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문화로 자리매김한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상태바
지역 문화로 자리매김한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 이병기
  • 승인 2009.12.22 16: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장소 구애 없이 관객과 호흡하는 어릿광대 놀이

2009년도 제14회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에 참가한 배우들이 관객에게 인사를 건내고 있다.

"1995년 제1회 인천국제마임축제를 준비하면서 우리의 마음가짐은 축제의 판을 벌려 놓고 관객과의 교감을 느끼는  데에 중점을 두고 어떤 것이 축제를 지속하는 생명력이 될까를 고심했었다. '축제가 있는 곳은 살기 좋은 곳이다.' 인천은 서울과 가까워 많은 문화예술을 흡수당하고 있는 곳. 광역시이면서 방송국 하나 없는 곳. 그러나 인천에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 문을 열고 있는 소극장이 있다." - 1995년 10월13일 유진규 한국마임협의회 회장의 제1회 인천국제마임축제 축사

올해로 14회를 맞는 작은극장 돌체의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이제는 인천의 전통 문화축제로 널리 알려진 국제마임축제는 3회에 이르러 마임축제에서 클라운마임축제라고 명칭을 변경해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돌체가 1997년 한 해를 거르며 가장 고심했던 부분은 이미 마임축제로 잘 알려진 '춘천마임축제'와의 차별화와 인천의 정체성이었다. 돌체가 운영하는 극단마임의 공연은 빨간 코를 붙이거나 광대 모습을 한 것에서 시민들에게 CLOWN(어릿광대)이라고 이름 지어졌고, 여기에 그간 해왔던 마임을 접목한 클라운 마임(CLOWN MIME)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탄생시키게 됐다.

많은 사람들이 '판토마임'이란 단어에는 익숙하지만, '클라운 마임'은 아직 시민들에게 널리 알려진 용어는 아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광대 모습의 배우가 말 없이 공연하는 장면은 한 번 쯤 봤을 법하다. 이것이 바로 클라운 마임의 한 갈래였다.

클라운마임 공연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는데 특징이 있다. 지난 14회 축제 야외공연 모습

클라운 마임은 어릿광대, 익살꾼, 광대 등 여러 이름을 가지고 현재까지 발전해 왔다. 말이 없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심각한 이야기나 세상에 대한 풍자를 재미있게 놀이형식으로 풀었다. 또한 조명이나 음향이 없는 공간 어디에서나 가능한 공연 형태이며, 남녀노소 누구나 배우와 함께 호흡할 수 있는 공연 문화다.

특히 기존 공연들이 관객들에게 침묵을 강요했다면 클라운 마임은 무대의 약속을 깨버렸다. 관객들은 공연을 보다 소리를 내 웃을 수밖에 없어진다.

1999년 열린 4회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까지는 주로 일본과 한국 배우들이 참여한 무대였다. 그 외에는 독일, 미국, 홍콩 등에서 1~2팀 정도 참여했으며 월미도와 돌체소극장(작은극장 돌체의 옛 이름, 중구 경동 위치), 종합문화예술회관에서 진행됐다. 

14회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 공연 모습

7회까지는 주로 인도의 참가자들이 호응을 보였고, 2003년 열린 8회부터 네덜란드와 이란, 프랑스, 잉글랜드 등 외국 팀들의 참여가 확대되기 시작한다. 축제가 10회를 맞던 2005년, 해반문화칼럼의 한 필자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인천 사람들은 행복하다. '지방 사람들이 서울로 가기 위해 잠시 들러 가는 곳'이라는 빈정거림이 늘 인천 사람들의 자존심에 상처를 만들어 왔다.그러나 클라운 마임을 감상하려면 서울 사람, 대구, 광주 사람들도 인천으로 와야 한다. 클라운 마임 배우랑 한 동네에 살고, 전 세계에 있는 그의 친구 배우들을 1년에 한 번씩 볼 수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즐겁고 행복한 일인가."

지난 9월 열린 14회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는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 작은극장 돌체, 인천도호부청사 야외무대, 문학경기장 특설무대에서 17일부터 열흘 간 펼쳐졌다. 11개국에서 17팀이 참여한 이번 축제는 돌체소극장 다락방에서 유년시절을 보낸 최규호씨와 박상숙씨의 딸 최은비씨도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송수연 작은극장 돌체 마케팅/PR 담당은 "올해는 신종플루 때문에 우려도 많이 했지만, 많은 시민들의 참여로 성황리에 마칠 수 있었다"며 "인천국제클라운마임축제가 지역의 전통 축제로 자리잡은 만큼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홍보와 콘텐츠 개발에 신경쓰겠다"고 다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시민과 함께하는 인터넷 뉴스 월 5,000원으로 소통하는 자발적 후원독자 모집