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어지는 중국음식점, 경영혁신으로 극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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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어지는 중국음식점, 경영혁신으로 극복한다"
  • 어깨나눔
  • 승인 2017.08.2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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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추홀중식협동조합, 공동구매에서 인건비절감시스템 확대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의 경영환경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변덕스런 기후로 식재료 가격이 들쭉날쭉한데다 인건비가 날로 상승하고 있다. 최저임금 시급 1만원시대가 예고되면서 식당운영에 빨간불이 켜졌다. 대형 자본을 앞세운 식당은 상황이 다를 수 있지만 영세 자영업자는 상당한 어려움에 빠졌다.

다양한 재료를 쓰고 업소판매와 배달을 겸하는 중국음식점의 심각성은 더하다. 부지런히 일하면 자신의 인건비는 떨어진다는 생각으로 영업했던 상당수의 중국음식점 주인들이 고민에 빠졌다. 단순히 원가를 줄여서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라 혁신적인 방안이 필요해서다. 그렇지 않으면 손을 떼야 하기 때문이다.

중국음식점 주인들만큼 고민하는 곳이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이사장 선철규)이다.

중국음식점 주인과 관련업체 사장들이 만들어 2016년 1월부터 운영에 들어간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은 중간유통단계를 생략하는 공동구매를 택했다. 1년여 동안 운영하면서 자재구매에서 성공적인 성과를 올렸다. 그러나 공동구매로는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음식점 운영전반에 대한 혁신방안을 만들어 보급해야 조합과 음식점이 ‘윈-윈’할 수 있는 상황이다.
 
선 이사장은 “영세 중국집은 운영방식에 혁신이 필요합니다. 재료비와 인건비가 상승하는 상황에서 혁신방안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주방, 배달, 홀서빙 개선방안을 구상한 겁니다. 오랫동안 쌓아온 경험을 토대로 만든 운영개선 방안이 업주들로부터 호응을 얻는 이유입니다”
 
조합은 우선 주방의 인건비 절감에 고민했다. 전문기술 인력을 쓰는 중국음식점의 주방인력은 운영비의 상당부분을 차지한다. 그래서 1주일만 교육받으면 맛도 뛰어나고 누구나 주방업무를 할 수 있는 ‘쪽짜장짬뽕’을 개발했다. 주방장이 필요 없는 중식체인점은 중국음식점에 새로운 바람을 예고하고 있다.

중국음식점의 배달문화도 바꾼다. 그 동안 용기에 담아 음식을 배달하고 그릇을 수거해오던 시스템을 바꾼다. 위생적인 용기에 담아 배달하고 그릇회수를 하지 않는 것이다. 배달과정에서 왕복할 필요가 없다. 회원들에게 메뉴에 맞는 위생용기와 포장기계를 판매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구상하고 있는 것이 홀서빙 개선이다. 손님테이블에서 주문을 받아 카운터와 주방에 의뢰하는 방식을 바꾸는 작업을 준비 중이다. 손님이 테이블에 설치한 시스템에서 주문하면 주방에서 직접 확인, 조리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홀서빙 인력이 줄어들 수 있다.
 


조합은 그 동안 복잡한 식자재 유통구조를 '생산자(공장, 산지)→조합→중식 업체'로 단순화시켜 기존보다 15% 이상 싼 가격으로 업소에 전달하고 있다.

중식업에서 사용하는 재료는 100가지가 넘는다. 어떤 주문이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에 종류가 많더라도 재료를 항상 구비해 놓아야 한다. 소규모로 영업하는 조합원의 입장에서는 이런 재료 구비 자체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조합에서 취급하는 모든 품목의 마진은 10%다. 2016년 13억의 매출을 올렸다. 10%의 마진을 고정시켜 운영하다보니 매월 1천200만원에 달하는 관리비를 감당하기 힘들다. 그래서 연간 2만원의 회비를 받아 운영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운영 1년 8개월만에 중국음식점 500곳과 거래, 연간 13억 매출 올려

조합의 노력으로 설립 1년 8개월 만에 인천과 부천, 서울지역 중식업소 500곳과 거래를 하고 있다. 1천500여 곳과 정보를 교류하고 있어 확산되는 분위기다. 매월 발행하는 소식지에는 조합소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품 정보와 제품단가표가 공개된다. 투명하게 운영되기 때문에 이용자들과 가격을 놓고 흥정할 필요가 없다.

오랫동안 미추홀중식협회를 만들어 회원 간 정보교류와 친목도모를 하다가 경제적으로 도움을 얻기 위해 8명이 모여 협동조합을 만들었다. 중국음식점 전문가들이 모여 운영하는 조합이어서 업무효율화가 극대화되고 있다.

2016년에는 중소기업청 최우수협동조합으로 선정됐다. 올해는 멀티디자인 제작지원사업과 이익공유형 프렌차이즈에 선정돼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협동조합으로 운영되면서 사회서비스도 다양하게 펼치고 있다. 인천 남구의 장애인복지관을 찾아 짜장면을 대접하는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노인복지관, 종합사회복지관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인천시 시각장애인복지관과 ‘사랑의 쌀 지원’ 협약을 맺고 올 1월부터 매월 쌀 3포씩 지원하고 있다. 오는 9월에 추석을 맞아 ‘조합 나눔행사’를 열고 장애인단체 등 취약계층에 장학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선철규 이사장>
 
“중국집 경영환경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영세업자를 위해 지속적으로 경영혁신 방안을 구상 중입니다. 공동구매 이익을 뛰어 넘어 영세 중국집 주인들이 돈을 벌 수 있는 다양한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어요. 협동조합을 만들 때 초심을 잃지 않고 조합원과 중국음식점 운영자들을 위한 조합이 되도록 노력할 겁니다. 그래야 어려운 이웃을 돌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것 아닙니까” 

선철규 이사장의 당찬 각오에서 미추홀중식협동조합의 밝은 미래를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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