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마산 기슭에서 발원, 계양구 가로질러 천대고가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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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마산 기슭에서 발원, 계양구 가로질러 천대고가교로
  • 장정구
  • 승인 2015.06.30 1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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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하천탐사단 방문기⑦ - 목수천 / 장정구 2015하천탐사단


6월 16일 오후2시, 하천탐사단이 일곱 번째 굴포천 탐사를 위해 계양구 효성동에 위치한 시내버스 2번 종점에 모였다. 아직 비 소식은 없는데 낮 기온은 30도를 오르내린다. 사방 어디를 둘러봐도 아스팔트와 콘크리트 건물뿐이다. 탐사단은 그늘에 모여 지난 탐사 때 만난 세월천 수수꽃다리 이야기로 더위를 잠시 잊는다.
 
탐사단이 처음 찾은 곳은 한남정맥 천마산 기슭의 효성농장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는 것처럼 과거에는 닭이나 오리 등 동물을 키웠던 곳이 재개발바람이 불면서 빈집들과 허름한 공장들만 효성농장을 지키고 있을 뿐이다. 효성농장의 완만한 비탈은 동쪽으로 천마산에서 뻗어나온 산줄기를 만나는데 이곳이 목수천의 최상류 계곡이다. 이곳의 계곡은 너른 효성농장이 있어서인지 굴포천의 여느 지류보다 수량이 풍부하다. 계곡까지 집이 들어섰는데 계곡물은 맑다. 물속에서는 인기척에 놀란 개구리, 올챙이가 고마리 그늘로 숨어버린다.


 
과거 효성농장에서 발원한 목수천은 북서쪽에서 남동쪽으로 계양구를 가로질러 흘렀다. 그러나 지금은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로로, 주차장으로 덮여버렸다. 지금 계양구는 물길을 찾을 수 없는 메마른 도시다. 굽은 곡선의 골목길을 보면서 그곳이 과거 목수천이 흘렀던 물길이었음을 짐작케 한다. 그나마도 봉오대로와 계양대로를 지나면서부터는 그 흔적조차 알 수 없다. 반듯반듯하게 난 도로 위의 멘홀에서 스며나오는 하수구 냄새에서 도로 아래에 하수도가 있음을 알 뿐이다. 탐사단은 그런 도로의 인도를 따라 걷는다.

동남쪽으로 아래로 아래로 걷던 탐사단은 경인고속도로를 가로지른 고가도로를 만난다. 계양구와 부평구를 남북으로 잇는 주간선도로인 장제로의 천대고가교이다. 경인고속도로변에는 아직 공장들이 많다. 자동차의 소음과 매연, 먼지 등으로 주택이 들어서기에 좋은 환경이 아닌 탓이다. 천대고가교 인근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그런 이유로 이곳의 목수천은 아직 덮이지 않았다. 생활하수 등 오염된 물이 흘러드는 하천은 복개구간에서 수질이 더욱 악화된다. 복개구간이 열리는 곳에서는 호흡곤란, 두통을 유발할 정도의 악취가 발생한다. 그런 악취가 아직 열려있는 도시하천에서의 대표적인 민원이다. 그런 탓에 주택가 인근 하천들을 먼저 덮었다. 지금은 공장주변에서만 덮이지 않은 하천을 만날 수 있다.


 
부평구로 넘어온 목수천은 엠코타운아파트를 만나 동쪽으로 방향을 튼다. 엠코타운아파트 자리는 코리아스파이스가 있던 곳이다. 공장이 떠난 자리에 아파트를 건설하면서 목수천을 덮었다. 2006년의 일이다. 6킬로미터가 조금 넘는 목수천은 4.8킬로미터가 복개되어 있다. 상류구간을 제외하면 천대고가교 옆 약240미터와 굴포천 합류지점 약600미터만 열려있을 뿐이다. 동쪽으로 동쪽으로 아스팔트를 걷던 탐사단은 계양과 부평지역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서부간선수로를 만난다. 서부간선수로에서 목수천은 김포에서 퍼올린 한강물을 만나지 못하고 수로 아래를 U자로 통과한다.

삼산농산물도매시장을 지나 삼산4지구 논을 만난 목수천은 비로소 하천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굴포천까지 이어지는 하천변에서는 버려진 쓰레기들, 언제 치워질지 알 수 없는 고물상의 재활용품들, 벌집처럼 다닥다닥 붙은 0.1평짜리 개집에서 외부인을 경계하며 목청을 높이는 수십마리 개들을 만난다. 수백억원 자연형하천조성사업을 끝낸 굴포천, 그러나 아직 멀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깨끗한 법, 하천살리기 상류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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