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밥상, 아이들의 장건강에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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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밥상, 아이들의 장건강에 좋을까?
  • 이현주
  • 승인 2018.08.09 0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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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과민성대장증후군, 학교에선 똥을 못눠요 - 이현주 / 한국고기없는월요일 대표

하루 두끼를 학교에서 먹는 아이들. 운동할 시간은 없고, 패스트푸드로 스트레스를 푼다. 성인병과 알러지질환이 늘어나고, 덩치는 크지만 체력은 약해졌다. 학교밥상으로 건강해지게 할 순 없을까? [인천in]이 '우리아이를 위한 학교밥상 처방전'을 주제로 매주 목요일 10회에 걸쳐 우리의 학교밥상을 긴급 진단하고 대안을 제시한다.
 

1. 고기반찬 편식이 부른 비만, 학교밥상부터 달라져야
2. 우유와 성조숙증, 무슨 관계?
3. 학교밥상에 오르는 발암물질들
4. 아토피를 악화시키는 학교밥상
5. 과민성대장증후군, 학교에선 똥을 못 눠요.
6. 메니에르 증후군, 꾀병 같지만 만성병
7. 채소를 싫어하는 아이, 좋아하는 아이
8. 항생제로 크는 아이들
9. 40년 학교 밥 먹고 고지혈증 걸린 교장선생님
10. 건강한 밥을 먹을 권리




 
얼굴색이 유난히 노란 여고생이 한약국을 찾아왔다. 이야기를 전혀 나눠보지 않았지만, 안색을 보고서 소화기능이 약하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동반한 엄마가 먼저 하소연을 시작했다.

“얘는 학교에서는 똥을 못눠요. “

중학교때부터 시험때만 되면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는 과민(성) 대장증후군으로 고생을 해왔다고 한다. 음식을 먹으면 바로 화장실에 가고, 어떤 날은 하루종일 화장실을 들락거리느라 수업을 제대로 받을수가 없다는 게다. 그러다보니 신경이 예민해지는 시험기간에는 아예 음식을 잘 안먹으려 하고, 점점 식습관이 불규칙해지면서 일주일에 한번도 변을 보기 어려운 증상이 나타났다고.
 
우리 몸에서 배변활동을 관장하는 미주신경은 대뇌에서 장으로 이어지는 신경이다. 장내에는 척수 전체에 들어있는 것보다 더 많은 신경세포가 있어서, 제2의 뇌라고 불리기도 한다. 미주신경은 대뇌의 정보를 장에 전달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장으로부터 얻은 정보를 대뇌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즉, 장이 편안하고 건강하면 뇌 기능 역시 원활하고 바르게 기능한다는 것이다. 장내 미생물은 복합적인 생태계로 이루어져 있는데, 기분이 좋으면 세로토닌을 분비하여 행복한 감정으로 뇌가 기능하도록 소통한다. 그러므로, 좋은 미생물과의 관계를 잘 형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반대로 몸을 무겁고 지치게 만들며, 우울하게 하는 나쁜 미생물들도 있다. 이들은 설탕, 지방,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패스트푸드와 친구다. 이들은 알게 모르게 복용하는 많은 화학적 약물과도 사이가 좋다. 특히 항생제, 제산제, 진통제 등에 들어있는 소량의 화학성분들 만으로도 장내 미생물 환경은 매우 부정적으로 바뀐다.
 
그런데 우리 아이들은 어떤 음식을 먹고 사는가? 학교밥상은 아이들 장 건강에 과연 얼마나 도움이 되고 있을까?
장건강이 좋지 않아 배변이 불규칙하고, 과민하게 변비와 설사를 반복하는 아이들의 식단은 대부분 불규칙하다. 아침은 먹었다 안먹었다 하고, 간식은 간단하게 편의점에서 컵라면이나 삼각김밥을 먹는다. 당분이 많이 들어간 과자류나 초컬릿, 아이스크림, 트랜스지방이 가득한 양념치킨이나 햄버거를 좋아한다. 게다가 학교급식으로 제공되는 고기, 소세지, 햄과 치킨, 강하게 조미되고 튀겨진 육류를 먹고 지낸다. 이런 패턴으로 식사를 반복하는 한, 아이들의 장은 튼튼해질 수 없을 뿐만아니라, 뇌 건강에도 좋지 않다. 당연히 학업성적에도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음식을 먹어야 장이 튼튼해질까? 장내 좋은 미생물들에게 적절한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서는 소화가 잘 되지 않는 포도당이 필요하다. 이것을 프로바이오틱스라고 부른다. 식습관이 안좋고, 고기와 패스트푸드만 먹는 아이들한테 프로바이오틱스를 캡슐이나 정제로 복용하게 하는 것은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장내 환경이 이미 나쁜 미생물로 가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차적으로 나쁜 미생물환경을 끝내기 위해, 이들이 좋아하는 당분, 동물성 지방을 끊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채소와 과일에 들어있는 풍부한 섬유소를 충분히 섭취하여 장내에 좋은 미생물들이 서식하게 도와야 한다.
 
가장 추천할 수 있는 채소류는 양배추,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겨자잎, 케일 등의 십자화과 채소들이다. 만약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는 과민한 대장증후군을 가졌다면, 가능하면 이들을 익혀 많이 먹어야 한다. 십자화과 식물은 장내 면역계를 재생시키고 보호해주는 탄화수소수용체들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들을 고기와 함께 조리해서 먹는 것은 추천하기 어렵다. 분명히 아이들은 고기만 골라먹고, 채소는 매우 적게 먹을 것이기 때문이다. 채소만으로도 맛있는 요리가 가능하다. 학교밥상이 아이들 장건강을 도와줄 수 있도록, 채소와 과일만 제공하는 급식의 날이 시행되어야 한다. 그래야 배가 아파서 집으로 뛰어오는 아이들도 줄어들 게 아닌가.

 

 
 
학교밥상, 이런 메뉴 어때요?
 
장건강에 좋은 브로콜리 튀김과 고추장소스
 
재료 : 브로콜리, 현미가루, 물, 전분가루, 소금, 후추
드레싱 : 고추장, 토마토케첩, 견과류 다진것, 참기름
 
만드는법 :
 
1. 현미가루, 전분가루를 1:1로 섞어 튀김옷을 만든다. 소금과 후추로 간한다.

2. 튀김옷은 두껍지 않게 하고, 기름을 많이 사용하는 대신 전을 부치듯이
가볍에 익혀준다. (기름이 많이 들어가면 장에 좋지 않다)
3. 고추장과 케첩을 1:1 비율로 섞은 후, 견과다진것에 참기름을 넣어 소스를 만든다.
4. 접시에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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