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달리는 월미바다열차-세금만 더 축낼까, 월미상권 살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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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달리는 월미바다열차-세금만 더 축낼까, 월미상권 살릴까?
  • 이창열 기자
  • 승인 2019.07.19 15:42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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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운전 카운트 다운, 안전성과 경제성에 성패 달려

 
월미바다열차
 

[월미바다열차 시승기]

월미도를 일주하는 월미바다열차가 10년 간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마침내 달리게 됐다. 인천교통공사는 지난 6월까지 운행에 필요한 기술시운전을 마치고 7월 중순부터 시민들을 태우고 실제 운행과 똑같은 영업시운전에 들어갔다. 1~2개월의 영업시운전이 끝나면 월미바다열차가 공식 개통된다.

월미바다열차는 그동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애물단지였다. 2008년 6월 착공돼 2009년 인천에서 열린 세계도시축전에 맞춰 운행할 예정이었으나 부실공사로 인한 안전성 문제가 제기돼 개통이 무산됐다. 이후 2010년 시험운행 중에 차량축 절손사고가 발생해 안전성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로 사업 자체가 전면 백지화 됐다.

2013년에는 민자사업으로 모노레일 레이바이크 사업이 추진됐으나 사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사업자가 사업을 포기해 역시 무산됐다. 사업이 두번 백지화되면서 들어간 매몰비용 만 853억원에 달해 혈세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로 꼽힐 정도였다. 여기에 시설을 철거할 경우 철거비용 300억원이 추가로 필요해 모두 1,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됐다.

고심 끝에 인천교통공사는 2017년 사업을 재추진하기로 하고 다시 183억원을 투입해 운행선로를 새로 깔아 개통을 눈앞에 두게 됐다. 명칭도 공모를 통해 '월미은하레일'에서 '월미바다열차'로 바꿨다. 3수 끝에, 10년 만에 달리게 됐지만 끝내 애물단지가 돼 세금 만 더 축낼지, 아니면 월미도의 상권을 살리는 효자가 될지는 아직은 불투명하다. 효자가 되려면 안전성은 물론 경제성이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월미바다열차 운행 노선도


□ 과연 안전한가
 
인천교통공사는 지난달까지 월미바다열차의 기술시운전과 시스템 성능시험을 마쳤다. 이달 중순부터 승객들을 태우고 실제 운행상황을 가정한 영업시운전을 하고 있다. 19일에는 인천시 출입기자 16명을 태우고 시승식을 가졌다.

월미바다열차는 폭 2.39m·높이 3.54m·길이 15.3m의 차량 2량으로 편성됐다. 열차는 1량당 정원이 23명으로, 모두 46명이 탈 수 있다. 이날 시승식에서 46명이 정원인 열차에 26명이 탔다. 월미공원역을 출발한 후 이민사박물관역 등 4개 역, 6.1km 구간을 33분 간 운행했다.

 
월미바다열차에서 바라본 세계최대 규모의 곡물저장고 벽화

 
직선 구간 주행속도는 시속 15㎞이고, 곡선 구간에선 시속 9km로 감속해 운행한다. 주행 중 소음과 진동이 크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곡선구간에서의 덜컹거림도 전철보다 작았다. 다만 에어컨 가동이 원활하지 않아 승객들이 덥고 답답함을 느꼈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최초의 월미은하레일은 교통과 관광이 결합돼 최고 시속 40㎞로 달리도록 설계됐으나 월미바다열차는 관광용으로 시속 15km이상 속도를 낼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월미바다열차는 주행바퀴 외에도 안내바퀴와 안정바퀴를 별도로 설치해 탈선을 방지하도록 하는 등 안전성을 크게 강화했다. 이에 따라 레일도 기존 ‘Y’자 형태 1개 축에서 옆으로 누운 ‘E’자 형태의 3개 축으로 바뀌었다. 레일 전 구간에는 폭 1.2m 크기로 승객 대피로도 설치돼 있다.

“기존 'Y'자 축 형태는 바람에 취약해 전복의 위험이 있었지만 누운 'E'자 축 형태는 3개 축으로 잡아주면서 탈선과 전도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김순태 인천교통공사 기술본부장의 말에 믿음이 들었다.

 
□ 적자를 안고 달린다 - 문제는 경제성 


월미바다열차에서 바라본 인천항 8부두 전경.
 

월미바다열차 요금은 성인 8천원, 청소년·노인 6천원, 어린이 5천원, 국가유공자·장애인 4천원으로 책정됐다. 단체 이용객은 1천원이 할인된다. 열차 운행시간은 오전 10시~오후 6시 이고 성수기인 4~10월, 금~일요일과 공휴일에는 오후 9시까지 연장 운행된다.

열차는 커다란 통유리에 탁 트인 전망을 제공했다. 4개 역 구간을 주행하면서 월미도 앞바다와 인천항의 대형 크레인, 곡물 저장고, 유류저장 탱크 등이 시야에 들어왔다. 상상플랫폼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8부두 곡물창고와 세계 최대 야외벽화로 기네스북에 오른 곡물저장고의 그림도 눈길을 끌었다.

바다와 항구 풍경을 느낄 수 있지만, 월미공원역에서 문화의거리역 구간에 나타나는 공장지대와 하역장 자재들에 대한 거부감도 있을 수 있어 승객들의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월미바다열차가 손익분기점에 이르는 승객 수는 하루 1,700명(성인)이다. 인천교통공사는 개통 후 3년 동안은 적자를 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3년 동안은 적자를 안고 달린다는 것이다. 첫해 적자는 17억원여원으로 추산됐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은 “초기 3년 동안 교통공사가 직접 운영해 월미바다열차를 안정화시키고 추후에 민간에 위탁하는 방법 등을 다각도로 검토하기로 시와 협의를 마쳤다”고 밝혔다.
 
인천교통공사는 운행 4년 째부터는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지만 아직은 불투명하고 불확실한 부분이 많다. 월미바다열차는 주로 월미관광특구와 차이나타운 등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이용할 것으로 보인다. 볼거리가 딱히 떠오르지 않는 월미바다열차에 하루 관광객 1,700명이 탈지를 생각해보니 적지않은 의문이 들었다.

인천관광공사의 예측대로 월미바다열차가 관광객들에게 알려지면서 승객도 점차 늘어 손익분기점에 이를 수 있다면 월미관광특구와 차이나타운 상권에 활기를 불어넣는 효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예측과 달리 4년 후에도 손익분기점에 이르지 못해 적자가 계속될 경우 운행중단을 피할 수 없고, 흉물로 남을 운행시설들은 철거돼 결국은 세금만 축낸 애물단지로 기록되는 비운을 맞을지도 모른다.


월미바다열차 종합관제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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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쎄실 2019-07-28 00:43:48
어차피 시행한 일이니 안전하게 잘 운행되서 인천의 명물이 되면 좋겠습니다.
그러려면 사람들이 많이 이용해야 되는데 요금이 8000원이면 결코 싼 가격은 아닌 듯합니다. 누구라도 심심풀이 삼아 탈 수 있도록 요금을 조금 조정하면 좋겠습니다.

장재선 2019-07-20 09:15:11
참 별난 직 하고 있구만!
월미도가 소문난 맛집이 있나 무슨 디즈니가 있나!
남산 케이블카나 타겠네

남풍 2019-07-19 20:57:26
타는 사람은 좋고 상인들은 혹시나 돈이 될까 기대를 할지는 모르겠지만
인천시민으로서 월미도의 흉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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