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상생으로 추락한 신뢰 다시 찾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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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사 상생으로 추락한 신뢰 다시 찾을 것”
  • 윤성문 기자
  • 승인 2018.08.22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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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진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장 인터뷰
    
 
      강수진 보건의료노조 가천대길병원지부장.
 
 
길병원에 새로운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새 노조는 민주노총 산하 보건의료노조 인천본부 가천대길병원지부로 출범했다. 기존 기업노조와 별도로 새로운 산별노조가 생긴 것이다.
 
병원 내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다. 조합원수는 기존 기업노조보다 월등히 앞선다. 지난달 20일 노조 설립총회를 열고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조합원 1,100명이 가입했다. 기존 노조(600여명)에서 탈퇴하고 새 노조로 가입한 인원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새 노조 출범과 함께 그동안 묻혀져 있었던 각종 부당 노동행위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임산부 야간근무 동의서 강요, 직원들에 대한 재단 이사장 생일 축하 동영상 촬영 강요, 노조 간부 퇴근길 미행 및 업무시간 감시, 시간 외 근무수당 미지급 등이 대표적인 부당노동행위로 꼽힌다.
 
또 불법 정치자금 후원과 보건복지부 공무원을 상대로 한 억대 뇌물 로비 등 각종 논란도 끊이질 않았다. 병원장이 입건돼 수사를 받자 새로운 병원장이 취임했다.
 
길병원지부 초대 지부장으로 선출된 강수진 씨는 병원 개혁과 함께 근무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직원들의 뜻을 제대로 대변할 수 있는 노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 노조가 병원 내부에서 부정부패 및 갑질 감시, 노동조건 개선 등 노조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했다고 봤다.
 
그는 새 노조가 병원을 투명하고도 건강한 일터를 만들 것이라고 확신했다. 새 노조 설립 전후로 부당 노동행위 등 병원을 둘러싼 각종 논란이 수면위로 떠올라 여론화되자 상당수 부당 행위가 줄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노조에 대한 사측의 감시와 미행은 여전하지만, 대체로 부당 노동행위는 많이 사라졌다”며 “새 병원장이 부임한 이후 병원 측이 노조에 대해 특별한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았고, 전반적인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병원 측이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게 검찰 수사 무마를 대가로 3억원을 제공한 사실이 새롭게드러났다. 이에 대해 그는 "추축은 했지만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유감스럽다"며 "새 노조가 출범한 만큼 앞으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모두가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99년 길병원에선 새 노조 설립이 좌절된 경험이 있다. 병원 측이 노조에 가입하려는 조합원에게 공공연하게 탈퇴 압력을 행사하고, 복수 노조가 법적으로 인정되지도 않던 때였다.. 20년 전 좌절의 아픔이 있기에 이번에 보여준 직원들의 뜨거운 반응이 더욱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그는 강조했다.
 
그는 지난 좌절의 경험을 딛고 모든 직원과 함께 병원 내 갑질을 청산하고 노동이 존중받는 병원, 부정부패가 없는 병원, 희망을 만드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지고 있다.
 
특히 직원 근무여건 개선과 함께 노후화된 의료장비 개선, 의료진 인력 확충 등을 통해 의료 서비스 질을 더욱 높이고, 지역에서 다시 신뢰받는 병원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조는 이달 안에 병원 측과 노사교섭 상견례를 진행하고 실무 협의를 벌인다는 계획이다. 이어 9월 이후 본격적인 교섭이 진행될 예정이다.
 
강 지부장은 “길병원이 앞으로 수익 추구 보다 직원들과 환자를 먼저 생각하는 병원으로 새롭게 출발하기를 희망한다"며 “노사 상생을 바탕으로 지역사회에서 다시 신뢰받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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