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폭되는 용현·학익 1블록 특혜행정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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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폭되는 용현·학익 1블록 특혜행정 의혹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9.05.07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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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구, 환경단체 반발에도 오염토양 반출 허가 - 4자 회의는 일정도 안잡혀



동양화학 옛 공장 모습. <사진=유광식>


인천의 대표적 원도심인 미추홀구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에는 각종 중금속 오염이 발견된 옛 동양화학 공장터의 토양을 정화하기 위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지만, 이를 둘러싼 특혜행정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7일 환경단체 등에 따르면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는 지난 2007년 토양오염이 확인됐다. 당시 한국지하수토양환경학회 등이 발표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부지 토양환경조사서'를 보면 조사를 진행한 40개 지점 중 5개 지점에서 비소, 수은, 니켈 등 중금속 농도가 우려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조사지역이 공장 부지를 제외한 폐석회야적장과 그 주변 지역 일부에 대한 조사였던 만큼, 전체 사업부지로 토양정밀조사를 확대하라고 요구해왔다.

실제로 2011년 작성된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수은과 비소의 경우 폐석회에서는 검출되지 않는 물질로 공정의 영향인지, 부지조성 시 외부로부터의 지반조성용 토양에 의한 오염인지 등 그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정밀조사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후 미추홀구는 사업시행사인 DCRE에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에 대한 토양오염 정말조사를 명령했다. 지난해 9월부터 12월까지 토양 오염물질을 분석한 결과 총 861개 조사지점 중 586개 지점(761개소)에서 개발사업지구의 토양오염 우려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오염토양 정밀조사명령은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부지 전체부지(154만㎡)가 아닌 1,2,3공장 부지(27만7638㎡)에 불과했다. 지역 환경단체들은 미추홀구가 환경부와의 협의내용을 무시한 채 일부 지역만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하고 정화계획을 수립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2011년 환경부와 협의한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오염토양 정화대책으로 ‘사업 착공 전 사업지구 전반에 토양정밀조사를 실시해 토양 오염여부를 확인하고 토양오염발견시 적정 토양오염정화대책을 수립 후 사업을 시행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일부지역만 정화할 경우 주변지역의 오염물질 유입으로 추가 오염될 우려가 있어 종합적인 조사와 정화계획을 수립해야 하지만 DCRE는 사업부지를 쪼개기 개발하면서 꼼수를 부리고 있고, 미추홀구도 이에 동조하고 있다는 게 환경단체의 지적이다.
 
 
인천녹색연합 등 4개 인천지역 환경단체는 지난달 미추홀구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체부지 토양오염조사 실시와 정화계획 원점재검토를 촉구했다.


오염토양 정화방식도 토양환경보전법 위반 소지가 있다. 토양환경보전법에 따르면 ‘오염토양을 정화할 때에는 오염이 발생한 해당 부지에서 정화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제한적인 경우에만 오염토양을 반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는데, 미추홀구와 DCRE 측은 이를 근거로 ‘도시지역 안에서 건설공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발견돼 부지 안에서의 정화가 곤란한 경우에 해당된다'며 반출정화 대상이라는 입장이다.
 
환경단체들은 최근 환경부 관계자로부터 ‘건설공사 과정이 아닌 공사 착공 이전에 오염토양이 발견된 경우에는 반출정화 대상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받았지만, 미추홀구도 관련 자문을 받은 결과 문제가 없다며 맞서고 있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는 행정적 건설공사 과정도 아니고, 이미 2007년에 오염토양이 확인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추홀구는 부지 내 지장물 철거를 건설공사 과정이라고 해석하는 등 지극히 사업자 편에서 판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천시, 미추홀구, 환경단체, DCRE 등 4자는 지난달 회의를 열고 관련 논의를 이어갔지만 각자 입장을 전달하는 수준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환경단체는 4자가 공동으로 환경부에 유권해석을 받자고 제안할 계획이지만, 아직 차기 회의 일정은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가운데 사업지구 내 부지 매입은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DCRE는 지난달 삼광글라스가 소유한 약 6만6000㎡ 규모의 공장을 매입하기 위한 계약을 체결했다. 삼광글라스 계열사인 이테크건설이 소유한 5만9000㎡의 부지 매각도 협상이 진행중이다.
 
DCRE 관계자는 “현재 회사가 소유한 부지의 토양오염 정밀조사를 진행한 단계”라며 “사유지와 법인 소유지 등 나머지 부지는 매입을 진행중이며, 절차가 마무리되면 사업부지 전체에 대한 정밀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미추홀구 관계자는 ”4자 유권해석은 아직 제안이 들어오지 않았고, 차기 회의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며 ”토양오염 정밀조사는 공사가 진행되는 절차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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