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은 출산, 당신 '난자'는 안녕하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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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출산, 당신 '난자'는 안녕하신지?
  • 이성은
  • 승인 2011.10.18 12: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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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이성은 교수 / 경인여대 간호과


요즈음 주변에서 제법 나이가 있는 미혼 여성을 찾는 일은 어렵지 않다. 얼마 전 발표를 보면 미혼 여성 초혼연령이 28.9세이며, 특히 절반에 가까운 여성들은 30세 이후에 결혼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의 사회 참여, 결혼 자체와 육아에 대한 경제적 부담 등의 이유로 여성의 결혼은 물론 출산연령도 점차 자연스럽게 늦어지는 것 같다.

필자가 분만실에 근무했던 십수년 전만 해도 30대 중반 이후에 출산하는 여성들은 비교적 드문 편으로, 의료진들의 세심한 관심과 주의를 받았다. 또한 고령출산의 위험성으로 제왕절개를 고려하는 경우도 빈번했다.

그러나 요즈음 간호학생들 실습 지도를 위해 분만실을 방문해 보면 오히려 20대에 분만하는 여성들보다는 30세를 훌쩍 넘긴 나이에 분만하는 여성을 빈번히 접하게 된다. 과거에 비하여 여성들의 체력이나 분만, 진통완화법 기술이 발달된 덕분인지 30대 후반 산모들도 자연분만을 하는 경우가 비교적 흔하다. 필자 역시 36세에 초산을 경험하였다. 아는 게 병인지는 몰라도 고위험 임신 가능성을 생각하며 임신 기간 내내 다소 긴장하며 산전관리를 받았던 기억이 있다.(고령임신은 초산 기준 35세 이상으로 본다)
 
실제 고령임신의 경우 다양한 산과적 합병증에 이환될 위험성이 높다. 임신중독증은 물론 임신성 당뇨, 전치태반과 같은 태반이상과 다운증후군 등 염색체 이상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상대적으로 높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또한 원천적으로 만혼인 경우 쉽게 임신이 되지 않아 불임 고통을 겪는 사람도 주변에 흔하다. 실제 난자 건강상태도 가임기의 젊은 여성이 상대적으로 우수할 확률이 높다. 임신 후에도 자궁강 환경 또한 연령과 비례해서 노화된다고 볼 수 있다. 적지 않은 경우 노화되거나 건강하지 못한 자궁상태로 인하여 임신기간 태아를 끝까지 보존하지 못하고 예기치 않은 자궁수축이 발생하여 조산을 하는 경우도 많다. 필자도 그리 심각하지는 않았지만 두 번째 출산때 조산으로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임신과 출산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 것 같다. 마음과 달리 신체적 노화를 막을 수는 없으니, 출산 후 두 아이 육아에서도 체력적으로 힘들다고 느낀 적도 한두 번 아니다. 아이들의 성장과 은퇴연령을 고려하면 가끔씩 머리가 복잡해지기도 한다. 이런저런 생각으로 주변에서 제법 나이가 있는 미혼 여성들을 볼 때마다 출산을 고려한다면 너무 늦은 결혼은 피하라고 괜시리 억지 같은 잔소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무엇보다도 출산연령의 고령화는 이 시대의 안타까운 현실을 반영한 것 같다. 아무리 저출산 시대라고 하더라도 출산을 의무화할 수는 없듯이, 늦은 출산을 여성 탓으로만 돌릴 수만은 없다. 그러나 건강한 임신과 출산, 그리고 아이 건강과 육아까지 고려한다면 여성은 좀더 현명하게,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결혼과 임신을 계획해야 한다.

또한 모든 고령임신이 문제를 갖고 있지는 않다. 부득이 고령임신을 하게 된 경우 확률적으로 예측되는 모든 합병증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충실한 산전관리를 통해서 조기에 발견하고 적절한 조치를 한다면 대부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 고령임신일수록 식이와 운동 등 올바른 섭생을 통해서 건강을 유지하는 게 안전한 출산과 아이의 건강한 미래를 준비하는 일이라 본다.

아무리 세태가 변해도 변하지 않는 것은 아이 건강을 위한 엄마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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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2011-10-17 07:34:21
고령출산일때 주의해야할 점이나 건강하게 잘 낳는 방법을 알려주시면 더 좋았을텐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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