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환경과학원, "서구 사월마을, 주거환경 부적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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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환경과학원, "서구 사월마을, 주거환경 부적합"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9.11.19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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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주민설명회 열어... 난개발 따른 소음·미세먼지, 암 발병과 연관성은 못 찾아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서구 사월마을 왕길교회에서 주민설명회를 열고 '사월마을 건강영향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환경피해를 호소하고 있는 서구 사월마을이 주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환경부 소속 국립환경과학원은 19일 오후 7시 서구 사월마을 내 왕길교회에서 건강 영향 조사에 대한 주민 설명회를 열고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대기 중 미세먼지, 중금속 등이 인천의 다른 주거지역보다 높은 수준이었다. 마을 내 토양과 주택에 쌓인 먼지에서도 중금속이 검출됐다.

수치로 보면 2018년 겨울과 봄, 여름 3계절 동안 각 3일간 측정된 대기 중 미세먼지(PM10)의 평균농도는 55.5㎍/㎥로 같은 날 인근 지역 측정망 농도(37.1㎍/㎥)보다 1.5배 높았다.

대기 중 중금속의 주요 성분인 납(49.4ng/㎥), 망간(106.8ng/㎥), 니켈(13.9ng/㎥), 철(2,055.4ng/㎥) 농도는 인근 지역 보다 2~5배 높았으나, 세계보건기구 등이 제시한 국내외 권고치를 초과하지는 않았다.

대기오염 배출원에 대한 모의계산 결과 미세먼지 기여도가 가장 높은 오염원은 순환골재처리장 등 건설폐기물 처리업(19.4%)이었다. 자동차(17.7%)와 토양 관련 오염원(12.5%)이 뒤를 이었다.

또 주택 14곳의 서까래와 문틀 등에서 채취한 먼지에서 알루미늄을 제외한 중금속 항목들이 지각의 원소 조성 농도보다 높게 나타났다.

마을 13개 지점 토양에서는 비소(6.8~17.1㎎/㎏), 카드뮴(0.8~1.0㎎/㎏), 니켈(13.7~38.8㎎/㎏), 납(28.6~205.1㎎/㎏) 등이 검출됐지만 토양오염 우려 기준을 초과하지는 않았다.

주민 건강조사 결과 생체 내 유해물질인 중금속, 방향족탄화수소류 등은 일부 항목이 평균보다 높았으나 국제적인 권고치 보다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2005~2018년까지 주민 122명 중 총 15명이 폐암, 유방암 등에 걸렸고 이 중 8명이 사망했지만, 발생한 암의 종류가 다양하고 전국 대비 암 발생비가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높지는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마을의 모든 주택 부지경계에서 이틀간 주야간으로 각 2회씩 측정한 소음은 전 지점에서 1회 이상 기준(주간 55dB, 야간 45dB)을 초과했다.

이 같은 각종 환경 공해로 사월마을 건강검진 참여자의 우울증 호소율은 24.4%, 불안증 호소율은 16.3%로 전국 대비 각각 4.3배, 2.9배 높게 나타나 환경 개선 대책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진은 미세먼지 농도가 다른 지역 보다 높은 점과 주·야간 소음도가 높은 점, 우울증과 불안증의 호소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체 52세대 중 37세대(71%)가 주거하기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주민들은 조사 결과에 반발하면서 이주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도시계획을 세우면서 환경을 고려하지 않거나 열악해지는 생활환경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장선자 주민비대위원장은 "불안해서 못 살겠으니 하루라도 빨리 이주하고 싶다"며 "사월마을에 사는 게 부적합하다고 나온 만큼 인천시·서구 등이 나서 이주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인천녹색연합도 같은날 성명을 통해 "인천 전 지역의 주민건강 영향조사를 실시하고 문제가 있는 곳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주민의 환경권과 건강권이 도시계획에서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사월마을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시 환경국장, 과장 등으로 T/F팀을 구성했다"며 "이전 방안에 대한 회의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는 2017년 2월 사월마을 주민들이 마을 내에 무분별하게 들어선 소규모 공장들로 인한 건강영향조사를 청원하고, 같은 해 7월 환경보건위원회에서 이를 수용함에 따라 추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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