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 때부터 내려온 보물, 300년 넘은 다듬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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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조 때부터 내려온 보물, 300년 넘은 다듬이 돌
  • 류재형
  • 승인 2017.09.07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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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굴따기 죄방석과 다듬이 돌 3개

[인천in]이 지난해 연재해온 류재형 사진가의 <힐링의 섬 문갑도>에 이어 <문갑도 사람들의 전통 생활도구>를 9월 부터 매주 한차례씩 연재합니다. 인천문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문갑도에서 진행되고 있는 전통 생활도구와 전통음식 발굴 프로젝트를 현장에서 생생히 보고하는 연재입니다. [인천in]은 이 연재를 통해 문갑도 주민의 자긍심과 인천의 섬이 가지는 가치를 재조명하고자 합니다.



<문갑도 한월리해변에서>


인천에서 뱃길(쾌속선)로 1시간 10분을 달려 덕적도에 도착 후 덕적군도를 회항하는 차도선 나래호를 타고 남쪽으로 25분을 달려 문갑도에 도착한다.
40여 가구에 80명 정도 사는 원포인트 마을이다.
물이 풍부하고 우물물을 그냥 마셔도 좋고, 마을 분들이 부지런해 항상 깨끗한 환경과 때 묻지 않은 천연 그대로의 자연이 문갑도의 환경이다.
둘레길도 적당히 존재하며 물이 빠지면 갯티길로 나가 소라나 갱을 잡는다.
마을 앞 문갑해변에서 동복쪽으로 언덕을 넘어가면 한월리해변이 나오고 산에서 내려오는 민물이 만나는 기수역이 존재하는 타원형의 아늑한 해수욕장도 존재한다.
갯벌에서는 물 때를 맞추어 바지락과 낙지, 그리고 소라를 주울 수 있다.
선착장 입구에서 마을까지 심어 가꾼 해당화가 피고, 산에는 계절마다 지천으로 꽃이 피고 30-40분 걸려 산에 오르면 사방이 천지로 섬이 보이는 그야말로 평화로운 섬이다.
인천의 168개의 섬 중에서도 독특한 지형과 개성을 지닌 섬이다. 여기를 찾은 관광객들은 다시 오고 싶다는 말을 건낸다.

올해 우리는 인천문화재단의 도움을 받아 이 섬에서 문갑도 전통 생활도구와 전통음식 발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각 집에서 보유하고 있는 오래된 생활도구들을 찾아 도구에 얽힌 에피소드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접목시키고,
작년에 이어 문갑도 열흘밥상(제 철에 단 10간 맛볼수 있는 문갑도의 계절음식)의 업데이트로 전통음식을 만드는 과정을 동영상과 사진으로 기록하여 10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문갑도와 인천아트플랫폼에서 보고회를 갖는다.
문갑도 주민의 자긍심과 인천의 섬이 가지는 가치를 재조명하고 이를 널리 알려 공유하려는 목적을 가진다.

뮨갑도 주민들은 평균 연령 65세 이상이지만 모두 건강한 심신을 가지고 있다.
어느 곳에 살던지 갈등은 존재하지만 이런 작업을 통해 공동체의 우의와 삶에 도움을 주는 방법을 찾아가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된다.
당장 눈앞에 몇 만원의 돈이 만져지지는 않지만(주민 개인의 수익이 우선이지만), 마을의 이익이 곧 나의 삶에 활력소와 삶의 가치를 느끼는 일이라 생각된다.
공기감이 좋은 섬 문갑도,,, 느낌이 좋은 문갑도,,, 소박하고 친절한 문갑도,,, 때 묻지 않은 인심이 있는 문갑도,,, 삶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남준심어르신>


남준심 어르신
덕적도 바로 옆에 있는 소야도에서 18세 되는 날, 2월 18일에 문갑도로 시집와 여지껏 살아오셨다. 고향에서는 어려서 7-8세 부터 굴을 따는 작업을 했다 하신다,
지금은 인천에 있는 며느님이 가끔 들어와 함께 사신다.



<굴을 딸 때 사용하는 죄방석>


<위가 전통방식의 죄방석이고 아래는 최근 프라스틱 소재의 죄방석>


<쇠가 무디어지면 조임 나뭇가지를 풀고 교체해서 사용한다>


죄방석(‘죄’는 조임의 의미)
이 물건은 굴을 쪼아서 입을 벌린 후 안에 들어있는 굴을 찍어 바구니에 담는 도구이고
찍새(굴을 쪼아서 연다는 뜻)라고 불리우는 초승달 모양의 쇠조각이 앞쪽에 달려있다.
이 찍새는 인천 대장간에서 하나에 1천원씩 10개 정도 구입해 그때그때 갈아서 쓴다.
뒷부분 고리쇠도 역시 1천원, 한 번에 10개씩 사서 쓴다.
깍아서 만든 나무뭉치는 그 모양이 예술이다.



<굴을 캐어 담는 굴바구니>


굴 바구니
굴을 담는 바구니 안에는 굴을 따서 담을 때 굴 안에서 나오는 바닷물이 새어나가지 않도록 비닐이 붙여져 있다.
이작도(옛 이름은 이적도)에서 만든 것을 사다 쓴다고 하시고 예전(2-30년 전)에는 3천원이었으나 지금은 1만5천원 주어야 산단다.
굴 바구니의 외부는 거칠은 굴딱지가 붙은 바위에 상하지 않도록 그물을 붙였고 바닥에는 원형의 나무줄기를 붙여서 쓰러지지 않게 대어 놓았다.


300년도 넘은 다듬이 돌
다듬이 돌이 3개나 뒤뜰 채소밭 마당에 있다.
남준심어르신이 18세에 시집을 와서 들은 이야기이다.
제일 오래된 다듬이돌은 일반 둥그런 차돌인데 넓적하고 판판한 모양에 일반 다듬이돌보다 약간 적다. 당시 남준심어르신의 시할머니의 시할머니 때부터 사용해 왔고 어림잡아 300년이 넘는단다. 그냥 돌맹이에 불과하지만 살아가면서 이 돌이 의미하는 바는 크다고 할 수 있다.
대대로 내려오면서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으로서 깊은 애환이 있는 물건인 것이다.



<뒤뜰 채소밭에 있는 다듬이 돌>


<300년도 넘은 초기의 다듬이돌>


<초기의 다듬이돌과 200년이 넘은 두 번째의 다듬이돌>


<초기의 다듬이돌과 200년이 넘은 두 번째의 다듬이돌>


<200년이 넘은 두 번째 사용한 다듬이돌>


<200년이 넘은 두 번째 사용한 다듬이돌>


<50년이 넘은 세 번째 사용한 다듬이돌>


<50년이 넘은 세 번째 사용한 다듬이돌>


<50년이 넘은 세 번째 사용한 다듬이돌>


그 후 사용하던 200년 넘은 화강암 소재의 돌은 화강암 소재의 직사각형이다. 최근 50년 된 다듬이돌까지 모두 3개를 보관하고 계신다.
최근 50년 된 다듬이돌을 들추자 그 아래에 작은 뱀 한 마리가 또아리틀 틀고 있다가 기겁을 하고 사라진다.
남이 보면 달라고 할까봐 일부러 뒤뜰에 두셨단다. 선조 때부터 내려온 보물로 여겨 방에 들여 놓기보다는 뒤뜰에 적당히 방치해 둠으로서 항상 드나드는 뒤뜰에서 보기 위함이었다 하신다.
이렇듯 사용하지는 않지만 옛 물건을 통해 삶을 반추하며 지내는 어르신의 지혜는 놀라웠다.

남준심어른신은 우리가 사진을 찍을 동안 앞 뜰 꽃밭을 다듬으신다.
멀리 내려다보이는 문갑해변의 정취와 오랜만에 맑은 날씨에 떠 있는 구름들이 한 폭의 그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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