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자산'보다 '빚'이 많은 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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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자산'보다 '빚'이 많은 도시
  • 김하운
  • 승인 2016.05.2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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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장. 지역금융: 예금과 대출 - 인천지역, 가계부채 심각

지난 호까지 <김하운과 함께 보는 인천경제>는 실물부문에 이어 노동부문을 다루었다. 이번 호부터는 실물부분과 노동부문의 이면에서 실물과 노동의 흐름을 뒷받침하는 금융부문을 살펴보고자 한다. 인천 금융부문의 특성을 살펴보기 위해, 먼저 금융시장 전체를 개관하는 지역금융시장의 특성을 살펴보고, 이어 다음 호에서는 인천의 가계금융과 기업금융으로 나누어 차례로 살펴보고자 한다. 

인천의 지역금융

1. 높은 예대율

인천 지역금융의 첫 번째 특성은 높은 예대율이다. 지역별 예대율은 해당 지역의 총대출금을 총예금으로 나눈 비율이다. 정상적인 경우라면 지역에서 예금으로 조성된 자금이 지역의 금융지원을 위한 자금으로 대출될 것이므로 예대율은 100을 넘지 않아야 한다. 최근에는 금융채 등 예금 이외의 금융수단에 의해 조달된 자금이 대출금으로 운용되고 있어 예금은행의 예대율이 100을 넘고 있지만, 지역의 예대율이 100을 크게 넘는 것은 그만큼 다른 지역의 자금이 유입되어 해당지역에 대출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2015년말 현재 지역별 예대율을 보면 인천은 새로운 광역도시인 세종시를 제외하고 기존의 16개 시도중에서는 월등히 높은 비율로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지역내 총예금이 35조 6천억원에 불과한데 비해 대출금은 거의 두 배에 가까운 69조원을 상회하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인천의 높은 예대율은 외환위기 이후 수도권의 개발붐에 이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도 인천경제자유구역의 지역개발이 지속된 데 따른 높은 주택담보대출 증가 등에 크게 기인한다. 이러한 특성은 예금은행 예대율에서만 나타나는 문제가 아니다. 비은행금융기관을 포함한 전금융기관의 총수신 대비 총여신의 비율에 있어서도 인천이 112%로 전국의 63%를 크게 상회하고 있어 상황은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인천의 높은 예대율은 외부자금의 인천유입이 활발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뒤집어 보면 인천의 외부자금 의존율이 그만큼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지역의 조성자금인 예금을 크게 초과한 높은 대출비중은 지역의 차입의존이 다른 지역에 비해 크게 심화되어 있음을 뜻한다. 즉, 인천지역의 대규모 주택건설이 과도한 외부자금 차입을 바탕으로 이루어져 왔음을 보여 준다. 아래의 그림에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기간에 걸쳐 인천의 예금증가율은 전국평균에 비해 낮은데 비해, 대출금증가율은 전국평균을 대부분의 기간 중에 상회하고 있다. 이는 인천의 과도한 차입의존이 장기간에 걸쳐 구조화되어 왔음을 나타내고 있다. 이에 따라 결국 주택담보대출에 크게 의존해온 인천지역의 가계부채 심각성으로 부각되고 있다.



2. 예금은행권의 자금유입과 비은행권의 자금유출

인천 지역금융의 두 번째 특성은 은행권을 통해 유입된 외부자금이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해 외부로 유출되는 환류구조를 갖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비은행금융기관은 상호금융, 저축은행 등의 지역친화적 금융기관으로서 지역내 관계금융의 기반을 이룬다. 그러나 인천의 경우 은행권을 통해 주택담보대출 등으로 유입된 자금이 지역내 금융기관에 예입되어 지역에 머물지 못하고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해 타지역에서 운용됨으로써, 그렇지 않아도 과도한 지역내의 자금수요를 충족하지 못하게 되고 이는 다시 외부자금의 지역내 유입을 초래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지역 전체가 지속적으로 외부자금에 과도하게 의존하게 되는 악순환을 유발하고 있다.
 

즉, 2015년말 인천지역의 금융권별 여수신 상황을 보면 2015년말 현재 예금은행의 예금은 37조 9천억원인데 비해 대출이 69조원을 넘고 있어 예금은행을 통해 약 31조 1천억원의 외부자금이 인천으로 유입되었음을 보여준다. 이에 비해 인천지역 비은행금융기관의 경우 수신이 30조를 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내 여신은 15조 7천억원에 불과하여 나머지 14조 3천억원은 외부에 유출시키고 있음을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외부자금의 총유입이 16조 7천억원인 점을 감안할 때 비은행금융기관을 통한 지금유출을 최소화한다면 인천지역의 전체적인 외부자금유입은 크게 줄어들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 열세의 지방은행 설립여건

인천의 지역금융 특성의 하나로 지방은행 설립여건의 열세를 꼽지 않을 수 없다.  자금의 지역내 환류촉진이나 금융비용의 역내 소득환원 필요성 등을 이유로 인천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지방은행, 소위 인천은행의 설립주장이 자주 제기된다.

지방의 설립을 주장하는 근거의 타당성도 중요할 것이며, 동시에 지방을 설립했을 경우 그 지방은행이 과거 경기은행의 전철을 밟지 않고 제대로 유지될 것인 지를 진지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자가 지방은행 설립의 필요조건이라면 후자는 지방은행 설립의 충분조건이라고 할 것이다. 지방은행 설립의 필요충분조건이 모두 만족될 때 비로서 지방은행의 설립에 나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지방은행의 설립 필요성은 여러 면에서 제기될 수 있다. 첫째, 자금의 역외유출이 심각하여 지방은행을 통해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거나 지역의 자금부족이 심각하여 지방은행을 통해 외부자금을 효과적으로 조달할 필요가 있다는 ‘지역금융 확보’ 차원의 필요성이다. 둘째는 외부에서 진입한 금융기관에 대하여 지역의 고객이 파악하고 있는 것에 비하여 금융기관은 지역의 고객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소위 정보비대칭이 심각하여 지방은행 설립을 통해 이를 시정할 필요가 있는 ‘관계금융의 활성화’ 차원의 필요성이다. 셋째는 지역의 금융의존이 경제성장에 기여하고 특히 지방은행이 경제성장에 기여함에 있어 강한 상관성을 갖고 있다는 ‘지역성장 지원’의 필요성이다. 

이에 비해 지방은행 설립조건의 충분성은 우선, 인천에 설립된 지방은행이 지역금융 확보에 기여하는 한편, 관계금융 활성화에 기여하고 지역의 성장을 지원할 것이 확실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충분조건은 인천지역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이 지역내에서는 물론 지역외 인천고객에 의해서 충분히 지속적으로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지속가능성’이다. 

우선, 필요조건면에서 인천은 내부자금의 역외유출보다는 외부자금의 역내유입이 과도한 것이 오히려 문제로 부각되고 있으므로 지역금융 확보는 문제시되지 않고 있다. 또한 현재도 대부분 금융기관이 인천본부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지방은행이 설립된다고 하여 이들보다 관계금융 면에서 우위를 보일 것이라는 보장은 거의 없다. 특히 과거 경기은행이 해산되고 난 후 지역금융이나 관계금융 면에서의 타격은 거의 나타난 일이 없기도 하다. 마지막으로 현재 인천에 진출한 은행들의 운영체계나 자금동원 역할 등을 되짚어 볼 때 지방은행이 지역경제 성장지원 면에서 보다 큰 상관성을 보일 가능성도 크지 않아 보인다. 

특히, 충분조건 면에서 인천에 기반을 둔 지방은행이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자면 저금리 자금조달과 고금리 자금운용이 필수적이다. 많은 토론을 거치고 다수의 주장자를 만났지만, 저금리시대의 치열한 경쟁 여건 하에서 지역 내에서는 물론 지역 외에서 인천 연고 고객을 중심으로 대규모의 자금을 조달·운용하면서 그 규모를 계속 확대해 나가리라는 보장과 가능성을 찾는 것은 쉽지 않았음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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