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 떡 '박순석찹쌀떡' - 사자발쑥, 속노랑고구마, 강화섬쌀로 만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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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떡 '박순석찹쌀떡' - 사자발쑥, 속노랑고구마, 강화섬쌀로 만들어요
  • 김시언
  • 승인 2024.06.18 15: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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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이야기]
(43) 박순석찹쌀떡
강화읍 서문에 자리잡은 떡집
강화읍 서문에 자리잡은 떡집

 

강화에서 나는 재료로만 만드는 떡집, ‘박순석찹쌀떡’

강화읍 서문 가까이에 맛있기로 이름난 떡집이 있다. 강화읍 강화대로 501, 강화고등학교 근처다. 이 집에서 만드는 떡은 모두 강화에서 나는 재료로 만들었다. 강화섬쌀, 강화 사자발쑥, 강화 속노랑고구마, 강화 흑미. 그래서인지 이 집을 찾는 손님이 많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 잘되는 곳이 있다고? 떡집 기계가 잠깐 쉬는 오후에 떡집을 찾아가 봤다.

‘박순석찹쌀떡’은 필자가 자주 다니는 길목에 있다. 강화읍에서 강화고등학교 방향으로 꺾어지는 길, 그 길목에 있다. 게다가 강화읍 서문 근처에 자리 잡아서 오가면서 단박에 알아볼 수 있다.

두 해 전인가, 한동안 비어 있던 건물에 누군가 페인트칠을 하고 있었다. 그것도 분홍색으로. 도대체 어떤 가게가 들어오길래 저토록 눈에 띄는 색을 칠할까. 그러면서 불경기가 이렇게 끝도 없이 계속되는데 어떤 가게가 들어온다고 한들 버틸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며칠 뒤에 ‘박순석찹쌀떡’이라는 간판이 내걸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떡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필자한테 모든 떡집은 그저 평범한 떡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다. 한마디로 그집은 만만한 떡집이 됐다. 자주 드나들게 됐다는 말씀. 무엇보다 손님한테 내놓을 수 있어 좋다. 독서모임이 있는 날, 손님이 갑자기 온다고 할 때, 또 어딘가 방문할 때면 그 떡을 사 왔다. 요즘은 아예 냉동고에 쟁여놓고 갑자기 방문하는 손님한테 서너 개 내놓거나 식사 대용으로 먹는다.

 

“떡에만 집중해 보자.”

‘박순석찹쌀떡’. 이름을 내걸고 장사를 하는 곳을 대체로 맛이 좋다. 물론 더러 아닌 집도 있지만. 어쨌든 그 당당함과 자신감이 부럽고 보기 좋다. 그나저나 ‘박순석’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솜씨를 물려준 어머니일까, 친정어머니일까. 약속시간을 잡고 떡집에 갔을 때 비교적 젊은 사장님과 마주했다. 그렇다면 박순석이라는 분은 장모님일 수도 있겠구나.

“저, 박순석이라는 분은 사장님과 어떤 관계이신가요?”

“접니다. 제가 박순석입니다.”

 

<박순석찹쌀떡> 박순석 대표

 

박순석 대표(54)는 7남매 중 막내이고, 이들 남매 가운데 둘째 형님만 빼고 모두 강화읍에서 떡과 관련된 일을 한다. 한진방앗간과 떡사랑 떡집을 운영하는 중. “셋째 형이 먼저 떡방앗간을 시작했어요. 나름 수익이 나니까 형제들한테 같이 해보자고 권유했어요.” 박 대표는 셋째 형이 오랫동안 방앗간을 한지라 나름 식견이 높고 안목이 높다고 치켜세웠다.

박 대표는 형제들 중에 마지막으로 합류했다. 다른 일을 하면서 시간이 나면 짬짬이 형들이 하는 한진방앗간에 가서 일을 도와주었다. 특히 명절에는 시간을 많이 내야 했다. 방앗간 일이라는 게 끝없이 일이 많다. 기름을 짜고 고춧가루를 빻고 떡을 만들고. 그러다 보니 한진방앗간은 규모가 웬만해도 떡에만 집중할 수 없었다.

 

한끼 식사대용으로도 충분해

“코로나 때 기회가 닿았어요. 떡에만 집중해 보자 했죠.” 박 대표가 지금 자리로 이사 온 건 1년 4개월 전. ‘박순석찹쌀떡’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금세 자리를 잡았다. 떡을 찾는 사람은 강화 사람보다 다른 지역 사람이 많다. 강화군민은 약 20% 정도. 다른 지역에서 온 관광객들이 들러서 사 가기도 하고, 무엇보다 전국 각지에서 주문하는 물량이 많다.

박 대표는 경북 예천이 고향이다. 큰형과 사촌이 강화에 살고 있던 터라 박 대표 부모님이 강화로 이사할 마음을 먹을 수 있었다고. 두 해 전, <한국인의 밥상>에 출연하면서 한진방앗간에서 떡까지 하기에는 좁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를 계기로 분가했다. “형제들이 모여서 얘기했죠. 방앗간에서는 곡식도 빻고 기름도 짜야 하니까 떡만 맡아서 할 사람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죠.”

박 대표는 떡만 하려니까 뭔가 특화된 부분이 있어야 할 것 같았다. 그때 형님 한 분이 강화에서만 나는 ‘사자발쑥’을 넣어보라고 했다. 그래서 쑥을 전문으로 하는 사장님을 수소문해서 함께 하게 됐다. 사자발쑥은 예로부터 효능이 좋기로 유명하다. 이파리 뒷면이 사자발과 비슷하다고 해 붙여진 사자발쑥. 봄에 수확한 사자발쑥을 쪄서 얼려 뒀다가 필요할 때마다 꺼내 쓴다.

‘박순석찹쌀떡’에 들어가는 재료는 모두 강화에서 나는 것들이다. 강화섬쌀, 사자발쑥, 속노랑고구마, 찰흑미. 맛나기로 유명한 강화섬쌀도 바로 도정한 쌀로 쓴다. 이 재료로 각각 인절미와 찹쌀떡을 만들어서 종류가 많아 보인다. 또 저염/무염으로도 떡을 만들어 당뇨가 있는 분이나 소금기를 싫어하는 분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사자발쑥

 

“좋은 재료를 쓰는 데는 당할 수 없죠.”

박 대표는 강화에도 다른 지역에서처럼 관광객이 좋아하는 상품이 하나쯤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제주에는 오메기떡, 대전에는 성심당 빵처럼 강화에도 강화를 대표하는 상품이 있으면 좋겠어요. 반드시 떡이어야 한다는 생각은 하지 않지만, 이왕이면 ‘박순석찹쌀떡’이 되면 더할 나위 없죠.” 어쨌든 ‘강화’ 하면 대번에 떠오르는 상품이 있으면 좋겠다고. 그도 어느새 강화 사람이 다 된 것 같았다.

박 대표의 하루는 일찍 시작된다. 새벽 네시에 나와서 쌀을 빻기 시작해 아침 일곱시가 넘을 즈음에 첫 떡을 내놓는다. 그때 찾는 손님들은 대개 출근하면서 떡을 사 가는 이들이다. 한두 개로 요기가 충분히 되므로 식사 대용으로 사 간다고. 무엇보다 택배로 보내는 물량이 많다. 당일 낮 12시까지 택배 물량을 맞춰야 해서 무척 바쁘다. 급냉고에 얼려서 오후에 택배로 보내야 하기 때문이다. 바쁜 날은 두세 번 떡을 만들어야 한다.

떡집의 하루는 쉴 새 없이 몸을 써야 한다. 틈틈이 떡을 만들 재료를 다듬느라 하루가 고되지만 손님이 ‘박순석찹쌀떡’을 좋아하고 알아줘서 버틸 만하다.

맛있는 떡을 만드는 비결이 무엇일까. 박 대표는 ‘좋은 재료를 써야 맛있다’고 했다. “물론 기술이 좋고 손맛도 좋아야 하지만, 좋은 재료를 쓰는 데는 당할 수 없죠. 저희는 강화에서 최고로 좋은 재료만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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