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 교장 선생님!
상태바
어? 교장 선생님!
  • 이수석
  • 승인 2016.05.18 09: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복한 교육] 제2화 수업하는 교장선생님 / 이수석(석남중 교사)

“선생님! 저희들이 우습나요?”
“저희는 절대 웃긴 아이들이 아니거든요. 춤추며 노래할 거 하면서 다 하면서 놀아요. 공부도 물론 하지요. 저희 모두를 깡통이라고 보지 마세요.”
“설민석 선생님의 역사특강을 봤어요. 희망이 있어야 꿈을 꾼다고 하더군요. 저희들만이 갖고 있는 희망과 꿈이 있어요. 선생님들이 생각하는 거라 다르겠지만요.”
 
공부는 언제나 항상 늘 하는 것이다. 학생 때는 학생으로 세상을 어떻게 바르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배우고, 나이 먹어 어른이 되면 어른스럽게 행동하고 처신하기 위해서 또 하는 게 공부다. 공부는 남으로부터 배우는 것도 있지만, 타인을 가르치면서도 배운다. 그래서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고도 하잖은가? 인간은 언제나 배우고 느끼는 영원한 학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 인천석남중학교 고보선 교장선생님은 언제나 늘 항상 공부하려고 하는 학생이다. 그리고 학생으로부터 끊임없이 배우고 느끼려고 하는 교사이기도 하다. 그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변화된 아이들의 생각을 학교 경영에 반영하려고 한다. 그래서 수업을 한다.



 
수업하는 교장선생님!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의견을 학교에 반영하려는 교장선생님! 고보선 교장선생님은 학기별 26시간(학급별 1시간) 총 52시간 수업시간을 배당받아 전체 학생을 대상으로 수업을 한다. 수업이 이루어지는 장소는 교장실이며, 그 수업은 정말이지 시끄럽다. 아이들은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자기들 이야기를 스스럼없이 옆의 친구와 이야기한다. 비록 교장실이라는 엄숙함(?)이 있지만, 교장선생님은 1명이다. 교실에서처럼 25대 1의 싸움(?)이다. 전혀 주눅 들지 않는다. 먼저 화를 내거나 짜증내는 사람이 지는 것이다. 아이들은 교장선생님이라고 봐주는 것이 없다. 재미없거나 내용이 마땅찮으면 자기들 이야기로 몰고 간다.
 
청라고등학교 교장으로 재직 때 고등학생을 대하는 것처럼 친해하려던 고보선 교장선생님은 ‘아뿔싸’했다. 이 아이들은 어려움과 두려움을 아직 모르는 중학생이다.
 
교장선생님이 사탕을 주고, 먹을 것(?)으로 유혹해도 재미없거나 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시한다. 그런데 이제 교장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니 경청할만하다. 그래서 아이들은 눈을 빛내고 교장선생님의 말을 듣기 시작한다.
교장실에서 진행하는 1학기 수업 주제는 [민주, 정직, 자존]이다. 중학교에서 제일 짱인 교장선생님이 우리를 존중해 준단다. 정직하게 이야기하며 우리 학생들의 말을 경청하고 있다. 야, 이거 우리도 잘 들어야겠다. 우리도 존심이 있지, 어찌 무시할 수 있겠니.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함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2학기에는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시민]이란 주제로 수업을 할 계획이다.
수업하는 교장선생님의 모습을 통해 아이들이 무엇을 느끼며 어떻게 변할지는 그들의 영혼이 답할 것이다.
 
일단 아이들의 표정은 진지함과 친밀감으로 반짝인다. 학생과 교사, 학생과 교장간의 레포가 형성되고 있다. 이 아이들과 고보선교장선생님의 변화가 기대된다. 참으로 날이 좋다. 사람들이 좋다.

글 이수석 사진 김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