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공연 장소 ‘이전하라?’
상태바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공연 장소 ‘이전하라?’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7.06.21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공연계 및 음악평단 “ 페스티벌이 갖는 장소적인 정체성도 중요”

지난해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에 출연했던 록 밴드 ‘패닉 앳 더 디스코’의 공연 전경. ⓒ배영수

 

매년 여름 송도 달빛축제공원에서 열리고 있는 ‘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이하 펜타포트)’에 대해 인천시의회 일부 의원들이 지역 발전 및 형평성 차원에서 매년 장소를 바꿔가면서 여는 게 맞지 않느냐고 제안했다. 그러나 문화계 인사들은 “잘 자리 잡은 것을 왜 정치인들이 건드리려 하느냐”며 무리라는 지적을 하고 있다.
 
20일 열린 인천시의회 제242회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종인 의원(서구2, 더민주)는 이용철 인천시 기획조정실장에게 “펜타포트 축제가 계속사업 혹은 장소를 정해놓고 하는 것이냐”고 물었다.
 
이에 이 실장은 “규정이 꼭 그런 건 아니고 과거엔 매립지 근처에서 하기도 했는데 송도에서 오래 해 왔다”고 답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지역적인 안배 차원에서 면밀히 검토해서 소외받는 지역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과거 펜타포트가 2~3년 간 서구 매립지 인근에서 진행되기도 했던 점을 보아 서구가 지역구인 김 의원이 서구에서도 해야 한다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김진규 의원(서구1, 더민주) 역시 “펜타포트 축제는 굳이 한 군데만 치우쳐 하면 지역 안배 차원에 문제가 있다”면서 “그런 점도 고려해 한 해는 영종지구에서 하고, 한 해는 청라지구에서 하는 등의 방안도 고려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문화계는 '무리'라는 지적이다. 송도 달빛축제공원에 세워진 상설무대를 이용해 진행하는 만큼 예산 절감 및 공연 퀄리티의 효과를 보고 있는 상태에서 굳이 지역안배를 이유로 이전할 필요가 있냐는 것이다.
 
한 공연기획자는 “펜타포트가 2009년 지금의 지산밸리 록 페스티벌의 주최 측과 갈라선 이후 지산밸리는 대기업 등의 지원을 받으며 60억을 훨씬 넘는 제작비용을 들이는 데 반해, 펜타포트는 그 반도 안 되는 제작비용을 투입함에도 공연 라인업 등 퀄리티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이유가 바로 그 송도의 상설무대 덕분”이라며 “실제 지산밸리는 메인 무대 전체를 아예 호주에서 공수해오고 있는 만큼 무대 비용만 엄청나다”라고 밝혔다.
 
이 기획자는 “시의원들 주장대로 이전을 한다면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되면 무대 설치 및 해체 비용 등에 이미 전체 제작비 상당부분을 쏟아붓게 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록 음악 전문 매체인 ‘파라노이드’의 송명하 편집장은 “도심형과 캠핑형을 동시에 추구했던 펜타포트가 이전 대우자동차부지나 서구 매립지 인근에서 할 당시에는 비가 온 후에 오는 불편함(물빠짐 등)이 상당했고, 주최 측이 비 때문에 워낙 고생을 하다보니 한 번은 정서진 일대에서 했던 적도 있었는데 그땐 아스팔트 등 맨바닥에서 올라오는 지열로 관객들 고통이 상당했다”고 말했다.
 
송 편집장은 “서구 일대에서 진행했을 당시 교통편도 좋지 않아 오는 불편함도 있었는데, 지금의 송도로 옮겨 상설무대까지 갖춰놓은 이후 도심형과 캠핑형의 기반을 모두 갖춰놓은 축제로 인정받으면서 세계 음악축제 순위에도 들고, 브랜드 자체로도 세팅이 완벽히 되어 있는 상태”라며 “지역안배나 균형발전 등을 내세워 이전시키거나 매년 돌아다니게 만든다면 그 자체로 페스티벌에 대한 리스크를 짊어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 출신의 김성환 음악평론는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인정받는 해외의 음악 페스티벌이 장소를 이리저리 바꿔가며 열리는 경우는 없다, 그 페스티벌이 갖는 장소적인 정체성도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