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에게도 우울증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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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에게도 우울증이 있다
  • 장현정
  • 승인 2011.11.14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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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칼럼] 장현정 / 공감미술치료센터 상담팀장


최근 소아우울증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어린 아이들이 무슨 우울인지 의아하시겠지만 사실입니다. 사람으로서 경험하는 우울감에는 어른과 아이가 없습니다. 다만, 아동기에는 아이들이 정체 모르는 감정 때문에 자주 짜증이 나고 화가 나고 슬퍼지는 상황을 경험하게 됩니다. 친구들과 자주 다투거나 학교생활에 불만족하거나 산만해지고 집중력이 저하되어 성적이 떨어지기도 합니다. 또는 식욕저하나 수면이나 배변에서 문제가 생기기도 합니다.

소아우울증의 특징은 어른들의 우울과 달리 행동의 문제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다는 점입니다. 평소와 다른 행동을 보이게 되고 적대감이나 공격성을 나타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러한 소아우울증이 청소년기 가출이나 비행, 품행문제를 일으킨다는 학계 의견도 있고, 실제 품행문제로 방문하는 청소년들이 이유를 모르는 우울감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문제는 아동들이 이러한 우울감을 보이게 될 때 어른들께는 보통 혼이 나고 또래들과 관계가 나빠지는데, 이러한 상황 때문에 더욱 큰 우울감을 갖게 되는 악순환의 고리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7세 미만 영아들에게도 우울증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아동들의 마음을 살펴보고 민감하게 반응해 줄 필요가 있습니다. 연구에 따르면 전체 아동의 1% 정도가 우울증을 경험할 가능성이 있다고 합니다.
 
우울증의 원인은 다양합니다. 부모가 우울하여 유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고 부모를 닮거나 모델링하여 우울을 내재화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기질적으로 예민하여 외부 자극에 쉽게 우울을 느끼는 아동도 있습니다. 성장기에 호르몬 변화 등 생물학적인 요인으로 인하여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제가 상담장면에서 만나는 아동 대부분은 위의 요인과 함께 사회환경적 요인의 영향으로 인하여 오게 되는 경우입니다. 부부갈등, 동생출산 등 가족관계 문제는 아동 정서에 매우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또한 저출산으로 인해 한 두 명의 아동들을 양육하며 발생하게 되는 과보호와 조기교육 문제도 아동의 성장에 방해가 됩니다. 과보호는 아동들에게 낮은 자존감과 무기력감을 형성하여 스트레스에 대처할 수 있는 자아의 힘을 약하게 만듭니다. 부적합한 조기교육은 아동들의 스트레스를 증가시키고 우울증에 취약성을 갖도록 만듭니다.

우울증에 대한 치료는 통상적으로 약물치료, 심리치료(미술치료, 음악치료, 놀이치료 등) 등이 있습니다. 하지만 일상 생활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것은 적당한 햇빛을 받으며 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지만, 요즘 아이들에게 뛰어 놀 수 있는 장소도 시간도 없다는 게 참으로 안타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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