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자 47.8% '분리배출 어렵다', 92% 다회용기 이용도 '불편'
"분리배출·다회용기 사용에 SSG·KBO 적극 나서야"
SSG 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문학경기장(SSG랜더스필드)을 이용하는 관람객 10명 중 8명이 야구장의 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녹색연합은 지난 6월 20일부터 7월 27일까지 전국 9개 프로야구장을 방문한 관람객 2,020명을 대상으로 인식조사를 진행했다고 5일 밝혔다.
문학경기장 관람객은 228명이 설문에 참여해 야구장 쓰레기 문제에 대해 29%가 '매우 심각하다', 52%가 '심각하다'고 답했다.
81%가 야구장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을 느끼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국적으로는 83%다.
반면 '전혀 심각하지 않다' 1%, '심각하지 않다'는 응답자가 없었고, 보통이다는 18%였다.
야구장은 스포츠 시설 가운데 쓰레기 배출량이 많은 곳으로 손에 꼽힌다. 전국 야구장에서는 연간 3,400여톤의 폐기물이 발생하고, 문학구장은 지난해에만 300톤의 폐기물을 배출했다.
쓰레기 문제의 주요 원인으로는 분리배출의 어려움이 지목됐다.
'야구장에서 쓰레기를 재질별로 분리배출 할때 어려움을 느끼나'라는 질문에 '매우 어려움을 느낀다'에 13.6%, '어려움을 느낀다'에 34.2%가 응답했다.
설문 참여자 절반 정도(47.8%)가 분리배출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분리배출 대책 중 가장 시급한 것을 골라달라'는 물음에는 32%가 분리배출 품목 표시의 시인성 강화를, 또 32%가 분리배출함 위치 조정, 27%가 분리배출을 위한 안내·관리요원 배치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분리배출이 쉽게 쓰레기통 위치를 바꾸는 것은 어떤가'라는 질문에는 '매우 필요하다' 42%, '필요하다' 45%로 절대다수가 필요성을 인식하고 있었다.
다회용기 활성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문학구장은 올해 7월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했다. 녹색연합이 문학구장에서 관람객 설무조사를 이용한 시점은 같은 달 11일로 당시 '다회용기 서비스를 이용해봤다'는 관람객은 32%였다.
다회용기 이용 관람객들은 '다회용기 이용에 불편하고 어려웠던 점'을 묻는 질문에 40%가 다회용기 서비스 매장 정보 부족을, 28%가 반납에 정보 부족, 24%는 반납함 개수 부족을 꼽았다.
아울러 야구장의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은 관람객의 다회용기 이용과 쓰레기 분리배출 노력 36%, 프로야구단의 다회용기 서비스 도입과 확대 34%, 한국야구협회(KBO) 차원의 쓰레기 배출 저감을 위한 가이드 마련과 홍보 22%로 집계됐다.
녹색연합은 이번 설문을 근거로 야구장에서의 분리배출 시스템 정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녹색연합은 지난 7월 4일 인천시·SSG랜더스와 함께 문학구장에 다회용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은 바 있다.
이후 이틀 뒤인 7월 6일 KBO리그 올스타전부터 다회용기를 도입해 34개 식음료 판매점 가운데 20곳에서 다회용기를 쓰고 있다.
하지만 문학구장의 다회용기는 인천시의 행정 지원만으로 이루어지고 있어 SSG랜더스 자체적으로 예산을 들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녹색연합은 "구체적인 쓰레기 저감 목표를 제시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며 "다양한 홍보매체 등을 통해 야구 관람객들의 인식을 높이는 활동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야구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KBO의 주도적인 참여도 필요하다고 지적됐다.
인천녹색연합은 "KBO 차원에서 10개 구단, 9개 구장의 쓰레기 줄이기 대책을 점검하고,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지원해야 한다"며 "환경부도 스포츠 시설에서 일회용품 사용을 억제하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극심한 폭염으로 지난 8월 2일 프로야구 42년 역사상 처음으로 야구 경기가 취소됐다"며 "지금 프로야구가 겪는 기후위기는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의 영향이며, 과도한 일회용품 사용과 처리 한계를 넘은 쓰레기 문제와 밀접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야구장은 전국 스포츠시설 가운데 가장 많은 쓰레기를 배출한다. 1인당 하루 평균 폐기물 발생량도 가장 많다"며 "기후위기 시대 지속가능한 야구를 위해 야구장의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