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학습 바이러스 전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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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학습 바이러스 전파
  • 학오름
  • 승인 2017.10.01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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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워 나누는 공동체를 일구는 학산학연구회 박춘화 회장


소년이로학난성(少年易老學難成)은 ‘소년은 늙기 쉽고, 배움을 이루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온고지신(溫故知新)은 옛 것을 익히고 새 것을 안다는 뜻으로 과거 전통과 역사가 바탕이 된 후에 새로운 지식이 습득되어야 제대로 된 앎이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모두 평생교욱의 중요성을 강조한 선현들의 말씀이다.

 

인천 남구의 학산학연구모임은 선현의 말씀을 실천하고 있다. 쉬지 않고 배우면서 날로 새로워지고 있다. 옛 역사를 공부하면서 오늘의 본보기로 삼고 있다.

 

인천 남구는 선사시대 이후 개항기 무렵까지 인천의 정치와 경제, 문화의 중심지였다. 인천의 옛 이름인 미추홀은 남구의 것으로 온전히 어울린다.

 

학산학(鶴山學)은 인천 남구의 인문학이자 향토사학이기도 하다

 

학산학(鶴山學)은 인천 남구의 인문학이다. 지역의 역사와 예술, 문화를 담고 있어 향토사학이기도 하다. 남구의 역사와 예술, 문화를 통해 남구를 알고, 인천을 알기 위한 내 고장 알기 공부다.

 

하지만, 지금 남구는 ‘구도심’과 ‘원도심’으로 불린다. 원하든 아니든 개발에서 소외된 쇠락한 지역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또, 남구의 옛 명성을 그리워하는 연민도 함께 녹아있다.

 

학산학을 공부하는 시민모임이 남구에 있다. 학산학연구회(회장 박춘화)다. 학산학연구회 회원들은 30대에서 70대 중후반까지 다양하다. 학교선생님과 문화해설사, 시인 , 택시기사, 가정주부, 자영업자 등 직업도 다양하다. 세대와 직업을 아우른다. 박춘화 학산학연구회장은 5년째 회장을 맡고 있다. 학산학연구회 시작부터 함께 했다.

 

“인천 역사의 90% 이상은 남구의 역사입니다. 남구의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모여, 자신들이 살고 있는 곳의 역사와 문화, 예술을 함께 공부하는 공부모임입니다.”

 

학산학연구회는 2013년에 태동했다. 올해로 발족 5년을 맞았고, 회원은 15명이다. 학산학연구회는 관이 주도하고, 주민이 여기에 호응한 성공사례로 꼽힌다.

 

“인천 남구는 원(原)인천지역이었으나 중심권의 이동으로 지역주민들의 향토애가 부족해지고 더불어 산다는 인식이 결여돼 있었어요. 그래서 남구는 지역 정체성을 살리고, 주민들에게 애향심과 자긍심을 갖고 살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시작했던 거죠.”

 

학산학을 매개로 주민 간 소통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나아가 지역공동체를 회복하고자 하는 문화공동체 운동이기도 하다.

 

“학산학을 배우는 일은, 배움을 통해 나눔의 정과 서로 공감하고, 공유하면서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기 위함입니다.”

 

남구, 학산콜과 학산학 스토리텔러 양성과정 개설 등 지원

 

남구청은 학산콜과 학산학 스토리텔러 양성과정을 개설하면서 학산학연구회를 지원했다. 학산콜은 남구 주민 5명이상이 모여서 강좌를 신청하면, 구는 심사과정을 거쳐 시민들에게 강좌를 개설해 주는 프로그램이다.

 

또 학산학아카데미를 통해 ‘학산학 스토리텔러(문화해설사) 양성’ 과정을 개설했다. 학산학 문화해설사는 이웃들과 배움을 나누는 과정이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을 다른 사람과 나눌 때 공부하는 즐거움은 두 배가 됩니다. 행복한 바이러스에 모두 감염되는 것이지요. 재능 나눔을 통한 학습공동체가 구현되는 것이기도 합니다.”

 

학산콜강좌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2013년 156개 신청에 127개 강좌가 지원됐다. 2014년에는 329개를 신청 받아 219개 강좌가 문을 열었다. 올해는 지금까지 172개 강좌를 지원해 수혜인원이 무려 7천651명이다.

 

“남구 학익동 남구평생학급관 지하 스터디룸에서 매주 화요일 저녁 6시 30분부터 9시가 넘어서까지 공부모임이 있습니다. 맡은 연구주제를 회원들과 공유하고 토론을 합니다. 향토사를 공부하다 보니 내 고장에 대한 자긍심도 생기고, 일상이 행복해집니다.”




학산학연구회는 공부를 스터디룸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책상물림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봄에는 ‘봄따라 산따라’ 야외 수업이 있고, ‘여름산 즐기기’ ‘단풍따라 산따라’ ‘봄향기 따라서’ ‘여름 산길 따라’ ‘가을 산사를 찾아서’ 등으로 산행을 한다.

 

“인천은 ‘이야기꺼리’가 있는 도시입니다. 인천의 역사를 공부하면서, 낳고 자란 인천에서 어릴 때 기억과 과거를 추억하게 됩니다. 어릴 때 친구들과 석탄차와 고철차를 따라 뛰던 기억도 새롭고요. ‘그땐 그랬지’ 합니다. 역사 공부는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보는 것입니다.”

 

"인천은 이야기꺼리 있는 곳, 과거를 통해 현재와 미래를 본다"

 

박춘화(61) 학산학연구회 회장은 공부가 즐겁단다. 중구에서 태어난 박 회장은 젊어서는 노조활동도 하고, 부동산 중개와 경매도 하면서 돈을 벌었다고 한다. 지금은 현업에서 물러나 공부하는 재미에 푹 빠져 산다. 학산학연구회와 해반문화모임, 중구투어코디네이터 등으로 바쁜 나날을 보낸다.

 

“2009년 역사 공부를 시작했어요. 만학이었지요. 평생학습은 마약과 같습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뭔가를 계속 갈구하게 하거든요. 지금 살고 있는 곳의 발자취를 따라가 보면, 뭔가 애향심도 생기고요. 좋습니다.”

 

박 회장에게 바람이 있다. 인천 다른 구에도 있는 공부모임들과 공부로 정기적인 교류를 갖는 거다.

 

“남구뿐만 아니라 연수구와 부평구, 동구 등에서도 시민공부모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어요. 이들 단체와 공부로 교류하면 시야도 넓히면서 인천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됐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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