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위와 멋, 저항이 살아있는 서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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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와 멋, 저항이 살아있는 서정시
  • 신은주
  • 승인 2019.10.11 0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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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131회 배다리 시낭송회- 故 이효윤 시인 추모


   


제131회 ‘배다리 시낭송회’가 9월 28일(토) 오후 2시 인천광역시 동구 금곡동에 위치한 ‘배다리 시가 있는 작은 책길(시다락방)’에서 故 이효윤 시인 추모 시낭송회로 열렸다.
 
이효윤 시인은 1949년 전남 강진에서 출생해서 월출산 남쪽 자락 백운동에서 오래 살아온 선비 가문의 후손으로 자신의 핏속에 흐르는 선비 기질을 자부심으로 여기면서 글을 써 왔다. 인천 경서동에 둥지를 틀고 생활을 하며 1980년대 초반 월간 [현대문학]에 「빈집1」,「빈집3」,「빈집8」으로 신인 시인으로 추천을 받았다. 1982년 [시문학]으로 등단을 하고 1990년에 시집 「빈집」을 발간하였다. 1994년 제 6회 인천문학상을 수상하였고 민족작가협의회 인천지부 간사를 역임했다. 시인은 1997년 5월 9일 귀천했다.

이효윤 시인과 친분이 두터운 허문태 시인은 추모 시낭송회에 참석해서 시인의 풍모와 시세계 그리고 가난을 벗어나지 못한 채 술과 사람을 좋아하고 모순적인 사회에 저항했던 고인에 대해서 참석자들에게 들려주었다. 신연수 시인도 고인과 있었던 일화를 들려주어 참석자들이 생전에 만나지 못했던 이효윤 시인을 가깝게 느끼게 해주었다.
 
다락방을 가득 채운 국화 향기속에 가을의 배다리 시낭송회는 하늘로 간 시인을 추모하며 고인이 남기 시를 낭송하며 기억하는 아름다운 시간으로 채웠다.
 
132회 배다리 시낭송회는 10월26일(토) 오후 2시에 故 한석준 시인 추모 시낭송회로 열린다.




빈집 1
 
                        이효윤
 
 
밤길 떠난 바람은
돌아오지 않고
아침 문을 여는 코스모스에
핏기가 없다
 

 
지평선을 바라보는
나뭇가지 끝으로
간간이
새 우짖는 소리만 들려올 뿐,
 

 
햇살 맞으며 들길 가던
이슬 자리에
서리가
수은주의 눈금을 물고 내려와 있다
 

 
빨갛게 취해 넘어가던
노을이
오늘은 허전한
뒷모습,
 

 
산모롱이를 돌아 흐르는
조그마한 강으로
빈 배가
노 저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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