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햇살' 배다리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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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햇살' 배다리에 들다
  • 강영희
  • 승인 2011.11.09 10: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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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문학 전문 작은 도서관 문 열어
손님 맞을 준비를 마친 아침햇살 풍경
비 많던 여름이 지나고 9월 배다리 곳곳에는 다양한 공사가 시작됐다. 

오래된 책방 '나비날다'는 새 책장을 짜고, 마을공방-다행多行하다는 바닥을 새로 까는 등 기존 공간들은 정비를 하느라 분주했다. 전통공예상가에서 민화 작업을 하던 작가는 지상으로 올라와 오래된 옛 공간을 정비하고, 창영초교 입구에서 악세사리점을 하던 곳에는 또 하나의 갤러리 작업을 하고, 창영어린이공원 옆 오래된 건물 가운데에는 작지만 따뜻한 어린이책 도서관이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갑자기 온 동네가 약속이나 한 듯한 공사였다.

그 중 '햇살'님의 열정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진 공간이 '아침햇살'이다. 아동문학가이자 재능대 아동보육과에서 10여년째 아동문학을 가르치면서 17년간 발간해온 아동문학 계간지 <아침햇살> 발행인이기도 한 이윤희님이 준비한 공간이다.

오래된 2층 건물 1층에 좁은 공간을 넓게 쓰기 위해 좌식 공간을 만들었다. 문을 열면 밀려드는 나무향기는 그 유명한 삼나무 피톤치드 향. 건강한 도서관을 위해 책장과 책상을 삼나무로 맞추었다고 한다. 연두색 나뭇잎 디자인 벽지와 낮은 책상, 전기온돌 판넬로 따뜻함을 더하고, 액자 속 풍경같은 공간 한 켠에는 아동문학 책들이 가득하다.

아동문학 관련 사회적 기업을 준비하며,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마련한 작업공간이다.

아동문학 작업을 하다 보니 많은 책들이 오고, 귀한 책들을 나누고 아동문학 연구를 위해 자료를 모아두고 있다고 한다.  

1층 바로 앞은 우각로다.
창영초교 축대 아래 담벼락 아름다운 벽화가 도로의 삭막함을 지워주고 있다.  

11월 4-5일, 평소 식사 한 끼 함께하고 싶었던 지인들과 새 이웃들을 위해 정성껏 음식을 준비해 대접하고 싶었다는 이윤희님, 애칭으로 '햇살'을 지었다.

지인들과 나눌 음식을 준비하느라 바쁜 와중에도 평소 공부하던 '데꼬빠쥬' 작품을 오신 분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며 마침 전시를 마친 '한점갤러리'에 전시했다.
(11월 4일~11월 12일) 



열흘 전에 연안부두에 가서 삭혀달라고 부탁한 홍어찜, 멀리 지방에 갔다가 아주 맛있어서 배웠다는 묵밥을 위해 갖은 재료와 곰탕국물을 24시간 우려내 준비했다.
좋은 천연양념으로 볶아낸 묵은지볶음을 곁들인 두부김치부터 오리훈제와 시원한 맥주까지 오랜만에 정성으로 차림을 준비하는 '햇살'을 보며 감동이 밀려왔다.      
아동문학과 아동극을 함께하는 지인들과


금요일 늦은 저녁까지 지인들의 애정과 덕담이 아침햇살 안에 가득했다.
그 즈음 비가 내리기 시작해 걱정했는데, 다행히 다음날  맑게 갠 가을아침이 축하의 날씨를 선사했다.  
창영초 운동장과 우각로 하늘풍경
단장을 마친 창문. 일단은 창영초 어린이를 위한 작은도서관 운영에 집중하실 예정이랍니다.
배다리, 우각로 이웃들. 아침햇살_햇살, 바느질공방_꽃길이, 한점갤러리_다인, 나비날다_나비,
축하떡 배달 오신 이종복 선생님도 맛난 묵밥 한 그릇 뚝딱하시고 가셨구요
긴 하루가 지나갈 무렵까지 끊이지 않는 지인들과 대화를 나누는 풍경.
우각로 풍경
창영초교 아이들이, 아니 가난한 아이들이 영양실조가 아닌 '문화실조' 상황에 있다는 교감선생님 말씀에 마음이 많이 아프셨다는 선생님.
'문화실조'에 있는 아이들을 위해 많이 공부하고, 많이 노력하고 싶다고 했다.
지인들도 그런 당신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했다.
이웃들은 관심을 확장해 함께 아동문학도 공부하고, 함께 나눌 게 무엇인지 고민에 들어갔다.

화려한 외모 때문에 종종 따뜻한 심장을 오해받을 때 슬프고 속상했다는 햇살-이윤희 선생님. 
문고리 하나까지 열정을 기울이며 준비한 공간-아침햇살,  오래된 배다리 우각로 길에 따뜻한 햇살이 오래오래 머물길 기원한다.
작은 도서관-'아침햇살'을 개관한 이윤희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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