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인천 언덕 위 ‘책과 예술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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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인천 언덕 위 ‘책과 예술의 공간’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05.15 08: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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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방네 아지트]④ - 독서활동과 문화예술의 접합지, ‘서담재’

‘서담재’ 입구 모습. ⓒ민경찬



지난해 인천문화재단은 주민들이 직접 영유하고 창조하는 생활문화예술 활동을 민간 공간 차원에서 장려해주기 위해 ‘동네방네 아지트’라는 사업을 추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인천시는 올해 문화예술과 산하 ‘생활문화팀’을 신설해 예산을 지원하며 직접 사업을 시도하는 등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인천in>은 지난해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에 선정된 공간을 비롯해 미선정 공간 혹은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공간 중 생활예술 차원의 문화공간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서담재 이애정 대표. ⓒ배영수

 
◆ 아늑한 인문학 문화공간의 배경은 ‘중구에 대한 애정’
 
서담재를 운영하고 있는 이애정 대표는 인천지역에서 작은도서관 운동을 펼쳐왔다. 미국 유학파이기도 한 그는 특히 공공도서관의 역할과는 차별화된 독서문화 확산에 힘써온 인물이다. 중구 최초의 작은도서관인 ‘꿈나래어린이 도서관(중구 인중로26번길 41 소재)’에서 지난 2010년부터 2016년까지 관장으로 헌신했다.
 
사실 그가 서담재를 꾸리게 된 것은 원도심으로서 중구에 대한 진한 향수를 갖고 있다는 것에 배경이 있었다. ‘중년을 넘어서면 여기에 정착을 하자’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는데, 지난 2014년 현재의 공간을 만나게 됐다. 이곳도 일제강점기 시절 옛 조선전력 사장의 관사로 지난 1935년 지어졌다는 기록이 있다. 실제 서담재는 그 일대에 남아 있는 강점기 관사 건물의 구조와 유사한 형태를 지니고 있다. 직접 매입해 보존하자는 의미, 그리고 가진 역량을 이제는 지역사회에 봉사하는 차원에서 쏟아보자는 두 가지 의미가 합쳐져 현재의 서담재를 만들어냈다.
 
‘서담재’라는 이름은 글 서(書)에 이야기 담(談),집 재(齋)자를 합친 한자어로, 직역하면 ‘책과 이야기가 있는 집’이라는 뜻이다. 이 대표가 인생 전반에 걸쳐 해온 일들이 독서문화 관련 일들이라,  ‘전공’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인문학과 책을 기반으로 만들어서 문화 활동까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조성하고자 한 것이다.

 

‘서담재’에서 작은 공연을 준비하는 모습. ⓒ민경찬

 

◆ 서담재의 숙원사업, ‘책과 노는 문화놀이터’로 이뤄내다
 
지난해 서담재가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에 참여하게 된 것은 당초부터 이 공간을 기반으로 운영돼온 인문독서모임 ‘서담독서회’를 통해서였다고 할 수 있다. 모임명 답게 처음에는 소소히 함께 책을 읽어오다, 이곳이 종종 전시와 강연, 공연 등이 이뤄지는 문화공간이기 때문에 이 독서모임과 연계할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왔다는 것이 이 대표의 이야기다.
 
실제 서담재는 조성 이후 동네방네 아지트 참여 직전까지 20여 회에 달하는 전시회를 운영하기도 했다. 김광미, 강은주, 이승철에 최근의 박방영까지 유수의 작가들이 이미 서담재를 통해 시민들에게 작품 세계를 선보여 주목을 받기도 했고, 전시회 외에도 ‘작은음악회 브런치 콘서트’라는 이름의 마티네(Matinée) 형식의 공연을 하면서 시민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를 독서모임과 연관시킬 방법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지만 방법을 딱히 찾지 못하다가, 지난해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공고를 보고 방법이 되겠다 싶어 지원신청을 했다. 사실 “개관 이후 처음으로 공공기관사업에 참여했던 것”이라는 서담재는 그러나 그간 쌓아온 '내공'을 바탕으로 지난해 ‘책과 노는 문화놀이터’라는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기본적으로 인문학 및 독서의 틀에서 많이 벗어나지 말자는 방향을 정하고, 대신 책을 통해 얻어질 지식에 대한 문화 활동을 이어내자는 것이었어요. 예를 들면 서양음악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거나 혹은 고미술품에 대한 지식을 함양할 수 있는 도서를 지정해서 책을 읽으면 바로 전문 작가들의 음악과 미술전 등으로 이를 이어내는 방법이었던 거죠. 술에 대한 책을 접하고 실제 전문가를 섭외해 와인 강좌 및 시음행사 같은 것도 하기도 했고요. 미처 몰랐는데, 의외로 연결시킬 수 있는 방법이 가까이 있었던 거예요.” (이애정 대표)
 
서담재가 진행한 동아리 활동은 지난해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에 참여했던 단체들 중 ‘강좌’ 부분에서는 가장 체계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로 중구 외 다른 지역에서 이 크지 않은 공간을 찾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그 덕에 서담독서회 자체의 모임 인원수도 꽤 늘었다. 그 전까지 책 읽고 토론하는 정도의 모임을, 또다른 문화체험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실제 서담독서회는 동네방네 아지트 이후 7명 정도가 새로 들어와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 진행됐던 박방영 작가의 미술전시회 당시 ‘서담재’의 내부 모습. ⓒ배영수

 

◆ 올해 서담재의 주요 주제 중 하나는 ‘프랑스’
 
올해도 서담재는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특히 올해는 ‘금요 프랑스 문화특강’이라는 것을 새롭게 기획해 매달 둘째 주 금요일에 프랑스와 관련된 음악과 미술, 문학과 영화까지 특강으로 듣는 걸 기획했다. 프랑스의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기도 하고, 이에 지난해 프랑스어를 공부하는 지역 내 모임이 서담재를 모임 공간으로 사용했는데 이 대표가 보기에도 모임 자체도 활성화가 돼 있고 체계적으로 잡혀 있다 보니 ‘신규 사업으로 해보자’는 뜻을 이 모임과 의기투합했다. 지난 2월 초부터 시작했는데, 반응이 상당히 좋다고 한다. 추가로 ‘프랑스 자수’ 활동을 하는 동아리가 이달부터 진행될 예정이고, 기타 문화공간으로서의 활동도 계속 지속할 계획이란다.
 
“올해 생활문화 동아리 활동으로는 글을 직접 써보고 문학치료 워크숍 등을 하며 주변에 봉사도 하는 등의 계획을 갖고 있어요. 그 외에도 한 달에 한 번씩 꾸준히 전시회를 진행하는 등 문화공간으로서 지속가능한 부분을 계속 고민하고 도모할 겁니다.” (이애정 대표)
 
서담재 주소 : 인천광역시 중구 송학로 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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