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미래와 제7대 지방선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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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미래와 제7대 지방선거
  • 류권홍
  • 승인 2018.04.25 0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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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칼럼] 류권홍 / 원광대 HK+ 동북아시아인문사회연구소 소장

인천은 안상수 시장 시절 국제적인 경기호황과 무모한 개발정책의 유산으로 부채 13조와 함께 전국 광역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재정위기단체로 지정되었다. 부채비율 39.9%라는 수치는 40%를 넘기게 되면 재정권한이 중앙정부로 넘어가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한 궁여지책이었을 뿐이다.

최근 인천시는 부채비율이 20% 초반대로 떨어져 재정위기단체에서 해방되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인천의 재정상태가 여전히 위험한 상황이라는 문제제기와 함께 재정위기단체를 벗어나게 된 것이 누구의 노력에 의한 것이냐에 대한 논공행상이 벌어지고 있다. 다시 선거철이 다가왔구나 하는 느낌이다.

지난 두 번의 시장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이 재정위기였고 누구의 책임이냐에 대해 서로 물고 물리는 다툼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반대로 누가 잘해서 재정위기를 극복했느냐를 두고 다투는 꼴이 되고 있다.
인천시가 재정위기단체에서 벗어나게 된 것은 어려운 재정사정으로 인해 공공요금 인상 등 고통을 감내한 시민, 재정위기문제를 쟁점화하고 경종을 울려온 시민단체, 월급을 못 받을 상황에도 묵묵히 일해 온 공무원, 예산을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정치권의 노력이 함께 한 결과이다. 모두가 주인공이 아닐 수 없다.



<인천시 재정위기를 촉발했던 서구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오히려 지금 인천시가 해야 할 일이 있다. 재정위기의 원인, 그 결과 그리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했던 정책의 내용과 효과 등을 분석한 백서의 발간이다. 앞으로 똑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기 위해서는 교훈적이고 분석적인 자료가 필요하다.
그리고 현재 인천시의 재정상황과 향후 재정분석 및 건전화 방안을 제시해서 시민들을 안심시키고 희망을 줘야 한다.
재정위기로 인해 소외되고 자신감을 상실했던 시민들이 인천의 미래 비전은 이렇고 인천이 큰 그림에서 중심이 될 수 있다는 가치와 자신감을 되찾을 수 있어야 한다. 도시의 가치는 초고층 건물이나, 대규모 개발로 형성되는 것이 아니다. 과거와 현재, 환경과 개발, 노년층과 청소년층, 가진 자와 못가진 자가 조화를 이룰 수 있고 사회적 갈등이 최소화된 사람 중심의 도시를 가치로 두어야 한다.
뉴욕이나 상해가 세계에서 살기 좋은 도시 10위권에 들지 못하는 것은 외관은 화려하나 인간적인 깊이가 없어서이다. 호주의 멜번, 캐나다 밴쿠버 등이 살기 좋은 도시의 수위를 선점하고 있다. 환경, 교통, 교육, 복지 인프라가 뉴욕이나 서울과 비교할 수 없이 좋기 때문이다.

깨끗한 공기와 자연환경, 편리하고 안전한 대중교통, 세계적인 수준의 대학과 연구기관, 사회적 약자에 대한 깊은 배려, 다양한 스포츠와 문화·역사가 어우러진 이 도시들에 세계인들이 놀고, 공부하러 가고 있다.
세계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들의 부동산 가격이 높다. 살기 좋기 때문에 많은 이민자들이 찾아오고 관광객들이 들어오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과 물가가 덩달아 올라서 자연스럽게 나타난 결과이다.

물론 인천은 대표적으로 살기 좋은 도시들에 비해 아직은 부족한 면들이 많다. 재정적으로도 충분하지 못하다. 하지만 그 지향점만큼은 분명히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이런 지향점을 나침반 삼아 인천의 발전을 위한 사회인프라 확충, 인천의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한 산업과 경제발전, 취약층 중심의 복지, 안전하고 친환경적인 도시가 되기 위한 투자, 살고 싶은 원도심을 만들기 위한 계획수립 및 추진해야 한다.

재정이 부족해서 일을 못할 때와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다양한 요구와 주장들이 우후죽순으로 표출되고 있다. 결국, 여러 가지 정책 중 어떤 것에 우선순위를 부여할 지에 대한 사회적 합의 절차가 필요하게 된다. 이런 합의절차에서 방향타 역할을 하는 것이 인천이 가려고 하는 지향점과 가치이다.

재정위기의 큰 고비를 넘기는 시점에서 인천이 논의할 것은 누구의 공이냐에 대한 논쟁이 아니라 인천은 과연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방향의 설정이어야 한다. 바다를 낀 도시가 산 속으로 갈 수는 없는 것이다. 인천의 경쟁도시를 국내에서 찾을 일도 아니다. 인천의 미래를 훌륭하게 제시하는 후보가 선거에서 시민들의 선택을 받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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