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벗은 북한 산야···10년째 심어지는 '평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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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벗은 북한 산야···10년째 심어지는 '평화 나무'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8.05.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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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대북교류 위해 다시 기지개를 펴다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가 지원한 배나무 묘목이 평양 인근에 심어져 있다. 


남북정상회담으로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그동안 주춤했던 대북 민간사업이 꿈틀대고 있다. 대북제재 국면과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정상회담 취소 등 비핵화 협상과 관련된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있지만, 교류 활성화를 위한 작은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난 2008년 2월 창립된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는 헐벗은 북한 산야에 나무를 심고 농업기반 조성을 지원하기 위해 결성됐다. 천주교·기독교·불교 등 종교계 인사와 인천·경기도 시민사회 및 시민 등 각계 각층의 사람들이 뜻을 모았다.
 
재단은 같은해 3월 북한 그림전시회인 ‘북 그리운 산하전’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판매수익금과 재단기금을 모아 형편이 어려운 북한 학생들에게 1억원 상당의 겨울옷을 보냈다. 11월에는 평양 일대에 나무심기 운동을 벌였다. 

1차로 배 묘목 5,000주와 유기질 비료 2,000천포를 전달해 3만3,000㎡ 규모의 평양 배농장을 건설했다. 다음해에는 배농장 9만9,000㎡를 추가로 조성할 계획도 세웠다.

하지만 정권교체와 함께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재단이 추진해 온 대북사업은 대부분 보류되거나 중단됐다. 이후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전전긍긍했던 인고의 시간 10년.
 
김의중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상임대표는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등장과 함께 각종 대북지원 사업이 중단됐다”며 “대북지원 경로가 막히면서 중국을 통해 의복과 의약품 등 생필품 정도만 보내게 됐다”고 말했다.
 
재단은 어려운 여건에서도 나무 묘목 보내기와 학교에 LED 랜턴 1만개를 지원하는 '북녘 희망의 등불 밝히기'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벌여왔다. 문재인 정부는 최근 이 같은 공로를 인정해 김의중 목사에 민간 남북교류 부문 대통령 표창을 수여하기도 했다.
 
올해도 예수그림 및 북한작가 그림전인 '평화예수성화전'과 한반도 미래를 진단하는 강연회를 여는 등 활발할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5월24일에는 재미 언론인으로 최근 평양을 방문한 진천규 통일TV 대표를 초청, '지금의 북한 상황과 2018년 이후의 한반도 미래'를 주제로 평화강연회를 가졌다. 진 대표는 김정은 이후 달라진 북한 사회의 변화상, 주민들의 생활상에 대해 소상히 밝히는 시간을 가졌다. 올 하반기에는 묘목을 보냈던 배나무농장을 방문하는 평화기행을 비롯해 한강하구 평화의 배 띄우기, 월북작가 미술전시회, 종교인평화음악회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의중 대표는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24일) 북미정상회담을 무기한 연기해 당혹스럽지만, 지속적으로 벌여온 나무심기와 랜턴지원 사업 등은 계속 이어갈 것"이라며 “하루 빨리 남북평화가 찾아와 실직적인 대북 지원사업이 확대대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가 북한 관계자에게 의약품을 전달하고 있는 모습.



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가 지원한 겨울옷을 입고 있는 북한 학생들. <사진=남북평화재단 경인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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