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수지역 원도심에 ‘재즈’의 꽃을"
상태바
“연수지역 원도심에 ‘재즈’의 꽃을"
  • 배영수 기자
  • 승인 2018.10.17 09: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동네방네 아지트]⑨ 연수구 재즈 클럽 ‘G# House’



 

지난해 인천문화재단은 주민들이 직접 영유하고 창조하는 생활문화예술 활동을 민간 공간 차원에서 장려해주기 위해 ‘동네방네 아지트’라는 사업을 추진,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인천시는 올해 문화예술과 산하 ‘생활문화팀’을 신설해 예산을 지원하며 직접 사업을 시도하는 등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인천in>은 지난해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에 선정된 공간을 비롯해 미선정 공간 혹은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공간 중 생활예술 차원의 문화공간으로서 정체성을 갖고 있는 공간을 소개한다. 

 


‘지샵 하우스’의 주인장인 김휘동 색소포니스트. ⓒ배영수

 

지난 7월 20일 문을 연 이곳을 이끌고 있는 주인장은 인천지역에서 재즈 활동을 오래 해온 김휘동씨다. 인천기계공고를 나온 그는 학교를 다닐 당시 밴드부(과거부터 최근 90년대까지만 해도 고교생들 사이에서 실력으로 꽤 인정을 받았었다) 일원으로 활동을 하면서 관악기의 매력에 빠졌고, 이후 재즈에도 매력을 느꼈다고 한다. 해군 입대 후에도 군악대 활동을 했고, 제대 이후 지금까지 사회인으로 살면서도 연수구립관악단 클라리넷 주자로, 자신이 다니는 교회 오케스트라 단원 등으로 계속 연주를 해왔다.

그런 그의 본업은 자동차 딜러다. 연수역 인근에 위치한 현대자동차 연수중앙대리점이 바로 그가 이끄는 곳. 그럼에도 그가 인천지역에서 알아주는 재즈 연주를 할 수 있었던 건 ‘바리톤 색소폰’이라는 아주 특이한 포지션의 악기를 주로 불고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값을 넘보는 수준까진 아니지만 악기 자체가 비싸다 보니, 서울지역에서도 재즈 영역에선 전문 연주자들을 찾기가 사실 쉽진 않다. 물론 최근에 앙상블이나 오케스트라 활동이 많아져서 예전보다 많이 쓰기는 한다고 하지만 말이다.
 
그렇게 ‘연주 활동’에 집중하던 그가 직접 재즈 클럽을 차리게 된 이유는 뭘까? 물어보니, 단순히 ‘꿈’이었단다. 인생이 길지 않은데 꿈만 꾸지 말고 한번 해보자는 마음이 들었다는 것. 물론 자신이 이끄는 자동차 대리점의 이전과도 연관이 있었다.
“대리점을 최근에 이전했는데, 이전한 공간이 뒤에도 꽤 넓게 퍼져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 공간을 쪼개서 뭘 할까 처음에 고민이 있었다가, 예전부터 꿈으로만 갖고 있었던 재즈 클럽을 정말 한 번 해보자, 그 생각을 했던 겁니다. 시작은 정말 돈키호테 같았죠. 하하.”



‘지샵 하우스’의 내부 공연무대 모습. 카메라를 든 곳 뒤로는 꽤 널따란 좌석들이 마련돼 있다. ⓒ배영수


 
오픈한 지 두세 달 됐지만. 운영 시점 치고는 꽤나 많은 재즈 뮤지션이 다녀갔다. 거리가 제법 되는 신포동의 재즈 클럽 ‘버텀 라인’에서도 무대를 자주 가졌던 송석철, 최용민 등 인천 뮤지션은 물론 색소포니스트 심삼종과 피아니스트 안소희, 트럼페터 김예중과 기타리스트 김형준 등 현재 한국 재즈 및 연주 신에서 인상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는 연주자들 다수가 지샵 하우스를 다녀갔다. 최근에는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의 연주로 유명한 나카조노 리사와 야오 슈강, 그리고 하타 슈지 등 일본과 중국 뮤지션들의 방문도 줄을 이었다. 지방의 재즈클럽답지 않게 매주 토요일엔 클럽 하우스 밴드까지 ‘전속출연’을 시키고 있다. 이들의 개런티가 제법 되는 것을 감안하면, 운영은 어떻게 하고 있는 것일까?
 
“지방의 재즈 클럽이고 신생 공간이다 보니 개런티 책정과 지급 부분에서 아무래도 어려운 부분이 없다고는 할 수 없어요. 카페 수익은 아직 제로 섬(Zero-Sum) 수준이니까, 여기서 뮤지션들에게 페이가 나가면 결국은 적자인 거죠. 그래도 다른 곳들보다는 넉넉히 챙겨주려고 합니다(뮤지션에 대한 개런티는 서울과 비교해도 비교적 괜찮은 수준이었다.).
그 부분은 제가 운영하는 자동차 대리점의 수익 중 일부를 이쪽 운영에 후원하는 방식으로 하면서 지역 문화에 환원시킨다고 생각하자 했고, 그래서 지금은 보람이 더 큽니다. 물론, 연수구에서 운영을 하고 있는 만큼 손님들이 ‘어렵다’는 반응도 하고, 너무 고급진 분위기를 내도 부담스럽다는 반응도 있었어요. 그런 면면들을 고려해서 제 스스로 운영의 적자는 최소화하도록 노력을 해야겠고, 그래서 서울의 재즈 클럽과도 많은 정보를 교류하고 있습니다.”
 
‘지샵 하우스’는 지난해 발족한 ‘인천재즈협회’의 향후 아지트로 활용될 예정이다. 이곳 대리점을 조성할 당시 재즈클럽 바로 옆 지하공간까지 확보를 했고, 조만간 예산을 들여 내부 공사를 하면 재즈협회가 활용토록 하는 동시에 인천지역 동아리나 단체 등의 문화공간으로도 활용할 생각이 있다고 했다.
 
“조성 과정에서 지하에 아주 좋은 공간을 확보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사실 제가 본업도 해야 하고, 또 재즈 클럽 운영도 해야 해요. 그래서 그 공간까지는 아무래도 ‘직접 간섭’은 힘들 것 같고, 그래서 향후 내부공사를 마친 뒤엔 인천에서 문화 활동을 하고자 하는 단체들이 있으면 문을 열어주고 싶습니다. 또 이미 클럽도 일요일의 경우 지역 문화예술단체 등에 대관이 가능하다고 공지하고 있어요. 요즘 인천에서 시를 중심으로 생활문화 지원사업들이 많이 있는데, 향후엔 그것도 참여를 해볼 생각이고, 또 연수구 원도심에서 ‘문화거점의 아지트’ 역할을 하고 싶은 생각도 충분히 있습니다.”
 


지샵 하우스에서 공연 중인 김형준 쿼텟. (사진 = 김휘동씨 제공)


 
지샵 하우스 주소 : 인천광역시 연수구 벚꽃로 96 성민프라자
- ‘현대자동차 연수중앙대리점’ 뒤편 (수인선 연수역 4번출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