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알아야 할 지방에 담긴 진실 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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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알아야 할 지방에 담긴 진실 Ⅳ
  • 상형철
  • 승인 2018.12.21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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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상형철 / 더필잎병원 바디버든힐링센터 원장



지난 시간에는 동물성 지방을 과다하게 섭취했을 때 생기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알아보았다. 일반적으로 동물성 기름은 포화지방이기 때문에 몸에 좋지 않고, 식물성 기름은 해롭지 않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식물성 기름도 종류에 따라서 동물성 기름과 마찬가지로 혈중 콜레스테롤 비중을 높일 수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트랜스 지방이다. 트랜스 지방은 식물성 기름, 즉 액체 상태의 불포화 지방에 수소를 섞어 딱딱한 고체 상태의 기름으로 가공하는 ‘경유화’ 과정으로 만든 인위적인 지방이다.
 
대표적인 트랜스 지방인 마가린은 팝콘, 호떡, 도넛, 토스트 등을 요리할 때 주로 사용되는 지방으로 한때 ‘하늘이 내린 맛’이라는 별칭을 얻을 만큼 식품의 식감을 바삭바삭하게 만들고 맛의 풍미를 높여 주는 기능을 인정받았다.
 
게다가 액체를 실온에서도 잘 녹지 않는 고체로 만들면 식품의 모양을 단단하게 고정시켜주고, 운반과 보관은 물론 기름과 산소가 만나 상하거나 맛이 변하는 산패 현상을 막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거기에 유통기한을 늘리는데 유리하다보니 무분별하게 사용되는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마가린이나 쇼트닝과 같은 트랜스 지방을 사용할 때는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실온에서 고체 덩어리로 존재하는 트랜스 지방은 체내에서도 잘 녹지 않아 플라스틱 지방이라고도 불리며, 몸속에 조금씩 축적되어 해독을 어렵게 하는 원인이 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트랜스 지방은 기억력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이 트랜스 지방 섭취량과 기억력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트랜스 지방 섭취량이 1g 증가할 때마다 기억하지 못하는 단어의 수가 0.76개씩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트랜스 지방은 ‘나쁜 콜레스테롤(LDL)’의 수치를 높일 뿐 아니라 ‘좋은 콜레스테롤(HDL)’의 수치까지 떨어뜨린다. 트랜스 지방이 콜레스테롤 수치에 영향을 주면 혈관이 굳거나 좁아져 심근경색과 협심증과 같은 심혈관 질환과 뇌졸중의 위험을 높인다. 또 트랜스 지방은 세포의 DNA와 단백질을 손상시키는 활성산소를 만들어 암을 유발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랜스 지방이 포화지방보다 인체에 더 해로운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섭취 열량 중 트랜스 지방에 의한 열량이 1%를 넘지 않도록 권장하고 있다. 성인의 경우 남성은 2.8g 이하, 여성은 2.2g 이하로 제한하고 있으며,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는 이보다 훨씬 적은 양으로 제한하고 있다.
 
트랜스 지방의 유해성이 강조되면서 시중에 판매하는 과자, 빵, 피자, 아이스크림에 트랜스 지방 포함량을 0g으로 표기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그런 제품들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는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NO’, 0g이라고 표기되었다고 해서 절대 안심해서는 안 된다.
 
식품위생법에서는 ‘식품 등의 표시 기준’에 따라 트랜스 지방을 의무적으로 표시하도록 되어 있다. 제과류를 비롯한 빵류, 만두류, 면류, 즉석식품 등이 그 대상이다. 하지만 0g이라고 해서 트랜스 지방이 없다는 뜻은 아니다. 식품 등의 표시 기준의 영양성분별 세부 표시방법에 1회 제공량당 트랜스 지방이 0.2g일 경우에는 0g으로 표시할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2018년 6월을 기준으로 전역에 식당과 식료품에서는 절대로 트랜스 지방을 사용할 수 없도록 했다. 3년 동안의 기간을 두고 시행한 결과이며, 세계보건기구는 이를 계기로 식품업계에서 트랜스 지방의 완전 퇴출을 요구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이와 같은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자연에 없던 식품들이 등장하면서 인류는 굶주림에서 벗어나고 새로운 맛의 세계를 느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결국 그러한 것들은 세포의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면서 수많은 질병을 유발했다. 그 부작용을 자각하면서 인위적인 가공 식품들을 스스로 없애려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현대 사회에서 트랜스 지방을 전혀 섭취하지 않고 살아가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다만 그 위험성을 알고 최대한으로 줄이려는 노력은 결코 멈추지 말아야 한다. 다음 시간에는 건강을 위해 꾸준히 섭취해야 할 ‘좋은 지방’에 대해 알아보도록 한다.














< 상형철 병원장 >
원광대학교 한의과대학 졸업
서울대학교 보건의료정책 최고위과정 수료
피드먼트대학원 심리학 박사과정 수료
병인학회 창립 정회원
임상통합의학 암학회 정회원
대한 발효해독학회 자문위원
서울, 수원, 제주 해인부부 한의원 대표원장 역임
현) 재단법인 '자연' 한국항노화연구소 이사장
현) 더필잎재활요양병원 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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