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2년부터 쓰레기를 매립하기 시작한 수도권매립지에서 배출되는 독성 침출수로 인해 인천앞바다의 어패류가 정착하기 어려울 만큼 치명적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런 사실은 인하대 해양과학과 한경남 교수가 인천앞바다 어류에 대한 외부증상 및 해부학적 관찰, 단각류·황복 등을 이용한 침출수 독성실험, 중금속 축적평가실험을 통해 나타났다.
한나라당 인천시당 공항항만특위는 9일 제7차 전문가초청 간담회에서 한경남 교수를 초청해 ‘인천만조력발전소 및 수도권매립지 등이 인천해양생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주제로 간담회를 열었다.
한 교수는 이 자리서 20년째 방출하고 있는 수도권매립지 침출수는 1,2차 정화를 거쳐 간조 때 바닷물에 섞어 내보내지만, 5시간여가 지난 후(인천신항 부근까지 밀려갔다) 다시 조류를 타고 올라온다고 말했다. 이렇게 지난 십수년 인천앞바다를 오르락 내리락 하기를 반복하면서 인천앞바다 침출수 농도는 진해지고 축적되고 있다고 밝혔다.
한 교수는 ‘매립지 침출처리수 배출 관련 어장피해조사’ 보고서에서 어획된 전어 등에서 뼈가 뒤틀리거나 지느러미에 이상이 있고, 바이러스 감염으로 피부가 까지고 짓눌려 생존이 불가능한 물고기들의 사진을 통해 외부증상 관찰 결과를 설명했다.
또 해부학적 관찰에서 비정상 전어의 장에서 기생충이 발견되고, 아가미와 간 조직이 괴사하거나 이상이 있는 관찰 결과를 보여주었다.
단각류(3~4㎜, 어린 개체, 물고기 밥)와 황복(10~20㎜, 연령 30일)을 대상으로 한 독성 실험에서는 침출수 원수의 20% 해수에서는 하루 만에 모두 죽었으며, 1%의 적은 양에서도 20%가 죽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립지 앞과 태안 해역 퇴적물에서 각각 사육된 숭어의 척추를 비교한 중금속 축적평가 실험에서는 매립지 앞 숭어의 특정부위(뼈)가 뒤틀리는 실험결과를 제시했다.
한 교수는 “독성실험 결과 바다 미생물에 치명타를 입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사실상 바다 생물의 존재(정착 생물의)가 어렵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에 따라 망둥어나 숭어, 장대 등 이동공간이 작아 이 해역에 오래 노출된 어류에서 기형이 자주 발견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인천앞바다 어업 생산량이 떨어지는 데는 기후변화나 남획 등 복합적인 요인이라기보다는 수도권매립지 인근 해역의 방류수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한 교수는 해부학적 관찰이나 침출수 독성실험 등은 지난 2004년에 시행한 것이지만, 매립지 방류는 연속적으로 이뤄져온 만큼 그 피해는 지금도 진행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