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를 고치는 천연의 치료자, 피토케미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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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를 고치는 천연의 치료자, 피토케미컬
  • 상형철
  • 승인 2018.08.17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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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상형철 / 더필잎병원 바디버든힐링센터 원장
 

 
자연의학을 하는 의사들은 공통적으로 과일과 생채소를 많이 섭취하라고 말한다. 아니 반드시 자연의학자가 아니더라도 과일과 생채소가 좋다는 것은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에 반해 육류에 대해서는 아직 좋고 나쁨이 확실하지 않다.
 
이처럼 과일과 생채소를 권하는 이유는 지방, 단백질, 탄수화물이 골고루 들어있는데다 아무리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스스로 분해하고 다른 음식의 소화를 돕기 때문에 지방 축적을 방지하고 체내 소화효소를 아껴준다.
 
또 과일과 생채소에는 생리화학물질이 다량으로 들어 있어 우리 몸속에서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을 보강하며, 다친 세포를 치료한다. 그래서 과일과 생채소의 영양물질을 효과적으로 섭취하려면 껍질은 물론이고 뿌리까지 모두 먹는 것이 좋다.
 
모든 동식물의 피부나 껍질의 효능은 매우 놀랍다. 벌레나 천적 등 외부의 위험요소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기능을 한다. 피부에 상처가 나면 곧 새살이 돋아 처음의 상태로 돌아가고, 나무나 과일의 껍질도 마찬가지로 생채기가 생긴 자리는 이전보다 더 두꺼운 껍질이 생겨난다.
 
식물에 든 이러한 생리화학물질을 ‘피토케미컬’이라고 한다. 보통 한 가지 종류의 과일과 채소라도 1만 가지 이상의 피토케미컬이 들어 있다. 토마토의 경우 라이코펜 성분이 많은 것으로 유명하지만 이것은 토마토가 가지고 있는 수많은 항산화물질 중 하나일 뿐이다. 토마토에는 라이코펜 이외에도 1만 종류 이상의 강력한 항산화물질과 항암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사과는 변비와 심장질환을 예방하는 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더 많은 일들을 한다. 세포의 독소를 청소하고, 다친 세포를 치료하며, 지방을 분해하고, 근육을 강화한다. 브로콜리, 양배추에 든 피토케미컬도 이와 유사한 일을 한다. 세포의 청소와 치료는 물론 암세포를 죽이고 두뇌 시냅스를 연결하며 면역력을 증강시킨다.
 
콩류는 세포 내 DNA 손상을 예방하는 물질이 많지만, 그보다도 세포 내 독소를 제거하고, 지방을 분해하며, 근육을 보강하는 등 더 중요한 일들을 많이 한다. 따라서 이 좋은 성분들을 내 몸 안에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다소 식감이 떨어지더라도 뿌리와 줄기, 그리고 잎사귀를 모두 먹고, 특히 껍질은 꼭 섭취하도록 한다.
 
한 때 과학자들이 암에 관한 연구를 하던 중 베타카로틴 수치가 높은 사람에게서 공통적으로 암 발병률이 낮은 것을 발견했다. 베타카로틴은 활성산소를 분해해 암을 예방하는 역할을 하는데, 파프리카, 당근 등 노란색 채소에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발 빠른 제약업자들은 바쁜 현대인들이 쉽게 베타카로틴을 섭취할 수 있게 보충제를 개발했다. 그런데 과연 보충제가 파프리카와 당근의 역할을 대신 할 수 있을까.
 
사실 베타카로틴은 5백 종류가 넘는 카로티노이드 중 하나에 불과하며, 카로티노이드 역시 1만 종류가 넘는 피토케미컬의 한 종류일 뿐이다. 고기를 좋아하고, 정제탄수화물을 즐기는 사람들이 식생활을 바꾸지 않고 보충제로 어떻게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발상 자체가 모순이다.
 
건강한 사람의 혈중에서 발견된 베타카로틴은 하나의 지표일 뿐이다. 다량의 베타카로틴이 존재한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양의 피토케미컬을 섭취했다는 것이지, 베타카로틴으로 인해 건강한 것은 결코 아니다. 역설적으로 베타카로틴 정제를 많이 먹은 사람들에게 오히려 더 나쁜 결과가 나타났다.
 
과일과 생채소는 수만 가지나 되는 좋은 물질이 들어 있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좋은 식품이며, 이러한 것들은 ‘함께 먹음’으로써 상승작용을 일으킨다. 자연에 담긴 영양소는 복합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우리가 상상할 수 없는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필자는 확신하건데,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것보다 우리 몸에 적합한 것은 없다. 자연 상태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 햇빛과 바람과 물에 대한 적응, 천적에 대한 방어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화학반응의 결과물이 피토케미컬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늘 세포가 건강해야 우리 몸이 건강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세포에는 하나하나가 모두 인체와 마찬가지로 스스로 움직이는 생명체다. 우리 몸에 상처가 났을 때는 연고를 바를 수 있지만 세포가 다치고 손상을 입으면 어떻게 할까. 그 일을 대신해 주는 것이 바로 피토케미컬이다. 이처럼 피토케미컬은 자연이 인간에게 베푸는 천연의 보호막이자 치료자다. 그리고 피토케미컬은 자연 상태로 흡수할 때 가장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것을 기억하자.
 
 

< 상형철 병원장 >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보건의료정책 최고위과정 수료
피드먼트대학원 심리학 박사과정 수료
병인학회 창립 정회원
임상통합의학 암학회 정회원
대한 발효해독학회 자문위원
서울, 수원, 제주 해인부부 한의원 대표원장 역임
현) 재단법인 '자연' 한국항노화연구소 이사장
현) 더필잎재활요양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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