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등감, 자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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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등감, 자원이 될 수 있다
  • 장재영
  • 승인 2018.10.10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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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 장재영 / 공감미술치료센터 기획팀장


“내 사전에 실패란 없다!” 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시죠?
잘 알려진 나폴레옹의 유명한 명언 중 하나입니다.
그런데 나폴레옹은 어린 시절부터 키에 대한 열등감이 많았던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그래서 이런 말도 했다고 합니다. 
“내 키는 아래에서부터 재면 가장 작지만 위에서 부터 재면 가장 크다.”
솔직히 그냥 들었을 때 뭔가 억지스러운 느낌도 들지만 나폴레옹은 그만큼 자신의 핸디캡과 악조건 속에서도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려고 애썼던 사람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누구나 살다보면 크고 작은 열등감이 충분히 생길 수 있는 것 같아요.
외모나 성격, 인간관계, 경제적인 부분 혹은 신체적으로 타고난 핸디캡이 있을 수도 있고요.
저 또한 열등감이 무척 많은 사람이지만 대학교 때 미술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특히 치명적인 핸디캡이 하나 있었습니다. 

그것을 알게된 것은 초등학교 시절이었는데요. 학교에 입학하고 얼마 안 있어서 신체검사를 하게 되었는데 키를 재고 가슴둘레를 잰 뒤 갑자기 무슨 책을 보고 숫자를 읽으라는데 그 숫자가 안보였던 것이죠. 그때 제가 ‘적록 색약’ 이라는걸 알게되었습니다. 전혀 생각도 못했었고 충격적인 상황이었지만 사는데 큰 지장없이 잘만 지냈습니다. 그런데, 나중에 색약이라는게 저의 발목을 잡게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됩니다.

원래 만화책을 좋아해서 만화가의 꿈을 키우다가 전공을 디자인 쪽으로 미대입시를 하게되었는데 제가 사용하는 색깔은 무척 탁하기도하고 색체에 대한 감이 없다보니 너무 어렵고 막막했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그냥 포기할순 없었기에 4B연필과 지우개만 가지고 석고를 그리는 실기로 전환한 뒤 열심히하여 원하던 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입학했을 당시는 정말 기뻤죠. 뭔가 해낸 것 같은 느낌도 들었고요.
하지만, 막상 수업시간에 색을 좀 써야하는데 정말 멘붕에 빠질 때가 많았습니다.
이 색과 저 색을 섞었는데 왜 이 색이 되는건지 정말 잘 모르겠고 옐로우 60프로와 그린 40프로를 혼합한 색을 만들어라, 레드와 브라운을 적절히 섞어서 이 색을 만들어라 하는데 너무 애를 먹었습니다. 사실 디자인 전공자로써 색을 잘 구분 못한다는 건 정말 큰 핸디캡이 아닐 수 없었기에 이런 열등감을 짊어지고 대학생활을 하면서 뭔가 위축되기도 하고 상처가 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열등감은 우리 삶에 있어 가장 본질적이고 중요한 부분이라고 했던 심리학자가 있습니다. 바로 알프레드 아들러인데요. 아들러는 열등감은 삶을 개선시키고 보상하려는 노력을 통해 개인의 성장을 돕는 매개체라고 하였습니다. 그만큼 열등감도 자원이 되어 활짝 꽃피울 수 있다는 희망적인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저에게도 이 핸디캡이 자원으로 활짝 꽃 피우는 순간이 찾아오게 되었습니다.

바로 미술심리치료사가 되면서부터 저의 경험과 아픔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좀 더 깊이 공감하고 어루만져줄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 된 것이었어요.
그래서 뭔가 내 안의 아픔이었던 것이 자원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되니까 신체적인 핸디캡 말고도 열등감이라고 느꼈던 여러 가지 것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바뀌게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마음을 먹게 되었습니다.

‘지금 당장은 열등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것이 자원으로 꽃 피울 수 있는 시기가 올 것이니까
나를 좀 좋게 봐주자. 따스한 햇볕을 주어 자라날 수 있도록!’ 이라고 말입니다.

이렇게 저는 제자신을 그냥 있는 그대로 봐주기로 마음먹고나서 “내 키는 아래에서부터 재면 가장 작지만 위에서 부터재면 가장 크다.”라는 나폴레옹의 명언을 제 방식대로 한번 바꿔보았습니다. 

“내 눈은 색은 잘 못 보지만 마음은 잘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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