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교복 입찰에 대기업 교복업체들 ‘백마진’ 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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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상교복 입찰에 대기업 교복업체들 ‘백마진’ 뿌렸다"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3.1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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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1인당 5만원씩…공공연한 비밀
 


인천 관내 중·고교에 무상교복이 실시된 첫해 대기업 교복업체들이 물량 수주 경쟁을 벌이면서 백마진(back margin)을 광범위하게 뿌렸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복업계 관계자는 18일 “일부 대기업 본사가 학생 1인당 5만원의 백마진을 대리점에 주면서 시장 선점에 나섰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피해는 경쟁에서 밀린 중소업체로 고스란히 넘어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실제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에 올라온 올해 인천 관내 231개 중·고교의 교복입찰 현황을 보면, 대기업 A대리점은 서구에 있는 B여중의 교복을 18만7천400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교육부가 무상교복 입찰 상한가로 제시한 30만1천170원의 62.2%에 불과한 수준이다.

또 대기업 B대리점은 부평구 G중학교의 교복을 20만9천900원에 낙찰받았다. 이는 G학교 인근에 있는 G고교의 교복을 낙찰받은 중소업체 S사의 25만8000원보다 18.7%(4만8천100원) 가량 싸다.

대기업 A대리점 관계자는 “대기업 대리점들도 최저가 경쟁에 몰리면서 죽을 지경으로 하고 있다”며 “본사와의 관계는 자세하게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교복업계는 낙찰률이 기초금액의 최소 75% 이상은 돼야 인건비와 운영 비를 포함한 영업수지를 맞출 수 있다.

특히 대기업 대리점주들이 출혈경쟁에 나설 수 있는 힘은 본사가 밀어주는 백마진에 있다고 중소 교복업체들은 보고 있다.

이와 함께 학교의 교복 조달은 일종의 공공구매로 공공조달에 백마진이 오가는 것은 시장교란으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중소 교복업체 관계자는 “직접적인 백마진 제공이 아니라고 해도, 본사·대리점 간 채권과 채무를 상계하는 방식으로 은밀하게 백마진을 챙겨주는 경우도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백마진 제공은 공정한 시장질서를 해치는 행위인 만큼 엄격한 감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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