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정태옥 전 대변인, 인천 비하 발언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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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정태옥 전 대변인, 인천 비하 발언 후폭풍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8.06.09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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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평화복지연대 의원직 사퇴 요구, 한국당 유정복 후보도 등 돌려


      
                 YTN 뉴스에서 인천 비하 발언을 하는 한국당 정태옥 전 대변인  


 인천시 기획관리실장을 지낸 정태옥 자유한국당 대변인이 YTN 뉴스에 출연해 같은 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를 감싸려다가 내뱉은 인천과 부천 비하발언이 6.13 지방선거를 불과 사흘 남긴 가운데 커다란 후폭풍을 불러오고 있다.

 정 대변인은 자신의 발언으로 인한 파장이 커지자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책임을 지고 대변인에서 사퇴한다’고 밝혔으나 인천시민단체는 물론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정 전 대변인의 의원직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정 의원이 7일 생방송인 YTN 뉴스에서 한 발언과 인천시민단체의 반응,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의 입장을 짚어본다.


 ◇정태옥 대변인의 발언

 자유한국당 정태옥 대변인은 7일 저녁 YTN 뉴스에 출연해 ‘수도권 선거 판세’에 대해 토론하던 중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대변인이 유정복 후보가 재임하던 기간 중의 실업률 4년 연속 1위, 가계부채비율 1위, 자살률 1위, 시·도지사 직무수행 평가 최하위권, 주민 생활만족도 최하위권, 1인당 복지비 최저수준 등을 거론하자 방어논리를 펴던 중 문제의 인천과 부천 비하발언을 했다.

 정 대변인은 “유정복 후보가 시장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니라 5년 전, 10년 전에도 똑같았는데 인천이라는 도시 자체가 그렇다”며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올라올 때 제대로 된 일자리가 있는 사람은 서울로 오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은 인천으로 간다”고 주장했다.

 정 대변인은 이어 “인천은 이혼률도 꼴찌”라며 “서울 목동에 살던 사람이 이혼하거나 직장을 잃으면 부천 정도로 (이사)가고 또 살기 어려워지면 인천 중구나 남구, 이런 쪽으로 간다”고 덧붙였다.

 그는 사회자가 “해당 지역에 사는 분들의 명예가 있으니 구체적인 지명 언급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자신의 주장을 계속했다.

 보다 못한 정의당 김종대 대변인은 “듣다보니 인천은 사람 살 곳이 못 된다는 것 같은데 말씀이 지나치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발언이 SNS 등을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더 망하면 인천)’이라는 신조어가 나도는 등 파장이 커지자 정 대변인은 8일 기자들과 지인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본 의원의 발언으로 상심이 큰 인천시민과 부천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모든 책임을 지고 대변인 직을 사퇴함으로써 진정성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날 발언은 유정복 인천시장이 시정을 잘못 이끌어 인천이 낙후된 것은 아니라는 점을 설명하다가 의도치 않게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방송 도중 사과 말씀을 드렸지만 다시 한 번 정중히 용서를 구한다”고 전했다.

 행정고시 30회인 정 의원은 대구 대륜고와 고려대를 나와 인천시 기획관리실장(2010년 7월~2013년 4월), 안전행정부 지방행정정책관, 대구시 행정부시장을 거쳐 20대 총선(2016년)에 출마해 대구 북구갑에서 당선된 초선이다.


 ◇인천시민단체 반응

 진보성향의 시민단체인 인천평화복지연대는 9일 성명을 내 “정태옥 의원은 인천시민 앞에 석고대죄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며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도 모든 선거활동을 중단하고 동반 사과하라”고 요구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인천시를 3류 도시로, 인천시민을 인생 루저(패배자)로 격하한 정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으로 시민 분노가 들끓고 있다”며 “‘대변인 직을 사퇴함으로써 (사과의)진정성을 표한다’는 정 의원의 문자메시지에서는 여론무마용 외에 어떠한 진정성도 느낄 수 없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정 의원은 당장 국회의원 직을 사퇴하고 300만 인천시민이 마음으로 용서할 때까지 시민 앞에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이 단체는 이어 “이번 사태에 대해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의 공동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며 “유 후보는 당장 모든 선거활동을 중단하고 공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인천평화복지연대는 “자신이 속한 당에서조차 인정받지 못하는 구호인 ‘서인부대(서울, 인천, 부산, 대구)’를 인천시민들에게 강요하는 작태 등 모든 선거활동을 중단하고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한 용서를 구하라는 시민사회의 요구를 유 후보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내일부터 당장 사퇴운동에 돌입할 것임을 강력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유정복 후보의 입장


 자유한국당 유정복 인천시장 후보는 9일 공식 논평을 내고 정태옥 전 대변인의 의원직 사퇴를 촉구했다.

 정태옥 의원의 인천 비하 발언이 지역사회에서 커다란 파장을 일으키고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도 분명한 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나서자 코 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에 미칠 악영향을 조기 차단하려한 의도로 읽힌다.

 유 후보는 “인천 시민이자 지난 4년간 인천시정을 책임져온 사람으로서 분노와 참담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며 “인천에서 나고 자라 인천에 대한 자긍심과 자부심을 갖고 살아왔던 저로서는 이번 사태를 결코 용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유 후보는 “인천에 대한 이해와 사랑도 없이 함부로 발언한 정태옥 의원은 책임을 지고 국회의원 직을 사퇴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당 지도부도 인천시민들께 머리 숙여 사죄하고 향후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단호한 쇄신책을 마련하라”며 “이러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저는 중대한 결심을 할 수밖에 없으며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취해 나갈 것임을 밝혀둔다”고 덧붙였다.

 유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후보의 책임론도 거론했다.

 그는 “이번 정태옥 의원의 막말은 박남춘 후보의 계속된 인천 폄하와 모욕적 발언에서 기인됐음을 분명히 하지 않을 수 없다”며 “박 후보는 인천의 성장과 발전을 외면한 채 인천을 흠집내고 비하하면서 왜곡되고 무책임한 발언으로 인천시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한 만큼 뼈저린 반성과 함께 시민들께 깊이 사과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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