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사회적거리두기와 그 이후.
icon 송형선
icon 2020-04-03 11:32:34  |   icon 조회: 5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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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역운동

 

송형선 함께사는 세상을 만드는 남동희망공간 사무국장

 

사회적 거리두기운동이 한참이다. 지역운동을 하는 엔지오단체로서는 여러 가지로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당장 신학기를 앞두고 교직에 있는 회원들과 야심차게 준비했던 학부모 학교가 취소 되었다. 기타동아리, 공예동아리 등도 기약 없는 연기를 계속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지금의 공간에서 더 넓고 지역주민들 곁으로 다가가는 공간을 조성해서 지역주민들의 마을회관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기획도 약소하게 치러진 총회로 약소하게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렇게라도 해서 이 코로나19’의 재난 상황을 멈추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면 당연한 선택일 것이다. 어차피 이 시련의 시기는 언제 건 끝나게 되어있다.

새삼스럽게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화두를 두고 지역운동을 생각해 보게 된다.

안정적인 관계 속에 있는 사회적 존재들에게 사회적거리두기는 잠시의 답답함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회적으로 고립되고 단절된 존재들에게 사회적 거리두기는 극한의 고통일수도 있다. 장애인부모연대 활동을 하는 회원과 통화를 했다. 자발적이라는 이름으로 반강제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발달장애인 가족들에게는 말할 수 없는 고통이라고 한다. 마스크도 바이러스도 전혀 모르는 발달장애인들은 지금 상황에서는 외출자체가 안된다. 학교도 방학중이라 발달장애인 부모들은 24시간 장애인자녀들과 보내야한다. 갑갑함을 못견뎌서 더 괴로워하는 장애인과 그 장애인을 종일 돌봐야하는 가족들에게 이 기약없는 사회적거리두기는 엄청난 형벌이라고 한다. 정말 죽고 싶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라 한다. 공공영역 어디에서도 뾰족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다. 일단 우리 공간에라도 함께 들르시라 권유할 수밖에 없었다. 꼭 장애인 가족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우리 주변의 보이지 않는 독거노인, 취약계층등의 복지 정책의 사각지대는 곳곳에 있다.

지금은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공공의 영역이 주요한 역할을 해야 할 시기이다. 그러나 공공의 영역으로는 부족하다. 공공 정책이 효과적으로 작동되고 고통받는 취약계층들의 문제까지 해결하기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민간의 자원과 지역 네트워크가 주는 심리적 정서적 안정감 역시 중요하다. 언제든 필요하면 함께 해줄 이웃들이 있고 그런 이웃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은 수치로 객관화기 어려운 자산이다. 거기에 지역 활동을 하는 민간단체들의 존재의미가 있지 않을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무한정의 고립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관의 제도적 정책적 접촉과 행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부분이다.

한편으로 이번 코로나 19 사태를 계기로 한 명 한 명의 개인의 문제가 결국 전지구적인 문제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새삼 피부적으로 느끼게 된다. 몇몇의 의도적 일탈이 아니더라도 개인들의 부주의한 행동들이 재난을 더 크고 심각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는 계기가 되고 있다. 사실 코로나 19문제가 아니더라도 기후위기를 비롯한 환경문제, 인권문제, 시민정치참여의 문제들 어느 것 하나도 시민들 개개인의 자발적 관심과 참여를 필요로 하지 않는 문제들이 없다. 우리는 어쩌면 고립된 개인이 아닌 하나의 작은 지구라는 공동운명체의 일원임을 이번 코로나 19사태와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화두앞에 학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광풍이 멎고 나면 우리는 다시금 이웃들과 함께 더 좋은 공동체를 꿈꾸고 만들 것이다. 그때가 되면 사회적 거리두기를 접고 사회적 거리 좁히기 운동이 시작되어야하지 않을까.

    *  본 글은 ohmynews  세상사는 이야기에 등록된 글임을 밝힙니다. 

2020-04-03 11:3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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