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내항 시민모임, 상상플랫폼 재검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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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내항 시민모임, 상상플랫폼 재검토 요구
  • 김영빈 기자
  • 승인 2018.07.30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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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계열사에 20년간 운영권 특혜주면 주변 상권 붕괴 주장

    
    상상플랫폼 전면 재검토를 외치는 '(가칭)인천 내항과 바다 되찾기 시민모임(준)'<배영수 기자>



 문화예술계 중심의 인천시민단체들이 내항 상상플랫폼 운영사업자로 대기업 계열사인 CJ CGV가 선정된 것을 비판하며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섰다.

 ‘(가칭)인천 내항과 바다 되찾기 시민모임(준)’은 30일 오전 인천시청 본관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인천시가 지난 19일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의 선도사업인 ‘내항 8부두 상상플랫폼’의 운영사업자로 CJ CGV를 선정했다고 발표했다”며 “전임 유정복 시정부에서 추진한 ‘상상플랫폼’은 지역 주민들과 전문가들의 여론을 충분히 수렴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 원도심을 살리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죽이는 대기업 특혜성 관광개발 사업이 돼버렸다”고 비판했다.

 시민모임은 “내항 8부두 폐 곡물창고를 리모델링해 문화관광 거점으로 활용하는 상상플랫폼을 20년간 운영할 CJ CGV의 세부 도입시설을 살펴보면 연건축면적 15만㎡ 중 20%는 공모 조건에 따라 공공 목적으로 사용하고 약 30%의 공용면적을 제외한 50.7%는 첨단영화관, 엔터테인먼트센터, e스포츠 게임장, 펍, 바, 카페, 베이커리, 공방, 플리마켓, 전망호텔 등 인천시민과 관광객들의 호주머니를 노리는 상업시설로 채우는데 이는 지역의 역사·문화·예술을 연결시켜 원도심 전반의 활성화를 도모하는 상생의 플랫폼이 아닌 월미도, 차이나타운, 신포동과 중앙동 일대의 상권까지 빨아들여 극심한 침체를 불러오는 대재앙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시민모임은 “공공목적의 공간도 창업지원(아티스트 창업, 푸드 청년창업) 9.6%, 스튜디오 및 창작 7.4%, VR 랩 3.1%를 넣기로 했는데 대부분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체험형 시설들”이라며 “이러한 형태의 상상플랫폼은 도시 변화와 혁신을 이루기 위한 실험실로서의 다양한 기회의 제공과 활용 가능성을 원천봉쇄하는 결과를 초래하고 말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원도심 활성화를 위해 지역순환형 내발적 경제발전 모델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서울에 본사를 둔 대기업 계열사인 CJ CGV에 온갖 특혜를 베풀면서 내항 8부두의 알토란같은 곡물창고를 20년간이나 상업시설로 대여해주는 것을 도시재생사업이라고 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CJ CGV가 내부 리모델링에 300억원을 투자하는 것은 지역의 자산으로 쌓이는 것이 아니라 회수해야 할 비용의 규모일 뿐이고 200명을 고용하겠다는 것도 대부분 본사 직원이고 지역의 청년들은 값싼 단기 아르바이트 고용에 그칠 공산이 크다”며 “대기업 관광개발사업에 불과한 현재의 상상플랫폼을 원점에서 재검토하라”고 요구했다.

 시민모임은 인천역사복합개발도 역사성 있는 도시공간을 파괴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원점에서 다시 추진할 것을 제안했다.

 이들은 “인천역과 주변 부지를 소유하고 있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주도하는 민자역사 복합개발을 지원하기 위해 인천시는 전국 최초로 이곳을 ‘입지규제최소구역’으로 지정받음으로써 각종 건축특례를 적용할 수 있게 됐다”며 “코레일은 부지를 현물 출자하고 주택도시기금 출자·융자와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1606억원을 투입해 지하 4층 지상 25층의 업무·숙박·문화·판매시설을 갖출 계획인데 이렇게 되면 개항기 경인철도 시발지인 인천역은 거대한 빌딩으로 변하면서 그 역사적 자취가 사라지는 끔찍한 도시 파괴가 이루어질 것이 자명하다”고 강조했다.

 시민모임은 “상상플랫폼과 인천역 복합역사 개발이라는 민간자본만 살찌우는 특혜사업을 앵커시설이라고 우기며 추진하는 현재의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생사업은 지금 당장 중단돼야 한다”며 “시민들이 공공성에 최우선 가치를 둘 것을 요구하는 상황에서 인천 내항 재개발의 마스터플랜도 마련되기 전에 대기업의 상업시설부터 도입하는 상상플랫폼은 즉각 중단하고 인천역 복합역사 개발도 주민들과 지역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구조를 만들어 원점에서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시민모임은 “상상플랫폼 및 인천역 복합역사 개발사업을 포함하는 인천 원도심 최대의 재생사업이자 항만재개발사업인 월미도, 내항 1·8부두, 동인천역 일대 390만㎡의 ‘인천개항창조도시 재상사업’이 인천시민들에게 그동안 잃어버렸던 바다를 되돌려주는 사업이 되도록 범시민 차원의 운동을 전개하는 동시에 매립이 일시 중단된 북성포구를 비롯해 만석·화수부두에 이르는 원도심의 바다를 시민들의 공유자산으로 되찾기 위한 운동을 시민들과 함께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가칭)인천 내항과 바다 되찾기 시민모임(준)’은 버텀라인, 스페이스 빔, 인천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인천시민문화예술센터 등 12개 단체와 문화기획자, 예술가, 환경운동가 등 시민활동가 40여명이 개인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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