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치에 반기드는 지방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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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정치에 반기드는 지방정치
  • 김규원 상임이사
  • 승인 2016.07.24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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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칼럼] 김규원 / 상임이사


지방과 중앙간의 정치적 갈등이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겉으로는 당권경쟁이나 공천과정 등에서 불거져 나오는 당내 민주화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주민들과 직접 맞닥트리면서 정치하는 지방 정치과 국회 중앙 정치의 거리감이라고 할 수 있다.
국가의 주요 정책과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국민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정하거나 통제하는 중앙정치에 비해 주민의 생활정치를 풀어나가는 지방정치의 괴리로 비춰지고 있다는 것이다.


중앙정치와 지방정치의 괴리, 정치갈등


1,2차 산업혁명, 정보화시대, 4차 산업혁명을 맞이하고 있는 현실에서 정치 상황도 다양하게 변하고 있다.

강력한 중앙집권적 정치체계가 지방 분권으로 바뀌면서 국민들의 정치에 대한 인식과 눈높이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최근 이탈리아에서 정치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 2800년의 로마 역사상 첫 여성 시장이 배출됐다. 물, 교통, 지역개발, 인터넷, 환경 등 5성운동의 기치를 걸고 출마한 변호사 출신 비느지니아 라지(37)가 지난 6월 당선됐다. 이탈리아 4대 도시인 로마, 밀라노, 나폴리, 토리노 중 로마와 토리노에서 여성과 5성운동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부패한 기성 정치에 환멸을 느낀 유권자들이 생활정치를 앞세운 이들을 선택한 것이다. 지방의원이라는 일천한 경력으로 야당 후보로 나서 거물 정치인들을 물리칠 수 있었던 것은 생활정치의 힘이 유권자들에게 파고 든 것이라는 분석이다.


우리의 정치 현실도 비슷한 상황이다. 고민을 거듭하다가 공식적으로 당 대표 불출마를 선언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재명 성남시장에 대한 여론의 지지 현상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기성 정치인들을 크게 따돌리고 ‘당 대표 적합도’에서 1위를 차지했다.

본인이 SNS를 통해 조사한 ‘당 대표출마 여론조사’에 대해서도 75%가 찬성으로 지지할 정도로 중앙정치 무대에 올리고 싶은 지지자들이 많았다. 이 시장은 최근 지방재정법 개정에 반발해 단식농성에 돌입하는 등 중앙 정치의 문제점을 온 몸으로 부딪히면서 저항하는 지방의 권리주장이 호응을 얻었다는 평가다.


중앙부처와 복지문제로 갈등을 빚고 있는 서울시, 성남시, 수원시 등의 현상은 자치 분권이다. 자치분권은 곧 생활정치로 연결된다.


박우섭 청장, 지방분권 정당위해 시당위원장 출마


<7월18일 박우섭 남구청장이 인천시당 위원장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얼마 전 박우섭 남구청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더불어민주당 인천시당위원장에 출마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인천지역 제1야당史에서 기초단체장으론 처음 있는 일이다.


당내 민주화를 위해 고육책으로 냈던 ‘탈당카드’를 접고 시당위원장으로 당 지도부에 입성해 개혁을 실천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청장은 지난 총선에서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희생한 신현환 전 시의원을 남구을 지역위원장으로 선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당 지도부가 경합지역으로 분류한데 대해 ‘정의와 원칙이 무너진 결정’이었다고 강력 반발해왔다.


지난 22일 자신의 SNS에 “25년 전 정당에 입당했는데 발전한 부분과 후퇴한 부분이 많다. 정당혁신과 발전의 동력을 지방 분권세력에서 찾고자 한다. 자치분권 정당, 이것이 정당혁신과 발전의 방향이다”고 밝혔다.

박 청장은 기자회견에서도 정치는 국회의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단체장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앙정치의 폐단을 도시형생활주택에서 예를 들었다. 전세대란을 해소하기 위해 국회에서 급조된 법 때문에 교통, 소음 등으로 인한 주민 민원이 끊이질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역 현실을 무시하고 추진한 중앙 정책 때문에 지방 행정이 곤혹을 치르고 있는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평소에 지방 분권과 생활정치를 신념으로 삼아왔다.

(사)생활정치연구소 이사장(2010) 전국 청년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장(2010) 새정치민주연합 기초단체협의회장(2016. 6) 자치분권민주지도자회의 상임집행위원장, 전국 사회연대경제 지방정부협의회 부회장 등 그에겐 지방자치와 분권이 배어있다.
 

중앙당 최고위원으로 당내 민주화와 지방분권을 실현하려는 시당위원장 당선의 길은 만만찮다.

당원을 관리하고 지방선거에서 공천권을 행사할 수 있는 지역위원장에 비해 구청장이 갖고 있는 당내 위치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시당위원장 경선을 벌인이면 현역 국회의원에 비해 환경이 열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청장이 도전을 선언한 것은 기성 정치인들의 변화와 개혁을 요구하는 많은 시민의 힘에 있다고 보는 듯하다. 물론 정치적 연륜으로 인천시장 출마의 기회를 더 미룰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그의 선택이 당연하다는 시각도 있다.


생활정치가 중앙정치로 흡수해야 한다는 철학


그러나 생활정치가 중앙정치로 흡수돼야 국민을 이롭게 할 수 있다는 그의 철학이 작용한 것으로 보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생활속의 정치, 생활정치에 대한 비판도 상당하다. 포퓰리즘의 논란 때문이다.

그러나 ‘포퓰리즘의 논란' 때문에 국민의 여론을 담아 행동하는 생활정치를 포기할 수는 더욱이 없는 노릇이다.

박우섭 청장의 ‘지방분권’ ‘생활정치’ 행보에 파이팅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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