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1.5%, 의외로 산업단지 생산비중 낮은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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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1.5%, 의외로 산업단지 생산비중 낮은 인천
  • 김하운
  • 승인 2015.11.02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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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장. 산업단지
<인천in>은 격주로 약 20여회에 걸쳐 (사)함께하는 인천사람들의 김하운 대표와 함께 인천거시경제 칼럼을 게재합니다. 김하운 대표는 한국은행 인천본부장을 거쳐 인천시 경제정책자문관, 인하대학교 경영대학 겸임교수, 인천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역임한 전문가입니다. 그가 말하는 “인천의 거시적 경제구조의 이해”와 “인천의 경제가 나아갈 길”을 진달래 기자가 그래프를 넣어가며 정리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산업구조와 생산구조를 검토했다. 이 중에서 인천 제조산업의 성장성과 생산성을 파악하는데 중요한 가늠자의 하나가 산업단지이다. (표1)에서 보듯이 인천에는 12개의 산업단지가 있다.

인천이 전통적으로 산업단지가 밀집되어 있는 지역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전국 산업단지의 1.1%, 산업단지 지정면적으로도 전국의 1.5%에 불과하다는 점은 놀랄 만 하다.

이 산업단지의 가동율(입주업체 대비 가동업체의 비율)은 97%로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고, 고용도 전국 산단의 7.8%를 차지하여 상대적으로 높은 고용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다. 다만 생산액 비중은 4.0%, 수출액 비중은 1.4%에 불과하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산업단지가 지역내 제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인천의 경우 산업단지내에 상대적으로 많은 업체가 밀집되어 많은 인원을 고용하고 있지만 생산이나 수출면에서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표 1) 2015. 1/4분기 산업단지 현황
          (단위 : 개, 천㎡, 명, 백만원, 천불, %)
  구분 지정면적 가동업체 가동율 고용 생산 수출
전국
국가 41 790,076 44,916 92 1,184,612 150,078,872 63,237,518
일반 566 509,498 22,872 89 740,673 81,393,040 36,741,190
도시첨단 14 2,855 149 79 3,496 195,474 59,105
농공 461 74,529 5,807 88 147,381 12,898,956 3,705,534
1,082 1,376,958 73,744 91 2,076,162 244,566,342 103,743,347
인천
국가 2 11,360 8,045 98 137,685 8,303,657 1,074,825
일반 9 8,320 1,229 88 23,745 1,487,345 340,417
도시첨단 1 1,179 - - - - -
12 20,859 9,274 97 161,430 9,791,002 1,415,242
 
<그림1 : 전국과 인천의 업체수, 고용, 생산액, 수출 비중>

(그림 1)에서 보듯이 인천 제조업체의 40%정도가 산업단지에 입주하여 인천 제조업 인구의 55% 정도를 고용하고 있는데 비해 전국적으로는 제조업 업체의 18.7%가 산업단지에 입주하여 48%정도의 인원을 고용하고 있다.

즉 인천은 산업단지에 상대적으로 많은 업체가 입주해 있지만, 업체당 고용은 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생산액이나 수출액 역시 인천은 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업체가 입주해 있지만 생산액, 특히 수출액 비중이 전국에 비해 크게 낮아 생산성이 낮은 한편, 지역내에 항구나 공항을 두고 생산물품을 국내의 타 지역에 납품하는 하청구조의 원인이 크다.

이러한 인천 산업단지를 국내 타 시도와 비교하여 특징을 찾아 보자. 첫째, 인천 산단은 노후됐다. 부평, 주안의 국가산단의 경우 이미 50년전에 설립되었으며 남동공단의 경우도설립된지 30년을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그동안 산업단지의 구조고도화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며, 2009년 남동공단이 구조고도화 시범단지로 지정되면서 일부 변화가 있었다. 하지만 생산 설비의 고도화보다는 근로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근로자회관, 주차장, 주유소 건설 및 일부 도로정비 정도에 그치는 수준이었다.

이후 2014년에 이어 2015년 주안, 부평, 남동공단의 구조고도화를 위한 많은 계획이 추진되고 있으나 아직은 입안 단계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그동안 산업단지 근로자의 자가용 출퇴근 등 근로생활 방식의 변경, 대형 트레일러 수송 등 물류방식의 변경 등에 대처하지 못한 채 낡아져, 생산의 차질을 초래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표 2) 인천 내 주요 산업단지 설립년도
    ( )내 년도
  국가산업단지 일반산업단지
1960 부평주안(`65) 인천기계(`69)
1970   인천일반(`70)
1980 남동(`85) 인천서부(`84)
1990
이후
 
강화하점(`92),
청라1지구(`97),
송도지식(`00),
검단일반(`06)
 

두 번째의 특징으로 산업단지 입주업체의 소규모 영세화를 들 수 있다.
2015년 1/4분기 현재 인천의 산업단지에 입주해 있는 가동업체수(그림 2)는 경기에 이어 2위를 차지하면  서도 업체당 고용인원(그림 3)은 17.4명으로 전국에서 가장 낮은 고용수준을 보이고 있다. 이렇게 된 가장 큰 이유는 수도권정비법에 따른 규제를 피하기 위한 이전, 1990-2000년대의 부동산 개발시대를 거치며 인천내 산업단지의 대규모 제조업체가 대규모 부동산 차익을 거두며  인천을 떠나 다른 지방이나 중국으로 향하면서 그 자리에 다수의 소규모 임차업체가 입주하는 등 업체 이동이 큰 원인이 있다. 
 


<그림 2, 3 시도별 가동업체수와 업체당 고용>

이에 따라 임차업체 비중(그림 4)은 2003년 카드사태에 따른 불황을 겪으면서 잠시 주춤하기는 하였으나 이후 부동산 붐과 지속적인 토지의존적 제조업체의 일탈에 따라 임차업체수 비중이 급격히 증가하여 임차업체수는 최근 산업단지 입주업체의 70% 내외에 달하고 있다. 또한 인천의 산업단지내 종업원 1인당 면적(그림 5)은 산업단지가 고층건물로 구성된 서울지역을 제외하고는 전국 시도중 인천이 가장 작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림 4,5 인천 내 임차업체 비중, 인천 내 산업단지내 종업원 1인당 면적>


세 번째의 큰 특징은 소규모 영세화 및 임차업체화와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서 인천의 산업단지 입주업체의 국내 하청화 또는 계열화를 들을 수 있다. 인천 지역내에 항구와 항만이 있다면 당연히 지역내 산업단지 생산물품이 수출로 이어져야 할 것이나 소규모 영세화에 따라 자력으로 수출하기 보다는 타지역에서의 조립 및 임가공을 통해 수출이 이루어져 오히려 인천 산업단지 입주업체의 생산(그림 5)이나 수출비중(그림 6)이 크게 떨어져 전국 최하위 수준을 면치 못하고 있다.
 

<시도별 산업단지 업체당 평균 생산, 평균 수출>

 
결국, 인천 제조업의 퇴조는 인천 산업단지의 후진적 운영구조에 그 원인이 있다. 거시 경제정책적인 면에서 볼 때 인천 산업단지의 노후화, 입주업체의 영세 소규모화 및 하청화는 지역내 제조업의 낙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경제의 변동성과 불안정성을 확대하는 한편 경제위기 등 경기변동에 대응한 지역경제의 대처를 어렵게 하여 지역경제 자체의 불가측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인천 제조업체의 임차화, 소형화, 영세화는 제조업생산의 역외의존(중간재를 인천 외의 지역에서 가져오거나, 인천 외로 이출하는 것을 합한 비중)을 심화시킨다. 같은 물건을 만들어도 원자재를 지역에서 조달하여야 부가가치가 지역에 귀속되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업체의 소규모 영세화로 지역내 생산이 어려워 외부지역에서의 이입(移入)에 의존하거나 해외로부터의 수입에 의존하게 되고 이러한 경향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욱 악화되어 인천의 제조업 기반을 와해시키게 된다. 

 따라서 지역경제의 안정과 지속성장의 기반마련을 위하여, 첨단 수출산업단지로 거듭나기 위한 인천 산업단지 및 운영의 구조고도화가 필요하다. 물론 이에는 수도권정비계획법의 전면적인 개정과 함께 인천산업단지의 현대화를 위한 관리주체의 정비, 산업단지공단의 거버넌스 체계에 대한 혁신적인 변화도 수반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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