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 수준 시민의식’ 보여준 토론회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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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수준 시민의식’ 보여준 토론회 현장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9.20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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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플랫폼 관련 토론회서 협박 및 폭력행위 벌어져



‘인천내항과바다되찾기시민모임’이 진행한 상상플랫폼 관련 토론회에서 한 시민이 토론회 진행을 방해하면서 폭언을 하기 시작하는 모습.


 
인천시가 대기업을 끌어들여 조성하려는 상상플랫폼 사업에 대해 논란과 공방전이 오가는 가운데, 결국 민간 영역에서 열린 토론회에 '무력'이 개입하며 고성과 협박 등이 난무하는 극한의 상황까지 치달아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19일 ‘인천내항과바다되찾기시민모임’ 측은 지난 19일 인천아트플랫폼 칠통마당에서 ‘인천시의 CJ 상상플랫폼 추진,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시민모임 측에서 대관을 정식 허락받아 진행한 이날 토론회는 남승균 인천대 사회적경제연구센터장 이희환 인천도시공공성네트워크 공동대표,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 등이 발제 및 지정토론자로 나서 시가 상상플랫폼 사업에 대기업을 끌어들인 데에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보고, 각자가 가진 의견들을 개진하고 나누자는 취지였다.
 
인천시가 운영자 선정에 적용했다는 지역영향평가 대부제가 지역에 미칠 파급효과가 큰 업체가 선정되도록 하는 방식으로, 그만큼 파급 효과가 크려면 자본력이 받침이 돼야 하는 만큼 시가 대기업을 처음부터 염두에 두었다는 지적 등이 이날 토론회 자리에서 이야기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토론회 시작 전부터 문제가 생겼다. ‘중구발전협의회’ 등에서 왔다는 사람들 중 일부가 이들의 주제발표를 대놓고 막고 나서면서 토론회가 중단되기에 이르렀다.
 
결국 시민모임 측에서 경찰까지 불러 조치했으나 이들은 그 이후로도 계속 폭언과 폭력행위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모임 주최 상상플랫폼 토론회에서 ‘중구발전협의회’ 등에서 왔다는 사람들 일부가 토론자 책상 앞쪽까지 가서 폭언 등 행위를 하는 순간. (당사자들 모자이크 처리함. 영상 제공 = 민운기)

 
이날 지정토론자로 자리한 민운기 스페이스빔 대표는 “이들 소속 회원이라는 사람들이 시작하기도 전에 시비를 걸고 행사진행을 방해하면서 토론장이 아수라장이 됐다”면서 “토론회는 진행자 혹은 좌장이 발언을 허락하고 진행되는데, 이들은 계속 허락받지도 않은 발언을 해대며 욕설, 폭언은 물론 손찌검을 하려는 듯 위협에 이어 발제자에게 구두를 벗어 던지는 등 폭력을 행사했다”고 말했다.
 
토론회를 중단시킨 이들 단체들과는 직접적인 전화 연락이 되지 않았다. 다만 현장을 목격한 한 시민은 “당시 그 분들(토론회를 방해한 사람들)께서 주장한 의견이 오래도록 노력해 폐창고를 개방하는 데에 성공했는데 왜 일방적으로 반대의 자리를 여느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시민모임 측 다른 관계자가 “이들은 지난해 인천가톨릭회관 철거 반대 기자회견 당시에도 현장에 나타나 물리적으로 이를 방해하고 막았던 사람들”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이 한층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상습적으로 기자회견이나 포럼 등을 방해하고 다닌다는 지적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
 
3백만 인구가 되는 도시에서 찬반 의견은 당연히 나올 수 있는 일이고 찬반의 자리 역시 합법적이고 민주적으로 열릴 수 있는 것인데, 이렇게 토론회나 포럼 자리에 무력으로 개입해 방해를 하는 등의 행위가 민주국가에서 아직도 일어난다는 것은 비판의 소지가 다분하다.
 
이 순간을 포착한 영상은 이미 SNS상에서 빠르게 공유되면서 시민들의 반응도 비판 일색으로 치닫고 있다.
 
시민 고보선씨는 “정당하게 자기 의견을 제시하면 될 것을, 막가파식으로 행동하는 사람들을 보고 과연 아이들이 무엇을 배울까 걱정”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녹색당 문지혜 당원은 “심히 황당하다, 토론회 방해자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꼭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시민모임 측은 20일 오후 중구청 앞에서 이들의 공식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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