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재단 혁신위 3차회의 모습. ⓒ배영수
 

인천문화재단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가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대표이사의 선출방식 및 조직개편,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유지 등을 위한 과제를 설정하고 향후 회의를 통해 하나씩 틀을 잡아가겠다는 계획을 정했다.
 
혁신위는 12일 오전 인천시청 어학실에서 제3차 회의를 열었다. 지난달 26일 최병국 대표이사의 취임과 함께 박남춘 인천시장이 참여한 가운데 진행된 1차 회의와, 최근 문화재단 내 인사 문제로 모인 2차 회의에 이은 것이었다.
 
1차 회의는 ‘상견례’ 정도의 자리였고, 2차 회의가 재단 인사문제로 긴급 소집된 것을 감안하면 혁신안의 과제 등을 결정한 이날 3차 회의가 사실상 혁신위의 첫 번째 시작이었다.
 
이날 혁신위가 설정한 과제들은 재단의 독립성 및 내부 조직의 건강성 확립, 그리고 재단 내 조직 확대 혹은 슬림화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둔 조직의 활성화 방안, 그리고 재단의 역할과 비전의 재정립 및 사업 범위 등을 재구조화하는 등의 것이다.
 
이날 모인 혁신위원들 다수는 특히 재단 내부조직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부분에서 큰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병국 대표이사도 직무발표회 등을 통해 조직 슬림화 등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았던 만큼, ‘혁신을 위한 변화’의 전제에서는 별 이의가 없었다.
 
대체적으로는 현 3본부 9팀에 사무처 직제로 편성된 조직을 2본부로 슬림화하자는 의견이 많았던 가운데, 약간의 이견도 나왔다.
 
재단 이사인 민운기 위원은 “개항장플랫폼 준비본부의 경우 전임 시장이 문화를 도구화하는 사례로 기획됐고 무리했다가 결국 비판의 도마에 오른 만큼 축소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재단 내부에 일종의 ‘동맥경화’ 현상이 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본부장직의 개방형 임기제(플러스 알파 포함) 도입 등도 주장했다.
 
반면 재단 이사인 이찬영 위원은 “조직 내부 인원이 아니면 정확한 문제가 뭔지 알기 어려운 만큼 슬림화가 필요하다면 행정조직이 비대해진 건지, 아니면 결제라인이 비대한 것인지를 정확히 파악해볼 필요가 있기에 그 전에 간사(재단 본부장)에게 자료를 요청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역 문화단체 대표인 임승관 위원은 “동맥경화 현상은 숙명적으로 문화재단이 갖고 있는 한계”라며 “과거의 조직체계가 유기적으로 바뀌도록 혁신할 수 있다면 풀 수도 있다고 보고, 한시적인 T/F 성격의 프로젝트를 한다던가 하는 방식으로 극복하는 방법도 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재단의 독립성을 위한 방법으로는 재단의 이사장직을 시장이 겸직하는 제도를 재검토하고 서울 및 경기처럼 선출직으로 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것에 혁신위 대부분이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현재 독립성 확보를 위한 기금 마련 방안으로 현재 2020년까지 1천억 원 조성의 목표에 대해서도 “1천억 단어에 매몰되기보다 (보유했거나 보유하게 될) 부동산을 이용해 수익을 낼 수 있는 구조도 생각해볼 만 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또 현제 재단 노조가 추진하고 있는 ‘근로자 이사제’의 도입 및 직원 성과연봉제 폐지 등에 대해서도 대다수 재단 직원들이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 혁신위에 전달됐고 혁신위 또한 이에 대해 전반적으로 동의했다.
 
더불어 재단 대표이사의 선출방식에 대해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아 이에 대해서도 추후 선출방식의 변화 등을 놓고 검토하기로 했다.
 
이날 혁신위가 과제로 삼은 여러 개의 논의 내용은 다음달 3일 오후 열릴 4차 회의부터 하나씩 결정될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재단 대표이사 선출 방식에 대한 내용이 가장 먼저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