설 노후화에 대한 지적이 적잖아 객실 시설의 교체까지 필요성이 제기돼 오기도 했다.
 
이에 인천관광공사는 하버파크호텔에 약 74억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해 1년여 리모델링 작업 후 내년 초 재개장 한다는 계획을 세워두었던 바 있다. 그런데 이 방안은 최근 시의회에서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지난 10일 인천관광공사에 대한 올해 업무보고 당시 참석한 시의회 문화복지위 소속 시의원들에 따르면, 리모델링 작업으로 인해 일정 기간 문을 닫게 됨으로써 발생되는 문제점이나, 리모델링 후 재개장 시 매출이 합당한 선까지 올라오겠느냐는 등의 문제가 지적됐다.
 
도시공사 관계자에 따르면, 하버파크호텔은 지난 2015년 기준으로 메르스 사태 등 관광산업 악재가 많았던 2015년을 제외하면 2012년부터 영업이익 흑자(세전기준)를 내고 있었다고는 한다. 하지만 전체 매출이 꾸준히 하락세를 보여온 데다 시설 노후화에 따른 가치 평가로 인한 감가상각 등을 고려했을 때 연간 10억 원 내외의 적자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관광공사 관계자는 “2011년 경에는 실제 전체 매출이 80억 원 규모를 넘었던 적도 있었지만 해마다 줄어 현재 당시 매출의 반토막 밖에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 이유가 있지만 영업을 그만큼 잘 못했다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관광공사는 리모델링 후 재개장을 통해 향후 5년 내로 매출 수준을 80억 원까지 올리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으로는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만약 영업이익 실적으로 내고 있다고 해도 향후 5년 간 수익이 40~50억 원 수준으로 예상되고 있는데, 74억 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는 것이 합당하겠느냐는 지적이 시의회 등에서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인천시의회 문화복지위원회 회의 모습. ⓒ인천시의회

 
또 관광공사의 계획대로 전면 리모델링 후 재개장하는 방식이라면 이 기간에 발생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객실 청소정리 등에 투입되는 인력 포함)의 일시적 실업현상 및 기예약 처리 문제도 골치다. 특히 하버파크호텔의 경우 올해 예약된 결혼식과 연회 등이 현재까지 30건 넘게 잡혀 있고, 객실 예약은 5천 건 가까이 잡혀 있어 이들을 모두 환불 조치해야 하는데, 이렇게 될 경우 생기는 손해가 만만찮은 데다 호텔 자체의 평점 하락도 피할 수 없어 이 또한 골칫거리다.
 
실제 관광공사에게 운영을 넘기기로 하기 전 단계로 도시공사에서 한창 운영하던 시기에도 도시공사가 리모델링 작업을 한 차례 검토한 바가 있으나 비슷한 문제로 결국 손을 놓은 적이 있다. 도시공사에서 해당 업무를 하던 전담팀이 현재 관광공사로 그대로 넘어가 있는데, 당시에도 해결 못한 문제를 지금 와서 해결할 수 있으리란 보장도 없다.
 
하지만 운영권을 넘겨줄 도시공사와, 운영을 이어받게 될 관광공사가 이같은 문제의 해결을 위해 방안 마련에 힘써야 함에도 아직 협의가 전무한 상황이라 시와 유관 기관의 고민이 크다.
 
이에 유지상 인천시 문화관광체육국장은 “하버파크호텔 리모델링 사업 모두를 전면 재검토할 수밖에 없는 상태”라며 “관광공사가 말한 74억 원 예산이 모두 필요한 것인지, 또 리모델링 기간 동안 운영을 아예 중단시키는 게 타당한지, 또 리모델링을 어떻게 어디까지 할 것인지와 직원들 일부의 일시적 실업 현상 등을 모두 검토하겠다”는 시의 입장을 전하고 있는 상태.
 
이에 대해 최혜경 인천관광공사 본부장은 “우리 공사가 호텔 운영을 한다고 하면, 지금과 같은 시설 노후화 상태로 하버파크호텔을 계속 운영할 수는 없기 때문에 리모델링이 불가피하다”면서 “시에서 재검토를 하겠다면 이에 대해 논의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러 측면에서 ‘골칫거리’가 된 하버파크호텔을 그냥 민간에 매각해야 한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인천시의회가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는 상황. 하버파크호텔이 입지적으로도 좋은 편이 아니고,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를 갖추지도 못한 만큼 민간 매각이 차라리 낫다는 논리다.
 
시의회 문복위 소속 이강호 의원은 “투자가치가 불분명한 곳에 관광공사에서 74억 원이나 들여 리모델링을 하고, 또 이후 공사가 직영을 하는 게 아니라 위탁 구조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하면 전혀 합리적이지 않다”면서 “차라리 민간 매각을 해서 돈쓸 일을 그냥 없애는 게 옳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사실상 문복위 소속의 다른 시의원들도 다들 비슷하게 생각하고 있다”면서 “투자가치가 사실상 없다고 보고, 또 추가적으로 예산을 계속 들여야 하는 문제가 있지 않느냐”며 의회 내 분위기를 전해주기도 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